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라잎스페이퍼는 경기문화재단의 ‘난생처음꿈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8개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18개 단체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7월 9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 단체사진. 이번 주도 역시나 죄송합니다.>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 : 공생과 경쟁 사이에서
  • 인터뷰이: 김지원, 이슬비, 이현아
  • 인터뷰어: 충현, 소똥
  • 인터뷰 편집: 충현
종종 과거를 거슬러 지금의 나를 만든 사건들을 돌아보는 것을 즐긴다. 일종의 게임 같은 것인데 예를 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난생처음꿈지 사업의 인터뷰를 제작하게 되었기 때문이고 이 인터뷰를 제작하게 된 이유는 사업의 멘토인 동준, 유진과 몇 달 전 문화기획에 대한 가볍고 깊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그 대화를 나눈 이유는 문화기획교육 기획 과정에서 그들의 의견이 필요했기 때문이고 그 의견이 필요했던 이유는... 이런 식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허점도 많고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주 빅뱅까지도 도달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게임을 즐기는 이유는 나의 사소한 선택에서 비롯된 작은 우연들이 가져온 변화들이 놀랍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우연한 사건들은 내게 늘 어떠한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문화기획자로 살고 싶어진 것도, 이런 태도와 가치관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도, 때로 우울한 감정을 느끼고 잠을 설치는 것도 모두 우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내가 우연만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그만큼이나 내게는 우연히 만난 그 사건들이 소중하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또한 우연에서 시작점이 되어 만들어진 단체이다. 각자의 이유를 안고 떠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인터뷰이 지원과 슬비는 정말 우연히 만났고, 그 만남이 이어져 지금의 씨케이프가 되었다. 씨케이프라는 이름도 그때의 우연한 만남을 기념하며 지었다고 한다.
 
앞으로 씨케이프는 어떠한 우연들과 만나게 될까? 씨케이프가 만나온 수많은 우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충현-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슬비
안녕하세요.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의 이슬비와 김지원, 이현아입니다. 저와 지원님은 원래 지인이었고 우연한 계기로 뭘 좀 해보자고 이야기하게 되어 씨케이프를 시작하게 됐어요. 10년 이상 문화예술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지원과는 다르게 저는 한동안 경력이 단절되어 있다가 씨케이프를 통해 복귀했어요.
 
지원
제가 운영 참여했던 성남문화재단의 문화기획자 성장과정에 슬비님이 참여했습니다. 원래 서로 알고 있긴 했지만 함께 뭔가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이때 했어요. 마침 슬비님이 안산 쪽에 있었고 경기권에서 이런 저런 일들을 벌려보면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씨케이프를 만들었습니다.
 
소똥
씨케이프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슬비
이름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A-CAPE도 나오고 B-CAPE도 나오고 결국에 C가 되었는데 컬쳐, 콜라보레이션, 커뮤니티를 뜻합니다. 문화 커뮤니티, 협업 커뮤니티, 공동체를 만든다는 의미고 CAPE는 케이프타운에서 따온 거예요. 저와 지원님이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 우연히 만나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거거든요.
 
지원
CAPE는 케이프타운 외에도 망토로 감싼다는 의미도 있고, (돌출된)이라는 뜻도 있어요. 각 지역의 돌출된 부분을 찾아내서 저희만 할 수 있는 유니크한 일들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현아
저는 연기하던 사람이었는데 성남에서 참여한 문화예술교육사 프로그램을 통해 멘토인 지원님을 알게 되었어요.
 
지원
내가 가운데 앉았어야 했나 봐. (웃음) 내가 연결 다리였어.
 
현아
문화예술교육을 함께 공부하다가 지원님이 씨케이프에서 프로그램을 하는데 연극 쪽으로 들어올 수 있냐고 제안해주었어요. 연극 쪽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원님의 제안이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함께하기로 결정했어요. 함께 한 지 오래되지 않아서 그런지 오늘 씨케이프의 자세한 뜻도 처음 들었어요.
 
슬비
씨케이프의 역사나 이름의 유래를 이야기한 적이 없어요. 너무 긴 이야기여서. 한 시간 가지고도 모자라요.

