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나 슬리퍼가 다 떨어져 새 신발을 사고 싶은 용사님들은 이번 회 열독!

요즘 비 소식이 유난히 잦은데요. 눈, 비에 엉덩방아를 찧는 민망한 상황을 막아줄 폐타이어 업사이클링 신발을 만드는 멋진 창업가들이 있다는 소식을 입수했어요.

자동차는 정말 빠르지만 잘 가는 만큼 잘 서야 안전하겠죠? 그래서 자동차의 신발 타이어의 역할이 엄청 중요해요. 타이어는 땅을 뒤로 밀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과 잘 멈출 수 있게 땅을 움켜쥐는 힘이 있거든요. 이런 타이어가 내 신발 밑창이 된다면 '안정성'은 뭐 말해 뭐하겠어요. 그럼 업사이클링 신발 제작 소셜벤처 기업 ‘트레드앤그루브’ 만나러 가실게요.

미래의 혁신 기업가들이 무럭무럭 꿈을 키우고 있는 서울 성동구 상상플래닛 1층 로비. 들어서자마자 우리의 주인공 트레드앤그루브가 만든 샌들과 슬리퍼가 전시돼 있었는데요. 윈 에디터가 방문한 날은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날이 아닌 트레드앤그루브의 팝업 전시기간.(한달 정도 상상플래닛 입주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을 홍보한다는 후문) 블랙을 유난히 사랑하는 에디터는 보자마자 지름신이 강림. 일단 외관은 합격점! 그래도 신발은 편한 게 최고잖아요. 잠깐 신어보니 타이어 소재가 밑창으로 사용돼 그런지 정말 바닥에 착 감기는 느낌. 푹신푹신한 착화감을 원하는 분은 약간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활동적인 에디터에겐 탄탄하다는 느낌이 더 크게 들었어요. 최소한 비오는 날 미끄러져서 슬리퍼 끈이 끊어져 의도치 않게 부상병이 돼 다리를 질질 끄는 불상사는 없을 것 같네요.

트레드엔그루브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장점도 뛰어난 접지력과 내구성이에요. 실제 한국신발피혁연구원에서 테스트해보니 트레드앤그루브 신발은 일반 신발보다 접지력은 1.4배, 내구성은 2배 뛰어나다는 결과가 나온 건 안 비밀.

폐타이어 업사이클링 신발을 제작한 업체 트레드앤그루브는 놀랍게도 문과 출신 3인방이 만든 회사예요. 에디터도 문과인데 우리 출신 중에 저런 손재주가 훌륭한 분들은 오랜 만이었어요. 이온 대표와 김민경 마케팅팀장. 유준성 영업팀장 정예 3총사는 직접 타이어를 구해 뜯어보면서 지금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해요. 물론 그 과정은 눈물 없이는 못 들을 스토리. 이 대표는 처음에는 타이어 매장에 폐타이어를 요구했을 때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 받았는데 ‘미대생’이라는 하얀 거짓말(?)을 통해 위기를 넘겼다고. 폐타이어를 분해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였다고 해요. 타이어의 고무 표면(tread)과 표면에 새겨진 무늬(groove)를 뜻하는 사명인 트레드앤그루부(treadngroove)도 이 과정에서 나왔대요.

예쁘게 잘린 이 고무층이 신발로 재탄생할 때까지 또 우여곡절이...규모가 작다보니 수제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고 성수동 수제화 거리 장인 40명에게 부탁해봤지만 다 퇴짜.

지성이면 감천, 다행히 친환경과 청년의 도전정신을 좋게 본 장인분과 연이 닿아 지난해 10월 시제품 완성! 창업한 지 8개월 만에 드디어 첫 아이가 탄생. 트레드엔그루브는 지난해 12월 30일 크라우드펀딩을 했는데 무려 1,200% 목표치를 달성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고 해요. 현재는 9월 중 출시를 목표로 스니커즈를 제작 중이에요. 마침 에디터가 방문한 날 스니커즈 2개를 볼 수 있었는데요. 자동차 신발로 쓰인 타이어인 만큼 바닥이 탄탄해 보였어요. 그리고 타이어의 일부분을 떼어 내 쓰다보니 ‘너는 내 운명’처럼 나만의 밑창 디자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덤!’ 트레드앤그루브는 모두를 만족시키기 위해 타이어 두께를 조금 더 얇게 해 가벼우면서도 복원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 아, 그리고 원재료인 폐타이어를 무료로 확보할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하니 가성비템.   

트레드앤그루부는 환경은 물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상생기업을 꿈꾸고 있대요. 수제화를 만들어 줄 장인을 찾아 헤매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의 위기를 눈으로 직접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는대요. 이탈리아에서 성수동으로 공법을 배우러 올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이 있는데 후학이 없어 대가 끊길 위기라고. 트레드앤그루브는 오늘도 지역사회를 위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활활🔥'. 트레드앤그루브가 번창해 지구와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도 봄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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