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시즌2

라잎스페이퍼는 2022 지역문화예술교육 기반 구축 지원사업 참여 단체의 먹고사는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각 단체의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입니다. 7월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금요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 혜진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나란히 앉은 하쿠나마타타 멤버들. 왼쪽부터 졔, 별, 복>
하쿠나마타타 인터뷰: 교회는 예술가 양성의 메카?
* 인터뷰이: 졔, 별, 복, 택
* 인터뷰어 : 충현, 소똥
* 인터뷰 편집: 충현
💬 음성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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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문

살면서 한 번도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다. 애초에 부모님이 무교여서 종교에 입문할 기회나 강요가 없기도 했고, 워낙에 눈앞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쉽게 믿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신, 사주, 운세, 타로, MBTI 등등. 귀신은 엄청 무서워했다.)

 

그래서인지 주변의 종교를 가진 사람들, 특히 종교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늘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떻게 본 적도 없는 누군가를 온전히 믿고 따를 수 있는지, 그 믿음을 실천하고 지켜내기 위해 물리적인 시간과 노력을 쏟아내는지. 절대적인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사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러기에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

 

몇 년 전, 감정이 건강하지 못하던 시기에 길을 가다 만난 교회 현수막 문구에 뜬금없이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하나님은 언제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희는 언제나 당신을 환영합니다.” 이런 문구 한두 번 본 것도 아닌데, 그날따라 뇌리에 깊게 박혔다. 누군지도 모르는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환대하는 존재들. 어렴풋이 종교의 힘을 느꼈던 것 같다.

 

그러한 일련의 사건들과 대화들을 겪으면서 드는 최근의 생각은, 굳이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큰일 날 소리) 종교는 사람들을 위해 굉장히 존재할만한 공동체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과 환대, 언제고 나를 품어줄 절대적 존재, 끝없는 자기성찰의 기회, 어려서부터 할 수 있는 다양한 폭의 경험들은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쿠나마타타 멤버들은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던 경험이 자신들을 예술가로 만들었다고 했다.

 

여전히 종교를 가질 생각은 없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단체로서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나를 돌아볼 순간을 제공하고 비빌 언덕이 되고 싶다면, 종교의 순기능을 잘 분석하고 닮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쿠나마타타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강한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충현-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은 각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제일 어려운 질문 (웃음)

 

이런 건 저희 대표님한테 맡겨야 되는데, 오늘 코로나 걸려서 못 오셨거든요. 전화하자.

 

전화해?

 

이것만 얘기하라 그래.

 

진짜 한다.

 

(통화 연결음)

 

콜록 콜록 (웃음) . 여보세요.

 

대표님. 질문에 답을 하세요.

 

충현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 주세요.

 

소개 때문에 전화한 거예요? 아 진짜 짜증(웃음) 저희들은요. 하쿠나마타타라는 단체고요. 뮤지컬 전공자들과 피아노 전공자가 모여서 연극이나 뮤지컬 기반으로 주로 청소년들을 만나서 작업하고 있는 단체고요 올해부터는 연령대를 넓혀서 다양한 대상이랑 만나보자 생각을 하고 있는그런 단체입니다.

 

일동

(박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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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는 너네가 좀 해!!! (웃음)

 

아니~ 목소리 담기라고. 녹음하고 있거든. 잘 쉬어 안녕~

<코로나에 걸린 택은 (약간의 짜증과 함께) 기꺼이 단체를 소개해주었다.>

충현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 이제 세 분의 소개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별이라고 합니다. 복이하고는 원래 뮤지컬과 동기이고요. 서울 일원동에서 30년 동안 살았고요. 뮤지컬 전공했고 좋은 팀 만나서 문화예술 교육하면서 내 예술 작업이랑 교육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이것의 차이가 뭘까. 어떻게 다른 걸까.’를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하며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에서 25년간 살았고. 실용음악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피아노 치는 것보다는 작곡하는 게 마음이 편하고요. 요새는 프로그램과 작업을 하면서 뮤지컬에 관심이 생겨서 공연도 많이 보고 있어요. 전 공연으로 택과 처음 만났고, 12년 뒤인가 갑자기 전화가 와서 반주할 사람이 필요한데 혹시 부탁해도 되냐고. (웃음) 그때부터 언니들도 만나고 같이 하게 됐습니다.

