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시즌2



라잎스페이퍼는 2022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 지원사업 참여 단체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각 단체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7월 29일부터 11월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 혜진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영랑과 지현>
예술작업실 도란: 강·약·중강·약
* 인터뷰이: 김영랑, 김지현 
* 인터뷰어 : 그리니, 소똥
* 인터뷰 편집: 그리니
💬 음성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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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진지하게 했었다. 힘을 주는 것만큼 힘을 빼는 것이 중요하지만, ‘ 빼라 말에도 애꿎은 데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어금니를 세게 물어 턱이 아팠고, 얼굴을 잔뜩 찡그려 실핏줄이 터졌다. 욕심만 앞서 쉬지도 않고 운동에 매달리다가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몸의 , 마음의 힘을 빼는 것에도 여러 번의 연습이 필요했다.


그때는 ··중강· 없이 ··강만 있었던 같아요. 프로그램도! ! !’ 좋은 넣으려고 했죠. (웃음) 그때 프로그램하면서 찍힌 사진들을 보면 옷도 너무 화려하더라고요. 모자까지 화려했어요. 그래서 내가 저러고 다녔지 싶어요. 요즘에는 조금 힘을 빼려고 해요.” -영랑


4/4박자인 ··중강·약은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인 박자라고 한다. 도란은 ··강을 거쳐 ··중강·약으로, 그들만의 리듬을 찾아가고 있다.

                                                                                                                                                -그리니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영랑

사실 예술작업실 도란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는 멤버가 많이 바뀌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해요.

 

그리니

처음 멤버는 지금 대표님밖에는 안 계신 건가요?

 

영랑

네네.

 

그리니

그럼 두 분은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셨나요?


지현

저는 세 명의 선생님과 같이 유아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하고 있었고, 선생님은 예술작업실 도란이라는 단체로 따로 활동을 하고 계셨어요. 그러다가 2018년에 성남에서 프로그램을 하나 같이 하게 되었는데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매년 지원 사업을 같이 하고 있어요.

 

영랑

네, 그리고 저는 영랑입니다. 저희는 다 미술 전공자로, 저는 공예, 도자기 쪽을 전공했고, 지현 선생님은 시각 디자인을 베이스로 작업을 하셨어요. 저희 말고도 회화, 실내디자인을 전공하신 선생님이 계시고요. 다들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에 시각 예술을 베이스로 틀에 박힌 프로그램 말고 재밌는, 틀을 깨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모여 예술작업실 도란을 운영하고 있어요.

<틀을 깨기 위해 모인 도란> 

지현

저는 지현이고요. 처음부터 이런 문화예술교육을 했던 거는 아니에요. 미술을 전공하고 회사 디자인 업무를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보게 되면서 관심이 생겼어요. 제가 어렸을 때 받았던 미술 학원 교육이 아닌 정말 새로운 예술교육이 있다는 게 재밌고 흥미롭더라고요. 그 이후부터 문화예술교육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배우기도 하고, 현장을 계속 보러 다녔어요. 그러던 찰나에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지금까지 문화예술교육가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술작업실 도란을 통해서 아이들을 만나고, 개인적으로 다른 활동을 통해서도 아이들을 만나고 있어요.

🔍 꿈다락 토요문화학교를 통해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이번 사업을 통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영랑

뚜벅뚜벅 예술 돋보기는 아이들이 산책을 통해 일상의 소리와 예술 재료를 찾으며 동네를 새롭게 알아가는 프로그램인데요. 너무 일상적이어서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평소에는 지나쳤던 사물들과 그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발견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거의 5년째 하고 있거든요. 첫해에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너무 욕심이 넘쳐서 모든 좋은 요소는 다 넣었던 것 같아요. 이것도 재밌을 것 같고, 저것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정해진 시간은 있는데 넣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보니까 항상 뭐랄까요, 시간에 쫓기고 뭔가 넘쳐흐른다는 느낌을 받아서 매해 조금씩 덜어내 왔어요. 덜어내고 집중하면서 우리가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고 있어요.

<찾았다! 예술 재료> 

소똥

아이들과 어디를 걷나요?

