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과 좋은 어른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연결합니다.
서로를 믿고, 닮아가며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우리

함께 달리고, 책을 읽고, 미래를 계획하며 성장하는 실버와 선영 빌더님의 이야기

실버(25세, 달친자) : 2020년도부터 허들링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어요. 2023년부터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만들어진 소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어요. 런닝 소모임 ‘허들런’에서는 동기를 주는 존재이자, 매달 150km를 달리고 목표했던 풀 마라톤도 결국 해낸 사람이라고 ‘달친자(달리기에 미친 자)’라고 불려요. 그 불굴의 의지와 열정으로 2024년 허들링 챌린지에서 1등을 이루어냈죠. 열정과 꾸준함으로 똘똘 뭉쳐있는 실버를 당분간 이길 자는 없는 거 같아요. 좋은 어른을 보면 닮고 싶어진다는 실버는 선영 빌더님과 달리면서 더욱 친해졌고, 독서를 하는 치어빌더님을 보면서 요즘은 책도 읽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선영 빌더(46세, 커머스 스타트업 CSO: Chief Strategy Officer) : 2023년부터 허들링 치어빌더로 허들링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어요. 밝은 에너지로 똘똘 뭉친 선영 빌더님은 친구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새벽마다 달리는 열정 걸! 허들링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랍니다. 때로는 경제 모임 강사로 때로는 연애 상담사로 친구들을 토닥이고 끌어주고 있어요. 우린 모두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서 있다고 믿는 따뜻하지만 때로는 단호한 선영 치어빌더님, 실버와는 작년 춘천 마라톤에 응원차 함께 동행하면서 더욱 돈독해 졌다고 해요.

2023년, 가지가지 나눔 플리마켓에서
어색했던 첫 만남
인터뷰 하던 날, 
한층 가까워진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 

#허들링과의 첫 만남

Q. 두 분, 좋은 어른 인터뷰 짝꿍이 되었는데 서로 예상했나요?

선영 빌더: 허들링 커뮤니티 내에서 제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실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실버: 상상도 못했죠. 애초에 저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어요. 혹여 저에게 인터뷰를 제안하면 부담 때문에 못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근데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좋은 어른인 선영 빌더님과 함께 한다는 얘기를 듣고 난 뒤에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허들링 등산 소모임에서 친구들과 함께
관악산을 오른 선영 빌더님
2022년 첫 제주도 캠프에 참여한 실버

Q. 실버는 허들링 커뮤니티에 어떻게 신청하게 되었나요?

실버: 허들링 커뮤니티를 처음 알게 된 것이 2019년도 겨울이거든요. 오래됐죠. 그때는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했어요. 어느 날, 같은 보육원 출신 누나가 허들링 연말 모임을 가는데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요. 금요일 퇴근길이었어요. 그 막히는 길을 뚫고 서울로 올라가서 연말 모임 중간에 참여를 했죠. 그때 허들링 커뮤니티 신청을 받더라고요. 신청한 계기는 간단해요. ‘매일 똑같은 일상에 바람을 쐬어주자.’ 변화까지도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에 놀러 갔다 오자는 가벼운 생각이었어요. 그때 아마 혼자였으면 허들링 커뮤니티도 몰랐을 거고 알았다고 해도 신청을 안 했을 거예요.


선영 빌더:  마라톤 신청은 잘하시잖아요.


실버: (웃음) 그건 되게 잘하죠.

2023년 6월, 실버와 선영 빌더님이 함께 만나 처음으로 시간을 보냈던 여름
Q. 선영 빌더님은 치어빌더에 어떻게 처음 가입하게 되었나요?

