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에디터 새벽입니다😊 우리는 잘 쉬고 있는 걸까요? 어느 날 친구가 그랬어요. 너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 같다고. 그것은 어쩌면 ‘나’라는 자아가 쉴만한 곳이 없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저에게 휴식은 몽롱한 잠처럼 현실의 것들이 개입하지 않고 나른하고 선선한 감각이에요. 한번 속을 깨끗하게 비워내면, 그 안에서 자아가 쉬다가 현실로 돌아가게 도와주지요. 

불만족의 원인은 충실하게 사는 사이에 자연과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출근길에 보는 가로수들만으로는 충족되지 않았고 더 깊은 교감이 필요했어요. 우리는 산, 바다, 동물, 식물들과 함께 있을 때 이유 모를 안정감을 느끼지요. 캠핑을 가거나 산책을 하며 물멍, 불멍을 하거나 관련 영상을 틀어 놓고 보기도 해요. 이렇게 자연과 교감하려는 욕구를 ‘바이오필리아’라고 합니다.

바이오필리아는 처음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이 생명과 있는 것, 혹은 생명과 관련된 것에 끌리는 심리적 성향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어요. 그 후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책 <바이오필리아>를 통해 이 가설을 주장하였는데, 제가 파악한 핵심은 우리가 자연과 친밀해지려는 경향을 만족시키지 못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거예요.

요즘 알 수 없는 스트레스로 괴롭다면, 작은 화면 속 콘텐츠 대신 내 시야 바깥의 자연을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처음 바이오필리아를 느낀 건 전남 담양에 있는 정원 ‘소쇄원’에서였어요. 관광객들이 하나둘 들어와서 사진을 찍고 나가는 가운데, 전 혼자 마루에 앉아 멍하니 물 흐르는 소리를 듣고 바람에 나뭇잎들이 비벼지는 것을 보았지요. 손끝이 아주 차가워질 때까지 머무르던 그때 정신을 차리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있더라고요.

2. 강: 안양천의 산책로 (혹은 동네의 하천)
산책로마다 놓여있는 벤치. 이곳에 가만히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셔보세요. 윤슬이 반짝거리는 물을 바라보다 보면, 가만히 웃음이 나올 거예요.

저는 최근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 중인 정경선 조경가님의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전시를 보고 왔어요. 바이오필리아를 전국 곳곳에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신 인생의 역사가 참 멋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