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2.11. 이날은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대명사가 된 조두순이 그 범죄를 저지른 날이었어요. 그의 죗값은 징역 12년으로 확정됐고 어느새 20.12.13. 2020년 12월 13일, 그 조두순이 교도소를 나와 세상으로 복귀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어요.

우리는 조두순 말고도 그가 대표하는 아동 대상 성범죄자들까지 살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먼저 해당 사건 판결문 300건을 입수! 분석!! 또 다른 '조두순들'의 죗값이 요즘 우리 법원에선 얼마로 매겨졌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죠.

이들 성범죄자가 피해자와는 어떤 관계였는지 판결문에 드러난 정보를 자세히 봤어요. 결과가 왜 이렇지?! 충격적이었죠. 사건 300건 중 91.5%의 가해자가 '아는 사람'이었어요! 전혀 모르는 사람(낯선 사람, 즉석만남 등으로 알게 됨)은 25명, 8.1%뿐이었고, 가족과 친척이 37.8%,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아는 사람'이 165명, 절반을 넘겼어요. 

2018년과 비교해보면 실형 비율이 좀 더 늘어난 거예요.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선고된 아동·청소년 성폭력 사건에선 실형 75.7%, 집행유예 23.1%였어요. 

양형 기준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대법원은 몇 가지 범죄에 대해 판사별로 선고 형량 차이가 크게 나는 걸 막기 위해 기준을 만들었어요.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으면 가중되거나 가해자가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으면 감경하는 그런 식이죠. 어떤 요소가 성범죄자 형량에 영향을 줬는지 좀 더 상세하게 분석해봤어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클릭!

위 사건은 둘 다 친딸 상대로 범행한 아버지에 대한 판결, 선고 형량은 징역 12년으로 같았죠. 그런데 전자발찌는 달랐어요. 한 명은 기각, 한 명은 부착. 왜 그랬을까요? A에서 재판부는, 성범죄자 재범 위험성 평가가 '높음'이나 점수는 낮은 편이고 친딸인 피해자들 상대 범행이라 불특정인 대상으로 성폭력을 할 것 같지 않다며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기각했어요. 반면 B에서 재판부는,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범행했고 2회 이상 범행이라 습벽이 인정되며 범행 대상도 친딸이라 재범 위험성이 높다며 부착명령을 내렸어요. 하나는 피해자가 친딸이라 불특정인 대상 범행 위험이 낮다며 기각, 다른 하나는 역시 피해자가 친딸이라 재범 위험성 높다?

선고 형량은 높은데도 전자발찌 부착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판결문만 따로 분석해봤어요. 300건 중에 27건이 해당했는데 이중 8건은 아예 전자발찌 부착 청구를 하지 않았고, 청구한 19건 중 17건은 성범죄 동종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어요. 위에 언급했던 사건처럼 친딸이나 의붓딸 등 친족 대상 성범죄도 9건이나 됐어요. 딸에게 성폭력을 저질렀으니 다른 사람에게 범행할 위험은 높지 않다는 게 '전자발찌 면죄부'를 준 건데... 이게 무슨 소리죠? 

성범죄자는 법원 명령에 따라 신상 공개 및 우편고지 대상이 돼요. 그가 사는 곳 주변의 학교 같은 관련 시설과 아동 청소년 보호세대에는 우편으로 정보를 보내주기도 하죠. 그런데 대상이 되는 게 많지 않아요. 분석 대상인 사건 판결문 300건 중 신상공개 명령이 떨어진 건 단 17%뿐이었어요. 전자발찌 부착이 12.3%였으니 별 차이가 안 나는 수준이죠. 2018년 자료에서는 신상공개 명령을 받은 게 19.9%였으니 소폭 감소했군요.

알림e를 관리하는 여성가족부에 물어봤더니 다른 범죄를 또 저질러 수감 중인 자들이 492명, 해외 출국이 51명, 주거불명과 주거부정이 57명이라고 설명했어요. 100여 명은 공개는 돼 있다지만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성범죄자들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