선영 빌더: 제가 30대 때 한 5~6년 정도 보육원에서 봉사를 꾸준히 했어요. 처음에는 좀 이기적인 계기로 시작했어요. 조카가 태어났는데 동생이랑 조카를 같이 키우다시피 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죠. 그러던 어느 날 동생네 가족이 다 같이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조카랑 헤어짐을 겪었죠. 처음엔 상실감이 엄청 들었어요. 그러다 이 마음을 사랑이 필요한 친구들한테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때 마침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보육원 봉사를 한 달에 두 번씩 갔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알았어요. 주말에 친구들은 우리가 오지 않으면 할 게 없는 걸. 어린 친구들은 키즈 카페에 데려가고, 영화도 같이 보러 가고, 워터파크도 같이 가고 함께 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재미있었어요. 그러다 교회를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를 못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늘 마음속에 미안함이 있었어요. 그때 친구들에게 꾸준히 보육원에 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스터디 모임에서 태희 빌더님(소이프 사외이사이자 또 다른 치어빌더님)을 만났는데 입고 있는 티셔츠 뒤에 ‘Builder, 빌더’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청년들을 빌더라고 불렀거든요. 그래서 “혹시 저희 교회 다니세요?”라고 물었는데 소이프 빌더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더라고요. 취지를 들어보니까 정말 좋은 거예요. 그래서 “저도 빌더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바로 빌더를 가입했죠. 이후에 치어빌더를 모집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바로 신청했어요.

2024년 4월, 허들링 랄라라 운동회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선영 빌더님
Q. 실버는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마음을 연 계기가 있나요?

실버: 3년 전, 2022년 제주도 캠프였죠. 그때 처음 치어빌더님들이 허들링 커뮤니티에 합류하게 된 거잖아요. 그동안 제가 한 허들링 커뮤니티 활동에서 가장 임팩트가 컸죠. 그때 처음 친해진 애들도 많았고, 저한테 정말 유의미한 시간이었어요. 정말 좋았죠. 저는 선이 확실한 사람이어서 회사 사람이면 딱 회사에서 끝나는 사람이에요. 회사에서 차갑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요. 근데 허들링 안에서 저는 다른 것 같아요.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이제 제 삶에 스며든 중요한 관계가 되었죠.

2022년 허들링 제주도 캠프에서 함께한
친구들과 실버
2024년 제주도 캠프에서 함께한
실버와 선영 빌더님
Q. 허들링 제주도 캠프에서 어떤 부분이 그렇게 좋았던 것 같아요?

실버: 2022년 제주도 캠프에 가기 전까지는 허들링 커뮤니티에 열성적으로 참석하지 않았어요. 커뮤니티에 와서도 굳이 제가 먼저 친해지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죠. 같은 테이블에 앉으면 그냥 가만히 있다가 먼저 말 걸어주면 대답하고, 주어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런 정도였거든요. 3년 전 제주도 캠프를 준비하신 CM(커뮤니티 매니저)들이랑 치어빌더님들 그리고 저와 같은 자립준비청년 친구들과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하게 되면서 그 시간을 크게 느낀 것 같아요. 제주도 캠프에서 카페에서 몇 시간씩 이야기하고 그랬거든요. 같이 놀고, 자고, 먹고 하다 보니까 엄청 친해지면서 관계의 허들이 무너진 것 같았어요.


선영 빌더: 저는 치어벌더 활동을 2023-2024년 2년 동안 했잖아요. 첫해인 2023년도에는 ‘가지가지 나눔 플리마켓’에서 처음 친구들을 만났는데 정말 어색해서 죽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근데 올해 제주도 가서 느낀 게 의외의 친구들이 제 옆에 쓱 앉아서 자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친구들이 나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열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어요. 친구들도 우리한테 점점 더 편하게 다가와 준다는 걸 제주도 캠프에서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2022년 제주도 캠프에서 사색하는 실버
2024년 허들링 제주도 캠프에서
친구들과 한라산을 함께 오른 선영 빌더님

#우리를 연결한 춘천마라톤 풀 코스, 42.195km 

Q.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만난 두 사람, 두 분은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나요?