<회식 중인 씨케이프 멤버들. 한 명 빼고는 벌써 세 모금 정도 마신 듯 하다.>
💭 C-CAPE에서 CAPE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을 의미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케이프타운에서 슬비님과 지원님의 우연한 만남이 있었다고 하는데, 각자 케이프타운에 방문하게 된 계기와 만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지원
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이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 패션 회사였는데,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가 부도가 났어요. 들어간 시점이 부도나기 직전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안 좋은 거예요. 앞에서 사람들 잘리고 있고, 꿈에 잔뜩 부푼 사회 초년생인 저는 충격을 받았죠. 성인이 되고 맨날 원서 쓰고 경쟁하고 치열하게 달려왔는데 겨우 취업하니 이런 상황이 오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 내 의지로 안 되는 게 많구나. 라는 걸 그때 처음 느꼈어요. 안식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죠. 멀리 떠나자. 이 경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자. 그렇게 떠난 곳이 남아공이었어요. 그때가 2008년인데 월드컵도 하기 전이라 한국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한국 사람이 가장 없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어요.
 
지원
슬비님은 정말 우연히 만났어요. 제가 한국에서 받아야 할 서류가 있었는데 같은 유학원 출신인 슬비님이 마침 저보다 3개월 늦게 남아공에 왔거든요. 유학원 선생님인 제임스가 슬비님에게 서류 배달을 부탁했고 그렇게 갑자기 만남이 주선됐어요. 그 당시에 그 서류가 제게 굉장히 중요했는데 얼굴도 모르고 그러니까 맨날 이슬비 학생이 누군지, 정말 오는 거 맞는지 싶었어요. (웃음) 결국 진짜 왔죠.
 
슬비
대학교 4학년 마치자마자 졸업식도 안 가고 남아공으로 떠났어요. 지금이 아니면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당시에 부모님은 무슨 남아공이냐고, 갈 거면 영어권으로 가라고 엄청 반대하셨어요. 근데 거절했죠. 속한 사회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싶었는데 남아공만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렇게 남아공으로 떠나게 됐고 서류 배달을 하면서 지원님과 만나게 된 거예요. 그때 고민이 많아서 서로 상담도 하고 진로 얘기도 하고 취업 경험이 있는 지원의 도움도 받고 그러면서 친해졌고, 그 인연이 이어져 이렇게 일까지 하게 되었어요

<세계지도. 케이프타운은 왼쪽 하단에, 대한민국은 우측 상단에 위치해있다.>
충현
아이러니한 게 두 분 다 한국과 멀어지려고 머나먼 남아공으로 떠나신 건데 결국에는 최고의 한국 친구를 만났네요. (웃음)
 
지원
맞아요.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말이 통하고 문화가 통하고 그러다 보니 의지가 많이 된 것 같아요. 한인 사회가 왜 생기는지 이해가 됐죠.
 
소똥
남아공에서부터 같이 일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한국에서 다시 모여서 씨케이프를 만드신 거군요.
 
지원
저는 예술 전공인데 슬비님은 인문학을 전공하고 국제교류 쪽에서 일했다 보니 그 당시에는 엮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죠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보였어요.
 
슬비
우연히 문화예술 쪽으로 왔지만국제교류나 문화예술이나 결국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은 비슷하더라고요그런 점에서 연결점을 찾을 수 있겠다 싶어 이렇게 팀을 만들게 됐어요.
 
현아
두 분을 이 모습으로 이 시기에 처음 봐서 그런지 두 분의 과거 이야기가 신기해요두 분 다 결혼도 하고 안정적인 업도 있고 전문가시잖아요그 모습만 보고 마냥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분이 가지셨던 취준생으로서의 어려움과 탈피의 순간을 보게 되어 새롭네요.
 
