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라잎스페이퍼는 경기문화재단의 ‘난생처음꿈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8개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18개 단체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7월 9일부터 9월 17일까지 매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무용실에서. 미경, 윤희, 수민, 유정, 진진, 은재, 솔지>
블루댄스씨어터2: 사람은 몸으로 움직이는 신명을 누구나 갖고 있어요
  • 인터뷰이: 정유진, 진윤희, 방미경, 강수민, 가진진, 이은재, 신솔지
  • 인터뷰어: 충현, 소똥
  • 인터뷰 편집: 소똥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꽤 다양한 춤을 접했다. 봉산탈춤이며, 아프리카 댄스며, 쉽게 접할 수 없는 춤을 운이 좋게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박자에 맞춰 정해진 동작을 행하는 그 자체로 한껏 신이 난다.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해도 페스티벌에 놀러 가기만 하면 몸이 퍽퍽하고 뻣뻣해진다. 매번 다른 음악이 흘러나와도, 점프하면서 손을 하늘로 뻗는 동작만을 몇 시간 째 반복한다. 나의 신명을 이런 단순한 움직임으로만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신명을 더 드러내고 싶은데, 자꾸만 나의 움직임을 검열하게 된다. 잘 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데 말이다. 

몸이 잔뜩 굳어있을 때, 옆에서 같이 춤을 추자고 말을 건네는 이가 있으면 좋겠다. 사람은 몸으로 움직이는 신명을 누구나 갖고 있다고, 어떤 움직임이라도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블루댄스씨어터2처럼 말이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소똥-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정유진
블루댄스씨어터2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블루댄스씨어터는 단국대학교 무용학과 동문 졸업생들이 모인 독립단체에요. 블루댄스씨어터1, 블루댄스씨어터2, 연구소, 3가지로 분리되어 있어요. 다양한 상황에 맞게 공유하면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블루댄스씨어터1은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블루댄스씨어터2는 경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다양한 활동을 다양한 지역에서 할 수 있게끔 영역을 나누었어요. 블루댄스씨어터라는 단체 활동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분류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여기 함께 있는 정단원들을 주축으로 문화예술교육을 공부하고 시도하고 있는 단계에요

충현
함께 있는 7명의 단원은 블루댄스씨어터1과 블루댄스씨어터2의 구분 없이 정식단원이신 건가요?
 
진윤희
. 블루댄스씨어터라는 단체 속에서 구분 없이 같이 활동하고 있어요. 저는 호크마댄스씨어터라는 개인 단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경기문화재단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우수단체라는 타이틀 아래 많은 활동을 했고, 작년에는 경기문화재단 컨설턴트 역할도 했어요. 5년정도 활동하면서 이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걸 나누는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문화예술교육 영역에서 이제 시작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예술 방향을 모색하고, 지원사격 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방미경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방미경이라고 합니다. 문화예술교육 쪽으로는 블루댄스씨어터2라는 단체가 만들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아서, 진윤희 대표님이 알려주시는 내용들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려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을 주제로 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요.
 
강수민
사무간사를 맡고 있습니다. 작년 경기문화재단 꿈다락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해봤어요. 그 경험을 토대로 교육의 가치관을 보완하고 있어요. 난생처음꿈지 사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가진진
가진진입니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해서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충현
다들 무용을 전공하신거죠?
 
진윤희
. 다들 현대무용을 전공했어요.
 
이은재
이은재라고 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은 이번에 처음 경험하는 중이에요. 일반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 프로그램을 연구해보고 싶어요.
 
충현
재미있게 보셨던 거나 좋았던 프로그램이 있나요?
 
이은재
유투브에서 플래시몹 영상을 많이 봤어요.
 
충현
저도 플래시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플래시몹은 지금도 많이 하나요?
 
진윤희
코로나 때문에 거리공연과 관련한 모든 것이 어려워요. 답답함이 커요. 무용은 함께 주고받는 에너지 때문에 춤을 추는 건데... 이 에너지가 해소되지 않아요.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건 정말 최악인 것 같아요.
 
충현
현장에서 주고받는 에너지가 진짜 중요한데 그것이 오고갈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실 것 같아요.
 
