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11.15 | 677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미라클러님 안녕하세요! 가끔 독자님들께서 저에게 ‘미라클레터’의 주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지 질문하시는데요. 저는 깨어있는 시간이면 항상 어떤 내용의 미라클레터를 쓸지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낸답니다. 이건 뉴스레터뿐 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기사)를 만들어야하는 기자의 숙명이라고 생각하고있어요. 🤣 쓰고 싶은 주제와 아이디어는 많지만 시간이 항상 부족한 것이 제 행복한 고민입니다.

 

오늘은 그런 여러 가지 주제 중 제가 한국에 있을 때 다뤘던 것을 오래간만에 써보려고 하는데요. 바로 버추얼 유튜버! 요즘 한국에서 많이 알려진 두 버추얼 유튜버를 통해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엔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 
  2. 플레이브 💙💜💖❤️🖤
  3. 버추얼유튜버 뒤에 '기술'이 있어요! 
  4. 한줄 브리핑

AI 가 그려준 female virtual youtuber 의 모습. <오픈AI/DALL-E 3>

이세계아이돌은 K팝 '아이돌'이 아니었다
 

요즘 유튜브의 인기곡, 인기 뮤직비디오, 인기 급상승 동영상을 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만화캐릭터들(?)을 종종 볼수가 있는데요. 이들이 직접 발매한 음원이나 커버곡 노래들이 많아요. 버추얼이라고 하니 최신 인공지능(AI)인가? 아니면 만화 성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건가? 이런 오해를 할 있는데요, 이들이 바로 버추얼 유튜버입니다!

 

대표적인 버추얼 유튜버 그룹이 바로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 메이브같은 버추얼 아이돌과 혼동을 하는경우가 많은데요. (안에 사람이 있어요! AI 가 아니에요!) 현실세계의 정체를 숨기고 아바타로 활동하는 ‘21세기형 연예인’이다.. 라고 하면 좀 이해하기 쉬우실까요? 🤔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는 ‘해와 달’처럼 성격이 많이 다른 그룹인데요. 


이세계아이돌은 우왁굳이라는 유명 스트리머(1인 방송인)가 노래를 잘하는 ‘스트리머’를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시작됐어요. 이세돌을 버추얼 아이돌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K팝에서 경험하는 그런 아이돌과는 좀 달라요. 물론 ‘아이돌=연예인’을 뜻한다면 맞긴한데요. K팝 아이돌처럼 무대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해야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제는 어엿한 K팝 가수가 된 이세계아이돌. <왁타버스> 

왁타버스라는 팬덤 커뮤니티의 힘 

2021년 8월 선발돼 12월에 데뷔한 이세계아이돌은 음원까지 내면서 정식 가수가 됐죠. 이들은 라이브 방송을 주 콘텐츠로 하면서 종종 커버곡을 냈고, 최근에 낸 음원들이 차트인이 되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있어요. ‘KIDDING’이라는 K팝 스타일의 신곡은 2개월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고 주요 음원차트의 100위안에 계속 머무르고 있어요.

 

이세계아이돌이 성공한 비결은?

 

바로 왁타버스라고 하는 아주 큰 팬덤 커뮤니티에 공로를 좀 돌리고 싶은데요(미라클레터에서도 자주 다뤘답니다). 회원수 약 57만명 네이버 카페인 ‘왁물원’은 원래 우왁굳 팬덤 커뮤니티인데요. 이세계아이돌의 팬 커뮤니티이기도 해요. 여기서 팬들이 계속 이세계아이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것이 이세계아이돌 성공의 중요한 원동력이 아니었을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 팬덤 커뮤니티에는 점점 다양한 실력자들이 모이면서 우왁굳이나 이세계아이돌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얘기는 하다보면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만! 😙

총 1만5000장의 티켓이 판매된 이세계페스티벌. <왁타버스> 

첫 오프라인 콘서트도 성공적

최근 이세계아이돌은 ‘이세계페스티벌’이라는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는데요. 두 개의 신곡을 발표했어요. 신곡의 노래는 이세계아이돌이 불렀지만 안무는 전문 댄서들이 췄고, 이들의 움직임에 이세계아이돌의 아바타가 덮어씌워졌죠. 당연히 라이브 공연이 아닌 녹화영상.

 

이런 형식의 콘서트를 한 것은 이세계아이돌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는데요. K팝 아이돌처럼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트레이닝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무대에 팬들은 정말 감동받고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티스트와 아티스트의 목소리, 외모(아바타), 안무가 분리될 수 있다는 것은 기술의 발전에 의해 가능해진 것이에요. 

