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라잎스페이퍼는 경기문화재단의 ‘난생처음꿈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8개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18개 단체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7월 9일부터 9월 17일까지 매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부천 시루작은도서관에서. 영경과 민정> 엠콜렉티브: 예술가와 교육자의 티키타카
예술을 전공한 사람과, 문화유산 교육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람. 두 사람의 조합이 낯설고 흥미로웠다. 어떤 접점으로 서로를 만났을까. 둘 사이에 어떤 의기투합이 있었을까. 이전 직장에서 처음 만났지만, 퇴사를 한 이후에도 (술)친구로 인연을 이어왔고, 이제는 엠콜렉티브에서 서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짧게 요약한 흐름 속에서 중요한 건, 서로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이 켜켜이 쌓이면서 엠콜렉티브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서로의 관점이 매우 달라요. 나이의 차이일 수도 있고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어요. 같은 회사에 있을 때도 저는 전통에 관해 공부하고, 형님은 현대미술에 관해 공부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티키타카가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지금도 교육을 할 때 형님은 예술가의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저는 교육기획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요. 서로 달라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부천에 위치한 시루작은도서관에서 민정과 영경의 티키타카를 엿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주제보다도,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목소리의 톤에서 의기투합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예술가와 교육자의 티키타카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엠콜렉티브는 풍성해질 수 밖에 없음을 짐작했다. -소똥-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강민정 저는 예술을 전공해서 예술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고, 전영경 선생님은 전통건축과 문화재 관리학, 교육학을 전공했어요. 엠콜렉티브는 작년 11월에 만들어진 신생 단체고요.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의기투합해서 만들었어요. 아직 문화예술교육을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는, 난생처음꿈지에 아주 적합한 단체입니다. 미디어와 사진을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만든 단체인데, 예술교육 쪽으로도 뻗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공모했어요. 전영경 전통과 관련해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휴학을 하고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 회사에서 서로 만났어요. 강민정 팀장님으로 모시다가 퇴사를 한 후에 친구가 되고, 같이 일을 하게 된 케이스에요. 저는 문화유산교육 일을 계속했어요. 문화유산교육은 사실 역사교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입식 교육 위주로 돌아가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에게 좀 더 재미있을 수 있는 교육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대학원 진학을 하면서 교육학을 공부했고, 그러다가 처음으로 문화예술교육에 발을 디뎠어요. 충현 문화유산교육과 문화예술교육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전영경 매우 다르다고 느껴요. 문화유산교육은 답이 있는 교육이라고 생각했어요. 토기 하나를 봐도 토기에 담긴 역사와 무늬에 대해 상상을 하지만, 답은 정해진 학문인 것 같아요. 문화예술교육은 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대로, 뭐든 다 해도 괜찮은, 그런 교육이라는 걸 이번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이 실감하고 있어요. 그래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교육이라 생각에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충현 감사합니다. 인터뷰 체로 말을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강민정 전영경 선생님이 에디터 출신이에요. 에디터이자 대학교 신문부 부국장 출신. 💭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오다 어떤 접점으로 만나게 되었는지, 더 나아가 함께 활동을 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강민정 전 직장이 전통 건축을 다루는 잡지 회사인데 그 회사의 직장 동료였어요. 둘 다 퇴사를 하고도 친구 관계를 이어왔어요. 전통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어요. 전영경 선생님이 교육 쪽 일을 하게 되면서 교육과 관련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다 의기투합을 하게 되었어요. <전 직장에서 퇴사를 하고도 친구관계를 이어온 영경과 민정> 💭 난생처음꿈지를 통해 교육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진행하는 교육을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떨 때 배웠다고 느끼나요? 전영경 문화유산이라는 답 있는 학문을 하다가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정답이 없는 교육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배웠어요. 상상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거, 더 많은 걸 생각 할 수 있고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처음 문화예술교육을 진행 할 때 고려했던 건 아이들의 상상력을 막지 않는 것이었어요. 