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r. 슬픔을 꺼내보이지 않는 너에게



매일 밤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바랐다는 너의 말에 마음이 덜컥 내려 앉았어. 내가 사랑하는 자글자글한 눈웃음을 짓고는 한없이 맑고 밝은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 말을 하기까지 넌 얼마나 많은 밤을 까맣게 채웠을까. 이불을 아무리 턱끝까지 끌어올려봐도, 발끝까지 내려보아도 기어코 스며드는 찬 바람을 어떻게 버텼을까.

그 말을 하는 지금도 넌,

내가 사랑하는 그 웃음을 마구 주는구나.

너무 많이 주어서, 정작 너를 위한 웃음이 남아있지 않은 건 아닐까 염려될 정도로 말야.


한바탕 그렇게 비워냈으니,

너가 돌아갈 오늘의 밤은 가벼울까-

여전히 무거울까.


너가 웃는 모습 앞에 난 함께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나는 너가 웃는 게 그렇게 좋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목젖이 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리고는 뒤로 몸을 재끼며 깔깔깔 웃는 그 웃음.

근데말야, 나는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


너의 웃음 때문에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너를 사랑하기에 네 웃음을 사랑해.

너가 나를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애써 버거운 웃음을 짓진 않았으면 해.

그보다 너를 위해 웃어주었으면 해.


그게 힘들다면, 그저 슬퍼해도 돼. 

대신 그 슬픔을 꺼내어 나에게도 보여줘. 

너가 버텨내야 했을 그 밤들에

가벼이 내 이름을 꺼내줘.

그거면 돼.


왜 이곳에 멈춰있는지

왜 지금 울고 있는지 묻진 않을게.

너의 깊이를 가늠하지 않을게.

애써 웃음을 짓지 않아도,

눈물을 참지 않아도 괜찮아.


대가 없는 포옹을 줄게

그렇게 언제든 너를 안아줄게

가끔 답답할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땐 우리 사이에

빈틈이 없는 거라 생각해줘.


때론 숨 막힐 때도 있을 거야.

그럴 땐 우리 입맞춤을 하는 거라 생각하자.

언제든 달려온다면

기꺼이 나의 모든 체온을 줄게


그치만 내가 아니라도 말야,

나의 포옹이 아니라도 말야.

한 줄기 햇살이 너를 따르길,

적당한 온도의 바람이 너를 스치고 지나가길,


그렇게 모은 한 줌, 두 줌의 따듯함으로

오늘 밤의 한기를 밀어내길,

그렇게 맞이한 내일이 조금은 더 따스하길,


그 언젠가엔

내일이 기다려지길.



그리고 그 모든 순간,

내가 함께할게.


emotion objet, Ofor와

sound objet, All was well이 만나

당신의 슬픔에게 따듯한 포옹을 건넵니다.


주얼리 브랜드 Ofor와 플레이리스트 All was well.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둘이지만, 어쩌면 같은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감정에게 포옹’을 건넨다는 것. 오포르는 ‘주얼리’, ‘글’, ‘공간’으로- All was well은 ‘음악’으로 전할 뿐이지요.


우리는 당신의 웃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질끈 감는 두 눈. 시원스레 드러나는 목젖.

그치만요, 당신의 웃는 모습이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당신을 사랑하기에, 당신의 웃음을 사랑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우린 당신의 슬픔마저 사랑합니다.


ofor와 all was well의 포옹으로,

당신의 슬픔을 힘껏 끌어 안을게요.


당신의 슬픔과 함께할게요.

All was well's Story
Q. 간단한 소개 부탁 드려요.

A. All was well은 뉴에이지 음악을 플레이리스트 영상으로 업로드하는 유튜브 채널이에요. 나아가, 말로 할 수 없는 것들을 음악으로 해소하는 시간이자 자유로이 찾아오고 떠나가며 머무르는 공간이이에요.
그 끝은 언제나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과거형으로 채널 이름을 지었어요


Q. 이번 플레이리스트를 작업하시면서 염두에 두신 점이 있을까요?

이번 오포르와의 협업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은 '감정'이에요
오포르에서 제안해주신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를 듣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단색이 아니었어요. 때문에 플레이리스트에 수록된 음악이 일련된 단일 감정이 아닌 조금은 뒤얽힌 여러 감정을 들려주길 바랐고, 청취자들은 그 감정들 속에서 얼마 동안 헤어나오지 못하다가 결국은 가벼이 유영하길 바랐어요.
마지막 음을 듣고 밀려오는 감정들을 생각하며 모든 요소를 구성했어요.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가 All was well에서 전하려는 감정은 슬픔보다는 사랑의 감정에 가깝고, 슬픈 마음보다는 슬픔을 사랑하는 마음에 가까워요