충현
현아님은 아무래도 저희 쪽에 앉으셔야 할 것 같아요오늘 두 분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알아가시네요. (웃음)
💭 뜻하지 않게 만났던, 우연히 접하게 된 것들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원
그림책이 생각나요. 원래는 그림책 분야를 전혀 몰랐는데 회사를 다닐 때 어느 날 후배가 생일 선물로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의 나라라는 동화책을 선물해줬어요. 저는 회화과를 졸업하고 문화콘텐츠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예술가로서 살기보다는 이것저것 다하는 멀티 기획자가 되고 싶어 잠시 그림을 접어뒀었거든요. 그런데 그림이 그려진 그림책을 보니까 생각보다 그림이라는 것이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림이 거대한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지금 내 삶, 내 일상에 스며들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그 뒤로 그림책에 관련한 논문도 쓰고 출판도 하고 수업도 열고 그러고 있어요. 그림책을 받은 것이 어떻게 보면 우연이지만 그 일이 없었더라면 지금 제 삶이 달랐겠죠?
💭 문화’, ‘예술’, ‘교육’, ‘연구까지 모두 너무도 큰 분야인데 사전 질문지를 통해 큰 분야들끼리 합쳐졌으니 정말 방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요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이야기, 또는 다른 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슬비
개인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애기를 키우다 보니 아동학대 이런 사건 보면 굉장히 열을 받거든요. 내가 기획자로서 문화교육이라던가 예술교육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고민이 들었어요.
 
현아
저는 요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게 저 자신을 육아하는 일이에요. 최근에 세상과 연을 끊고 단절되고 싶다. 나 혼자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제가 이상한 인간인가 싶은 거예요. 내가 왜 이런 인간이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나 같은 사람이 되는 거지? 그런 궁금증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과거를 살피고 부모님과 맺어온 관계를 돌아봤더니 도망치고 싶어 하는 제 성향이 조금 이해가 되는 거예요. 그런 과정을 겪으며 저를 돌보고 살피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자아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느껴져서 육아라고 표현해요. 나 자신을 아기처럼 키워주고 돌봐주고 싶어요. 그동안은 나를 육아하기 위해 타인에게 나를 맡겼다면 요즘에는 독립적으로 일기도 쓰고 글 속에서 나를 보고 교육을 통해 만나는 아이들을 통해 나를 보고 그러고 있어요.
 
현아
나를 육아하는 일이 교육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만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아이들이 저처럼 회피적인 성향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니까 아이들과 어떻게 관계해야 아이들이 편하게 자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혹여나 저처럼 자란다고 해도 이상하거나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너를 대표하는 명칭도 있고 단절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충현
내면을 찾고 나를 찾고 이런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나를 육아를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었어요.
 
현아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해도 용납되는 것이 있잖아요. 나는 애기야. (웃음) 라고 생각하며 내게 관대해지고 마음을 잡는 중입니다.
💭 경기도와 서울을 오고 가며 여러 곳에서 활동을 해나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시간 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 다들 어떤 방식으로 시간 관리를 해나가고 있는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지원
사실은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각자가 살던 곳이 다 달랐기 때문이구요.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각자의 생활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건 있어요. 문화예술을 장려하는 지역에 갈 수밖에 없긴 해요. 기금이 있고 단체가 있는 곳. 경기 문화재단도 그렇고 문화재단이 있거나 문화적인 활동이 연결이 되면 거기 가야 해요.
 
소똥
시간 관리 관련해서 여쭤보고 싶었던 건 다들 씨케이프 외에도 다양한 일들을 하고 계신다고 느꼈는데 각자의 일을 하면서도 이렇게 합류하고 이 과정에서의 시간 관리도 궁금했어요.
 
지원
슬비님이 스케줄표를 잘 짜요. 촘촘하게.
 
슬비
1년 치 과정을 짰어요. 회사를 다녔어서 그런지 이런 일이 어렵지 않고 익숙해요. 프리랜서가 혼자 1년 치 일정을 잡기는 힘든데 다행히 저희는 익숙하게 짰어요.
 