충현 그래서 어떤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시나요? 전영경 상상력 학습이라는 교육방법을 선택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전시를 볼 때 전시가 보여주는 학문적인 무언가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유명한 사진작가의 사진이 있다면 사진의 배경을 먼저 생각하는 거죠. 내가 먼저 사진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사진의 정보에 집중해요. 그러지 말고 사진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 거기서 나한테 보이는 건 무엇인지 상상해보는 학습을 진행해보고 싶었어요. 전영경 ‘한 롤 한 책, 작가 되어보기’ 라는 이름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날로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사진작가처럼 이야기해보는 걸 주제로 잡았어요.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에서 보이는 이미지를 상상해보고, 나의 스토리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6차시 과정 중 4차시까지 진행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을 모집했고, 참여자는 8명이에요. 남자 아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상상력을 발휘해야하고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서 걱정을 했는데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잘 진행되고 있어요. <한 롤 한 책, 작가들의 포토북> 강민정 경험이 없다보니까 두렵기도 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을 만날 기회도 없는 세대다 보니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크리에이티브해서 깜짝 놀랄 때도 있고, 저희가 제시한 과제들을 툴툴 거리면서도 잘 따라와주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이 감동스러워요. 충현 사진 작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민정 사진으로 다가가는 게 쉽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 이미지를 빠르게 흡수하는 부분에 있어서, 저희는 아날로그 사진을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디지털 이미지는 손 쉽게 다룰 수 있는 매체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강민정 저는 예술교육을 받았던 사람이다 보니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주입식 교육이 예술교육에도 침투되어 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게도 그런 거에 벗어나있는 예술교육을 받았어요. 외국에서 공부를 할 때도 교수든 친구든 사람들과 자유분방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속에서 배운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러한 자유분방함을 예술을 배우는 사람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 같아요. 충현 교육장소를 부천을 잡은 이유가 있나요? 강민정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요. 동네 사람들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영경 부천에 있는 시루작은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선택했던 건, 수업을 통해 책이라는 결과물을 만들 예정이어서 도서관을 생각했어요. 공립이나 시립 도서관은 코로나 때문에 대관이 어려웠는데, 작은도서관이 있다는 걸 최근에 알아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시작할 수 있는 첫 단추를, 어른들에게는 예술 활동과 경험이 삶에 의미 있는 가치를 더하는 교육을 지향한다는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경험하게 했던 또는 시작했던 첫 단추는 무엇이었을지 궁금합니다. 강민정 예술가와 대중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을 위해 작업하는 건 아니니까요. 내가 작업을 하면 대중들이 보러오는 일방적인 예술 행위라고 생각했어요. 전 직장에서 잡지라는 매체를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어요. 저희를 찾아와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보며 희열을 느꼈어요. 사람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게 좋은 거라고 느꼈는데, 그게 저한테는 첫 단추라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전영경 저는 스스로 예술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이라고 느꼈던 건, 저는 뮤지컬과 연극을 좋아해요. 언젠가 한 번쯤은 영국 현장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싶었어요. 영국을 가기 위해 한 달 내내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았어요. 오고 나는 시간만 이틀 정도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4박 5일의 영국 여행을 한 적이 있어요. 영국 여행을 다녀오며 예술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충현 엠콜렉티브를 통해서 이루고 싶은 문화예술교육이 있나요? 강민정 저는 계획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안 돼서. (웃음) 요즘 삶의 신조가 많이 바뀌었어요. 계획하지 말자. 지금 주어진 거에 열심히 하자. 다른 공모사업에 지원하지 말고 난생처음꿈지 사업을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했어요. 열심히 하다 보면 뭐든 될 거라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영경 선생님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요. <요즘 삶의 신조가 많이 바뀐 민정> 전영경 안심하고 있었어요. (웃음) 처음 진행하는 예술교육이니까 여기서 잘 배워서 그다음 단계를 생각하는 게 제 지향점입니다.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먹고살 만하던가요? 강민정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본업은 따로 있어요. 