신솔지
저도 이제 문화예술교육에 입문하는 단계이고,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많이 배우고 있어요. 꿈지를 통해 처음 경험해봤는데 흥미가 생겨서 더 공부해보고 싶더라고요. 장애와 관련해서 연구해보려 해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이나 무용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어울림이라는 키워드로 무용의 대중화를 지향한다고 하셨습니다. 현대무용을 처음 접하더라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함께 즐기는 춤을 추구하시는데, 춤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장벽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함께 즐기는 춤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정유진
우리 단체는 함께 춤을 추기 위해 마음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만약 지금 이 자리에서 막춤 추라고 했을 때 추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제가 다른 커뮤니티 댄스학교의 프로그램을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저 빼고 다 춤을 추더라고요. 나는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내가 마음이 닫힌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저 사람들은 누가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고 내 마음을 스스럼없이 표현하는데, 나도 저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블루댄스씨어터2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진윤희
일반인들이 느끼는 장벽이 있잖아요? 춤은 뭔가를 배워야 할 것 같고, 내가 출 때는 잘못 추고 있는 것 같고. 움직임을 생각할 때도 똑같아요. 배워야 할 것 같고, 유연한 웨이브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말을 할 때 나오는 몸짓이 있어요. 지금 저도 몸짓과 함께 말을 하고 있어요. 이것도 움직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혼을 빼는 수업을 많이 해요. ‘와서 걸으세요. 같이 달릴게요.’ 말하고 사람들이 걷거나 달릴 때 일부러 어깨를 치거나 팔짱을 끼거나 그래요.
 
충현
시비를 거는 걸까요? (웃음)
 
진윤희
시비가 아니라 같이 놀자는 거죠. 제가 같이 손잡고 가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손뼉도 치고, 손도 잡고, 어깨도 툭 치고, 그렇게 5분에서 10분정도 사람들의 혼을 빼놔요. 혼을 빼면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요. 사람은 몸으로 움직이는 신명을 누구나 갖고 있어요. 저는 모든 사람이 춤을 추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들에게 머리를 넘기고 커피를 마시는 모든 것이 움직임이고 춤을 추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 난생처음꿈지를 통해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떨 때 배웠다고 느끼나요?
정유진
진윤희 선생님이 운영하는 호크마댄스씨어터에 초대를 받아서 스튜디오를 간 적이 있어요. 아무 설명을 듣지 못한 채로 갔어요. 일반인들, 가족들, 아이들이 어우러져서 뭔가 하고 있더라고요. 관객의 입장에서 봤을 때 따뜻하다고 느꼈어요. 그게 저의 문화예술교육 첫 이미지였어요. 시간이 흘러서 내가 문화예술교육을 했을 때 무엇을 하고 싶을까? 그때 느낌이나 눈으로 보았던 것들, 아이들과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어우러지는 활동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이번 난생처음꿈지 교육프로그램의 키워드를 문화예술교육을 처음 느꼈던 이미지로 접근했어요. 공원에서 가족들이 함께 놀며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게 취지였는데, 공원에서 1차시를 진행한 이후에는 코로나 때문에 취지가 완전히 바뀌었어요. 비대면이지만 함께 소통하고, 또 다른 나를 알아가는 것에 목표를 두었어요. 그러기 위해 다양한 소도구를 만들며 참여자들에게 배달하기도 했어요.
 
충현
몇 회차로 진행하나요? 이 경험을 통해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정유진
교육프로그램은 5회차로 진행하려고 하고요. 이 수업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달하고 싶어요. 자기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방법을 알려줘요. 소도구를 이용해 표현하는 방법을 끌어내는 걸 중점을 두고 있어요.  

<이번 교육프로그램의 키워드인 가족과 풍선>
정유진
3회차까지 진행하고 회의를 했어요. 팀원들이 각자 뭐가 제일 재미있었는지 공유했을 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고 했어요. 서로의 마음을 끌어내며 소통하는 게 이 교육의 큰 목표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시간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또 다른 나를 알아가는 시간으로 방향을 다시 설정했어요.
 
충현
줌으로 진행했을 때 마음을 열게 하는 행위가 너무 어렵다고요. 5회차로 그게 가능한가요?
 
정유진
시간과 상관없이 대화의 방법에 따라서 분위기나 마음을 여는 속도가 다르더라고요. 방법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저희가 질문을 많이 해요.  