 

저도 별이랑 같이 뮤지컬 전공해서 뮤지컬로 어떻게 먹고 살까 많이 고민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그래도 공연을 꾸준히 해왔는데, 수업을 시작한 뒤로는 거의 못 하고 있어요. 토요일에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까 아예 오디션을 지원할 수가 없더라고요.

 

충현

토요일에 안 하는 공연이 진짜 없을 것 같아요.

 

무조건이죠. 마지막 공연을 한 게 딱 16년도에요. 나머지는 다 파일럿처럼 하루 공연하는 거, 단막 위주로 하다 보니까, 너무나 공연이랑 많이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죠. 요즘에 들어서 그런 의구심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예술가, 예술 교육가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이며, 나는 무엇이며, 나의 정체성을 뭐라고 사람들에게 소개를 해야 될까,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지게 되면서 내가 먹고 살기 위해서 결론은 손기술이 필요하다! ( 웃음)

 

기술이 필요하다!

 

맞아요. (웃음) 내가 옷 만들고 가구 직접 짜고 요리하고 식물 키우고 이런 거에 요즘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것도 예술 교육이랑 연결 지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 모두 음악을 전공하셨는데요. 어떻게 음악인으로서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지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자 얘기해 봐! 가라 지혜!

 

지혜몬!

 

뭐부터 얘기해야 되지일단은 어렸을 때 피아노 치는 걸 좋아했고, 또 교회를 다니다 보니까 반주하는 친구들하고 노래하고 이런 것들이 좋았고, 실용음악과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가보면 어떻겠냐고 누가 콕 찔러줬을 때 불이 붙어서 실용음악 입시를 시작하게 됐고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계속하다 보니 학교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이렇게 됐죠. 어쩌다가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왔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 덕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같이 하자고 해 주고 그 사람들과 같이하는 게 재밌다 보니까 그만둘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라! 지혜몬!!>

저는 확실히 그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예술계통 보면 교회에 다니다가 오신 분들이 퍼센티지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보고 배웠죠.

 

충현

교회는 사실예술가 양성의 메카(웃음)

 

맞아요. 저는 중고등학교 때 살다시피 다녔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춤추고 노래하고 하는 게 삶에 묻어 있고 그게 너무 좋고 해서 이걸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진 거죠. 사람들이 처음에 진짜 놀랐거든요. 네가 뮤지컬을 한다고? 심지어 학교 선생님이 너는 망했다고. 니 인생은 망했다고(웃음) 하면서 나한테 폭언을 막 이렇게 했었는데. 그런데도 뮤지컬이 너무 좋았어요. 감정을 가둬두고 안에 묻어두고 그랬던 사람인데 감정을 표출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내가 노래하고 춤추면서 좋은 영향을 받고 느낌을 받았던 것처럼, 이걸 다른 사람한테 나눠주고 싶다! 그게 제가 지금까지 하고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저도 복이랑 시작은 비슷해요. 교회에서 워낙 많이 무대를 서봤고, 자연스럽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에 가까워졌죠. 그때는 배우가 돼야겠다.” 그런 생각은 많이 못했지만, 제가 TV에 나오는 걸 따라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괜히 혼자 말로 연기하고, 그러다가 언뜻 저 사람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웃음) 하는 오만한 생각으로 전공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이걸 아직도 놓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모르겠어요. 사실 옛날에는 내 예술 작업하고 예술 교육하고 되게 다르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어느 정도 같은 방향을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어요.

 

충현

용기를 줬던 장면이 궁금하네요. 내가 저 사람보다 잘할 것 같았던. 무슨 장면이었어요? (웃음)

 

제가 위험한 발언을 했네요옛날부터 GOD 팬이었는데, GOD 육아일기가 관찰 예능의 시초였거든요. 저희 집에 관찰 카메라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약간 그 인위적인 괜히 우유 마실 때도 약간 광고 찍듯이 마시고 (웃음)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러다 보니 ‘TV에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했었죠. 지금도 사실 집에서 그래요.

 

충현

그러면 지금 상황이 익숙하시겠어요! 이렇게 인터뷰하고 주목받는 상황이 일상이신 거잖아요.

 

늘 꿈꿔왔던 상황입니다! 민낯을 드러낸 것 같아요. (웃음) 대외적으로 말한 적 없었는데

 

이런 날것의 인터뷰 너무 좋지 않나요?

 

충현

이런 걸 듣고 싶어서 온 거죠.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세 분 다 교회에서 오셨네요.