 

지현

대부분 어느 정도 이 주변에 대한 이해가 있는 친구들이 와요. 그래서 이 주변에 있는 탄천, 지하철역, 아파트 단지들 사이사이 골목을 걸으면서 관찰하고, 예술적인 재료를 같이 탐색해 보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그리니

산책으로 예술 재료를 찾은 후에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하나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지현

오늘 했던 활동을 아이들이 많이 재밌어해서 기억에 남아요. 지난 시간이 첫 시간이었고, 오늘이 두 번째 시간이었는데, 지난주에는 동네를 돌면서 중간중간 사진 촬영을 했었어요.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에서 보면서 주변에 있던 사물, 장소, 자주 가는 마트, 과일 가게들을 찍었고, 오늘은 그 사진을 출력해서 사진들 안에 있는 생각 읽기를 해봤거든요. 늘 지나쳤던 사물들이나 장소들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상상해서 말풍선을 만들어 적어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그 사물이 이야기하는 게 사실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인 거잖아요. 어떤 친구는 배가 고팠나 봐요. ‘전봇대가 배고파!’하면서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써 놨더라고요. 짜장면, 떡볶이, 비빔밥. (웃음) 이걸 통해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여기(실내 교육 장소) 있는 사물들 또는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를 포스트잇으로 붙여 봤어요. 서로의 생각을 읽어 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어서 재미있었어요.  

<작품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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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니

도란이 그런 것들을 건드려 주시는 거군요.

 

지현

네.

<툭툭 건드려준다면> 

영랑

요즘 되돌아보니, 어린 시절의 저도 그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 아무도 건드려주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때 누군가가 조금씩이라도 툭툭 건드려줬으면 지금의 나와는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여러분의 어린 시절에는 동네에서 무엇을 하며 놀았나요?

그리니

저는 밖에서 고무줄놀이를 많이 했어요. 동네 친구들이랑 주로 몸으로 하는 놀이를 하면서 놀았던 것 같아요.

 

영랑

어, 저도요. 저는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그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랑 놀이터에서 놀고, 우리끼리 무언의 약속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거든요. 저희 프로그램 활동 중에서 고물상에 있는 재료들로 악기를 만드는 회차가 있었어요. 지금은 조금 다른 형태로 변형이 되기는 했는데. 아파트에 분리수거를 하는 쓰레기장 있잖아요. 어릴 때 제가 거기서 막 이것저것 가져와서 소꿉놀이를 했었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그러다가 경비 아저씨한테 걸려서 도로 가져다 놓기도 하고요. 그런 것들이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서 버려지는 것들로 악기 만드는 놀이를 기획하게 된 것 같아요.

 

지현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그때는 직접 만나는 관계 속에서 놀거리들이 생겼잖아요. 근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모여 있기는 하는데 모여서 게임하는 걸 보거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어요. 직접적인 관계로 노는 게 아니라 매체를 통해서 노는 거죠. 그래서 영랑 선생님 말씀처럼 저희 프로그램도 일상의 재료나 도구들로 아이들이 놀거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이 됐어요.

<어린 시절 회상 중> 

👩‍🎤 과거의 도란은 고채도, 고명도의 옷을 많이 입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요즘의 도란은 어떤가요?

영랑

도란이라기보다는 제가 그랬어요.

 

그리니

요즘은 어떠신가요?

 

영랑

생각을 해보니까 그때는 강·약·중강·약 없이 강·강·강만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그램도 ‘강! 강! 강!’ 좋은 거 다 넣으려고 했죠. (웃음) 그때 프로그램하면서 찍힌 사진들을 보면 제 옷도 너무 화려하더라고요. 모자까지 화려했어요. 그래서 내가 왜 저러고 다녔지 싶어요. 요즘에는 조금 힘을 빼려고 해요. 근데 또 퍼스널 컬러는 포기 못해요.

 

그리니

영랑님의 퍼스널 컬러는 무엇인가요?

 

영랑

제가 자체적으로 진단내렸을 때는 여름 쿨톤 라이트.

지현

하하. 본인이 스스로?

 

그리니

제 주변에는 돈을 주고 검사를 받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영랑

돈 주고 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것 같아가지고, 유튜브 맨날 보면서 혼자 진단해 봤어요. (웃음) 밝아 보이는 게 도란의 이미지와도 잘 맞는 것 같아요. 도란이라는 이름을 지을 때도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희 로고에 사용한 색도 주황색이었어요.