지원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각자의 작업을 하면서 가야 하기 때문에 러프하게, 각자의 영역에 맞게 활동하고 있어요. 육아도 해야 하고 강의나 연극도 해야 하니까 우리 모두가 최우선으로 하는 일을 두고 나머지 시간을 쪼개 채운다는 느낌으로 하는 것 같아요. 시간 관리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슬비
우리 나노워크 합니다. 나노 단위로 일하고 있어요. (웃음)

<씨케이프에서 촬영한 사진>
현아
저는 집이 천안이에요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유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불러주는 곳에 가야 되니까여기저기 다니는 것이 익숙하긴 한데 반복되니까 너무 짜증나는 거예요내 집이 없는 느낌뉘일 수 있는 곳은 있는데 내 방은 없고 그런 느낌인 거죠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는 거 그만해야겠다 해서 올해 2월 모든 걸 다 두고 집으로 왔어요이제 그만이제 한 시간 이상 거리는 절대 가지 말자 했었는데 또 저를 부르는 곳은 결국 성남경기다른 지역이어서 생활을 하려면 가야 해요진짜 예술이 있는 곳이 있잖아요그런 기반과 재단이 있는 곳에 가야 하는 현실이고그래서 시간 관리는 되도록 잠을 잘 안 자요지원님과 슬비님은 업무를 빨리할 수 있는 능력이 이미 있는데 저는 문서화도 느리고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느리고 할 일은 많고 이동 시간도 너무 긴데 내가 정비할 시간은 없고 그래서 안 자고 정비를 하고 이동할 때 자요제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 늘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잠을 줄이게 돼요밥도 눈에 보이는 것 먹고 그렇습니다그런 삶입니다.
 
슬비
요새 줌으로 회의해요줌 좋은 것 같아요만약 시간이 이동을 해야 하는데 회의 시간이 끼면 차로 이동하며 운전하며 양해를 구하고 해요.
 
소똥
저희도 줌 회의를 가끔 하는데 좋은 점 나쁜 점이 다 있다고 느껴요원래라면 못 모이는 시간에 모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한편으로 내 개인 시간을 뺏기기도 하더라구요.
 
지원
차가 굉장히 중요해요. 제가 얼마 전에 15년 된 차를 보냈거든요. 사별했죠.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고장났어요. 차가 없어지니 기차 타고 렌트하고 그런 상황이 생기면서 시간 관리가 더 어려워졌어요. 건강 관리도 더 잘해야겠다 싶더라고요. 다행히 지금은 새로운 차와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 , 육아, 그 외의 일을 동시에 하다 보면 에 대한 생각을 안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언제 쉼이 필요하다고 느끼는지, 쉼에 필요한 모든 것이 주어진다고 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쉼을 누리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슬비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어요. 집에 가서 쉴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나만의 공간을 갖고 머리 비우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쉼이죠. 그런데 무한한 돈을 가지고 있다면 여행 가서 바닷가 가서 책 읽고 맥주 마시고 일단 아들이 잠깐 없어야. (웃음) 20년은 있어야겠네요. 금방 안 될 것 같지만 저 나름대로 상상하고 있습니다. 침대가 꼭 필요하고 영화 보는 빔프로젝터, 빈백, 테이블에 맥주. 맥주 마시면서 딱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원
전 목적 지향적인 성향의 사람이에요. 초등학교 때부터 진짜 바빴어요. 학원도 혼자 가서 상담하고 그런 독립적이고 바쁜 아이였어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자라와서 그런지 지금이 익숙하고 꼭 쉬어야 하나? 싶어요. 쉬는 것도 바쁘게 쉬어요. 책 읽고 교양 쌓고 그림 그리고 목적 지향적. 요즘은 디제잉을 배우고 있는데 그건 그래도 목적이 없는 편인 것 같네요. 목적을 좀 없애고 쉬어볼까?
 
충현
목적을 빼버리려는 목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요. (웃음)
 
지원
맞네요. 맞네요.
 
