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대화 주제 : COVID-19와 학교 다니기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셨나요? 뉴스레터로 인사를 드리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조금 더 양질의 컨텐츠를 전해드리려는 노력과 논의 끝에 러비 뉴스레터는 새로운 코너를 야심차게 시작해보려 합니다. 바로 <러비는 대화가 하고 싶어서☕>입니다!! 학교에 있거나, 학교를 스쳐지나간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 뉴스레터를 읽고 계신 여러분의 이야기까지 들어보려 합니다. 설명이 너무 길었네요! 첫 번째 주제는 "COVID-19와 함께 학교 다니기"입니다. 18학번 재학생 한 분과 20학번 재학생 한 분을 만나,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자 그럼 함께 보시죠! * 모든 인터뷰는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스물 한 살에 멈춰있는 스물 세 살입니다." 혜주님을 만난 건 아주 더운 날이었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리자 한참을 고민하시다 대답해주셨습니다. 시간이 아직 2019년에 멈춰있는 것 같다고 말하시며 씁쓸히 웃는 모습에는 여러 의미가 느껴졌습니다. 러비 : 18학번이시니까 COVID-19 이전과 이후의 학교를 모두 경험하고 계신 거잖아요? 어떤 기분이세요? “일단 저는 (19년도에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해서) 공무원 시험을 합격하고 20년도 2학기에 복학을 해서 행정학과 온라인 대면식에 참여를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참여를 해보니 18학번이 저 밖에 없더라고요. 대면식에 있는 많은 후배들이 ‘선배님 저 18학번 선배님 처음 뵈어요.’라고 하는데, 갑자기 자식들이 많아진 느낌? (웃음)" "처음 학교에 후배들이 입학했을 때 저는 19학번 후배들이 너무 좋아서 정말 밥도 많이 사주고 챙겨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챙겨주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19학번들이 후배가 생겼을 때에는 예전처럼 만나서 밥을 사주거나, 뭐 후배를 챙겨줄 수가 없게 된 거죠. 그런 경험이 없으니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20학번 후배들 밥도 사주게 되고 했었죠. 그런데 그 다음해에 (인문사회대학) 학생회장을 하게 되면서 21학번 후배들을 만나보니 또 그 친구들도 20학번 선배들이 챙겨주기 너무 어려운 거예요. 왜냐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보니까... 그러다 보니 또 제가 밥을 사줬어요. 이게 실은 COVID-19로 가장 아쉬운 점이기도 한데, 괜히 후배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뭐라도 해주고 싶고, 밥이라도 한 번 더 사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러비 : COVID-19 이후의 학교를 보면 그런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가요? “사실 (COVID-19) 이전의 학생들은 선배들과 조금 더 가까운 관계를 맺을 기회가 많았었던 것 같아요. 학생회나 동아리들이 (오프라인으로) 활발하게 움직였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바로 위의 선배나 동기들도 서로 잘 모르니까 아무래도 그런 게 좀 아쉽고. 뭔가 제가 느끼기에는 20, 21학번들이 많이 위축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을 처음 입학했을 때 흔히들 말하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사라진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정보를 얻지 못하는 부분들도 있고요. 올해 행정학과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고등학교 때 자연계에 있었다고 미분적분학을 수강하려고 했던 친구도 있었어요. 다행이 수강 전에 말렸지만. 웃지 못 할 일이에요.” “특히 20학번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이번에 ST멘토링을 진행할 때에도 20학번들은 멘토로도, 멘티로도 지원할 수 있게 열어놓았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멘티로 지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학생회에 속해있는 20학번 친구들에게는 멘토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까지 했어요. 멘토가 너무 없어서 신입생들이 참여를 못하니까. 사실 20학번들 입장에서는 COVID-19 발생 직후라 신입생 OT조차 못했는데...사실 딜레마 중에 하나는 행사를 진행하면 아무래도 신입생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하게 되는데, 학교를 휴학하거나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20학번들은 왜 우리들에겐 기회가 없냐고 할 때가 간혹 있어요. 하지만 행사규모는 정해져 있으니까, 모두 챙기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죠. 인문사회대학이 워낙 재정이 작기도 하고요. 학교에서 제일 (규모가) 작으니까.” 러비: 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행사나 활동들이 COVID-19 이후로 얼마나 달라졌다고 생각하나요? “행사 기획을 예시를 들어서 말하자면, 예전엔 어떤 아이디어든 던지기만 하면 그것들을 모아서 ‘어떻게 해야 행사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췄거든요. 