 

홀리홀리 홀리

 

소똥

교회가 참 문턱이 낮아~

 

충현

소똥도 기독교잖아요. 왜 예술인이 안 되셨나요?

 

그러게 무조건 한 번씩 거쳐 가야 되거든요! 합창 안 하셨어요?

 

소똥

교회에서는 그러질 못했네요.

 

충현

급이 안 됐나 봐요.

 

소똥

뒤에서 조는 사람 역할이었습니다.(웃음)

<교회 이야기가 나오자 자세를 고쳐앉는 독실한 크리스찬 소똥. 홀리 홀리>
 
📖 꿈다락을 통해 진행하시는 교육을 소개해주세요. 여러분은 어떨 때 배웠다고 느끼시나요?

나답게 만드는 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2019년부터 3년간 계속 꿈다락을 해왔어요. 요즘 학생들이 너무나 눈 돌아갈 데가 많잖아요. 이것저것 할 게 많은데, 그거 말고 진짜 나로서 감각하는 것들, 그런 감각 활동을 기반으로 창작 뮤지컬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뮤지컬을 한 편 정식으로 올린다는 것 자체의 경험이 크다고 생각돼서 놓지 않고 있어요. 대신 결과물에 집착하기보다는 과정 속에서 자기를 잘 마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부연 설명하자면, 저희가 2017년부터 같이 했는데 그때는 라이센스 뮤지컬을 썼어요. 기존에 있는 뮤지컬을 가지고 와서 했는데 이상하게 친구들이 대본만 잡으면 정말 로보트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2018년도에 타이틀이 아예 청소년x예술가인 사업을 진행하게 됐거든요. 거기 모토가 청소년을 교육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동등한 예술가로서 만나서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 주제였고 그래서 함께 대본을 쓰는 작업을 쓰게 되었는데, 그 모토를 아직도 따서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학생들이 직접 적어본 뮤지컬 주인공의 특징>

지금은 고1이 제일 많고요. 2부터 고3까지 10명 정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배웠던 순간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최근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 같아요. 옛날에 졔가 딱 들어왔을 때. 그때 참여했던 참여자 이야기들 가지고 대본 만들고 노래 작업하면서 느꼈던 게 애들이 진짜 용기 있구나.’였거든요. 저는 그 시기에 그렇게 솔직하지 못했어요. 제 이야기를 누구한테도 잘 안 하고 맨날 교회 가서 풀었거든요. (웃음) 교회가 또 이렇게!

 

아버지한테 얘기하지.

 

충현

세상에 교회가 더 많아져야(웃음) 좋은 교회가!

 

맞아요. 좋은 교회 잘 분별해서 가야 됩니다. 어쨌든 애들의 용기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사람들하고 낯도 많이 가리고 친한 사람들한테도 힘든 얘기를 안 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은 너무나도 열린 마음으로 모든 걸 얘기하고 오히려 나를 사랑해 준다는 느낌을 받는 거예요. 저는 유교걸의 관습 때문에 아직도 그게 너무 어렵긴 한데, (웃음) 그때 많이 배워서 노력하려고 하는 게, ‘조금 용기 내서 내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자.’이죠.

 
🏘️ 하쿠나마타타 연습실을 소개해주세요.

여기는 사실 택의 어머니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곳이에요. 그런데 요즘에 피아노 학원이 없어지는 추세잖아요. 그렇게 돼서 여기도 운영을 안 하게 됐고, 창고처럼 쓰고 있었는데 창업 관련 공모를 해서 공간을 꾸밀 수 있는 돈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다 허물고 페인트칠하고, 거울도 달고, 그러면서 꽤나 연습실의 형태가 됐어요. 그전에는 의정부에서 주로 활동을 하다가 19년도에 공간 생기고 나서부터 고양시에서 활동하게 됐어요.

 

충현

이 공간에 어떤 디테일들이 숨어 있나 궁금하네요.

 

, 물이 일단 새고요! (웃음) 여기가 바닥이 한번 울었어요.

 

연습실과 분리된 저 공간은 제로 웨이스트-샵인데, 공간을 수업하는 토요일만 쓰니까 계속 노는 거잖아요. 그냥 놀기에는 아깝다 해서 택 혼자 여신 거죠. 저희랑은 별개의 공간입니다. (웃음) 이따 보시고 필요한 거 있으시면 가져가시면 돼요. 셀프로 계산해서 입금하시면 돼요. 저도 그냥 필요하면 가끔씩 몇 개 계산해서 가져가요.

