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한 주간 무탈하셨습니까?

지난 6일(현지시각)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구조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 긴급구호대(KDRT)의 활약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당. 지난 8일 급파된 한국 구호대는 어린이, 여성, 노인 등 현재까지 모두 8명을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뎁쇼.

구호대에 함께 파견된 4마리의 구조견에게도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당. 바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토백이’ ‘티나’, 벨지움 마리노이즈 종 ‘토리’ ‘해태’ 입니닷. 모두 2년 간의 훈련 과정을 거친 전문 구조견들입죠.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지난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때도 활약상이 관심을 모았는뎁쇼. 이번엔 소백이와 토리가 튀르키예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채 수색하는 모습이 공개돼 많은 친구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고 있습니당.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왜 신발이나 고글을 착용하지 않느냐’ ‘다른 나라는 안전장구를 착용한 사진을 보았다’는 등의 댓글로 걱정이 쏟아졌습죠.

👨최 수의사가 답합니다

댕기자, 애피레터 친구들 안녕하세요! 먼저 이렇게 동물원 동물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사파리란 말이 익숙하긴 하지만 질문해주신 독자분처럼 낯선 것도 사실입니다.

사파리(Safari) 혹은 사파리 공원은 동물원의 전체 혹은 일부 비교적 넓은 땅에 야생동물을 풀어놓고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동물을 관람하는 시설을 말해요. 사람이 통로 옆 철창을 지나가면서 보는 ‘백화점 형태’보다 동물이 자유로워 보인다는 장점 때문에 선호하는 분들도 계시죠.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파리 공원도 야생동물의 원 서식지가 아닌 곳에 가둬 기른다는 점에서 일반 동물원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 사파리 공원의 역사에 대해 살펴볼까요.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타고 야생동물을 관람한 사파리는 1963년 도쿄 타마동물원에서 시작되었어요. 1헥타르(약 3000평)의 땅에 울타리를 두르고 아프리카 사자 12마리🦁를 풀어놓은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존 동물원보다 넓고, 관람객도 더 자연스럽게 느끼는 동물 전시 형태는 세계 곳곳에서 각광받으며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최근까지도 야생동물공원(Wildlife Park)과 같은 이름으로 사파리 형태의 동물원은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예요.

게다가 동물을 번식하거나 거래하던 기존 동물원과 달리, 열악한 동물원의 야생동물을 구조해서 기르는 생크추어리(Sanctuary)형 동물원들도 방문객들의 도덕적 부채감을 덜어주며 환영받고 있고요.

주로 궁금해하셨던 동물복지의 측면도 살펴볼게요. 사파리 공원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동물원보다 면적이 조금 더 넓고 서식지와 비슷하게 꾸며 놓았기 때문에 동물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어요. 특히 사슴과나 늑대처럼 여러 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사는 동물은 야생과 비슷한 행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죠. 물론 적절한 사회관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되어야겠지만요.

그렇지만 공원의 형태와 운영 방식에 따라 단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궁금해하셨듯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사파리 공원의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사파리에 전시되는 동물들은 지나가는 관람버스를 ‘먹이 주는 버스’로 인식하고 반가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해외처럼 개별 소유 차량으로 사파리를 지나는 시설의 경우는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관람객도 위험할 수 있어요. 또 국내에서는 개별 차량은 아니지만 지난해 동물이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가 여러 차례 나기도 했었고요. 

사실 국내 사파리는 사파리 공원의 범주에 넣기도 모호해요. 해외보다 공간이 넓지도 않고 동물을 높은 밀도로 전시해서 동물원 철창 안과 썩 다른 환경이 아닙니다. 사람은 버스를 타고 동물을 보는 재미가 있을지 몰라도, 동물에게는 관행적인 동물원보다 나을 것이 없어요.

오히려 무리한 합사 시도로 싸워서 다치는 동물이 많고, 과도한 번식으로 남는 동물을 안락사 하는 등의 동물복지 문제도 지속되고 있거든요. 다만 다치거나 죽는 동물의 이야기는 관람객에게 전해지지 않으니 사람들은 ‘즐거운 면’만 보게 되는 겁니다.

최근엔 많은 분들이 사파리 공원을 포함해 동물원이란 공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고민하시는 것 같아요. 야생동물을 오락의 목적으로 가두는 행위는 이미 윤리적 정당성을 잃은 것이 세계적 흐름이에요. 그래서 해외서는 하나같이 ‘보전, 교육, 연구’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데요. 글쎄요. 저는 솔직히 이런 멋진 말들이 ‘동물원 보전’을 위한 구실로 쓰이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다만, 있는 동물원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혹은 이미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는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동물🐅🐆은 다시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렵거든요.

🐶댕기자: 흙과 나무 사이에 있는 동물 모습에 그저 좋아보였는데 듣고 나니 서글픕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