Q. 상욱님께 '슬픔'이란 무엇인가요

저에게 '슬픔'은 검정이에요.
너무 많은 색이 섞여 아무리 밝은 색을 덧칠해도 그대로인 검정색 같은 거요. 가득 차있는지 텅 비어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채널을 통해 많은 분들의 검정을 들여다봐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그 자리에 멈춰버린 마음들이 아득해요. 사방이 어두워 걸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 대신 저의 검정을 들려주고 싶어요.


Q. 끝으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포르의 받는이들에게 전하고픈 메세지가 있나요.

온라인에만 존재하던 All was well을 손에 닿을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꺼내어 많은 분들을 초대해주신 오포르에게 감사해요. 

'
음악을 듣고 글을 쓰며 문화를 향유하는 것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다.
청각은 음악의 독점권을 포기했고, 시각은 그저 안경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인간으로 태어난 너는 거대한 세상을 누비며 모든 감정을 온전히 누리길 바란다.
'
Moony's Collab. Story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에는 '우연'이 있었습니다. All was well을 운영하는 강상욱님은 올해 봄, 우연히 오포르의 감정의 바다 글귀를 읽고 쇼룸을 방문해주셨어요. 인스타에 쇼룸 스토리를 올려주신걸 보고 호기심에 프로필에 들어갔다가, 제가 즐겨듣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All was well'을 운영하시는 분이라는걸 깨닫고 얼마나 반갑고- 또 설레던지요. 
가사 없는 음악들은 역설적이게도 가장 내게 필요한 가사들을 들려주기도 하기에 All was well은 마음을 매만지고 싶을 때 종종 들리던 곳이었고, 쇼룸에서도 자주 틀어두던 플레이리스트예요. 이곳에 더 마음이 갔던 이유는 플레이리스트를 넘어서, 하나의 감정의 방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어요.
가장 솔직한 마음 한 장을 북 찢어 갖다놓기도, 내게 남은 작은 온기를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건네기도 하는 곳 같았거든요. 모든 색의 감정이 오고가는 이 곳이 오포르와 닮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어떤걸 함께 하고 싶다라는 구체적인 생각이 들었다기 보다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고 어떤 방식으로든 함께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안을 드렸고,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빠르게 추진하게 되었어요.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니 닮아 있는 점이 더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결국엔 같은 가치를 전하고 있지만, 그 방식에서 다름이 있었어요. All was well과 Ofor 모두 감정을 향한 포옹을 건넨다는 것. 그것에서 줄기를 잡고, '포옹'으로 큰 프로젝트의 줄기를 잡았습니다.
'포옹'이라는 줄기가 나오고, 어떤 감정을 포옹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고민 끝에 All was well과 Ofor가 함께 껴안을 수 있는, 껴안고 싶은 감정이 '슬픔'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써 입꼬리를 광대까지 끌어올리고는, 매일밤 내일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던 B양. 슬픔을 몰아내기라도 하려는 듯, 슬픔보다 더 큰 웃음을 터뜨리던 K양. 슬픔을 와락 꺼내보인 뒤, 이런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며 연신 사과했던 P양.
그 친구들의 밤이 슬퍼서, 그 슬픔을 힘껏 안아주고 싶어서 썼던 편지 같은 글이 있었어요. 생각나서 그 글을 다듬어 공유했고, 상욱님도 오포르의 컨셉에 맞추어 아래와 같이 편지 형식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렇게 상욱님의 글과 무늬의 글을 합쳐, 이 편지 가장 위에 쓰인 최종 글을 완성했습니다. 두 사람의 글을 합쳐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이 작업 또한 두 마음의 포옹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글을 완성한 뒤 제품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슬픔과 슬픔이 뒤엉켜 서로를 껴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면 한다는 방향성을 무트에게 전달했어요.
MUT's Design Story.
어쩌면 이 감정들이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었던 건, 이 일러스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간 Emotion Objet라는 슬로건 아래 감정을 물성으로, 주얼리로 풀어내왔지만 감정을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해왔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날 감정을 그냥 단순히 만지는 게 아니라 대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처럼요. 그 상상력을 마구잡이로 풀어낸 스케치가 아래의 일러스트 초안입니다. 
러프하게 5분만에 끝낸 스케치지만, 슬픔이 생명체가 된다면 저렇게 흘러내릴 것 같았고- 그런 슬픔을 안아주고 싶었어요. 저의 코어감정에는 슬픔이가 크게 자리잡고 있어서, 수많은 감정들 중 가장 먼저 그려낸게 슬픔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정돈된 선으로 표현하기에는 복합적인 감정이라, 다시 다듬어서 탄생하게 된 것이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 일러스트입니다. 
얼굴이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 두 가지고, 아래에 물결처럼 일렁이는 부분은 나와 그 감정이 포옹을 통해 섞이는 과정을 표현했어요. 오랜 시간 다듬고 들여다봐서 그런지, 저는 이제 그림 속 친구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네요 ㅎㅎ 

