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에 모인 여성의 요구, 후보들은 응답하라
 Season 6  vol 5. 💡2025.05. 23. ~ 2025.05.29.

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언니가 못다 한 거, 내가 할게 
십대여성건강센터가 없어진다고?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플랫팀 김서영 기자입니다. 이제 정말 덥네요. 제 경우만 놓고 보면 온수매트에서 에어컨으로 하루 만에 바뀌었는데, 날씨가 이래도 되나 걱정이 돼요.


사실 더 걱정스러운 건 제 정신머리인데요! 제가 그만 지난 20일에 나간 [여자, 언니, 선배들] 1화 뉴스레터에서 [플랫온리 의견 보내기]에 잘못된 링크를 넣었지 뭐예요🤣 어쩐지 의견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후.. 이미 발행된 레터는 고칠 수가 없어서, 아래에 다시 링크를 공유합니다. 의견 많이 많이 보내주세요ㅠㅠ


📢플랫온리 의견 보내기  


이번 주 레터에서는 플랫 입주자님들이 보내주신 성평등 공약 아이디어가 기사로 탄생한 [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시리즈를 보내드립니다. 기사는 총 두 회차인데 첫번째 기사는 이미 보셨을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 레터가 나가는 23일 오전 두번째 기사도 공개됩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어떻게 모였는지, 각 대선 주자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혀왔는지를 확인해 보세요.


그럼 이번 주 플랫 레터 시작합니다🛴



입주자님은 ‘이번 대선을 통해 꼭 실현되어야 할 성평등 의제’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플랫에 의견을 보내주신 222명 중 약 절반(48.6%)이 젠더폭력 근절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어요. 이와 맞물려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비동의강간죄 도입 요구도 많았고요. 비동의강간죄는 국제사회도 권고하는 사안이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발의만 됐다가 전부 회기만료로 폐기됐습니다. 

한 응답자는 “수면제에 취해 자고 있다가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가해자가 ‘내가 강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는데도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밝혔어요. 만약 비동의강간죄가 있었더라면 처벌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보내주신 의견이 무척 생생하고 구체적이어서 기사를 보는 독자들도 크게 공감했을 것 같아요. 혐오표현 규제, 남녀동수 내각, 여성 대표성 제고, 성별임금격차 타파, 생활동반자법 등 핵심적인 성평등 의제가 다 나왔어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위협당하지 않는다면 CCTV가 달린 건물에 살기 위해 월세와 관리비를 더 내지 않아도 되고, 위험 요소를 걱정해 하지 못했던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중학교 때 유리천장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남자애들이 ‘김치녀’라고 부르며 1년 내내 괴롭힌 적이 있다. 그 아이들은 일주일간 청소를 하는 징계만 받고 끝났다. 이런 종류의 혐오표현이 판치는 일부 커뮤니티를 없애는 등 규제해야 한다.”

“정책에서도 여성 국회의원이 너무 적다 보니 여성 유권자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지금은 여성 정치인 한 명이 일당백을 하는데, 여성 정치인이 많아지면 다양한 의제를 전문성 있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남자가 육아휴직을 당연히 가는 것이 일터 성평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 

더 많은 의견은 🧵기사에서 확인해 보세요!


“언니가 못다 한 거, 내가 하고 갈 거야. 좋은 곳에 가서 거기서는 아프지 마. 나도 곧 따라갈게. 또 만나 우리.”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수사관 등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만든 자조모임 ‘열매’ 회원 11명이 지난 16일 처음으로 민주묘지를 다 같이 참배했습니다. 🧵이 현장에 플랫팀장인 남지원 젠더데스크가 다녀왔습니다. 

김선옥씨(67)와 고 전옥주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투옥돼 성고문과 성폭력을 당했습니다. 이들은 당시 자행된 성폭력을 세상에 알린 장본인이기도 해요. 전옥주씨는 1989년 국회 청문회에서 성고문 피해를 증언했고, 김선옥씨는 40여년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던 피해사실을 2018년 언론에 공개하며 진상규명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와 같은 피해자들은 지난해 🧵자조모임 ‘열매’를 결성해 서로 손을 맞잡았어요. 처음으로 다같이 찾은 민주묘지에서 피해자들은 “함께라서 조금은 마음이 더 나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이미영씨(가명)는 피해를 인정받아 민주묘지에 묻히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소원을 이룰 거라며 웃었다고 해요. 