 

그리니

이제는 화려한 옷을 입게 되지 않은 것처럼, 교육의 태도에서도 이전과 변화한 점이 있을까요?

 

영랑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는 좋은 거 다 하면 이 프로그램이 좋게 끝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하나에 더 집중하니까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똥

강·강·강으로 하고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영랑

대상자인 아이들도 힘들었겠지만 일단 하는 사람이 너무 힘에 부치니까 수업을 즐겁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제가 계획한 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이거 빨리 끝내고 저거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지금 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중간에 끊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재밌는 거 더 계속 해도 되는데.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고 이것만 해보자, 하니까 아이들의 재밌는 대답이나 생각을 더 잘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지현

그런 경험은 처음에는 누구나 다 있는 것 같아요.

 

소똥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하신 분들도 힘을 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영랑

맞아요. 힘을 안 빼면 못 할 것 같아요. 하하.

혜진

지현님의 가장 자신다운 복장은 무엇인가요?


지현

저는 편안한 바지에, 블루 계열의 색깔을 좋아해요.

 

소똥

복장 중에서도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지현

저는 핏이요. 자기의 몸에 딱 맞는 옷. 예를 들어 바지 길이도 신발 위로 너무 올라가지 않고 땅에도 절대 닿지 않아야 해요.

 

일동

(웃음)

 

지현

티셔츠 길이도 너무 길지 않고, 딱 핏이 맞아야 하고요. 무난하게 옷을 입는 편인데도 그런 것들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입어요.

<핏이 중요한 지현과 퍼스널 컬러는 포기 못하는 영랑> 

👩‍🎨 예술을 통해 먹고살 만 하셨나요?

영랑

제가 최근에 놀란 게 미대 학비가 저렴하지 않은데, 남편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대 학비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학비가 그렇게 많이 차이 나지 않는데 사회에 나오면 월급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요. 그래서 굉장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체능은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가 있겠지만 그러면 학비를 좀 깎아주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재미있고 너무 좋아하지만 먹고 살기는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지현

목적 자체가 다르죠. 예술이라는 분야는 목적이 수익 창출이 아니잖아요. 돈을 벌려면 돈이 돌아야 하는데 이 판에서는 사실 돈을 벌 수 있는, 어떠한 잉여적인 가치를 생산해내지 못하니까요. 어렸을 때는 그런 걸 몰랐죠. 자본주의라든지, 경제라든지. 그냥 단순히 내가 하고 싶은, 즐기고 싶은 것들을 우선하면서 해왔는데 이제와서 보니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는 아니더라고요. 이 판이. 그렇죠?

 

영랑

맞아요. 너무 늦게 알았어.

 

지현

딜레마인 것 같아요. 본인 스스로의 만족이나 가치들을 추구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큰돈을 벌고 싶다면 떠나야죠. 본인이 어느 쪽에 가치를 둘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소똥

두 분은 스무 살, 또는 스무 살이 아니더라도 내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과거로 돌아간다면 다시 이 일을 선택하실 것 같나요? 저희가 인터뷰했던 한 팀이 다른 팀에게 궁금했던 질문이었어요.

 

영랑

저는 안 하고..

 

일동

하하하

 

영랑

저는 안 하고, 그 시간에 열심히 부동산 공부를 할 것 같아요. 와하하. 너무 솔직했나? 너무 솔직했어? (웃음) 그래서 부동산으로 조금 돈을 벌고 그다음에 마음 편하게 이런 일을 하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정말 걱정 없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자본주의? 좋을 것 같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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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하하. 너무 솔직했나?> 

지현

그런 것들을 미리 알았다면, 그렇죠. 같이 가져갈 수 있었겠죠. 그런데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해서) 이런 일을 아무도 안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영랑

그렇죠.

 

지현

되게 중요한 거니까, 삶에 있어서도. (그래서) 하는 건데,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아서 하는 것도 답은 아닌 것 같아요.

 

영랑

맞아요, 맞아요. 그래도 예술에 관련된 무언가를 했을 것 같긴 해요. 어딘가에 속해 있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삶을 아마 원했을 것 같아요.