현아
쉼을 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다 가능하다면 오키나와에 가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루 웬 종일 하겠습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데 그 물놀이가 물 튀기고 와아아~ 이런 것이 아니고 물에 잠수해서 물살 느끼고 너무 조용하고 그게 너무 좋아요. 시끄러운 걸 싫어해서 음악도 5분 들으면 아 시끄러워! 하고 바로 끄게 되더라고요. 혼잣말하다가도 시끄럽다고 느끼고 입을 닫고 그래요. 아무도 소음을 낼 수 없는 바다로 들어가고 싶어요. 또 바다에 색이 되게 많은데 그 알록달록한 색깔을 보고 싶어요. 스쿠버다이빙 하다가 죽는 사람도 많대요. 자기가 못 나온대요. 너무 아름다우니까 더 들어가고 싶어서. 한 번쯤 그 미친 듯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보고 싶어요. 조용한데 예쁘고 소중하고 맑고. 스쿠버다이빙을 마치고 노을 진 곳에서 맥주 마시고 모래밭에 누워서 거기서 자고 일어나서 또 스쿠버다이빙하고 그런 것. 그래서 요즘은 만화책방을 많이 가요 만화책방에 동굴 같은 곳이 있더라구요 요즘. 조용하게 아무 생각 없이 괴짜 가족 같은 거 봐요. 동굴에 들어가서 낄낄 웃다 졸다 웃다.
 
소똥
저도 만화방 조용하고 편안하고 자주 가요. 각자의 쉼이 되게 다른 것 같아 흥미롭네요.
💭 세분이 여성이자 문화예술종사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가 위치하고 있는 삶의 환경과 관심사는 또 다양한 것 같습니다. 같은 여성이자 문화예술종사자로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과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는지, 각기 다른 환경과 관심사 속에서 서로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슬비 : 일단 지원님에게 노하우나 현장성을 배우는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에 일하던 것과는 다른 방향인 것 같거든요. 내가 여태 알지 못했던 그런 예술적인 면을 배워요. 그리고 현아님은 많이 보진 못했지만, 긍정적이고 젊은 에너지를 배우고 있어요. 기운을 흡수해야 한다 하나? 현아님한테 미안한 건데 (웃음) 애 한 번 낳아보세요.
 
지원
제 주변에도 경력 단절 여성들이 정말 많은데 저도 그렇게 될까 두려워서 공부를 계속 했어요. 일도 왜 전투적으로 했냐고 물어보면 그게 두려워서 했어요. 물론 성향 상 좋아서 한 것도 있죠. 전생에 고구려인. (웃음) 진취적인 성향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주변만 봐도 사회적으로 여성이 아무래도 불리할 때가 많아요. 그런 부분에서 슬비님의 경력이 단절되었을 때도 잘 돕고 싶었어요. 경력단절여성들이 잘 진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똑똑한 사람도 많고.
 
슬비
저는 사실 경단녀란 말도 싫어요. 그 단어 때문에 사회로부터 단절돼요.
 
지원
함께할 수 있는 접점을 계속 찾고 있어요. 우리가 각자 다른 건 되게 재밌는 일인 것 같아요. 가령 저는 슬비님 덕분에 안산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안산에 고려인이 많은데 고려인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도 가봤어요. 그런 식으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요. 제부도도 처음 가보고요. 우리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배우고 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현아님도 천안 산다니까 궁금해지죠. 천안은 어떤 곳일까. 어떻게 차 타고 올까. 충현님과 소똥님도 의왕에서 왔다는데 어떤 곳일까. 다들 어떤 지역성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까. 그런 각자의 환경을 궁금해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탐색을 하니까 사람에게 배운다고, 배웠어요.
 
슬비
각자의 경험을 배우죠.

<씨케이프가 직접 촬영한 사진>
현아
요즘 여성 이슈 관련해서 이야기가 많잖아요제 친구도 페미니즘 운동을 하고 있는데 사실 저는 여성이자 문화예술종사이지만 제가 여성이어서 이 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고 있고 어떤 위치에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은 많이 안 해봤던 것 같아요불편함도 없었고요그래서 문화예술종사자와 여성이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이 질문에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 것 같고생각해보면 고민해볼 만 한 것 같긴 해요언젠가 제게도 그 고민이 주어지겠죠.
 
