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부산환경운동연합에 처음 왔을때, 정호선 대표님은 늘 제게 틱틱대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면서 아침 출근길마다 앞에서 안부를 물어주시고, 슬쩍 들러 라면 먹으러갈래, 음료수 마시러가자 하는 등 신입활동가를 남모르게 잘 챙겨주셨지요.
(※ 부산환경운동연합과 부산환경교육센터, 생명마당, 자원순환시민센터는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아마 다같이 하는 첫 회식이었을겁니다. 그 날도 틱틱거리시면서도 신영복님의 「나무야 나무야」라는 책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차례를 넘기고 처음 시작하는 장에는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당시만해도 저는 시민사회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업계 사람들(?)은 다 안다는 이분도 이름만 알았지 뭐하는 분이신지를 몰랐습니다. 그저 책을 좋아하기에 선물받은 책을 천천히 읽었을 뿐입니다.
훗날 시간이 지나 올해 부산에 교육감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대표님께 환경보건&환경교육 관련 공약을 제안해보자 제안하였고, 공약을 받아주었던 후보자가 현 교육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래서 제안한 공약을 구체화하고자 같이 교육청에 들어가 실무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는 길에 대표님께 '교육센터 사업과 연결해서 사업비를 좀 확보하시면 어떠냐'하니 '그런게 어디있냐고, 제안을 받아들여서 더 많은 다양한 환경교육정책이 실행되면 된거라고' 하시며 받는 것보다 줄 수 있는 것에 만족하셨습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많고 나눌 이야기가 많습니다.
가슴에는 늘 노란 리본을 달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셨습니다.
같은 곳에서 같은 길을 걸으며 가던 분과 이제 함께할 수 없음에 속이 꽉 막히고 먹먹할 따름입니다.
이제는 선물해주신 책에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라는 문구가 조금은 이해가갑니다.
당신의 선택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열어주었고,
당신의 선택은 정책과 환경을 조금씩 바꾸었습니다.
이제 당신의 선택은 전세대가 받을 수 있는 환경교육의 거름이 되었습니다.
한 잎, 한 송이, 한 그루의 자연을 바라보고 계셨던 그 모습, 오래 기억될겁니다.
-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