실버: 아마 첫 만남은 2024년 6월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이야기한 날은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는데 ‘허들런’ 모임에서 달리기를 함께 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선영 빌더님이 고속버스터미널까지 차로 태워다 주셨는데 그때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10월 춘천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뛴다고 하니까 그날 저를 춘천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선영 빌더:  실버 집인 평택에서 춘천은 너무 멀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니 운전을 해서 마라톤 대회에 나갔다가 끝나면 운전해서 혼자 집으로 가겠다는 거예요. 근데 언뜻 생각을 해도 무려 42.195km를 뛰고 운전하는 건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웃음) 위험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그냥 약속을 해버린 거예요. “네가 그 전날 미리 내려가면 내가 마라톤하는 당일날 데릴러 갈게”라고요.


실버: 솔직히 저는 그 얘기를 빈말로 들었어요. 진심이라고 생각을 안 했어요. 원래 제 얘기도 잘 안 하고 의지도 안 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거는 되도록 제가 하려고 하거든요. 정말 좋은데 혹시라도 못 나오셔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처음부터 기대를 안 한 거죠. 근데 허들링 커뮤니티 활동은 매월 만나잖아요. 만날 때마다 풀 마라톤 얘기가 나오고 약속한 일정을 이야기하게 되니까 ‘어? 어쩌면 진짜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도 모르게 기대를 하게 되더라고요.


선영 빌더: 일단 마라톤 풀코스를 뛰겠다고 마음을 먹은 게 너무 대단하잖아요. 혼자 경기장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냥 뭐 나들이 삼아 춘천도 가는데 좋아하는 닭갈비도 먹고 돌아오면 되겠다’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막 엄청 고심한 것이 아니고 그냥 실버를 데리러 가자, 응원하러 가자는 가벼운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비오는 여름날, 비를 맞으며 함께 달렸던 첫 허들런 런닝 
춘천마라톤에서 42.195km 풀코스를 처음 도전한 실버 

Q. 실버가 올해 마라톤 대회를 10번 넘게 나갔는데 혼자 나갈 때와 함께 나갈 때 어떤 점이 다른가요?

실버: 확실히 달라요. 혼자 나가면 일단 파이팅이 없어요. 혼자 마라톤 대회에 가면 루틴이 있거든요. 2시간 전에 가서 옷 갈아입고 사진 찍고, 기록 생각만 하거든요. 몇 번 나가보니 감흥이 없어지더라고요.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도 없고, 내가 응원해 줄 사람도 없고 그냥 혼자 뛰고 혼자 돌아오는 거니까 루틴화된 달리기를 하게 되죠. 근데 같이 달리면 걱정을 좀 덜 해요. 같이 몸을 풀고 스타트라인에 같이 서고 같이 달리잖아요. 그리고 반환점을 돌면 인사를 하잖아요. 뛰면서 내 호흡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함께 달리는 사람을 찾게 돼요. 응원을 하고 싶어서 찾으면 나도 활기를 얻고 함께 뛰는 사람에게 활기를 줄 수 있어요. 그리고 꼭 같이 달리지 않아도 나를 응원해 주러 온다는 것 자체만으로 달리면서 든든한 내 백이 있다는 생각이 들죠.


선영 빌더: 저도 이번 춘천 풀 마라톤에서 실버를 기다리면서 그 생각을 했어요. ‘혼자 오면 진짜 외로웠겠다...’ 왜냐하면 대부분 크루가 있거나 누군가가 와서 이름을 막 불러주고 있는 거예요. 가족들도 많이 오고요. 혼자 열심히 뛰고 피니시 라인에 들어오는데 내 이름을 아무도 안 불러주면 외롭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리니까 실버가 들어올 때 더 울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함께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실버: 솔직히 그런 생각도 했어요. 제가 풀코스 완주 목표와 함께 4시간 안에 들어오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러면 일단 빌더님들이 저를 위해서 4시간을 기다려야 되는 거예요.(채원 빌더님도 선영 빌더님과 함께 실버를 응원하러 춘천에 가셨다) 그리고 만약에 4시간 안에 들어오는 목표를 실패하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는 거죠. 진짜 길게 들어오는 사람은 5~6시간도 더 걸리니까 진짜 기다리실 빌더님들 걱정도 되고  부담이 좀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를 온전히 응원해준 힘이 더 컸어요.

