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 우정을 학점으로 매긴다면, 넌 F 💕
90년대생 친구들의 구구절절 텐츠 수다 레터
안녕! 오늘 9월의 마지막 날인 거 알아? 이제 2022년도 세 달밖에 남지 않았어...🙄 왠지 덜덜 떨리는 이 기분, 단지 낮아진 기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 이번 주 구구콘은 어린 시절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았던 '도서관'에 대해 수다를 떨어 봤어. 그리고 학점으로 매긴다면 A+인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소개해주려고. 먼저 우리 셋이 이번 주에 뭐 보면서 지냈는지 구경할래?

Letter by. 몽땅🧦 몬몬🍧 생밤🌰
👀몽몬밤의 듣보읽구👀
🌰이번 주 생밤은ㅣ유튜브에 있는 핸드니팅 영상을 모두 섭렵하며 가방을 만들었고, 영화를 반값으로 볼 수 있는 문화의 날(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을 맞아 아트나인에서 [성적표의 김민영]을 보고 왔어.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은 아래에서 자세히 풀어줄게😋 포스터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스튜디오 [빛나는] 작품이더라. 홈페이지 들어갔다가, 한참 있다가 나왔네. 그리고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구매했는데, 재밌으려나? 주말에 읽어야지!
 
👇 두 손과 실만 있으면 가방 하나 뚝딱!👇
💬 핸드 니팅이라고 알아? 말 그대로 '손 뜨개질'인데, 자이언트얀이라는 굵은 실을 이용한 새로운 뜨개질 방법이야. 실이 두꺼워서 몇 코 뜨지 않아도 금방 모양을 만들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풀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그리고 실이 두꺼워서인지 만들어진 가방의 모양도 올망졸망 귀엽고 말야. 나도 이번 주말에 만들어봤는데, 조금 어렵긴 했지만 한 시간 만에 가방 두 개를 만들었어! 다음에 다른 디자인으로도 도전해볼 예정이야.😎
🧦이번 주 몽땅은ㅣ샤이니 키가 등장하는 [나 혼자 산다]를 즐겁게 봤어. 뉴스 자료 화면으로 5번 출연한 키가 아침 뉴스의 한 코너를 짧게 진행하는 이야기를 다뤘는데 베테랑 아이돌의 긴장하는 모습이 신선했지. 그리고 [소비단식 일기]를 읽기 시작했어. 나도 저자처럼 소비를 줄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소비단식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해. 주말에는 [신이어마켙]에서 진행하는 팝업 스토어에 다녀올 예정이야!

👇 신입 아나운서가 일하는 법 👇
💬 각종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뉴스를 보는 젊은 시청자가 줄어들었다고 해. 그래서 어떤 아나운서는 아이돌 춤을 추기로 했다지! 뉴스에 대한 흥미를 돋우기 위해 신입 아나운서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 수 있는 영상이야. 이들을 보니 뉴스가 마냥 딱딱하게 느껴지지는 않네.🙂

🍧이번 주 몬몬은ㅣ미국의 악명 높은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신작 [다머]를 봤어. 1화부터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서 보는 내내 고통받았어. 가을의 끝무렵엔 친구들과 노을 맛집 노들섬을 찾았어. 산뜻한 공기에 [보사노바 플레이리스트]까지 들으며 누워 있으니 여기가 천국인가 싶더라👼🏻 그리고 가을 냄새 풀풀 나는 허수경 시인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를 읽었어🌰

👇작정하고 만든 가을 노래👇
💬 강민경과 잔나비 최정훈이 작정하고 만났지 뭐야. 강민경이 먼저 곡을 써서 제안했는데 둘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잘 어울리더라고. 가사가 헤어진 연인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둘이 연인 같고 막 사귀었음 좋겠고... 과몰입 제대로 했어.🥲 그리고 곡 하나를 만드는 데 생각보다 다양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어! 1년 만에 완성된 두 사람의 [우린 그렇게 사랑해서]를 듣다가 윤종신 [1월부터 6월까지]로 넘어간 건 안 비밀! 
👀혹시 이거 봤냐구👀