엠콜렉티브 만들 때도 생각했던 건, 회사가 회사답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고, 누군가를 닦달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일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되더라고요. 그 속에서 일하는 게 힘들었어요. 미디어나 사진 일의 특성상 항상 같이 있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필요할 때 만나는 프로젝트 형식으로 충분히 일을 진행할 수 있어요. 엠콜렉티브에서는 그렇게 일을 해나가고 있어요. 다행인 건 그렇게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어서 이 방식으로 살아가는 게 가능한 것 같아요. 되도록 이 방식을 유지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무책임한가? 라는 생각도 해요. 강민정 저에게 먹는 건 굉장히 중요해요.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는 과정이 중요해요. 몸이 힘들 때 대충 먹기보다 장을 봐서 요리를 해요. 그럴 때 만족감이 훨씬 커지더라고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전영경 처음 문화유산교육을 하면서는 먹고사는 고민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강사나 프리랜서로 많이 일하는데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불안했어요. 만약 제가 엠콜렉티브에서만 일을 했다면, 형님에게 하소연을 자주 했을 것 같아요. 강민정 갑자기 왜 더 배고픈 일에 뛰어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휙 하고 지나갔어요. (웃음) 전영경 먹는 것에 대해서는 별생각을 안 하고 있었어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을 가장 좋아했어요. 기숙사 생활을 오래 한 영향도 있는 것 같고요. 형님을 만나고 나서, 형님이 해준 음식이 너무 맛있었어요. 형님 만나면서 음식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어요. 살도 많이 쪘어요. 충현 요즘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 있나요? 전영경 요즘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깻잎 파스타. 제가 한 건 아니고 형님이 만들어 준 음식이에요. 저는 항상 형님에게 음식을 해달라고 조르거든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강민정 엄마가 들기름에 깻잎을 저려서 만든 소스(?)를 보내주는 데 그걸 이용해서 파스타를 만들어요. 소똥 들기름과 깻잎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네요. 전영경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인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예전에는 여행을 가도 문화유산을 보러 가거나 박물관을 가거나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요즘은 맛집을 찾고 있어요. 충현 영경님이 민정님에게 형님이라는 호칭을 쓰는데 이유가 있나요? 강민정 퇴사 이후에는 술친구로 계속 만났어요. 언니라 하기에는 낯간지럽더라고요. 호칭을 고민하다 형님으로 부르라고 장난으로 했는데 영경 선생님이 저를 형님으로 계속 부르더라고요. 💭 밥을 먹으며, 술과 커피를 마시며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 주제가 무엇인가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강민정 그때그때의 서로의 이슈인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둘 다 같은 회사에 있을 때는 전통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했고, 지금은 교육으로 넘어왔어요. 전영경 서로의 관점이 매우 달라요. 나이의 차이일 수도 있고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어요. 같은 회사에 있을 때도 저는 전통에 관해 공부하고, 형님은 현대미술에 관해 공부했어요. 그러다 보니 서로 티키타카가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지금도 교육을 할 때 형님은 예술가의 관점으로 이야기하고, 저는 교육기획자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요. 서로 달라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통해서 형님을 이해하고, 형님도 저희 세대를 이해하는 것 같아요... (웃음) 강민정 (영경님을 지긋이 바라본다.) 충현 방금 아닌 표정을 지으신 것 같은데요? 강민정 티키타카라고 했지만, 점점 핏대를 세우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웃음) 살짝 걱정이에요. 꿈지가 끝나면 이야기를 안 하게 될 까봐. 충현 가장 인상 깊었던 논쟁이 있었나요? 강민정 꿈지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인 것 같아요. 처음 교육을 준비했을 때는 서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 막상 교육이 시작되니까 ‘내 의견이 맞아.’라고 바뀌더라고요. 매주 이슈가 있어서 매주 논쟁했어요. 전영경 오프라인 수업에서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을 때 핏대를 세웠던 것 같아요. 강민정 하나하나 다 달라요. (웃음) 💭 문화예술이 너무 먼 무언가로 남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소개해주셨습니다. 문화예술이 멀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나요? 거리감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멀지 않고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충현 저 같은 경우는 줌으로 문화예술교육을 할 때 어렵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비대면으로 몰입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고요. 줌이 문화예술을 멀게 느끼게 하는 것 같아요. 전영경 저 같은 경우는 난해한 거? 사진이 좋은 이유는 그림과 사진을 볼 때 느껴지는 게 달라요. 사진은 쉽게 이해하며 다가갈 수 있는데 그림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림은 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작가의 의도가 명확하고,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멀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충현님이 말씀해주는 것처럼 줌을 이용할 때도 거리감을 많이 느꼈어요. 