슬비
남성과 여성이 연대하고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서로 잘 이해가 안 돼요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어요우리 집에서만 봐도 이해가 잘 안 돼요여성 혼자하고 있죠남자가 둘인데집 안에서 페미니스트라니까.
💭 가장 자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슬비
그냥 활동하기 편한 옷. 요즘은 롱 원피스. 아무래도 애기랑 같이 다니니까 걷기 편한 운동화, 플랫 슈즈, 샌들. 그래야 활동도 편하고 애를 잡으러 다니기 편해요. 직장인일 때는 포멀하게 까만 정장을 갖춰 입고 하이힐 신고 다녔어요. 지금 입으라 하면 못 입을 것 같아요.
 
지원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단 등 기관이랑 일을 하니 아주 캐쥬얼하게는 못 입는 것 같고 세미 캐쥬얼로 입어요. 셔츠나 단정하게. 개성이 보였으면 해서 컬러나 패턴을 따지는 편이기는 한데 바빠서 또 엄청 신경을 쓰지는 못해요. 맨날 입는 거 똑같이 입어요. 어릴 때는 패셔니스타였어요. 신경 쓰고 다녔는데 이제는 일이 더 중요해서 일에 맞는 옷을 입죠.
 
현아
모자를 잘 쓰고 백팩을 주로 들어요.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짐이 너무 많고 정말 사소한 것 하나가 늘 빠져 있는 거예요.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니면. 가방 쌀 때부터 불안해요. 또 물을 많이 마시니까 텀블러 없으면 불안하고 아이패드 있으면 급하게 작업할 때 좋고 유랑자로서 백팩을 늘 매고 다니게 되는 거죠. 모자는, 모자랑 마스크를 딱 쓰면 세상 무서운 게 없는 거예요. 사사로운 걱정들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메이크업도 안 하고 앞머리 걱정도 없고 다 차단되고 시간도 절약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백팩과 모자가 저다운 복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문화예술교육과 연구를 통해 먹고 살만하던가요?
슬비
전 힘들어요입이 많아요. (웃음그냥 혼자 먹을 때는 간편식을 먹어요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는데 사람들과 함께 먹을 때는 분위기도 중요하고 같이 으쌰으쌰 한다는 공동체 의식그런 의미도 있는 것 같고 그래요먹고 살만 한가요라는 질문에는 내가 이쪽 일이 아직 멀어서 더 해야 해요혼자면 먹고살 것 같은데 식구들 먹이려면 아직 멀었어요많이 먹어요. (웃음과일도 엄청 좋아해서아이가 과일 많이 먹고 면을 많이 먹어요. (웃음비싼 것만 알아요소량인데 비싼 것.
 
지원
저번에 전복죽 먹고 싶다 해서 내가 사줬잖아구체적으로 집어 가지고. 7세가 전복죽 알기 쉽지 않은데.
 
충현
많이 버셔야겠네요. (웃음)

지원
저도 먹는 거 잘 챙겨먹으려고 하는데 바쁘다보니까 잘 못 챙겨 먹죠먹고 살만 하냐는 질문에는 이제 요령이 생긴 것 같아요한때는 이렇게 많이 벌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벌어본 적도 있어요그런데 체력이 소모되더라고요이 또한 의미 없다 싶었어요예전에 비해 필드가 생겼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아요점점 좋아질 거라 생각하고 있고 먹는 행위는 저도 한 번 몸이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좋은 걸 먹어야겠구나 생각을 그 때 했어요건강을 잃으면 의미 없다는 걸 느꼈고 챙겨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이어트도 있고 여러 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해요.
 
슬비
생각이 계속 바뀌긴 해요상황에 따라.
 
지원
근데 요즘 원산지 체크를 좀 해요유기농이냐 아니냐이런 거 옛날에는 안 따졌는데 요즘엔 필요한 것 같아요그 얘기를 JYP도 했는데 내가 먹는 것이 곧 나이다. (웃음)
 
현아
사실 인터뷰를 하기 전에 질문지를 보고 먹는 것과 예술이랑 굳이 또 관계가 있어야 합니까생각했었거든요먹는데 일하는 기분이어서 싫었어요그런데 그 뒤로 한참 동안 그 질문이 맴돌았고 아이게 나한테 중요한 문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제가 옛날에 배우 지원서를 넣을 때 자기소개서에 같이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쓴 적이 있어요저는 좋아하는 사람알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우리 밥 먹을래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그리고 우리가 오늘 놀자 했을 때 후룸라이더 타러 가는 게 아니고 밥을 먹잖아요밥을 먹고 나면 그 사람에게 이만큼이 열리고 그래서 소중한 사람 만날 때는 맛있고 꼭 먹고 싶었던 것 그걸 먹게 되는 것 같아요그래서 그때가 정말 나에게 쉼을 허락하는 시간이에요.
 