실버의 춘천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응원하러 간 선영 빌더님과 채원 빌더님
빌더님들이 직접 제작한 현수막을 들고
풀코스 완주의 기쁨을 느끼는 실버

# 서로를 더 응원하게 만든 달리기

Q. 두 분, 올해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잖아요. 달리기는 왜 시작하게 되었나요?

선영 빌더: 어릴 때는 많이 뛰었는데 회사생활을 하면서 잘 안 뛰게 되었던 것 같아요. 달리기와 거리를 뒀죠. 근데 실버가 뛰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저도 허들링 친구들과 마라톤을 신청해서 10km를 뛰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실버가 작년에 춘천에서 풀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을 보니까 올해는 하프(21km)를 한 번 뛰어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죠. 실버 덕분이죠.


실버: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게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작년 5월부터 달리기 시작했고, 그때는 한 달에 5km를 달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매년 초에 각자 이루고 싶은 것이나 성장하고 싶은 것을 ‘허들링 챌린지’로 적잖아요. 매년 그냥 적기만 하고 이루어지는 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목표를 적고 이루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달리기의 최대 장점은 달리면 성과가 바로 눈에 보여요. 점점 뛸 수 있는 거리가 늘고,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느껴지고, 계속 달려도 지치지 않고, 심박 수가 점차 안정되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런 성취감이 좋았어요. 그리고 달리면 우울했던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선영 빌더: 달리기는 확실히 같이 해야 좋은 운동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저희끼리 허들런 채팅방에서 매일 달린 거리를 인증을 하는데 서로 성장한 지점을 알거든요. ‘오 심박수가 안정적이네.’ ‘점점 속도가 빨라지네’ 이렇게 성장하고 변화한 지점을 알아차려주고 이야기 해주죠. 저도 사실 작년에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는데 그 시기에 한창 열심히 뛰고 있었어요. 달리기를 하면 머리도 잘 비워지는 것 같고, 덕분에 힘든 일이 별거 아닌 일로 잘 지나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실버가 “저 못해요.”  “잘 모르겠어요.” 이런 대답이 많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실버와 대화를 하면 그런 표현을 잘 안 하더라고요. 대신 “진짜요?” “저도 해볼까요?” 라는 표현을 많이 쓰더라고요. 함께 달리기를 하고 난 뒤에 실버의 태도가 달라진 것을 옆에서 많이 느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달리기에 진심인 선영 빌더님
제주도 캠프에서도 쉬지 않고 달린 실버

Q. 실버는 허들링 소모임인 등산모임, 경제모임, 러닝모임, 한주 회고 모임 등

참석을 다 하잖아요. 소모임에 모두 참석하는 이유가 있나요?

실버: 우선, 재밌어요. 허들링 커뮤니티를 통해서 제가 많이 변했거든요. 변한 제 자신이 좋아요. 그리고 욕심이 있어요. 조금 더 좋게 변하고 싶어요. 치어빌더님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어른이 되고 싶다,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면 자주 봐야 하잖아요. 더 많이 이야기를 해야 하고요. 저는 혼자 어디를 놀러가지도 않고, 여행을 가지도 않는 편이에요. 그냥 이유 없이 밖으로 잘 나가지는 않거든요. 근데 허들링에서 관계를 쌓아가고 저에게 도움이 되려고 2~3시간을 쓰는데 시간이나 돈이 전혀 아깝지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저는 될 수 있으면 허들링 모임에 다 참여를 해요. 그만큼 얻어서 돌아올 게 있으니까. 굳이 내 이야기를 매번 하지 않고 옆에서 보고 듣기만 해도 만족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갈 수 있으면 최대한 허들링 모임에 다 참석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등산 소모임에서도
런닝 수다를 떨었던 실버와 선영 빌더님   
2025년 1월 1일 일출런에서 선영 빌더님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준 든든한 실버