 

지현

저는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공부는 또 하기 싫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때 내가 사회나, 경제, 돈의 흐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면 돈을 벌면서 미술을 했겠지?

🏡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가장 집이라고 느끼는 장소나 대상 또는 순간이 있나요?

영랑

제가 고양이를 12년째 키우고 있거든요. 자취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엄마랑 자주 싸우면서도 집에 붙어 있었어요. 얘를 데리고 나갔을 때 그 막막함을 감당 못할 것 같아서요. 제 방은 좁아도 되는데 고양이 방은 좁지 않았으면 싶었어요. 그러다가 결혼을 하면서 고양이를 데리고 나와서 그동안 못 해줬던 걸 많이 해줬어요. 스크래쳐도 더 많이 놔주고, 전용 베란다도 만들어주고요. 남편도 워낙 예뻐라 하니까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고양이가 달라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고양이가 없는 우리 집을 상상할 수가 없어요. 고양이와 남편, 저까지 셋이 소파에 뭉쳐 있는 그림이 가장 집 같아요. 그게 없다고 생각하면 막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영랑의 소중한 가족> 

지현

집. 집..

 

영랑

이제 재테크 아니야? (웃음)

 

일동

(웃음)

 

지현

제가 요즘 부동산 투자 공부를 하고 있어서.. 집이란, 자산?

 

영랑

인간적이야, 너무 솔직해. (웃음)

 

지현

집은 돈이다. 내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집에 사실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아요. 그냥 지금 현재 내가 쉴 수 있는 공간 정도로 생각하지, 내가 이 집에서의 어떠한 (의미를 두지 않고). 투자재다.

 

영랑

멋있다. (웃음)

 

그리니

이런 대답은 처음 들어봤어요. (웃음)

 

영랑

단체명은 예술작업실 도란인데 부동산 얘기만 계속 나와, 하하하.

 

지현

이거 포장해야 하는데, 하하. 예전에는 그런 생각 안 하긴 했는데, 시각 자체가 많이 바뀌었어요.

 

소똥

그런 생각 하시는데 이야기를 안 해주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 다음 생에는 이번 생과 다른 재능을 가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싶으신가요?

영랑

제가 느끼기에 저는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또박또박 귀에 쏙쏙 박히게 말씀하시는 분들 보면 너무 부러운 거예요. 그런 재능을 갖고 싶어요. 그런 사람들은 뭐라도 해낼 것 같아요.

 

지현

예술적인 것도 타고난 사람들이 있는 것 같긴 한데, 그래도 결국에는 그런 것보다도 끝까지 해내는 의지랄까, 집중력? 그런 게 있는 사람들은 어딜 가서도 성공하는 것 같아요. 예술적인 감각이 아니더라도 그런 의지,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만약 당신이 라잎스페이퍼의 진행자가 된다면 다음 팀에게 어떤 질문을 해 보고 싶나요?

영랑

왜 시작하게 되셨는지? 항상 그게 제일 궁금한 것 같아요. 문화예술교육을 접하게 된 계기나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 다를 것 같아서요.

 

지현

저는 최종적인 목표에 대한 거요. 왜 이 일을 계속하시는지.

 

소똥

지현님은 최종적인 목표가 있으실까요?

 

지현

저는 할 수 있는 한 아이들을 계속 만나고 싶은 게 이 일에서의 목표에요. 할 수 있는 만큼. 기회라는 것도 내가 만들 수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까지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 예술작업실 도란은 지금까지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나요?

영랑

그냥, 저희가 하는 프로그램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은 사람이 경험했으면 좋겠다, 하는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뭔가 예전에는 이런 인터뷰 하면 되게 멋진 말들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의미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현실적으로 뭔가 나를 포장하려고 하는 말들인 것 같아서. 그냥 지금처럼만 꾸준하게 우리는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꾸준히 이렇게 만나고 있어요> 
예술작업실 도란 인터뷰: 강·약·중강·약 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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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소똥, 예술작업실 도란
  • 녹취록 작성: 김도연
  • 장소: 예술플랫폼 꿈지락협동조합
  • 인터뷰 발행일: 202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