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번째 책편지(2024. 4. 25.(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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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대신 꺼내 읽어요
  📺고향에 있는 부모님 댁에는 두 대의 TV가 있다. 각각 엄마, 아빠의 애착 TV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늘 두 분과 함께한다. 부모님은 눈 뜨자마자 TV를 켜며 하루를 시작하신다. 엄마는 주로 일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아빠는 역사 드라마와 스포츠 중계를 선호해서 취향이 겹치는 채널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그 탓에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엄마는 안방, 아빠는 거실에서 생활하신다. 엄마와 통화하다가 아빠 안부를 물으면 아빠에게 따로 전화해 보라는 대답이 돌아올 정도니 이건 뭐 한 지붕에 두 가족이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렇게 좋아하는 게 다른 두 분이지만 희한하게 수면 습관은 닮아서 엄마, 아빠 모두 TV를 자장가 삼아 켜 놓고 주무신다. TV 소리를 들어야 잠이 온다나 뭐라나. 그래 놓곤 자다가 자주 깬다는 둥 잠들기까지 힘들다는 둥 하소연을 하시는데 깊은 밤, 어둠을 훤히 밝히는 TV를 상상하면 ‘잠이 올 리가 있나요….’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결국 TV를 끄고 주무시면 어떠냐고 내가 슬쩍 참견하면 부모님은 못 들은 체하신다. 나도 물러서지 않고 밝은 빛이 멜라토닌 형성을 어쩌고저쩌고, 도파민이 이러쿵저러쿵 어디서 주워들은 근거를 대보는데 우리도 네 나이 때는 잘 잤다고 최후통첩이 날아오니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만다.

  📱그러나 이제는 TV에 더해 스마트폰까지 곁에 두는 부모님을 보면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나에게 “컴퓨터 좀 그만해라~” 하셨던 마음이 이랬을까? 삼십 대가 된 딸이 환갑을 지낸 부모님께 “TV 좀 그만 보세요~” 잔소리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물론 일터에서 고단했을 부모님이 TV로 위안 삼으시는 걸 생각하면 짠하지만, 건강을 위하여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건 분명하다.

  📖부디 부모님이 TV 대신 꺼내 읽기를 바라며, 적어도 눈 뜬 직후와 잠들기 직전에는 차분히 글을 읽으시길 바라며 선물한 책 두 권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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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김창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4

  음악가 김창완의 에세이. 23년간 DJ로 활동한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오프닝 멘트와 청취자 사연에 쓴 답장을 엮은 책이다. 눈으로 글을 읽지만, 김창완 아저씨의 포근한 목소리가 들리고, 계절 냄새가 물씬 나는 것만 같다. 보통의 나날,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한 반짝임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그의 담담한 삶의 태도가 고단한 하루를 다독여준다. 매일 아침을 연 글이지만 밤에 읽어도, 아니 위로가 필요할 때라면 언제든지 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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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지음 |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

  일본에서 열린 실버 센류(짧은 시) 공모전의 응모작 중 많은 사랑을 받은 여든여덟 수를 담은 걸작선. (제목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도 책에 실린 센류 중 하나다!) 솔직하고 익살스러운 시를 읽다 보면 방심하다 웃음이 터지고, 그러다 별안간 울컥하는 알쏭달쏭한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실버 세대(노년층)의 일상을 담은 시이지만 실은 중년부터 노년을 아우르고, 그렇기에 마냥 남 일 같지 않다. 시는 짧아도 그 안에 담긴 시간은 묵직해서 책을 덮은 후 여운이 길다. 귀여운 삽화를 곁들여 감상하는 것도 사랑스러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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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립도서관 「주간 책편지」 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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