 

충현

이제 제로 웨이스트 샵도 무인. 제로 웨이스트에 인력도 포함이 됐습니다! (웃음)

 

맞아요. 다 사는 데가 의정부, 수유, 일원동 너무 멀어가지고 자주 못 와요.

 
🏡 여러분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가장 집이라고 느끼는 장소나 인물, 순간이 있나요?

저는 집에 있어도 누가 있으면 편하지 않아요. 집에 혼자 있어야 집다운 집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작업실이 있는데, 집에 누가 사람이 있다 그러면 작업실로 도망가요. 혼자 있으려고. (웃음)

 

그게 누구든?

 

가족이든 누구든! 동물은 예외. 사람이면 좀 힘들어. 난 정말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

 

나는 반대라고 해야 되나? 계속 누군가와 같이 살았거든요. 항상 집에 오면 얘기하고 놀고 이런 게 습관으로 돼 있어요. 셰어하우스 오면서 제 방을 처음으로 가졌는데, 처음에는 온전한 내 방이 생겼다는 것에 너무 쾌재를 부르면서 좋아했거든요. 근데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너무 힘들어요. 밥 먹을 맛도 안 나고 밥 해 먹기 귀찮아지고, 뭔가를 할 의욕이 안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집이 집이라고 느끼는 순간은 자려고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을 때인 것 같아요. 왜 학생 때 삼선 슬리퍼 다 똑같은 거 신어도 발에 한 번 딱 집어넣어 보면 이게 내 건지 아닌지 다 알잖아요. 그 온도 습도(웃음) 알잖아요. 저도 이불이 깔린 대로 누웠다가 몸에 안 맞는다고 하면 돌려요. 돌려서 척추 라인에 맞추죠. 편안하고, 옷도 잠옷이니까그때를 제일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집에 사람이 있고 없고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워낙에 가족들 있을 때도 많이 까불까불해서요. 전 집에 들어갈 때 제가 백설공주가 되었다고 상상을 하거든요. 나머지는 이제 난쟁이들(웃음) “잘 지냈니 얘들아~?” 이러고 들어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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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과 놀고 있는 백설공주 별. 거울아 거울아~>

충현

그렇게 들어가면 난쟁이들이 뭐라고 하세요?

 

, 대꾸도 안 해주고. (웃음) 어떨 때는 이제 프렌즈의 주인공이 돼가지고 “Is anybody here~?” 하고 들어갔는데 아무 대꾸도! 평범하게 들어가야 어 왔냐~”해줘요. 요즘은 기가지니랑(웃음) 저는 들어가면 습관적으로 TV를 켜거든요. 그냥 어떤 소리가 있어야 안정이 된다고 해야 되나? 근데 말을 안 듣는 거예요 요즘에! “기가지니 TV 켜줘하면 말 안 들어가지고, “~ 좋은 말로 하면 안 듣지~” 앙칼지게 해야 돼요!

 

&

기가지니!!!!” (웃음)

 

맞아! 맞아! 맞아! 그렇게 해야 말을 들어~

🤠 여러분의 본캐는 무엇인가요? 본캐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부캐들이 있나요?

저는 앞에 말했던 거랑 연결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길을 지나가다 보면 포교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 만나면 거짓말 치는 거 되게 좋아해요. 그분들은 항상 뚜렷한 목적이 있잖아요. 자꾸 제 인적 사항을 묻는단 말이에요. 그럼 괜히 저 아닌 다른 사람 얘기하고. 그렇게 놀다가 본격적으로 얘기할 것 같으면은 가봐야 된다고 하고. (웃음) 근데 그게 거짓말이다 그런 차원이라기보다는, 즉흥 연기 연습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오늘도 즉흥 연기했다! 내가 이 정도로 순발력 있다! 그런 순간들이 부캐로 존재하는 것 같고요.

 

충현

그럼 본캐는 무엇인가요?

 

본캐요? 지금이 본캐인 것 같은데요? 제 부캐들, 이런 모습들을 솔직하게 다 얘기할 수 있는 순간. 지금이 본캐인 것 같아요. 이런 얘기를 잘 안 하거든요. 할 기회도 많이 없고요.