그런데 COVID-19 이후로 거의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치루게 되면서 컨텐츠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 같아요. 혹여나 오프라인으로 하게 될 때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훨씬 많아졌고, 온라인 행사의 경우엔 장비의 상태나 유무도 행사를 가르는 요인이 된 것 같아요. 올해 신입생 OT 때 인문사회대학 홍보영상을 만들었는데 ZOOM에 오류가 생겨서 두 시간정도 끙끙대다 그냥 내보낸 적도 있었어요. 다행이도 행사 반응은 좋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거죠. 행사를 진행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러비 : 학생사회, 학생자치기구의 임원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신분으로 COVID-19 이후에 가장 아쉬운 건 뭐에요? “어,, 개인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웃음) ” 러비 : 그럼 아직 개인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1,2학년 때 가장 즐거웠던 일을 꼽자면? “가장 즐거웠던 일은, 동아리방 소파에 누워서 공부하다가, 잠들었다가, 밥 먹었다가, 계속 사람들은 왔다 갔다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제 지정석이 있었거든요. 만약 코로나가 끝나도 돌아갈 수 없는 기억인 게, 상상관으로 인문사회대학이 이전하면서 동아리 방이 없어졌거든요. 눈물이 주륵... 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COVID-19 때문에 대학생활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없어지니까 선배들이 일찍 학교를 떠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게 아쉽죠. 음 또 기억나는 건 여러 사람들 모여서 붕어방에 앉아서 수다 떨던 거? 그리고 회식도 못한다는 거? 회식을 하던 밥을 먹던 여튼 만나서 얼굴을 보고 친해지는 게 크다고 생각하는데, 화상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썩 맘에 안 들죠. 그리고 가장 아쉬운 건 역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러비 : 이야기 잘 들었어요. 받고 싶은 선물은 뭐에요? 이유도 알려주세요. “음 XX원 상당.. 저 그러면 스팀 안대가 가지고 싶어요.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입김이 자꾸 눈으로 올라와서 눈이 건조해요. (러비 : (웃음) ) 진짜에요. 과학적으로 증명 됐어요.” "저는 제가 아직 스무살 같아요." 혜원님은 대화를 시작하면서도 COVID-19에 대한 본인의 감정이 정확하지 않은 점을 많이 우려하셨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COVID-19라는 사건 아래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그런 혼란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비 : 20학번이시니까,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COVID-19가 터진 거고, 그 후로 휴학 없이 1년 6개월 동안 학교를 다니신 거죠?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음.. 학교생활이라고 할 만한 걸 딱히 잘 모르겠어요. 오프라인으로 실험수업만 들어봤거든요. 강의실에서 앉아 수업을 듣는다거나 하는 건 전혀 모르니까... 뭐가 더 좋은지도 모르겠어요. 비교 대상이 없다보니까. 그래도 저번학기에는 실험수업이 있어서 매주 학교를 갔거든요. 그때 학교를 몇 번 산책해본 정도? 몰랐는데 학교가 꽤 넓더라고요. 학교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음,,, 러비하고 있는 거? 작년에 거리두기가 조금 풀렸을 때 러비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게 처음이라 그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러비 : 아무래도 학과사람들과도 접할 기회가 적다고 느끼나요? “저는 원래 낯가림이 좀 심해서, 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동기들이 서운해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친해지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선후배는 더더욱 모르고요. 학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긴 하는데, 잘 참여를 안 해요. 좀 의욕이 안 생기는 것 같아요. 어차피 강의실도 못 가는데... 사실 작년에는 서울에 거의 안 있기도 했고. 작년 10월에 올라왔어요 서울로. 와서도 돌아다니진 않았지만요. 근데 사실 또 곰곰이 생각해보면 코로나 때문에 학과 사람들과 못 친해진 건가? 싶기도 해요. 친하게 지낼 사람들은 또 친하게 지내더라고요.” 러비 : 교류가 적은 데에서 오는 아쉬움 같은 건 없나요? “음...있나? 있는 것 같아요. 그냥 고등학생 때는 대학생활의 로망 같은 게 있잖아요. 저는 특히 고등학교가 같은 재단 대학교랑 울타리도 없이 붙어있었거든요. 그래서 옆 대학교에서 축제를 하면 야자하면 막 그 음악소리가 다 들리기도 하고. 체육대회 같은 걸해도 늘 옆에서 보니까. ‘아 나도 대학만 가면 이제..’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대학을 오니까 하나도 못해서 아쉬웠었죠. 지금은 사실 별 생각 없긴 해요.” 러비 : 20학번을 두고 끼인 학번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COVID-19 직후에 입학을 했다보니 아무래도 대처를 잘 못한 채로 학교를 다녔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맞는 것 같아요. 