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나 뉴스레터 vol.9] 300개의 공부 DM이 말하는 것
제 릴스가 바이럴 되면서 며칠 사이 아이들에게서 약 300개의 DM이 왔습니다.
전부 공부 고민이었어요.
대한민국에서 '공부'는 여전히 가장 뜨거운 주제입니다.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아이들이 보내온 DM을 100% 다 믿을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 입장이니까요.
전후 맥락 없이, 자기가 느낀 감정 위주로 쓴 이야기들이거든요.
"저는 꽤 공부를 잘하는 편이에요." → 최상위권이라는 거야? "학원 선생님이 저를 무시해요." → 구체적으로 어떻게? "엄마가 공부만 강요해요." → 정말 '공부만' 강요하니? "제 꿈은 제빵사인데 반대해요." → 그 꿈의 간절함을, 정말 보여줬어?
그렇지만요.
그럼에도 저는 아이들에게, 아이들 입장에서 제대로 된 설명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부모님이 하셔야 해요.
아이들이 보내온 고민들 (일부)
-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안 나와서 공부법을 고민하는 아이
- 부모님 기대에 못 미칠까 봐 번아웃이 온 아이
- 과도한 감시와 압박에 시달리는 아이
- 집안 형편 때문에 가고 싶은 학원을 말하지 못하는 아이
- 특정 점수를 넘지 못하면 폭력을 당하는 아이
- 꿈은 확실한데 "일단 공부부터"라는 말만 듣는 아이
- 과정은 안 봐주고 결과만 보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
"공부 안 하면 끝이야"라는 말의 역효과
많은 부모님들이 이렇게 말씀하시죠.
"공부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한다." "공부밖에 살 길이 없어."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말만 반복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은 그 말 듣고, 공부 안 하고 공부하는 척합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왜'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저 "해야 한다"는 강요만 들으면, 아이들은 부모님을 피하는 법, 거짓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공부를 배우는 게 아니라요.
"무조건 공부"도 답이 아닙니다
요즘 세상은 우리 때와 다릅니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회사 들어가면 평생 안정적? 그런 공식은 이미 무너졌어요.
아이들도 그걸 압니다.
주변을 봐도, 유튜브를 봐도, 공부 안 하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보이거든요.
부모님이 "공부만이 답이야"라고 하면,
아이들은 '부모님은 세상을 모르는구나'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에게 '왜'를 설명해주세요. 세상을, 삶을 빗대어 이야기해주세요.
"공부 안 하면 안 돼"가 아니라, "공부를 하면 이런 게 가능해"를 보여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왜 수학을 배워요?" → "수학 자체를 쓸 일은 별로 없어. 하지만 수학을 하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거야. 복잡한 문제를 단계별로 해결하는 법. 이건 네가 무슨 일을 하든 평생 쓰는 능력이야."
"공부 말고 제빵사가 되고 싶어요" → "좋아. 그런데 진짜 제빵사가 되고 싶으면, 지금 뭘 하고 있어? 레시피 따라 해봤어? 빵집 아르바이트라도 해봤어? 진짜 원하면 행동으로 보여줘. 그리고 내 가게를 차리려면 경영도 알아야 하고 마케팅도 알아야 해. 그것도 다 공부야."
"공부해도 성적이 안 올라요" → "그럼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 지금 공부법이 너한테 안 맞는 걸 수도 있어. 성적이 안 오르는 건 네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방법을 아직 못 찾은 거야."
아이들이 공부를 하려면,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공부 안 하면 안 돼"는 목표가 아닙니다. 공포예요. "좋은 대학 가"도 너무 멀고 막연합니다.
진짜 목표는 이런 겁니다.
"나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 그러려면 프로그래밍을 알아야 하고, 프로그래밍을 잘하려면 수학을 알아야 해. 그래서 지금 수학 공부를 하는 거야."
이렇게, 아이 스스로 '내가 왜 이걸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부모님이 해주실 일은, 아이가 그 연결고리를 찾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아이의 꿈이 터무니없어 보인다면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유튜버가 되고 싶어요"
무조건 "안 돼"라고 하지 마세요.
함께 관련 영상을 찾아보세요. 실제 그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실패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물어보세요. "그래도 하고 싶어? 그럼 지금 뭐 하고 있어?"
진짜 간절한 아이라면, 이미 뭔가를 하고 있을 겁니다.
만약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면, 그건 '꿈'이 아니라 '막연한 동경'일 뿐입니다.
아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 다릅니다
우리 세대는 "부모님 고생하시는데 나라도 잘해야지"였지만,
요즘 아이들 눈에는 부모님의 삶이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엄마 아빠를 위해서"라는 말은 통하지 않아요.
대신 이렇게 말해주세요.
"이건 너를 위한 거야." "네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거야."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부모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부 안 하면 안 돼" 대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세요.
"공부만이 살 길" 대신, "공부를 하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아져"라고 말해주세요. "왜 이것밖에 못 해?" 대신, "같이 방법 찾아볼까?"라고 말해주세요.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을 듣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면, 듣는 척만 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아이와 대화하세요.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아이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그게 부모님이 해주실 수 있는 가장 큰 공부입니다.
공부 이야기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 함께 힘내 보아요.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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