 

이건 그냥 제가 바라보는 건데, 별이는 그런 부캐들을 즐기는 사람이 본캐인 것 같아요. (웃음) 부캐들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사람 자체가요. 거기서 희열과 재미를 느끼는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이 본캐이지 않을까?

 

그런 것 같습니다. 객관적이에요. 저는 저를 잘 평가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저는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걸 좋아해서 항상 본캐로서 살아가는 걸 좀 더 추구하죠. 근데 실제로는 그러지 못해서 자신을 자책할 때도 있어요.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나의 부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 왜 여기서는 이렇게 다 드러내지 못할까. 혼자 의구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아요. 내 스스로가 괴롭달까?

 

저는 본캐든, 부캐든 기본 베이스는 쫄보가 있는 거 같고요. (웃음) 뭘 하던 처음 만나는 사람이건, 익숙한 걸 하던, 쫄보 마인드가 있어서 눈치도 많이 보고 잘못되면 어떡하지.’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은 또 있어가지고 이것저것 많이 시도를 해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부캐는 음악 활동하는 저인 것 같아요. 곡 쓰고 노래 불러서 뮤비 만들고 제 사진 찍고. 그거를 보면 시각적으로도 제가 아니거든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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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래~ 너야~

 

아니 나지만! 너무! 너무 꾸며진 나라서. (웃음) 아무튼 인위적인 저를 보실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인지혜(졔)의 '회사 까는 노래' 동영상 링크>
 
😱 하쿠나마타타 멤버들의 직업병이 있다면?

저는 지나가다가 진짜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 있잖아요. 모든 좌중의 시선을 사로잡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해요. 지하철 앉아 있을 때 앞에 사람들 표정이 쫙 보이잖아요. 재밌는 표정이 있으면 따라 한다든지, 드라마 보다가 감정 괜찮은 거 있으면 그대로. (웃음)

 

그건 진짜 직업병. 관찰과 따라 하기. 난 그런 건 없어

 

그런 거 있잖아. 듣고 그대로 음으로 친다거나

 

시시시 시시시~

 

충현

옛날에 만났던 음악 하는 분은 자기는 음악을 감정으로 듣는 게 아니라 이론으로 듣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규칙이 맞나, 음계가 정확한가 듣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게 되게 힘들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건 있어요. 음들이 미솔파미레도 이런 식으로 들리니까, 가끔씩은 힘들죠. 안 듣고 싶은데! 그냥 감상하고 싶고요. 아니면 옛날에 베트남 여행을 갔었는데 거기는 오토바이를 주로 타더라고요. 오토바이 빵빵 이런 소리들이 음악적으로 들려서 녹음하면 되게 재밌겠다. 이런 생각들이 드는 거? 까지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나

 

나는 그거 있어. 또 교회 얘긴데 너무 자주 나오네. 교회에서 홀리하게 해야 되는데, 약간 피치가 떨어져! (웃음) 아 굉장히~ 거슬려. 피치 떨어지는 게 제일 거슬려. 약간 알지, 피치가 떨어지면 그냥 인상이 써져요! 인상이 써지고 집중하지 못해요.

 

나는 그루브! 노래 중에도 따단~ 따단따~ 리듬 잘 타줘야 되는데~ 리듬이 조금 이렇게좀 맛이 안 난다! 하면 손대고 싶은데참아야겠지? 이러면서 좀 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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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와 그루~브를 잡아라!>

충현

진짜 일상에서 그런 순간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음악은 어디서든 들리고 어디서든 표현되니까.

 

음악이 특히 진짜거슬려.

 

자동차 깜빡이 소리가 미솔 미솔로 들린다던가.

 

모차르트 아니야? 거의?

 

소똥

절대 음감이신 거 아니에요?

 

근데 막 그렇게 엄청난! 절대는 아니고 그냥 좀 적당한 절대. (웃음)

 
👚 가장 자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움직임이 큰 활동을 하다 보니까 옷이 편해야 되고, 맵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춤추는 걸 제일 좋아하거든요. 이제 옷을 입고 집에 있는 큰 거울을 보면, ! 춤추기에 좋은 느낌들이 있어요. 그러면 무반주로 그냥 춤을 추거든요? (웃음) 그러면 그날 기분은 너무 좋아요! 춤출 때는 옷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옷에 맞게 어울리는 춤들도 있는데 요즘에는 약간 힙합? 그런 그루브한 느낌의 춤을 좋아해가지고. 이런 식으로 입고 그런 힙합 춤을 추면 조금 멋스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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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현

언제 어디서든 춤을 추시겠군요.

