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포인트의 그때투자
쫌아는기자들

옆집 스타트업의 숟가락 숫자는 몇 개일까요. 대신 알아봐드립니다.

스마트폰에서 레터 볼 때 '웹보기'를 누르시면 조금 더 편합니다. click!

Season 10 | 내이루리 | 블루포인트파트너스 | Nov 8

쫌아는기자들 로고 이미지
타이틀 이미지 테스트

전태영 블루포인트 심사역

타이틀 이미지 테스트
[그때투자] 내이루리, 준비 안된 초고령사회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다.
@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노인 빈곤율, 노인자살률이 압도적으로 1위인 국가에 해당한다. 매년 3천명이 넘는 노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우리 모두가 한 번 쯤은 이러한 문제들을 들어봤고, 인지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다. 정책적인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20.6%를 넘을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향후 이러한 노인문제로 인해 발생할 타격은 상상을 초월하며,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2년 전 가을, 한국의 노인 소외와 자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내이루리’ 라는 대학생 창업팀을 처음 만났다. 약 200만명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를 통해 다른 노인문제들을 크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 이러한 주장을 들었을 때 들었던 생각은 ‘과연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해도 그 규모가 얼마나 클까?’ 였다. 하지만 내이루리 팀의 관점은 달랐다. 시니어도 어찌저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시니어이기에 더 적합한 일자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팀은 그 첫 번째 일자리 시장을 ‘물류(정기배송)’ 영역 에서 찾아냈다. 
내이루리 서비스 모습 /내이루리
정기배송의 문제를 파고들다

 물품을 반복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제거하여,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구독 모델’이 보편화되면서, 물류에서는 ‘정기배송’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샐러드/점심 도시락 구독 등의 정기배송은 일반배송(일회성 배송)과 다르게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도착해야하며, 고정된 루트를 반복적으로 이동하고, 10~200인분의 중형이상의 화물을 취급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들에 반해, 정기배송에 특화된 전문 물류서비스는 부재하여, F&B업체들은 다양한 문제들을 겪고 있다. 가령, 다인분의 물류를 기존 서비스로 배송하게 되면, 여러 퀵(오토바이)으로 나눠서 배송해야 하기에 배송료가 이중, 삼중으로 부과된다. 

 또한, 실시간으로 배차되는 이륜 배달 서비스는 물류집중 시간이나 기상환경에 따라 배차 보장이 불가능하다. 4륜차를 활용한 퀵 서비스 업체들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마찬가지로 배차를 100% 보장해주지 못한다. 급작스레 배송원의 사유로 배송을 취소하거나, 정시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 책임은 고스란히 F&B업체에서 떠맡게 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지원부에 따르면, 배차 지연율은 약 30%에 달한다. 아직 F&B 업체들은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현재 배차가 가능한 퀵서비스나 화물운송서비스를 찾아 아웃소싱하고, 그럼에도 소화해야 할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때문에 인하우스에 배송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두 방법 모두 비용-효율적인 관점에서 여실히 문제가 존재한다.
 
 내이루리 팀은 이러한 문제들을 시니어 배송원의 정기배송 전문대행 서비스로 해결한다. 정규직 배송원을 고정배차 하는 방식으로 배차율은 100%를 보장하며, 타 지역구로 배송하더라도 추가운임이 발생하지 않고, 정부의 시니어 고용지원금(월 40만원)을 활용하여 경쟁사 대비 30% 저렴한 가격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F&B 업체의 입장에서는, 본질적인 업무인 음식의 조리 및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내이루리 서비스 모습 /내이루리
시니어 배송원의 근속률 90%

 그렇다면, 시니어들은 이 업무에 대해 만족할까? 시니어 분들의 직업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쉽게 배울 수 있는 일인지, 너무 장시간 근무하지 않아도 되는 지 여부이다. 대다수의 시니어분들은 운전에 큰 어려움이 없고, 매 번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 물품을 배달하다 보니 업무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면에서 크게 만족한다. 또한, 적게는 3시간부터 많게는 9시간까지 원하는 업무시간만큼 일할 수 있는 조건으로 계약한다는 점에서도 만족도가 높다. 우려할 수 있는 육체적인 노동강도의 측면에서도 배송카트가 내장된 차량을 제공하기에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강도의 업무에 해당한다. 실제로 사업 개시 후 2년간 시니어 배송원의 근속률은 꾸준히 90%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에서 얼마나 시니어들이 만족하는 일자리인지 확인할 수 있다.

 블루포인트는 정기배송 영역에서의 명확한 문제정의,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시니어 일자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노인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한 일념으로 뭉친 팀의 비전을 토대로 시드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투자 이후, 빠른 속도로 여러 F&B 업체들이 서비스의 가치를 느껴 고객사로 전환되었고, 중소 업체를 포함해 현대그린푸드, GS리테일 등의 대기업 고객사들도 확보해 현재 누적 250만인분의 배송을 진행할 만큼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시니어 배송원 수는 70명을 넘어섰고, 현재 연 매출 13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을 토대로 22년 말 Pre-A 라운드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고, 블루포인트는 다시 한 번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다. 
내이루리 배송 중인 시니어 배송원  /내이루리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는다

 내이루리의 정현강 대표와 팀원들은 아직 물류(정기배송) 영역에서 훨씬 더 많은 노인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음에 확신한다. 실제로 처음 타겟으로 설정했던 샐러드/점심 구독시장 외에도, 정기 납품, 야구르트, 세탁, 식기, 의약품, 자판기까지 훨씬 더 큰 시장에서 보다 정기배송에 특화된 배송 시스템을 원하고 있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중에 있다. 작년 선정된 TIPS 연구개발을 통해 배송 정보가 입력됨과 동시에 적합한 배송원이 선별되고, 적절한 동선을 배정받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15초 이내로 줄일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또한, 고객사별로 대시보드와 지도를 활용해 배송 스케줄, 물품 상태, 배송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트랙킹 할 수 있는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를 완성했다. 시니어 분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UX로 구성된 배송원 전용 App또한 개발하여, 실제 배송현장에서 활용중이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시니어가 된다.  ‘먼 훗날 내일의 우리’ 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뜻으로 팀명도 ‘내이루리’ 로 정했다고 한다. 생계 유지가 목적이든, 시간을 주체적으로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목적이든 간에 노인 일자리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명적인 과제이다. 지금은 적어도 70여 명의 인생을 더욱 풍족하게 만들고 있는 내이루리 팀이 만들어 갈 머지않은 미래에는 그 어떤 소외도, 결핍도, 고립도 없는 보다 건강한 세상을 기대한다.
정현강 내이루리 대표 /더나은미래
부끄럽지 않은 글 쓰겠습니다. 콘텐츠가 괜찮다 싶으면, 지인에게도 널리 알려주세요. 페북과 트윗도요.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주 3회 보내는 유료멤버십입니다.

Copyright@ 2021 쫌아는기자들 All Rights Reserved   
가입 해지이 버튼을 누르시면 됩니다.
※구독 해지 및 기타 문의는 startup@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