친구와 손절각을 재는 당신에게,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추천합니다📢

20년지기 친구가 자꾸 선을 넘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데, 손절해야 할까요? 라이브 방송에서 댓글로 달린 사연에 대한 김태리의 답변이 화제가 된 적이 있어. 사람들은 대부분 손절을 하라고 말했지만, 김태리는 잠시 시간을 두고 서로의 삶에 집중을 하다가 다시 만나면 내가 그 친구를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 사실 나는 김태리의 그 답변 덕분에,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를 손절하려던 마음을 거둔 적이 있어. 그리고 다행이라 생각했지. 그의 말대로 거리를 두었다가 다시 만났더니, 친구의 사랑스러운 면이 다시 내 눈에 들어왔거든. 혹시 손절을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김태리의 조언을 한번 되새겨보면 어때? 그래도 고민이라면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추천할게. 당장의 손절보다는 이면지를 찾아 이런 말을 끄적이게 될지도 몰라.


용기를 내어 말할게. 넌 나의 소중한 F야. 

[성적표의 김민영]은 '삼행시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끈끈하게 뭉쳤던 고등학생 삼인방이 졸업 후 스물이 되면서 겪게 되는 관계의 변화를 다루고 있어. 그들은 수능이 끝난 이후 각자의 성적표대로 흩어져 각자의 스물을 보내고 있지. 수산나는 하버드대로, 민영은 대구대로, 수능날 앞자리 학생에게 시계를 빌려주고 멍을 때렸던 정희는 대학 대신 테니스장에 취직했어. 그나마 줌을 통한 '삼행시 모임'이 셋을 이어주고 있었지만, 민영의 지각과 퀄리티 낮은 삼행시 때문에 파행 위기였지. 그와중에 정희는 테니스장에서 무단 해고당해버리고 그나마 가깝게 지내던 사장님의 아들과도 멀어지게 돼. 차마 부모님에게는 해고당한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거리를 방황하는 정희에게 마침 방학을 맞아 서울에 있는 오빠의 자취방에서 지내던 민영에게서 연락이 와. 놀러 오라고! 그 말에 정희는 마치 긴 여행을 떠나듯 커다란 트렁크에 민영과의 추억과 함께 놀 것들을 한가득 쌓아 서울로 향해. 
그러나 하필 정희가 서울에 간 그 날은 민영의 첫 학기 성적이 뜨는 날이었어. 민영은 충격적인 학점에 교수님에게 보낼 성적 정정 메일에 매달렸지. 정희는 뒷전에 두고 말이야. 그때까지는 철없던 학창시절마냥 천진난만했던 영화는 현실적이고 예민한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해. 마치 살얼음판 같은 자취방의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정희는 예전의 방식대로 농담을 던져보지만, 둘은 한층 더 삐걱거리기만 해. 결국 민영을 향한 정희의 서운함은 한계를 넘어가기 시작하고, 영화를 보고 있는 나는 민영의 눈치를 보는 정희의 눈치를 보는 지경에 이르게 되지..🙄 그러나 영화는 둘의 갈등을 폭탄처럼 팡 터트리기보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롤러코스터처럼 한 구간씩 나아가. 그 종착지가 '손절'일지, '화해'일지는 영화로 직접 확인하길!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정말 많지만 세 가지만 꼽아볼게. 첫째, 영화 속의 훌륭한(!) 삼행시와 정희가 민영에게 전한 엉뚱한 두 가지 이야기가 영화 전체의 메타포처럼 작용한다는 거야. 이 점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장면들을 계속 곱씹게 만들어. 둘째, 아무리 얄밉고 답답해도 도저히 미워할 수 없을 만큼 캐릭터들이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어서 좋아. 마치 진짜 친구들처럼 말이야. 셋째,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두 번의 반전(?)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 아마 영화를 보는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반전 포인트가 다를 듯한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자신이 생각한 반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재밌을 거야. 
난 이 영화가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어.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었지만, 각자의 열정과 각자의 속도로 스물을 딛고 나아가는 민영과 정희의 용기가 잔잔한 위로가 되었거든. 그리고 문득 영화를 다 보고 나니,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어. 고3 시절 주말에 자습을 하러 학교에 간 날, 공부가 하기 싫어 밖을 나가 봄볕에 달아오른 운동자 옆 아스팔트에 벌러덩 누웠던 일이야. 마치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던 민영과 정희처럼 내 옆에서 그 기행을 함께해줬던 친구가 있었어. 지금은 멀어진 지 오래야. 그 친구에게 나는 몇 점짜리 친구였을까? 그 시절로 돌아가 왠지 그에게 성적표를 받아보고 싶어.
by. 🌰생밤
👀구때 구거 기억나?👀
🍧 몬몬 💬 중학생 때는 집 근처 도서관에 혼자 종종 갔어. 책을 고르는 기준은 바로 표지였는데 표지에 속아 나이에 맞지 않은 책을 읽게 된 적도 있었지. 난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보다 빌려와서 읽는 편이었어. 너무 조용해서 작은 소리 하나에도 사람들이 집중할까 봐 신경이 쓰였던 거 같아. 그리고 흑역사지만 나는 몇 번 대출한 책을 기한보다 늦게 반납했어. 그럴 때면 죄송해서 직접 반납하지 않고 도서관 앞에 놓인 반납함에 책을 쓱 넣어놓고 왔지.😓  도서관에 본격적으로 드나든 건 스무 살 이후였어. 시간이 남으면 어김없이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지. 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퍽 예뻤거든. 사색에 잠기기 딱이었지. 자료실 구석에 자리를 잡고 따스한 햇빛을 받으면서 낮잠을 자기도 하고, 아멜리 노통브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기도 하고, 과제에 필요한 책을 찾아 서가 구석구석을 누비기도 했지.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했는데 그때는 정말 매일같이 집 근처 도서관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어. 500페이지가 넘는 식물 도감을 훑어볼 수 있었던 유일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지. 가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