<엄마의 손을 잡고,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
진윤희
문화예술교육에서 무용은 즉흥 수업에 가까워요. 수업 할 때 리드하는 사람이 정말 말을 많이 해야 해요. 진행하는 사람이 몇 마디 말을 했다고 마음이 열리지 않아요. 진행하는 사람과 수강생의 공감 지점이 분명 있을 텐데, 그걸 모르기 때문에 계속 던지는 거예요. 즉흥 수업의 기본은 수강하는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게 마구마구 던져야 해요. 문화예술교육은 모의수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목숨처럼 해왔어요. 사실 모의 수업이 돈이 책정된 건 아니잖아요. 돈이 책정되어있지 않아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건, 피드백을 확실히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뭐가 좋고 재미있는지 느끼는 것부터 수업이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지금 시작하는 단원들이 정말 잘하고 있어요.
 
충현
은재님과 솔지님은 어느 순간에 배웠다고 느끼나요?

이은재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프로그램하면서 느꼈어요. 수업이 아니더라도 일상에서도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신솔지
두 가지 순간이 있어요. 하나는 위기 대처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낄 때에요.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대처를 잘하게 되는 그 순간에 배웠다고 느껴요. 다른 하나는, 같은 상황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걸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의연하게 대처할 때에요.
 
충현
최근에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신솔지
매 순간인 것 같아요. (웃음)
 
충현
의연하게 넘기셨네요. (웃음)
 
방미경
난생처음꿈지를 진행하면서 제일 크게 느꼈던 건, 저는 아직 일반인들이 쉽게 움직이는 걸 직접 보지 못했어요. 말로만 사람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게 진짜 어려워요. 저희가 만든 소도구들이 사람들에게 움직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어요. 어떻게 하면 움직일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움직이게 한 것 같아요. 소도구들이 큰 역할을 했어요.

충현
툴을 개발하면서 움직임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강사의 역할이겠네요.

<블루댄스씨어터2에서 직접 제작한 움직임카드>
정유진
윤희 선생님과 일상적인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재미있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만담을 주고받듯이 이상한 이야기를 계속해요.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해도 결국 지점을 찾아가더라고요.
 
진윤희
건 프로젝트라는 프로젝트를 하나 기획하고 있어요. 무언의 007빵 게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카페에서 이야기를 주고받아서 시뮬레이션을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정유진
카페에서 서로 총 쏘고 그랬어요. 총을 맞았는데 바로 죽는 사람도 있고, 좀비같이 죽는 사람도 있고, 영화 주인공처럼 버티고 버티다 죽는 사람도 있고.
 
충현
시뮬레이션은 다 같이 해보셨어요?
 
정유진
윤희 선생님하고만 했어요. (웃음) 즉흥적으로 했어요. 체계적인 과정보다는, 이야기하면서 그때그때 만들어내고 심화시켜요.

충현
모든 움직임으로 소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윤희
일반인들이 무용은 무조건 배워야 한다는 생각, 특별하고 날씬한 사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어졌으면 좋겠고, 없어질 때까지 문화예술교육을 하려고 해요. 저희의 키워드 중 누구나라는 키워드는 그런 의미에요
💭 말이나 글로 자신을 표현하며 소통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낯설고 어려운 것 같아요. 몸으로 자신을 표현하며 다른 이들과 소통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들의 가장 즐겨 사용하는 몸의 표현도 궁금합니다.

<블루댄스씨어터2에서 직접 제작한 소도구>
충현
몸을 안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몸을 새롭게 움직이는 경험이 어색한 경험인데, 반대로 무용을 하다 보면 몸이 예민해질 것 같아요. 그런 부분도 궁금해요.
 
방미경
조금이라도 아플 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났을 때 어깨가 뻐근하면 어제 좀 무리했나 생각해보게 되고, 무릎이 아프면 비가 오려나 생각하고... (웃음) 개인적으로 춤을 출 때 많이 사용하는 부위는, 콤플렉스인 부위거나 정말 자신감 있는 부위인 것 같아요. 어깨 말린 게 콤플렉스인데 이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어깨로만 춤을 춘 적도 있어요.
 
충현
자신감 있거나, 콤플렉스인 몸의 부위를 사용하는 연습을 하는 걸까요?