 

‘21세기’에 아티스트란 무엇이고 라이브 콘서트는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웹툰 캐릭터 인줄 알았는데.. 살아 움직인다. <블래스트> 

플레이브는 첨부터 아이돌이었다 


플레이브는 달라요. K팝 남자아이돌 지망생 다섯명으로 구성된 플레이브는 그래서 춤, 노래, 작곡능력까지 이미 완성된 상태. 다만 일반적인 남자 K팝 아이돌과 다른 점은 실제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만화풍의 아바타를 쓴 상태에서 라이브 방송을 한다는 것.


이세계아이돌이 1인 방송이 주력인데 반해 플레이브는 2명, 3명씩 짝을 지어서 방송을 하고 아주 종종 5명이 동시에 방송을 해요.

 

팬들에 의해 만들어진 아마추어 콘텐츠가 중심인 이세계아이돌과 달리 플레이브는 ‘기업’의 전문성이 많이 느껴지는데요. 아바타를 수정해서 시작된 이세계아이돌과 달리 플레이브는 언리얼 전문가 들이 만들어낸 맞춤형 아바타를 사용해요. 방송 장소도 집이나 작은 스튜디오가 아닌 모션캡처 장비가 잘 갖춰진 대형 스튜디오에요. 그렇기 때문에 방송의 퀄리티가 정말 좋고, 회사에서 만들어낸 공식 콘텐츠도 전문가의 솜씨가 느껴지죠.


플레이브는 MBC 사내벤처로 시작한 ‘블래스트’라는 스타트업이 만들었는데요. 게임이나 영화 제작 기술에 사용되는 언리얼엔진 기반의 아바타를 실시간 방송에 사용하는 것이 이 스타트업이 가진 핵심기술이에요. 아티스트의 행동과 표정이 실시간으로 수만명의 사람들에게 끊김없이 전달되는 거죠.

 

아티스트의 실력과 기술력이 시너지를 냈고, 올해 3월에 데뷔한 그룹이지만 앨범 초동판매가 20만장을 기록했을 정도로 국내에서 큰 팬덤을 구축했다고 해요.

언리얼 페스트에 소개된 플레이브 사례. <언리얼엔진KR>

왕성한 팬들의 2차 창작

그런데 플레이브도 이세계아이돌처럼 팬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매우 많아요. 다음 카페(팬클럽)나 X(트위터)에 팬아트나 팬굿즈가 왕성하게 올라와요. 하지만 가장 많은 곳은 유튜브에요. 이들의 라이브 방송을 잘라서 편집해서 올리는 2차 가공 콘텐츠가 많거든요.. 이런 라이브 방송을 편집한 콘텐츠는 사실 이세계아이돌도 아주 많아요. 


이처럼 2차 창작 콘텐츠가 많은 것은 한국의 버추얼 유튜버가 뿐만 아니라 일본의 버추얼 유튜버도 마찬가지.

 

이건 기본적으로 만화 형태의 아바타가 겉모습인 ‘버추얼 유튜버’가 가진 장점인데요. 공식적인 아바타를 중심으로 조금의 변형을 하면서 2차 창작을 할 수 있어요. 물론 K팝 팬덤도 실사 아이돌의 영상을 기반으로 편집 영상을 비롯해 2차 창작이 활발하지만 버추얼 유튜버 쪽이 더 활발한 것 같아요. 제가 법적인 것은 모르지만 만화형태 캐릭터는 초상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매주 2-3회씩 방송을 하면서 팬들이 2차 창작에 쓸 소스를 계속 공급해주는데, 여기서 정말 많은 콘텐츠들이 나와요. 직접 창작을 하지 않는 팬들의 입장에서도 1차 콘텐츠 외에 2차로 소비할 콘텐츠가 계속 나오는 것. 

팬이 만들어내는 콘텐츠 조회수가.. <쁠레이빙>

알고리즘 올라가게 영차영차

버추얼 유튜버의 특징은 정말 소비할 콘텐츠가 매일매일 끊임없이 나온다는 건데요. 방송을 챙겨보고, 편집 영상을 보고, 쇼츠를 보고, 팬아트를 보고.. 그러다보면 다른 콘텐츠를 소비할 시간이 없어져요.

 

하지만 이런 왕성한 콘텐츠 생산이 만들어내는 부가효과가 있으니.. 두둥 🥁

 

바로 알고리즘의 선택!


