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최민서 인턴기자가 전시를 소개합니다. 리움미술관의 <다른 공간 안으로 :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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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다른 공간 안으로 :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
여러분의 하루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 요란하게 울리는 알람을 끄고 일어난 뒤, 틈만 나면 무심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되는데요. 저는 출근길 지하철에서나 무언가를 기다릴 때, 심지어는 잠들기 직전까지도 화면을 넘기고 있을 때가 잦아요. 스마트폰이 생긴 뒤로는 무언가에 몰입해 어떠한 감각에 집중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관처럼 스마트폰을 아예 만질 수 없는 공간에서조차 큰 화면만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빛이 어떻게 들어오는지 지켜보거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본 지 오래됐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리움미술관의 전시 <다른 공간 안으로 :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을 관람하며 잊고 지냈던 감각들을 다시 깨워볼 수 있었는데요. 현실과 단절된 공간 안으로 들어가 평소 사용하지 않는 감각을 전부 활용해 소리, 빛, 낯선 물질, 움직임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게 줄을 서서 스마트폰 화면으로 작품 일부를 담아가고 사진을 찍기 바빴던 전시와는 달리, 이곳의 관객들은 작품 일부가 되어 공간 자체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전시의 부제목은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입니다. ‘환경’이란 관람객이 작품 내부 공간으로 들어가 작품을 직접 경험하는 ‘몰입형 예술 형식’이라고 합니다. 관객이 공간 자체를 경험하고 몰입할 때 작품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죠. 이러한 환경 예술은 제도 미술의 밖에 있었던 여성 작가들에게 “해방의 공간”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시가 진행된 후 해체되어 버려지는 경우도 많았고, 회화나 조각 위주로 이루어진 남성 중심의 미술에서 배제되어 기록되지 않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렇게 현대 미술사에서 지워진 여성 작가들의 환경 작업을 재조명해 최초 공개 당시의 모습에 가장 가깝게 복원했다고 합니다.
전시는 1956년부터 1976년까지 환경 예술 작업을 진행한 11명의 여성 작가의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알록달록 채색된 매트리스, 깃털로 가득 찬 공간, 무지개 빛깔의 통로, 풍선 터널, 끝없이 반사되는 유리의 방 등의 낯선 환경 예술 작품들은 기존의 전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다른 공간 안으로’ 라는 전시 명처럼 관객들은 낮게 몸을 숙여 낯선 공간 안으로 들어가 내 몸을 바라보고, 어두운 공간에서 촉각에만 의존해 출구를 찾아갑니다.
여성 작가들은 낯선 형식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성의 몸과 경험, 욕망, 금기처럼 남성의 시선에서 소비되거나 주변부에 머물렀던 주제들을 직접 활용합니다. 리지아 클라크 작가의 <집은 곧 몸>은 어두운 공간에서 관객이 직접 수정과 탄생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합니다. 타니아 무로 작가의 <한때 우리는 알았다>의 경우 관객이 섭씨 45도까지 올라가는 내부 공간에 들어가 스테인리스 탑을 둘러싸 걸어보며 기괴한 오르간 소리에 귀 기울이며 ‘금기’를 마주하게 됩니다.
<다른 공간 안으로 :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은 11월 29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이어집니다. 전시장 안에서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오랜만에 온 감각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여성 작가들의 공간 안에서 촉각, 청각, 시각, 후각을 사용해 낯선 자극을 받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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