진윤희
보통 오른손잡이는 몸의 오른쪽을 많이 사용해요. 다리를 들어도 골반 형태에 따라 잘 들리고 덜 들리는 다리가 있어요. 몸의 근육이 좌우로 균일하지 않거든요.
 
진윤희
약한 친구들은 아무리 잘 훈련하고 치료해도 한번 다친 곳을 계속 다쳐요.
 
충현
축구를 좋아하는데, 축구를 할 때마다 발목이 계속 다치더라고요.
 
진윤희
그 쪽이 약한 거예요. 지금 눈으로 봐도 약해 보여요. (웃음) 발목이 가느시잖아요.
 
충현
그게 보여요? 신기하네요. 발목을 숨기고 올 걸 그랬어요. 부끄럽네요. (웃음)
 
진윤희
무용을 오래 하다 보니 사람들을 보면 사람의 체형을 봐요. 그렇게 안 보고 싶어도 보게 되더라고요. 직업병이에요. 똑같은 작품을 해도 사람들의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작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질문지를 보았을 때 두 분이 춤이나 움직임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충현
이번 질문은 소똥이 준비했어요. 소똥이 춤추는 걸 재미있어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잘 춰요. 탈춤도 추고 선미의 가시나도 췄어요.
 
소똥
여기서 그렇게 말하면 민망하잖아. (웃음) 춤 추는 것에 관심은 있어요.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춤이 아니더라도 사람마다 말할 때 튀어나오는 제스쳐가 있잖아요. 사람마다의 고유한 제스쳐가 분명 있는데, 그 움직임이 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재미있기도 하고요. 각자 표현하는 움직임이 궁금해서 질문을 준비했어요.
 
가진진
이렇게 앉아있는 시간이 많으면 움직일 때 더 버거워요. 춤을 추면 텐션을 높여야 하는데, 하루 종일 앉아있는 시간이 많게 되면 텐션을 다시 끌어오기가 어려워요.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제 몸을 좋아해요. 제 몸이 이쁘다고 생각해요. (웃음) 제 몸을 보는 걸 많이 하는 편이에요.
 
강수민
운동을 하고 바로 앉으면 엉덩이가 커진다는 이야기를 고등학교 때부터 들어왔어요.
 
충현
왜 엉덩이가 커져요?
 
진윤희
인절미 떡 찧는 걸 생각하시면 돼요. 운동해서 근육을 쫀쫀하게 만들었는데 앉으면 쫙 그 근육이 쫙 퍼진다고 해서 무용선생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힘들면 옆으로 기대거나 엎드리라고 해요.
 
강수민
그걸 느낀 적이 한 번 있어요. 그 이후로 운동한 이후에는 잘 안 앉으려고 해요. (다양한 자세를 보여준다)
 
진윤희
선생님들에게 많이 혼나서 그런 걸 거야. (웃음) 그래서 학생들이 많이 기대고 엎드리고 그래요

<다리가 엄청 긴 수민>
강수민
몸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저는 체형이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다리가 엄청 길어요. 저한테는 콤플렉스일 때가 있어요. 몸을 낮춰야 할 때 스스로 낮췄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볼 때는 안 낮춰져 보이고, 저는 플로어를 할 때도 버거워 보여요.
 
충현
플로어가 뭐예요?
 
진윤희
바닥에서 동작을 하는 거예요. 바닥에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요. 다리가 긴 친구들은 힘들어하더라고요. 빠르지 못해요.
 
강수민
빠른 걸 좋아해서 빠르게 하고 싶다 보니까 움직임이 빨라졌어요. 속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재미있어해서 박자를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콤플렉스를 아직 보완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볼 때는 이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용을 하기에는... (웃음)
 
충현
무용을 하면서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건 엄청 중요할 것 같아요
💭 가장 당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인터뷰를 위해 대부분 무용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온 블루댄스씨어터2 단원들>
진윤희
저 다운 옷은 연습복이에요. 쇼핑하러 가도 눈에 띄는 건 체육복이에요. 예쁜 옷을 사려고 마음먹어도 결국 무용복을 사더라고요. 츄리닝 바지만 너무 많아요. 뇌의 구조가 무용 외에 없어요. (웃음)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사복을 입었어요. 보통은 수업할 일이 많아서 무용복을 입고 하루를 보내요.
 