대학원에서 신입생들과 줌에서 처음 봤는데 서로 연예인 같다고 이야기했어요. 화면 속에서만 보여서. 생각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충현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소하고 있나요? 전영경 조별과제를 많이 했어요. 줌을 틀어놓고 하루 종일 이야기를 하며 해소했어요. 우리가 또 줌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면 팀별과제를 줘서 해소하게 해줄 것 같아요. 강민정 이 부분도 다툼의 이슈였어요. 팀별과제와 개별과제. 영경 선생님은 팀별과제의 장점을 알고 좋아하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예술작업은 혼자 하는 작업이 많다 보니 ‘왜 누구랑 같이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오랫동안 논쟁을 했어요. 다툼은 아니고. (웃음) 강민정 문화예술은 어려운 점이 절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주위에 예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문화예술을 되게 멀게 생각하더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그중 한 사람이에요. 본인이 그것을 향유하는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전시회에 같이 가면 누구보다도 열렬히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해요. 기회가 없어서 멀게 느껴진다면, 그것을 좁히는 건 저희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아요. 전시회에서 멋진 작품을 보는 게 예술이 아니라, 뭐 하나라도 나의 것으로 만들어서 경험하고 알 수 있다면 그것이 문화예술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 인터뷰 준비를 위해 엠콜렉티브의 인스타를 구경해보았는데요. 주로 사진을 통해 기록하며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엠콜렉티브가 담고자 하는 이야기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여러분의 카메라에는 주로 어떤 사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라잎스페이퍼 뉴스레터에 실리는 사진에 대한 평가도 궁금합니다. (조언을 받고 싶습니다) 강민정 핸드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데 길 가다가 보이는 것들을 많이 찍어요. 사진 중에서도 공간에 관심이 많아서 공간적인 사진을 많이 찍어요. 뉴스레터의 사진과 관련해서 아쉬웠던 건, 뉴스레터에서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더라고요. 뒷북에서도 촬영하고, 각 단체에서도 필름 한 롤을 찍을 텐데, 그만큼 실리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변명을 하고 있는 충현> 충현 이유(변명)를 말씀드리면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어떤 사진을 넣어야 하는지 고민되더라고요. (찍었던 사진을 보여준다) 노하우를 알려주시면 사진을 많이 넣어보겠습니다. 강민정 팁은 세밀한 디렉션을 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사진의 퀄리티를 떠나서 어떤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각 단체에 필름카메라를 전달할 때 디렉션을 세밀하게 전해야 할 것 같은데 그게 또 쉽지는 않죠. 충현 근데 또 단체들의 있는 그대로의 사진들도 궁금하기는 해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노하우 감사합니다. (웃음) 다시 돌아와서 영경님에 카메라에는 어떤 사진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전영경 저도 사진을 진짜 못 찍어요. 제 앨범에는 제가 찍은 사진들은 드물고, 아이들이 찍은 사진들이나 인터넷에서 캡처한 사진들이 많아요. 강민정 저하고 관점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차를 같이 타고 가면서 하늘이 이쁘다고 말했는데, 영경 선생님은 제가 말하기 전까지 하늘을 안 보더라고요. 저는 주변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고 영경 선생님은 아니더라고요.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충현 사진을 찍는 사람이 되면 걸어 다닐 때도 관찰하는 게 다르더라고요. 부럽다고 생각했어요. 강민정 저희 교육의 목적도 말씀해주신 거랑 비슷해요. 멋있고 좋은 사진을 찍는 것 보다, 아날로그 카메라라는 좀 더 신중한 기기를 통해서 아이들이 일상을 주의 깊게 관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 공간은 엠콜렉티브가 가장 관심 있는 주제 중 하나라고 소개해주셨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엠콜렉티브가 가장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는 공간도 궁금합니다. 강민정 저는 사진을 시작하면서부터 공간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조형이나 영상작업을 하면서도 그걸 하나의 공간으로 바라보고 해석해요. 이야기하다 보니까 우리가 유일하게 접점이 맞는 게 공간에 대한 취향이었어요. 멋있고 건축적으로 뛰어난 공간보다 공간에 켜켜이 이야기가 쌓여있는, 때가 많이 묻어있는 공간을 좋아해요. 충현 공간에서 그걸 느낄 수 있나요? 강민정 물리적으로 느낄 때도 있고, 영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시각적으로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나가다 조금 옛스러운 공간을 만나게 되면 멈춰서 사진을 찍게 되는 것 같아요. 전영경 저는 대학을 갈 때 전통건축학과를 고민했었어요. 건축 속에 담겨있는 옛이야기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공간이라는 주제를 꼭 한번 교육 주제로 다뤄보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사진을 찍지는 않아요. 오히려 평면도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떻게 걸어 다녔을까. 💭 엠콜렉티브가 생각하는 아날로그적 예술경험이 궁금합니다. 강민정 아날로그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얻어내는 것에 중점을 둬요. 비주얼적인 매력도 있고요. 전영경 아날로그 사진이 사진의 시작이라고 생각했고, 사진을 배울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생각했어요. 