🌰 생밤 💬 초등학생 때는 놀이터마냥 도서관을 들락날락거렸다가, 중학생 때는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느라 갔었고, 고등학생 때는 문제집과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시험 공부를 하러 갔었지✍ 도서관의 종합열람실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거든. 물론 부지런히 일찍 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난 대학생이 되어서도 그 열람실을 자주 이용했어. 과제를 완성하거나,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가 담겨 있을 만한 책을 한무더기 쌓아놓고 읽기도 했는데, 살면서 그때만큼 진짜 '공부'하는 기분을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렇게 학구열을 불태우다, 종종 계단 모퉁이에 있는 자판기에서 커피도 뽑아먹고, 친구와 지하 매점에서 컵라면을 먹기도 했지. 그러다 정말 지치면 밖에 있는 놀이터에서 그네도 탔어. 내가 아직도 그 동네에 살고 있다면, 여전히 그 도서관을 안방처럼 드나들었을 것 같아. 그러고 보니, 도서관은 나한테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존재였구나😊🌳

🧦 몽땅 💬 나는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 갈 때와 나 혼자 갈때, 도서관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던 것 같아. 겨울에는 친구들이랑 '학교 - 방방 - 도서관 - 집' 이 루트로 자주 다녔어. 한겨울에 방방을 타면 손이 시려웠는데, 그럴 때 따뜻한 물이 나오는 도서관으로 향했지. 세면대에 따뜻한 물을 틀어 두고, 친구들이랑 차가운 손을 녹이면서 수다를 떨었어. 혼자 갈 때면 발걸음은 차분하게, 마음은 분주하게 서가 곳곳을 누볐던 것 같아. 궁금한 것도 많았고, 그만큼 책도 많아서 너무 행복했어.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야자 후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했던 것 같아. 어른이 되어 자주 가던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무척 설렜어. 물론 대출과 반납, 서가 정리, 창고 정리, RFID 변경 등 업무의 강도가 결코 약하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말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추억을 누군가에게 건네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 그러고 보니 도서관에 안 간 지 오래되었네! 이번 주말에 에코백을 들고 가 봐야겠어.🙌

👇 가을 맞이 도서관 코스 여행 어때?👇

💬 전주가 도서관에 진심인 도시인 거 알아? 난 몰랐어...🙄 특색 있는 도서관이 많아서, 도서관을 중심으로 여행 코스를 짜도 좋을 정도라고 해. 특히 영상에서 소개하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정말 가보고 싶어. 숲속에서 읽는 시라니, 뭘 읽어도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아. 나는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유명한 책방은 꼭 들르는 편이었는데, 도서관을 가볼 생각은 못 했던 것 같아. 다음에 전주 여행을 갈 땐 꼭 도서관을 가봐야겠어. 흠, 당장 진행시켜 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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