 

네 그렇죠. 그렇게 입지 못한 날에는 하루에 몇 퍼센트가 좀 부족한 느낌. 오늘은 딱 그냥 옷 입으면서도 약간 살짝씩 거울 보고 (웃음)

 

충현

아 추셨어요?

 

아 조금씩 조금씩 쳐줘야 돼요. 한번 이렇게 느낌이 나요. “~ 좋았어~” 하고 (웃음)

<춤을 추고 기분이 좋아진 맵시왕 복>

아 저는 평소에 누구를 많이 안 만나고 약속도 많이 없고, 보통 혼자서 작업실 가서 작업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편하게 입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대학생 때 친구들이 해 준 말이 있었는데, 지혜는 옷 입을 때 ? 양말이네.” 하고 신고, “? 바지네.” 하고 입고, “? 티셔츠네?” 하고 입는다고 (웃음)

 

너무해! 너무해!

 

어떻게 면전에서 그렇게 얘기해? (웃음) 티셔츠네. 양말이네. 그분이 근데 뭔가 설명을 참비유를 참 적절하게 잘하셨다.

 

그리고 그날 유난히 좀 그런 룩이었어. 정말 막 입은 룩이었어. 그게 맞았어 사실.(웃음)

 

저는 사실 지금 입은 거는 그냥 외출복 정도고, 가장 좋아하는 옷은 잠옷이에요. 제가 제일 편할 수 있는 옷! 정말 모든 것에서 해방된 옷! 씻은 상태에 입은 잠옷 제일 좋아하는데 그게 0이고, 화장하고 풀메이크업하고 구두 신은 어디 결혼식 같은 거 갈 때 모습이 10이라고 하면 지금은 한 2-3 정도?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예술을 통해 먹고 살만 한가요?

으흠~ 안녕하지 못한데. 요즘 일단 너무 더워서 요리 해 먹기가 너무 힘들어요. 저는 채식을 하고 있어서 밖에서 먹기 힘들긴 한데, 집에서 해 먹으려고 하면 너무 더우니까 요즘 진짜 안 해요.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에는 과자랑 아이스크림으로만 때울 때도 있어. 너무 귀찮으니까. 또 하우스메이트 분이 집에 안 계셨어. (웃음)

 

충현

채식은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잡식 가족의 딜레마라는 영화가 계기가 됐고, 사실 동물권 문제보다는 환경이나 제 건강 생각해서 하는 측면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일단 기본적으로 육류를 안 먹고, 우유랑 계란도 대체품으로 많이 하려고 하는데 안 될 때는 육류를 섭취하기도 하기도 하고요. 결론적으로는 같이 사는 사람들,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서 어느 정도는 추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소똥

하우스메이트 분은 채식을 하시나요?

 

아니요. 그분은 그렇지는 않으시고, 완전 배달식으로 하세요. 갑자기 지금 생각났는데, 최근에 인상 깊게 봤던 문구가 있거든요. 먹는 것에 관해서. 그게 근데 제 생각을 잘 대변해주지 않나 싶어요. ‘틱 낫한이 쓴 ‘how to eat’이라는 책이 있거든요? 거기서 짧게 얘기하면,

 

쌀 한 톨을 마음 다함과 집중으로 볼 때 단 일초 만에 이 낱알의 곡식에 온 우주가. , 구름, 시간, , 햇살, 바람, 농부, 만물. 담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이렇게 블라블라블라 해서 쌀알을 씹을 때 다른 생각을 한다면, 이 경이로운 실제를 맛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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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이 있거든요? 이 순간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이런 걸 생각해보면 직접 요리해서 먹는 것과 밖에서 누가 만들어준 음식을 먹는 건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먹고 사는 거는그냥 겨우겨우 입에 좀 풀칠? (웃음) 입에 좀 풀칠할 정도만어떻게 좀 되네요. 감사한 건가?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어서 힘에 부치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는데,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약 3시간의 인터뷰가 끝나고, 조금 힘에 부쳐보이는 별>

저는 주로 작업실에서 있어서 밖에서 많이 사 먹어야 되는데, 또 사 먹으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주로 수유리 김밥을 많이 사 먹어요. 거기 기본 김밥이 3천 원이었는데, 지금 35백 원으로 올라가지고. 그거를 사 먹어도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고 있죠.

