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상식과 완전히 달랐는데요, 논거를 많이 제시받은 사람들은 정보 제공자가 전문가라고 인정하면서도 "내 마음을 바꾸려는 의도나 목적이 좀 불순한 것 같다"고 의심했습니다. 전문성이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설득하려는 의도(Persuasive Intent)' 역시 너무 강하게 느낀다고 것이죠. "저 사람이 이 분야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알겠는데, 나를 어떻게든 구워삶으려고 무리수를 두는 것 같네? 뭔가 숨겨진 꿍꿍이나 맹점이 있는 것 아닐까?"라는 방어기제가 작동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합니다.
서두의 상황에서 15가지의 장점을 나열하면 청자의 마음 속에는 "감추고 싶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게 아닐까?"란 의심이 싹트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자질구레한 근거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가장 중요하고 날카로운 1~2가지 이유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설득은 '근거의 폭격'으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내려는 공격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했다는 주도권을 줘야 설득이 완성되죠. 여러분이 누군가를 설득하려는 이메일을 쓴다면 가장 강력하고 거부할 수 없는 최상위 2개의 이유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덜어내 보세요. 여백의 미가 설득에도 적용된다는 걸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끝)
* 참고논문
Bergman, A., Hussein, M. A., Catapano, R., & Tormala, Z. L. (2025). Fifteen Reasons You Should Read This Paper: How Providing Many Arguments Increases Perceptions of Both Expertise and Persuasive Inten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01461672251366068.
https://doi.org/10.1177/01461672251366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