비주얼에 관해선 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라잎스페이퍼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준다고 해서 이유가 궁금했어요. 요즘 유행인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충현 핸드폰 앱 중에 사진을 찍으면 3일 뒤에 확인할 수 있는 앱이 있어요. 유로 어플인데도 인기가 많더라고요. 사람들이 핸드폰으로까지 3일 뒤에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왜 찍으려 할까? 강민정 필름카메라로 찍으면 스캔하기 전까지 기다려야 하는 데 불편하잖아요. 기다림이라는 불편한 감정을 또 즐기는 거죠. 충현 로또를 월요일에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 (웃음) 💭 가장 당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물 빠진듯한 색감을 좋아하는 민정, 무채색 옷을 많이 구매한 영경> 강민정 편한 거 좋아하고요, 입는 옷과 보는 옷은 다른 것 같아요. 특징은 하나에 꽂히면 닳을 때까지 입어요. 오늘 입고 온 티셔츠와 바지, 신발에 꽂혀있어서 이 옷을 입고 왔어요. 전영경 몇 번 집에 안 들어갔냐고 여쭤봤어요. (웃음) 강민정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해도 크게 개의치 않아 해요. 충현 옷의 색감을 보았을 때, 고유한 스타일이 있는 것 같아요. 강민정 은근 신경 써요. (웃음)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고집하고 있는 색감은 있어요. 물 빠진듯한 색들. 오래 입어서 물 빠진 느낌도 있기는 한데... 매일 빨아 입어요. 전영경 저는 옷을 살 때 고심하지 않아요. 지나가다 예뻐 보이면 사고 맘에 들면 사요. 요즘은 무채색 옷을 많이 샀어요. <절대 연속으로 같은 옷을 입지 않는 영경> 강민정 영경 선생님은 절대 같은 옷을 연속으로 입지 않아요. 전영경 외박하는 상황이 생겨도 옷을 사요. 절대 연속으로 같은 옷을 입지 않아요.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유 없이 싫더라고요. 한번 입은 옷은 무조건 빨래통에 넣어요. 강민정 그러다 보니 옷을 쉽게 사는 것 같아요. 저는 흰 티 하나를 사더라도 고심해서 사는 스타일이에요. 💭 어른이 되어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은 끝이 없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저희에게도 이 질문은 설레면서도 불안하기도 합니다. 각자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지나고 보니 어느 순간 변화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강민정 지난 회사에서 월급을 받으면서 내 생활을 계획할 때, 경제적인 부분이나 사회적인 위치,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되면서 어른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전영경 저는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었어요. 일찍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도 했고, 기숙사 생활도 일찍 했고. 남들이 어른이라고 느끼는 지점들이 저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았어요. 저는 어른이 되면 모든 고민이 끝이 나서 잘 살 줄 알았는데... 아직 어른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최근에는 아이들이 저에게 선생님이라고 불러서 어른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아직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영경> 충현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회사를 일찍 들어가기도 했었고, 20살에 문화기획 강좌를 들었는데 재미있어서 문화기획자가 되기로 맘을 먹으면서 쭉 흘러왔어요. 이전까지는 문화기획강좌를 수강했는데 올해는 문화기획강좌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어요. 또 지금은 운이 좋게도 서울문화재단에서 공모사업협력PM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런 순간마다 의외라고 생각해요. 아직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어른으로 비치는 것 같더라고요. 💭 엠콜렉티브의 하반기 계획이 궁금합니다. 충현 이 질문이 의미 있을까 싶기는 해요. 아까 민정님이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하셔서.. 강민정 맞아요. 없어요. (웃음) 꿈지를 잘 마무리하는 거? 하반기 계획은 우리 교육이 끊어지지 않게끔 방법을 찾아보는 정도인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강민정 난생처음꿈지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단체 사람들의 일하는 원동력이 궁금해요. 무엇 때문에 이 일을 하는지. 돈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예술가는 한국에서라도 유명한 예술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데, 과연 예술교육의 정점은 무엇일까? 고민했을 때 저는 아직 답을 못 내리겠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전영경 라잎스페이퍼의 취지가 단체들끼리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거라고 알고 있어요. 다른 단체들은 협업할 생각들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만남의 장이 생겼을 때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하면 좋을지 생각하기도 했어요. 최근에 다른 단체와 협업 논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거든요. 서로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민정 엠콜렉티브가 단단해진다면, 네트워크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엠콜렉티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엠콜렉티브: 예술가와 교육자의 티키타카. 끝. 님! 해당 뉴스레터를 읽고 엠콜렉티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작성해주세요! 응원의 메시지, 인터뷰를 보며 느낀 생각, 궁금한 점, 함께 해보고 싶은 일, 전하고 싶은 소식 등등 글의 내용은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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