방미경
다 같은 대답일 것 같아요. 사복을 입으면 연습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 친구들이 어디 가냐고 물어봐요. 연습복 위주로만 입는데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나름의 옷을 입고 왔어요.
 
충현
가장 애정하는 무용복이 있나요?
 
방미경
바지 재질을 많이 신경 써요. 바스락거리는 비닐 재질의 바지를 입어야 슬라이딩할 때 가볍게 움직일 수 있어요. 바지는 남자 운동복을 사서 허리를 수선해요. 시중에 파는 여자 운동복은 움직일 때 답답한 감이 있어요. 다리를 다 프리하게 만들어주는 넉넉한 남자 바지를 찾게 되더라고요.
 
가진진
저는 핏한 걸 좋아해요. 오늘 입고 온 이런 형식의 옷을 좋아해요. 보통 상의를 붙게 입으면 하의는 펑퍼짐하게 입고, 아래를 붙게 입으면 상의를 루즈하게 입는 편이에요. 오늘은 저 다운 옷을 입고 온 것 같아요.
 
강수민
무채색 옷을 좋아했는데, 오늘은 밝은 톤의 옷을 입고 왔어요. 요즘은 이런 톤을 좋아하려고 해요. 제일 저 다운 옷은 다리가 보일 수 있는 옷이에요. 청바지나 반바지. 무용복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입어요. 상의는 브이넥을 좋아해요.
 
충현
발에 붙인 밴드는 혹시 연습하다가 다친 걸까요?
 
강수민
.. 이거는 자다가 침대에 부딪혀서. (웃음)
 
장유진
저는 티가 바지 밖으로 나와 있는 걸 못 봐요. 무조건 티를 바지 안으로 집어넣어요. 그게 마음이 편해요. 옷이 바지 밖으로 나와 있으면 불편하고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집어넣어야 해요.
 
진윤희
오래된 연습복이 많아요.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된 옷들도 많아요. 오래된 옷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나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오늘 입은 상의도 2000년도 초반에 산 옷이에요. 오래된 것들에서 오는 편안함이 익숙하고 좋아요. 새 옷을 산다 한들 손이 오래된 옷을 찾더라고요. 사람이 오래돼서 그런가. (웃음)
 
이은재
저는 오늘 입은 옷은 저와 정말 어울리지 않아요. 인터뷰가 아니면 절대 입지 않았을 옷이에요. 제가 가진 옷 중에 가장 밝고 샤랄라한 옷이에요. 평소에는 무채색 옷이나 연습복만 입어요. 다 똑같아 보이는 연습복에도 최애조합이 있어요. 달라붙는 상의에 펑퍼짐한 바지

<블랙을 좋아하는 솔지. 솔지의 연습복 원칙은 배바지와 유니클로 양말>
신솔지
연습복을 입을 때 원칙이 있어요. 반바지를 입으면 양말을 절대 벗지 않아요.
 
단원들
왜인지 알 것 같아요. (웃음)

신솔지
반바지를 입었는데 양말이 없으면 모양이 이상해요. 진짜 춤 못 춰 보여요. (웃음) 유니클로 양말을 한껏 끌어 올려야 해요. 그리고 연습할 때 티를 절대 밖으로 못 빼요. 무조건 배바지와 유니클로 양말. 이게 원칙이에요.
 
충현
나중에 무용을 배울 일이 있다면 무조건 유니클로 양말을 신어야겠어요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유진
먹는 거는 결혼 전후로 많이 바뀌었어요. 결혼 전에는 복 없게 먹는다고 많이 들었어요결혼 후에 사람이 바뀌었어요원래는 사람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감정에 따라 먹는 게 달라지는 것 같아요기분이 좋으면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고기분이 안 좋거나 입맛이 없다면 매운 거 먹고 싶고먹는 것에 대한 행복이 결혼하며 생겼어요.
 
진윤희
저도 관심이 없어요. 그렇다고 민감하게 생각하지도 않아요. 최근에 다이어트를 하기는 했어요. 출산한 이후에는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며 지냈는데, 저는 무용하는 사람이면서도, 몸으로 보여지는 지도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출산 이후로 관리를 했어요.
   