🧵제도는 얼마나 따라오고 있을까요?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피해 정도를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한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5·18보상법 개정안이 지난해 11월 발의됐지만, 비상계엄 사태 후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 상당수가 60대 후반 고령이고 암 등으로 투병하고 있는 이들도 있어 신속한 명예회복과 보상을 위해서는 관련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서울시가 오는 7월4일자로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 운영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시립 십대여성건강센터의 수탁 운영법인과의 재위탁이 종료된 후 다른 위탁법인을 찾기 어려운 점, 실질적 지원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고, 다른 시설과의 기능 중복으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 운영 종료 이유라는데요. 이 센터가 사라지면 당장 도움을 받기 어려운 위기 청소년이 갈 곳이 없어져 우려를 자아냅니다. 

이 센터는 성매매·성폭력·임신·탈가정 등으로 위기에 처한 10대 여성 청소년의 건강 지원을 위한 의료 특화 기관이예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료 직접 지원을 하는 기관으로 여성의학과,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한의학과 진료를 무료 제공합니다. 센터가 설립된 2013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센터를 거쳐간 위기 청소년은 약 2000명입니다. 센터 실무자와 시민들이 운영 종료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이성현 인턴기자가 재미와 의미를 둘 다 잡은 문화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제 세대에는 원더걸스 예은으로 더 익숙할 아티스트 핫펠트의 앨범 <1719>와 동명의 책에 관한 서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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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1719-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 


인생이 아름답다는 말보다 인생이 구리다는 말에 마음이 갈 때가 있습니다. 그룹 원더걸스에서 ‘예은’으로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 핫펠트는 <1719>의 첫 번째 트랙 ‘Life Sucks’에서 그 문장을 시원하게 외치는데요. 아버지를 향한 증오와 분노를 직설적인 가사로 표현합니다.


이 앨범은 핫펠트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겪은 일을 토대로 만들어졌어요. 불안하고 우울했던 감정이 솔직하게 녹아 있습니다. 동명의 에세이도 함께 출간됐는데요. 부제는 ‘잠겨 있던 시간들에 대하여’입니다.


저 역시 ‘인생이 구리다’고 느껴지던 때, 타로와 사주를 번갈아 보러 다녔어요. 인생이 어떻게 생겨 먹은 건지 궁금했거든요. 핫펠트가 이 앨범에서 타로카드 이미지를 사용하더라고요. ‘타로 과몰입자’로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아래는 책에 실린 ‘여덟 개의 칼’이라는 시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여덟 개의 칼을 바닥에 꽂고

손발을 묶었다


두 눈을 가렸다


타로카드 중 소드 8번 카드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이 카드는 흰 천으로 눈을 가린 여인이 여덟 개의 칼에 둘러싸여 있는 그림인데요. (실제로 핫펠트가 ‘Life Sucks’ 뮤직비디오에서 흰 천으로 눈을 가리고 등장해요!) 이 카드는 구속된 상황, 두려움과 무력함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배경에 두 가지 소재가 더 있습니다. (타로는 디테일이 생명!) 멀리 성이 보이고, 발밑에는 얕은 물이 흐릅니다. 성은 회복을, 물은 감정과 잠재의식을 의미합니다. 회복은 멀어 보이지만 사라지지는 않고요, 감정은 이미 흐르고 있었네요.


<1719>는 핫펠트가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고, 꺼내고, 다시 쓴 기록입니다. ‘잠겨 있던 시간’은 감정을 지긋이 바라본 시간이지 않았을까요. 성으로 가려면 물을 지나가야 하니까요.


지난 19일은 성년의 날이었어요. 핫펠트는 <1719>가 늦은 사춘기와도 같은 감정을 담은 작품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저는 그 표현이 좋았습니다. 사춘기는 청소년기에만 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금 어디쯤을 지나고 있든, 어딘가에 잠겨 있는 입주자님을 응원합니다.


참고로 핫펠트는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을 만큼 꾸준히 여성을 위한 목소리를 내온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음악 세계에도 🧵페미니스트로서의 시선이 녹아 있어, 입주자님께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동덕여대 고소 취하했다고 해서 이긴 줄 알았는데 학생들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학생분들 힘내셨으면 좋겠네요.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요 플랫

👤동덕여대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또다른 대학가에서는 여학생 자치기구를 포함한 인권 관련 자치기구에 대한 총학생회 차원의 탄압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3여년 전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하며 당선된 대통령의 말로가 생각나 무서워지는 시점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이라 바쁘시겠지만 플랫에서 관련 사안의 쟁점을 짚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From.Flat

📣입주자님 덕분에 저희 플랫은 그 어느 언론사에서도 하지 못한! 독자들의 공약 요구사항을 대선 주자에게 전달해 답변을 받는!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습니다. 이번 레터와 같은 날 공개되는 [광장의 목소리, 나중은 없다] 2회차 기사를 꼭 확인해 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지난 레터에서 살짝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저희는 입주자님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어요. 조만간 나갈 공지도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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