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녹색 배경, 별 모양 왕관을 쓰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성의 그림. 어떤 그림인지 아시겠나요?😅 제가 일하는 서울 충무로 근처에서도 흔히 볼 수 있고, 우리나라 대도시는 물론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볼 수 있는 그림. 바로 글로벌 커피 기업 스타벅스의 로고입니다.

▲ 서울 지역에만 총 583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습니다. (출처 : 스타벅스 공식 홈페이지)

스타벅스의 국내 법인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은 작년 기준 약 2조 3천억 원으로 국내 커피 업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2위에서 5위까지의 매출을 전부 합쳐도 스타벅스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상 스타벅스가 국내 커피 시장을 장악했다고 말해도 될 정도에요.


그런데 스타벅스의 화려한 간판 뒤에는 심각한 노동 문제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매년 10명 중 3명 이상의 직원들이 스타벅스를 떠나고 있고,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는 직원들도 5년 새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작년에는 직원들이 ‘트럭 시위’를 열어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어요.🤔 이번 주 타파스는 국내 1위의 커피 기업, 스타벅스의 노동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한 달 월급 110만 원? 인건비 최소화하는 ‘스케줄 근무’😨


스타벅스의 직원들은 점장, 부점장, 슈퍼바이저, 바리스타 등 4개 직급으로 나뉘어 있어요. 그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슈퍼바이저바리스타는 시급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올해 기준 슈퍼바이저의 시급은 1만 500원, 바리스타의 시급은 1만원이에요. 2022년 현재 최저시급인 9,160원보다 대략 천 원 정도 높은 수준이죠.


그런데 바리스타는 하루 5시간, 슈퍼바이저는 7시간이 기본 근무시간으로 정해져 있어요. 위에서 말씀드린 시급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바리스타는 약 110만 원, 슈퍼바이저는 약 162만 원입니다. 하루 8시간 일하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월급이 약 161만 원인데, 이보다 적거나 비슷한 수준이죠.🤔


특이한 점은 이 근무 시간이 매주 변경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이 5시간인 바리스타가 어느 날에는 9시에 출근해서 오후 2시에 퇴근하고, 그 다음 날에는 12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할 수도 있는 것이죠. 스타벅스는 이런 근무 형태를 ‘스케줄 근무’라고 부르고 있어요.


스타벅스 직원들은 이 ‘스케줄 근무’에 불만이 많습니다. 짧은 근무시간 때문에 월급도 적게 받을 수밖에 없고,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하니 다른 일을 할 수도 없죠. 다음 주 스케줄을 이번 주 초에 알려주는 식이니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힘듭니다. 심지어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그런데 왜 스타벅스는 스케줄 근무 제도를 고집하는걸까요? 전문가들은 결국 ‘인건비 절감’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점심시간 등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직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한산한 시간에는 직원을 줄여서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스케줄 근무의 목적이라는 것이죠.


노동 전문가들은 이 ‘스케줄 근무’가 현행 노동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합니다. 노동법은 하루 8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근무시간을 명시하도록 되어 있는데, 단기간 근로자에 해당하는 바리스타와 슈퍼바이저의 근무 시간을 회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스케줄 근무’ 방식은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죠.🤔


    ‘사내에서 집회·시위하면 해고’ 취업규칙… 헌법 위배 가능성도


    문제는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노동·법률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취업규칙을 통해 사실상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탄압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해요.😨


    스타벅스의 취업규칙에는 ‘노동자가 사내에서 집회·시위를 하면 해고할 수 있다’ 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헌법은 노동자가 단결해서 처우 개선을 위해 행동할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어요. 즉 ‘사내에서 집회·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가능하다는 스타벅스의 취업규칙은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는 조항입니다.


    또 스타벅스의 취업규칙에는 ‘회사를 비방하는 단체·개인과 협조하기만 해도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도 발견됐는데요. 법률 전문가들은 이 조항 역시 우리 헌법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우리 헌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 중 하나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 때문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즉 ‘자기 책임의 원칙’이기 때문이에요.🤔

    창사 이래 첫 ‘트럭 시위’… 바뀐 것은 없었다😰


    스타벅스는 매 여름, 겨울마다 여는 ‘프리퀀시’ 행사로 유명합니다. 음료를 마시고 스탬프를 모아서 상품과 교환하는 행사인데, 이 행사가 열릴 때마다 손님들이 엄청나게 몰리곤 해요. 당연히 그만큼 직원들의 업무 강도도 높아지겠죠.🤔


    매년 열리는 행사 때문에 업무는 많은데, 월급은 적은데다 스케줄 근무로 최소한의 인력만 쓰고 있으니 직원들의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죠. 결국 작년 10월 스타벅스 직원들은 전광판 트럭을 빌려, 스타벅스 창사 이래 첫 시위를 벌였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이 ‘트럭 시위’를 앞다퉈 보도했습니다. 소비자들 역시 스타벅스 직원들의 노고를 알고 있기 때문에 트럭 시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스타벅스 측도 채용 확대, 매장 운영 효율화 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트럭 시위 이후에도 스타벅스 직원들은 “바뀐 게 없다” 라는 반응이에요. 시급은 거의 오르지 않았고, 인력난도 그대로라고 합니다. 직원들에게 ‘친구가 스타벅스에 입사해 3개월 근무하면 30만원을 준다’ 라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제로 친구를 데려온 직원은 별로 없었다고 해요.🤔


    작년 기준 스타벅스의 퇴직률은 36%였습니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약 18%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어요. 결국 직원들 10명 중 3명이상은 스타벅스가 ‘일할만한 직장’이 아니라고 본다는 뜻이죠. 하지만 스타벅스 측은 ‘커피업계에서 직원 대우가 가장 좋다’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듯이 스타벅스는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코로나19 유행 도중에도 수십 퍼센트에 달하는 엄청난 성장을 이어갔죠. 하지만 정작 그 성장을 일궈낸 직원들은 회사를 등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매출을 늘리는것뿐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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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희 “언론 판갈이 필요, ‘뉴스쿨’이 돌파구”

    “언론 개혁은 이제 끝난 거 아닌가라고 좌절하거나 절망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기존의 언론 개혁론이라고 하는 건 언론을 국가나 제도의 힘으로 좀 바꿔보자라고 하는 쪽에 좀 더 가까운 것들이었어요. 그건 이제 불가능하거나 어려웠졌을 뿐더러 실제로 굉장히 부분적인 일입니다. (언론)판을 갈아야 합니다”


    한국언론의 문제를 비판적 분석해온 미디어 전문가 정준희 교수는 한국 언론의 문제를 “(콘텐츠의) 질로 승부하지 못하는 데  있다”라고 진단하며 “클릭 유도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과 ‘권력과 결탁해 공생 관계를 유지하는 언론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기존 모델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시대, 정준희 교수를 만나 한국 언론의 생태계를 바꿔나갈 방안과 함께 뉴스타파가 진행하고 있는 저널리즘스쿨(뉴스쿨) 및 ‘독립언론 100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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