팬들이 특정 주제로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고, 일반 팬들도 이것을 찾아다니면서 소비하다보니,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서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노출이되는데요.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는 이런 식으로 알고리즘에 노출되어서 팬으로 유입된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알고리즘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버추얼유튜브 뒤에 '기술'이 있어요! 

 

플레이브와 이세계아이돌, 두 버추얼 유튜버들의 성공 뒤에는 테크놀로지가 있어요.

 

첫 번째, 바로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에 구글의 유튜브가 자리잡은 것. 수많은 오디언스가 유튜브에 몰려드는 상황에서, 2차 창작이 활발한 버추얼 유튜버는 알고리즘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아이돌과 가수가 데뷔하지만 대부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버추얼 유튜버들이 이렇게 성공을 거둔 건 유튜브를 잘 공략해서가 아닐까해요.

 

두 번째, 모션캡처와 페이셜트래킹이라는 기술의 발달. 두 가지 기술은 이미 영화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 기술이 개인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이 사용할만큼 가격이 떨어진 것이 많은 버추얼 유튜버들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

영화와 게임에서 시작된 모션캡처는 점차 대충화되고 있어요. <Dan Allen Gaming>

나도 인기있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

이런 기술이 사람들에게 만들어준 것이 있어요.


바로 가능성!

 

이세계아이돌은 가수지망생이나 실패한 전직 아이돌 같은 사람들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줬어요. 음침한 사람들처럼 여겨졌던 1인 방송 스트리머들은 요즘 젊은 층들의 ‘워너비’직업이 되었는데요. 버추얼 유튜버라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렸어요.

 

플레이브도 아이돌의 꿈을 접은 사람들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줬죠. 그들의 소속사나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인간적인 매력만 보고 팬이 될 수 있도록 해줬어요.

 

팬들도 이런 가능성과 기회에서 버추얼 유튜버의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우리는 내가 절대 될 수 없을 것 같은 멋진 외모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동경을 느끼기도 하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나와 같았던 평범한 사람이 멋진 스타가 되는 것에서도 감동을 느끼기도 해요.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꿈을 꾸면서요. 

 

최근에 청각장애를 가진 분이 버추얼 유튜버로 데뷔를 했는데요. 어렸을 때부터 듣지 못했기 때문에 말투가 좀 어눌하고, 외국인처럼 느껴져요. 하지만 장애를 가진 분이라고 스타가 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꿈이 없을까요? 이 분은 과감하게 ‘한국 최초 청각장애 버추얼 유튜버’를 도전했어요. 과연 이분의 도전은 성공했을까요? 

엔비디아 신제품 H200 출시

H100 으로 GPU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엔비디아가 후속모델인 H200 을 출시했어요. H200 은 라마2 모델 기준 기존 H100 보다 성능이 2배 라고 해요. 내년 2분기 출시가 되고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주 고객이 될 것 같아요. 


오픈AI "GPT-5 만들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가 FT 인터뷰에서 GPT-5 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일정이나 성능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추가 투자를 희망한다고 밝혔어요. 근데 GPT-5 부터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 걸리는 것 아닐까요? 


웨어러블 AI 핀 드디어 공개  

애플 출신 임원들이 창업해서 화제가 된 웨어러블 AI 핀 업체 휴메인이 드디어 제품을 공개했어요. 샘 올트먼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해서 관심을 모았는데요. 제품가격 699달러, 구독료 24달러의 높은 가격으로 출시. 앞으로 챗GPT 와 같은 '에이전트'의 시대가 열린다는데 이런 에이전트와 소통하는 최적의 하드웨어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있어요!  


맺음말

버추얼 유튜버는 큰 그림에서 '크리에이터 경제'라는 것에 속해요.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플랫폼으로 인해 큰 힘을 가진 개인들을 크리에이터라고 우리는 부르죠. 버추얼유튜버는 큰 크리에이터 경제의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 그리고 전체 글로벌 버추얼유튜버 시장의 파이는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이세계아이돌과 플레이브가 성공하면서 이들은 K팝과 서브컬처 사이에 있는 시장을 넓혀가고 있어요. 제가 과거 버추얼 유튜버라는 주제를 미라클레터에서 다룰때에 비해 훨씬 시장이 커진 것이 느껴진답니다. 그때 봤던 가능성이 현실로 되어가는 것 같아요.  


리더가 조직에 부여하는 '비전'이란 사람들에게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라는 예전 레터 기억나시나요?


미라클러님들이 오늘 어떤 가능성을 발견하고 가슴이 두근두근 뛰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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