현아
반면에 밥에 대해서 스스로 쩨쩨해질 때 내가 진짜 미워요만약에 너무 힘들어그래서 길가다 샌드위치라도 먹어야겠어샌드위치가 많잖아요에그드랍도 있고 서브웨이도 있고 편의점 샌드위치도 있잖아요근데 그 길목을 다 지나쳐서 편의점으로 갔을 때 그때 나 자신한테 너무 서운한 거예요그래서 아 먹는다는 행위 이것은 나한테 진짜 큰 의미구나진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지원
밥 사준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근데 확실히 한국은 밥 먹었니 문화에요그게 인사처럼 막 돼서그런 것에 대한 관심이 있고 중요한 것 같고.
💭 밥을 먹으며, 술과 커피를 마시며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 주제가 무엇인가요?
지원
집 얘기 많이 해요. 가족 얘기, 취미 얘기, 여행 얘기. 근데 일 얘기를 더 많이 하죠. 당장 닥친 거 빨리 해치우고 급하니까.
 
슬비
어떤 일 해야 하나 뭘 해야 하나, 왜 해야 하나. 그런 얘기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지원
현아님하고는 일 얘기를 할 수밖에 없고 그것만으로도 바빠요. 왜냐하면 일이 저희는 범주가 거요. 저희는 약간 다들 전공이 다르고 하다 보니까 각자의 관심 분야가 다양하다 보니 범주는 넓어요. 시각 작업, 국악 작업, 연극 작업 등 콜라보하는 대상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 하고 있어요.
💭 난생처음꿈지를 통해 어떤 사람들과 어떤 교육을 하고 싶나요? 여러분은 어떨 때 배웠다고 느끼나요?
지원
할 수 있는 사업이 꿈지 밖에 없었어요. 신생 단체여서 선택지가 없었죠. 사업비는 되게 작은 사업이지만 성장을 서포팅하고 연대하는 그런 느낌이 좋았어요. 그러다 보니 한창 앞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현아님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어떤 사람들과 어떤 교육 할지는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에요. 사업소개서에는 노는 수업을 하겠다고 적었어요. 아이들이 놀고 선생님이 노는 편해지는 수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놀아야 창의력도 생기거든요. 놀다 보니 의미가 생기고 뭔가 찾아지는 교육.
 
지원
어떨 때 배웠나요? 저는 교학상장이라는 말을 좋아하거든요.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함. 서로 성장한다는 뜻인데 좀 티키타카가 있어 핑퐁처럼 올 때 제일 배우는 것 같아요. 제가 막 구구절절 지식 주고 이런 것이 아니고요. 특히 문화예술교육은 서로 의견을 나눠야하잖아요. 그게 되게 좋은 순간들이 있거든요. 그럴 때 저는 되게 많이 배우고 오늘 오전에도 수업을 진행했는데 좋았어요. 언제나 잘 되지는 않아요. 좋을 때는 나도 느끼고 상대방도 느끼는 것 같아요.
 
슬비
저도 그래요. 관계 속에서 배워요.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누죠. (웃음) 그리고 교육한 상대방이 여러 가지를 얻어갈 때 나도 그 과정 속에서 배워 나가는 것 같아요.
 
현아
그냥 매 순간 모든 게 다 배울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진짜 오늘은 와 대박 나 배운 거 엄청 많아 이렇게 느낄 때가 있잖아요. 이런 때는 내가 진짜 아무한테도 털어놓지 못한 나의 가장 큰 문제가 뚫렸을 때? 예를 들어 저도 연극을 하면서 사람들과 예술의 가치는 뭘까 연극을 왜 할까 이런 얘기를 하는데 다들 어느 지점에서 입을 다물어요. 암묵적으로 약속한 듯? 여기까지는 들어가지 말자. 우리는 돈을 얼마나 벌어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 그런 거라던지 문화예술교육가가 예술가인지 교육가인지, 교육을 할 때 이게 아이들을 위해 하는 건지 나를 위해 하는 건지 그런 본질적인 질문들. 내가 괴롭게 가지고 있는 질문이 해소가 될 때 배웠다고 느껴요.
 