다들 20학번이라고 하면 좀 측은하게 봐주시더라고요. 근데 혼자 생각해봐도 측은한 것 같아요. 저는 신입생 키트가 진짜 부러웠어요. COVID-19 때문에 생긴 건진 모르겠는데, 저희는 안주시더라고요." 러비 :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대학에 대한 로망도 있었다고 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저는 사실 좀 두렵긴 해요. 하지만 만나고 난 이후의 기억은 좋아요. 엄청 나쁜 일이 없었다면. 대학에 와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건 다른 학교 축제를 다녀오는 거? (러 : 대학도 입학하기 전에 다른 학교 생각을? (웃음)) 지금은 로망 같은 건 다 까먹었어요. 음 그래도 COVID-19이 끝나면 밴드 동아리를 해보고 싶어요. 꼭 밴드가 아니더라도 좀 같이 할 수 있는 취미.. 혼자 하는 취미는 지금 다들 하잖아요. 물론 저는 안하지만. 그런데 생각해보면 제가 COVID-19를 핑계로 미뤄두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밴드라던가, 여행이라던가, 유도라던가. 지금도 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미루는 일들. 제가 좀 일을 많이 미뤄요.” 러비 : COVID-19 이후로 대학생활을 하는 게 아쉬운 점이 더 많긴 하겠네요. 그럼 COVID-19 이후의 대학생활에 장점은 없을까요? “전 사실 인터넷 강의가 좋아요. 배속으로 들을 수도 있고. (웃음) 아 이거 교수님이 읽으시면 안 되는데, 반쯤 장난이고, 저는 저희 학과 수업이 조금 어렵거든요. 그래서 항상 하는 생각이 만약에 COVID-19가 없어서 수업을 현강으로 들으면 따라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넷 강의는 다시 들을 수 있고, 내가 가장 집중력이 좋은 시간에 들을 수 있으니까... 새벽 2시라든지. 그때 가장 정신이 맑거든요. 어쩌면 제가 이렇게 새벽형 인간이 된 것도 COVID-19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할 일이 없으니까.(웃음) 이거 괜찮은 거 맞죠? 하지만 일리가 있지 않나요? 어쨌든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내 시간을 조금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건 비대면 수업은 좋지만, 같은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듣는 건 조금 아까운 것 같긴 해요. 사실 어느 순간부터 대학 내에서 등록금에 대한 논의와 화제가 사그라졌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하거든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전기도 안 쓰고 시설도 안 쓰는데 왜 등록금은 그대로일 수 있는가 싶은 거죠.” 러비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할 때 가장 아쉬운 점과 또 생각보다 괜찮은 점을 하나씩 꼽자면? “COVID-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음 저 같은 경우엔 사람을 못 만나는 게 아쉽다기 보다는 1년 일찍 대학에 오고 성인이 되었더라면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못 한다는 생각이 들 때 제일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좋은 점을 꼽자면, 저는 술자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술을 마실수록 텐션이 떨어지거든요. COVID-19 때문에 술자리를 많이 안가지다 보니까 그건 좀 편한 것 같아요. 남들은 아쉬워 할 수도 있지만요.” 러비 : 이야기 잘 들었어요. 받고 싶은 선물은 뭔가요? 이유도 같이 말해주세요. “어, 저는 바질 화분이요. 제가 이번에 이사를 했는데, 집에 허브가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반려식물을 기르는 게 마음의 안정이 된다길래... 잡생각이 많아서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거든요.”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한지 벌써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우리 대학도 여느 대학과 마찬가지로 대안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학생들도 저마다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았고, 또 새롭게 얻게된 것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러비가 만난 두 분의 이야기는 분명 여러분 모두와는 다를테지만,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감에 있어서 새로운 경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언젠가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러비와 함께 나눠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오늘 준비한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새롭게 준비한 코너는 어떠셨나요?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 여러분들에게 새롭고 생각해볼만한 것들을 가져다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러비는 또 다음주에 재미있는 뉴스레터로 돌아오겠습니다. 계속되는 4차 대유행 속에서 항상 몸 건강하세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자치언론 러비교지편집위원회 스팸함에서 살아남기..! seoultechruby@gmail.com를 주소록에 추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