슬픔은 때로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무섭게 느껴지기도, 압도될만큼 너무 크게 느껴지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저렇게 안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친근하기도, 바보같은 표정은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구요. 어느 날 슬픔이 너무 무겁고 무서운 날에, 저 일러스트를 보고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일러스트와, 이야기를 담아 만들게 된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 팔찌입니다. 나와 슬픔이 포옹하는 모습을 무한히 엉켜있는 듯한 실로 표현했어요. 꼬임은 어디가 시작인지, 끝인지, 중간지점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이- 모호한 감정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방울방울 맺힌 갖가지의 슬픔은 나와, 슬픔과 엉켜있기도 (사진에서 중앙 참 기준 왼쪽) - 거리를 두고 있기도 (사진에서 중앙 참 기준 오른쪽) 합니다. 
늘 적당한 게 어렵기에, '너의 슬픔마저 사랑해'도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탄생했어요. 타이트하게 꼬아보니 오히려 꼬임이 드러나지 않고, 너무 루즈하게 꼬았더니 풀려버렸기 때문에 적당한 간격을 잘 찾아내야했어요. 
특히 이런 매듭은 처음 써보기도 하고, 어떤 원석 조합이 가장 조화롭게 빛나는지 구성하는 것도 시간이 꽤 걸린답니다. 하지만 그만큼 새롭고도 예쁜 아이가 탄생한 것 같아요. 
우리가 만날 수는 없어도, 이 조각을 통해 당신의 슬픔에게 포옹을 전할게요. 부디 당신의 밤이 너무 무겁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ODD's Showroom Story.
공간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만큼 이번 콜라보 디피에 대한 설렘 역시 컸어요. 포옹이라는 두 글자가 제품으로, 편지로, 음악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과정들을 보며 쇼룸에 오시는 분들께 어떻게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전혀 새로운 두 장르의 콜라보가 이루어지는 만큼, 소개되는 공간 역시 조금은 색달랐으면 했어요. 그래서 새로 마련한 선반의 가장 잘 보이는 부분에 콜라보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All was well의 '음악'과의 콜라보를 표현하기 위해, 포옹을 담은 LP 커버를 만들었어요. ‘포옹’이라는 이름의 일러스트는 오포르지기 무트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렸습니다.
쇼룸엔 LP가 정말 많아요. 세월을 품은 듯 조용하고 잔잔하지만 따듯하고 안온한 쇼룸의 분위기가, 오래됐지만 포근하고, 조금은 낡았지만 그 세월을 오롯이 품은 LP판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 모습에 무트의 포옹 일러스트를 담아 콜라보를 담은 레코드판이 탄생했어요.
지금까지 쇼룸 공간에서 말로, 글로 또는 제품으로 전달하던 이야기들이, 음악으로, 소리로 확장되어 전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저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설레는 경험이었습니다. 쇼룸 고객분들이 작지만 새로운 변화를 어떻게 느끼실지도 궁금하구요!

쇼룸 한 구석에 작은 콜라보존이 있으니, 쇼룸에도 많이 놀러와주세요 : )
All was well에 업로드된 영상의 댓글을 보니, 제목처럼 나에게 말해줄 누군가가 있으면 한다는 댓글이 있었어요. 제가, 오포르가 그런 존재였으면 합니다. 당신의 슬픔을 알지 못합니다만, 기꺼이 끌어 안을게요. 

당신의 슬픔마저 사랑해요.
안아주고픈 슬픔이 있나요?
무엇이든 나눠주세요.
OFOR
oforrrr@gmail.com
서울 마포구 동교로 27길 21-12 102호 오포르 02-338-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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