지원
학습을 할 때 학(배우다)하고 나서 습(익히다)해야 하는데 대부분 익힘이 없어요. 익혀야 질문할 수 있는데 그게 잘 안돼요. 인문학을 공부하기 전에는 저도 잘 안됐어요. 자기화 시키는 과정이 교육에서 되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자기가 바로 서야 해요. 내 감정도 컨트롤이 안 되는데 익히는게 쉽지 않지만 지식의 파편이 많은데 연결되고 자기 것이 될 때.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쉽게 되지 않죠.
 
소똥
익히는 건 온전히 자신의 몫이잖아요. 배우게 되는 건 내 의지로 될 때도 있고 내 의지와 상관없을 때도 있는데 익히는 게 사람마다 너무 다르고 속도도 다르고 그래서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의 2021년 하반기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원
서울과 경기의 프로젝트들 그리고 삼삼오오는 몇 년 했는데 씨케이프에서는 처음 받았어요. 괴물 잔치를 열어보자. 라는 제목으로 뭔가 하는데 괴물을 연구할 거예요. 전 연구 사업이 되게 중요하게 생각해요. 꿈지도 연구플랫폼이죠. 에너지 응축을 해서 나아가는 프로그램입니다. 연구를 해야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요. 그런 면에서 꿈지에 긍정적입니다. 시흥에서도 문화공감학교라는 것을 합니다.
 
지원
시흥에서는 지역성을 살려서 연꽃테마파크와 갯골생태공원에 가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나고 시각화 시키는 작업을 하려고 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적 경험이에요. 스스로 느껴지게 해야 하거든요. 살아있는 경험을 해야 하죠. 성남에서는 중앙 상인전 픽처북 아케이드라는 작업을 즐겁게 신경 써서 하고 있어요. 성남에 거대한 지하상가가 있거든요. 거대한 지하세계. 아케이드형 긴 상가인데 거기 공간을 보며 가게들이 정말 많아요. 어떻게 이렇게 다들 모였을까. 스토리를 공식화하는 작업을 하면 재밌겠다 해서 시민들, 상인 분들을 만나요. 한 번은 뱀파이어 가게라는 이름의 타투샵 상인 분이 오셨어요. 개성있는 샵을 운영하고 계신데 그 분이 들어오시면서 신기하고 재밌는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저도 이게 예상을 하고 기획하지 않고 러프하게 스케치하듯이 그리고 가는데 하나씩 채워지면 신기하고 재밌기도 하고 보람차죠. 하반기에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겠죠?
 💭 마지막으로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슬비
그냥 다들 잘 살고 계신가요? 코로나 시대에 더 잘 살아야 하는데.
 
지원
근데 한편으로는 이게 또 사실 경쟁자잖아요. 공생하면서 경쟁해야 하는데 그게 되게 어려운 문제에요. 동료라고 하긴 하지만 살아남으려면 또 경쟁해야 하고,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늘 경쟁하는 것이 소모되고 힘들어요. 저희는 올해 그래도 감사하게 잘 됐죠. 바쁘다는 건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저희의 프로젝트를 공감하고 쓸모 있게 생각한다는 점은 늘 감사하지만 늘 넥스트, 다음을 고민하는 것이 힘들어요. 어떻게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공생의 관계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어요. 쉽게 안 되겠지? 안되겠지만 어떻게 잘 상생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있죠. 그래서 어려워요. 사람을 보면 다 좋은데 단체로 보면 어려워요.
문화예술연구소 씨케이프 인터뷰: 공생과 경쟁 사이에서 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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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김지원, 이슬비, 이현아
  • 장소: 스페이스오즈
  • 인터뷰 발행일: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