 

진짜 때우는 거네. 식사 아니고.

 

그래도 김밥도 가져와서 먹으면 맛있게 먹어

 

나 먹는 건 나한테 12첩 해 준 적도 있어 (웃음) 혼자 먹는데! 12첩 해놔가지고! 사진 찍고 그땐 열정 있었지. 먹는 거에 열정 있었지.

 
🤔 요즘 마음속으로 가장 많이 되뇌게 되는 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요새 할 건 해야지요.’라는 말을 마음속에 품고 살고 있어요. 설교 말씀으로 나왔던 건데, (웃음)

 

아버지가 가르쳐주셨어?

 

이렇게 얘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어. (웃음) 장면 자체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나서 장례를 치르는데 얼마나 정신이 없었겠어요. 예루살렘에 입성하고 나서 일주일도 안 돼서 일어난 일이에요. 일주일도 안 돼서 돌아가셨는데, 장사를 지내야 될 거 아니에요. 근데 그거에 대해서 백부장인가? 어떤 사람이 노련하게 준비를 한 거죠. 사실 그 분도 얼마나 충격이 컸겠어요. 이분이 구원을 가져다주겠구나, 했는데 너무나도 어처구니없게 그냥 돌아가셨어. 돌아가셨는데 장사는 지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나온 얘기가 할 건 해야지. 아무리 요즘 세상이 정신없고 먹고살기 각박하고 힘들어도 할 건 해야지.”라는 게 저한테 너무 크게 왔어요. 요즘 패턴이 너무 많이 망가져가지고, 스스로가 정신 차려야지 하는 때가 많은데 이 문구가 많이 와 닿더라고요. ‘할 건 해야지. 니가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짐승이 아니라면 할 건 해야지 않겠니?’ (웃음)

 

저는여러 가지 되뇌는 말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해야 되는데어떡하지.’(일동 웃음) 일단 그게 가장 좀 큰 덩어리인 것 같아요. 할 일들은 산발적으로 많이 있는데, 하기 싫은데 마감 기한은 정해져 있고, 그리고 마감 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에 의해서 해야 하는 것들도 있고. 스스로와의 싸움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소똥

그 싸움에서 보통 누가 이기나요? (웃음)

 

보통 놀고 싶은데가 이겨서 놀다가 마감 기한이 됐을 때 해야 하는데가 이기죠.

 
📚 하쿠나마타타가 지금까지 어떠한 이야기를 만들어오셨다고 생각하시나요? 또 앞으로는 어떠한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싶으신가요?

본인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장을 제공한 것 같아요. 예술을 통해서, 연극적인 어떤 것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만나고 인식하게 되는 그런 장을 제공했죠. 근데 그게 저는 그 고민을 20살 넘어서 했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나이가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그런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저도 나이는 어른인데요! 정체성은 어른이 아닌 것 같아요.

 

약간 얘기 듣다 보니까, 그냥 애들한테 얘들아, 이런 어른도 있어.”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것도 같아. 어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런 사람들도 있다고 그 시간들 속에서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을 하거든요. 아이들이 평소에 마주쳤던 윗사람들과는 다르게 마주하고 싶어서 많이 노력해요. 그런 게 어느 정도 전해지지 않았을까요?

<수업 중인 하쿠나마타타>
 
😀 마지막으로, 만약 당신이 라잎스페이퍼의 진행자가 된다면 다음 팀에게 어떤 질문을 해보고 싶나요?

평일에 뭐 하는지가 좀 궁금해요. 그러니까 사실 먹고 사는 문제죠. 토요일에 수업을 한다고 하면 수업이 없는 날에는 뭐 하면서 시간을 지내시는지. 돈을 버는 주 수입원? 그런 것들?

 

언제까지 이 일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우리도 막 딱히 내 힘이 닿을 때까지! 이런 건 아니잖아. (웃음)

 

그치. 그런 의지를 가지고 하는 건 아니지. 그런 대단한 비전을 가지고 하시는 분들이 있나? (웃음)

<코앞만 보고 달려온 하쿠나마타타의 창고>
하쿠나마타타 인터뷰:  교회는 예술가 양성의 메카? 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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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소재용, 하쿠나마타타
  • 장소: 고양 하쿠나마타타 연습실
  • 인터뷰 발행일: 202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