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보도에 북한이 세계 최대 규모 병력을 보유했단 내용도 있던데, 맞아?
💬그건 아냐. 미국 군사력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2024년)의 세계 상비군 규모를 보면 중국이 204만명, 인도가 146만명, 미국이 133만명이야. 북한과 러시아가 각각 132만명으로 그 뒤를 잇고. 우크라이나 90만명, 이란 61만명이야. 한국은? 50만명.
🎙️️중국이 제일 많구나.
💬상비군을 기준으로 볼 때 군대 숫자는 인구수랑 비례한다고 보면 돼. 인구가 많아야 군대가 커. 아니면 분쟁 지역이거나. 북한의 경우 인구 규모에 비해 병력이 많지. 인구 대비 이례적으로 비대한 건 맞는데 세계 최대는 아냐.
🎙️️군대를 보내기 전에도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많이 지원해왔지?
💬응. 2년째 북한의 무기가 들어가고 있다고 해. 주로 위성 사진을 가지고 분석하는데. 북한 항구에서 러시아 배들이 오가는 게 찍히고, 내리는 컨테이너 숫자가 어떻게 되는지 이런 거로 추산하는 거야.
🎙️️아, 컨테이너 숫자로?
💬그렇지. 지금까지 북한에서 러시아로 1만8000개의 컨테이너가 들어갔어. 이를 통해 무기를 추산, 추정하는 거고. 전쟁터에서도 북한 무기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
🎙️️미국은 확인 중이라고 하다가 닷새 만에 처음 인정한 거지?
💬응.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존 커비가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임할지 아직 모르지만, 그것은 분명 우려되는 가능성”이라고 밝혔어. 사실 미국과 나토 입장에서는 조심스러운 게 맞지.
🎙️️왜?
💬(파병이) 사실로 확인되면,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미군이나 나토도 도와주러 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압박을 더 강화할 거 아냐. 부담이 생기는 거니까. 굳이 유럽이나 서방은 그런 부담을 앞장서서 떠안을 필요가 없지.
🎙️️명확하게 확인된 뒤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 엄청 신중하네.
💬그렇지. 커비 보좌관의 설명은 북한군의 존재가 우크라이나 전황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북한군의 의도를 모르기 때문에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거야. 러시아에서 북한군이 뭘 하는지 일단 지켜보고,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북한군이 이동해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베리아 후방 기지에서 러시아군을 돕는 임무를 할지.
🎙️️전방으로 가냐, 후방에 남느냐. 그게 그렇게 중요해?
💬실제 파병이라고 해도 파병의 규모나 실제 수행할 임무, 배치 지역에 따라 위협의 정도가 달라지니까. (미국은) 그에 맞춰서 대응하면 된다는 거지.
🎙️️상황을 보면서?
💬미국의 입장에선 미리 강경하게 얘기할 필요가 없는 거지. 그게 국익에 맞는 거니까. 지금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북한 병력이 연해주에 가 있다, 정도야. 얼마나 더 모일지, 이 병력이 어디로 이동해 어떤 일을 할지를 보고 대응하면 돼.
🎙️️우리는?
💬사실 대응할 게 크게 없어. 대러 관계가 좋다면 협상 카드가 많은데, 대러 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잖아. 마찬가지로 남북 관계에서 접촉면이 많으면 북한에 쓸 카드가 많은데, 관계가 아무것도 없으니 쓸 수 있는 게 없지.
🎙️️국제적인 규제 같은 게 있는 거 아냐?
💬북한은 이미 수십 년째 고립돼 있고 제재는 받을 대로 다 받고 있어. 그런데 여기서 더 한다? 아니면 세계적인 왕따 국가라는 오명을 더 얻는다? 북한 입장에선 특별히 받을 데미지가 없어. 한국이든 미국이든 북한을 압박할, 제어할 수단이 크게 없는 상황이야.
🎙️️그럼 우린 가만히 있어?
💬그나마 현재 남은 카드 중 가장 유력한 게,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는 거야. 북한이 만약 계속 그러면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는 거지. 어찌 보면 마지막 카드야.
🎙️️그건 엊그제 대통령실이 발표한 건데?
💬사실 거의 유일한 마지막 카드를 깐 거지. 이 카드를 상황 변화에 맞춰서, 잘 가지고 있다가 끝까지 활용해서 협상력을 키워야 할 텐데, 어찌 보면 초장부터 최후 카드를 꺼내 들고 흔들고 있는 거야.
🎙️️얼마 전에 북한이 남북 연결도로도 폭파시켰잖아. 우리랑 관계도 더 냉랭해졌고. 이것도 파병과 연결된 거야?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어. 남북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켜서 관심을 한반도에 묶어두고, 자기들은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간다, 이렇게 파병을 염두에 두고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의도적으로 높여왔다고 보는 거지.
🎙️️동의해?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나는 아예 관계가 없다고 볼 순 없겠지만, 두 사안이 큰 연관은 없다는 입장이야.
🎙️️남북관계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사실 지금으로선, 더 좋아질 게 없어. 정면충돌만 안 했으면 좋겠다, 일종의 상황 관리 정도라도 잘 유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이끄는 위기 관리에 대한 인식이 지금 부족하다는 거야.
🎙️️위기 관리 인식?
💬예전엔 전쟁이 나면 안 된다는 대전제에 동의하고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했잖아. 충돌이 벌어지더라도 확전시키지 않으려고 관리했고. 그런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은 둘 다 ‘한 번 해보자’는 입장이니까. 그러다 보면 사소한 충돌이나 오해로 인한 우발적 상황에서, 상황이 더 커질 수 있거든.
🎙️️우발적 상황?
💬예를 들면, 휴전선에서 오발 사고가 나서 양쪽 초소끼리 총탄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잖아. 남과 북에 서로 채널이 있다면 바로 전화해서 오발된 거니까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실수라고 사실을 통보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소통 채널도 없으니까. 그러다가 지금처럼 또 격앙된 분위기면, 대포를 쏘는 등 더 위태로워질 수 있어.
🎙️️조마조마하네, 상황이.
💬응. 위협을 가중시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제발 큰 사고가 안 났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을 가지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