방미경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어본 적이 없어요. 대학을 다니면서는 자취하면서 배달음식을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일하면서는 먹는 걸 귀찮아하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커피 3-4잔으로 버티고, 일이 다 끝나면 그때 밥을 먹어요. 그게 더 살찌거든요. 일정에 따라 먹는 게 달라져요. 군것질을 식사 대용으로 해요. 운전하면서 주워 먹을 수 있는 게 제 주식이에요.
 
가진진
원래도 먹는 걸 좋아했는데, 무용하면서는 살을 빼야 하니까 먹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 기회가 생겼을 때 먹을 수 있을 만큼 먹어야 해서 양이 늘더라고요. 그만 먹고 싶어도 내일부터 못 먹으니까 하나라도 더 먹는 강박이 생기더라고요. 최근에 많이 고쳤어요. 이제는 1인분으로도 만족해요.
 
진윤희
무용하는 친구들이 식탐이 있는 것 같아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하니까요.
 
강수민
군것질은 안 좋아하고요, 밥은 쌀을 먹어야 해요. 세끼를 먹었는데 요즘은 두 끼를 먹으려고 노력해요. 아침은 과일로 먹더라도 한 끼는 무조건 쌀을 먹어야 해요. 그래야 힘이 나고 배부른 게 오래 지속되더라고요. 쌀이 입에 안 들어오면 자면서 생각해요. 아 오늘 밥을 안 먹었네.. 내일 먹어야지..
💭 밥을 먹으며, 술과 커피를 마시며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 주제가 무엇인가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무용실>
정유진
선생님들끼리는 일상적인 이야기나 학생들 이야기 많이 해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요. 학생들하고 같이 있을 때는 처음에 파이팅하자고 마음먹어도, 잔소리가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충현
단원들이 유진님이랑 같이 밥을 안 먹고 싶겠어요. (웃음)
 
정유진
싫을 거예요. 저도 학생들하고 일상적인 이야기 하고 싶어요. 실제로 안하는 것도 아니고요. 마음은 그렇게 먹고 와요. 여행 이야기도 하고 연애 이야기도 해보자 생각해도, 만나면 일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게 되더라고요.
 
정유진
나이대별로 겪었던 게 있는데, 학교 다닐 때는 나의 이야기를 못하게 하는 게 싫었어요. 그럼에도 회의를 할 때 리드하는 사람, 악역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하고 윤희 선생님없이, 친구들끼리 있을 때는 다를 수 있어요. 저하고 윤희 선생님 없을 때 이야기 해주세요. (웃음)
 
강수민
우리 뭐해야 되지? 그런 이야기 많이 해요
💭 블루댄스씨어터2의 하반기 계획이 궁금합니다. 
정유진
공연이 3~4개 잡혀있어요. 하반기 때는 대외적인 무용전공 공연이 있고 정기 공연이 내년 초에 잡혀있어요. 난생처음꿈지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기업강의 의뢰가 들어왔는데 준비가 안 되서 못한 것도 있었어요. 문화예술교육, 기업강의, 공연, 영상제작 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윤희
얼마 전에 같이 문화예술교육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자기의 관심 있는 키워드에 대해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지려해요. 그러면 자기의 전문분야가 생기기도 하고요. 그 기초 작업을 하고 있어요.  
💭 마지막으로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진윤희
작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꿈다락 사업이 올 스톱이 되어버렸거든요. 컨설턴트의 역할로 다른 단체들을 만날 때마다 이 비대면 상황에서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지 저에게 물어보는데, 사실 이 상황에 대한 정답은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거든요. 지금이 신생 단체가 우수 단체로 성장해갈 수 있는 기회의 시기라고 생각해요. 단체들이 조금만이라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재미있는 꺼리들이 많을텐데, 단체들과 소통하는 장이 없어서 항상 아쉬워했어요. 성과공유회같은 자리가 아니라 수다의 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찰칵>
블루댄스씨어터2: 사람은 몸으로 움직이는 신명을 누구나 갖고 있어요. 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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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기획: 청년협동조합 뒷북 @doitbuk_official
  • 인터뷰 참여: 블루댄스씨어터2 
  • 사진: 소똥, 블루댄스씨어터2
  • 장소: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무용실
  • 인터뷰 발행일: 2021.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