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세계는 대침체, 정치적 극단화, 기후 위기 등으로 극심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저자는 주식·선물 거래 같은 금융의 원리가 단지 경제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과 연애, 정치적 상상력까지 깊숙이 재구성했다고 분석한다.
과거의 비판 이론들은 금융 자본주의가 사람들을 파편화하고 고립시켰다고 비판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오늘날 대중은 미래의 위험을 무조건 피하거나 계산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함을 당연한 전제로 받아들이고, 위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투기(Speculation)’를 통해 삶을 지탱한다.
손익을 따지는 이성적 인간인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시대가 가고, 불확실한 미래를 선제적으로 수용하며 관계를 맺는 ‘호모 스페쿨란스(투기하는 인간)’가 등장한 것이다.
틱톡의 무한 스크롤, 데이팅 앱의 가벼운 만남, 혼란을 자극하는 정치 선동이 모두 동일한 ‘투기적 기술’ 위에서 작동한다. 더 나아가 이 책은 대중이 이러한 투기적 환경을 역으로 활용해 권력에 저항하는 ‘역투기’의 가능성까지 포착한다.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금융 시스템의 메커니즘을 역이용해 새로운 연대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정교하고 실용적인 사회학적 통찰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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