#함께 닮아가고 싶은 모습, ‘좋은 어른’

Q. 선영 빌더님은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좋은 어른으로 함께하는 이유가 있나요?

선영 빌더: 허들링 커뮤니티에 2년 동안 참여하면서 저도, 친구들도 서로가 더욱 안전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도 치어빌더도 만나서 더 깊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거죠. 근데 어른들이라고 해서 그런 안전한 상대가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니에요. 나이가 들수록 내 생활이 바쁘고 가족이 생기면 사실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많지가 않아요. 그런 것을 느낄 때 ‘우리는 다 외로운 존재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하죠.


허들링 커뮤니티를 통해 주기적으로 친구들도, 빌더님들도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털어 놓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요. 솔직히 저는 제가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지 완성형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상을 살다 보면 좋은 사람을 만나기가 그렇게 쉽지 않아요. 나쁜 사람이 더 많죠. 근데 허들링 커뮤니티에 오시는 빌더님들은 일단 좋은 어른의 완성형이든 아니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잖아요.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계속 오게 되는 것 같아요.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요.

2023년 연말파티에 참여하고 있는
선영 빌더님
2024년 연말파티에서 출석 개근상을 받은
선영 빌더님 

Q. 그렇다면,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어떤 모습의 어른인지도 궁금해요.

실버: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은 ‘솔선수범하는 하는 사람’이랑 ‘경청하는 사람’이요. 왜냐하면 누군가에게 조언이나 충고를 하기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사람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먼저 본보기를 보여줘야 얘기했을 때 설득력이 생기잖아요. 근데 먼저 본보기를 보인다고 해서 다 맞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하죠. “난 이랬으니까, 너는 이대로만 하면 돼.”라는 조언은 아닌 것 같아요. 요즘 시대와도 맞지 않죠. 그래서 내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런 방법도 있어 어때?”라고 제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해요.

 

선영 빌더: 저는 ‘사랑을 할 줄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좋은 어른인 것 같아요. 근데 일방적이 면안 되거든요. 그래서 사랑을 잘 받는 것도 중요해요. 사랑을 잘 받으려면 일단 내가 건강해야 해요. 온전히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고 오해하기도 쉽죠. 상대방에 대한 신뢰도 있어야 하고요. 어떻게 보면 나의 약한 내면을 내보일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연애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저는 일방적으로 주는 사랑을 했던 거예요. 사랑을 잘 받지는 못했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내가 나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했던 거예요. 그래서  의심을 했던 것 같아요. ‘나한테 왜 저런 걸 해주지?’  ‘왜 저런 선의를 베풀지?’ 라고 말이죠. 상대방이 주는 사랑을 온전히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죠. 근데 세상이 건강해지려면 사랑을 주고받는 행위가 잘 이루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주는 것도 잘하고 받는 것도 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완벽하고 완성형인 사람은 없어요. 그래서 제가 추구하는 어른은 사랑을 할 줄도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이고, 그렇게 되어간다면 좋은 어른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요?  

허들런 런닝 소모임에서 모두에게
동기 부여가 되어주는 실버 
2024년 연말파티에서도 함께 추억을 남긴
실버와 선영 빌더

Q. 그럼 반대로 좋은 어른과 거리가 먼 어른은 어떤 모습일까요?

선영 빌더: ‘일방적인 것.’ 사랑도 일방적이면 그건 폭력이거든요. 상대방이 원치 않는 관심과 사랑을 내가 주고 싶다고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것은 상대방이 느꼈을 때 폭력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일방적인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나의 어떤 이기적인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푸는 그런 행동은 좋은 어른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어야 돼요.


실버: 저는 ‘라떼 어른’이요. 딱 질문을 듣자마자 바로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 솔선수범하는 어른과 경청하는 어른인데 라떼는~이러면서 판단하려고 하는 어른은 반대로 좋은 어른과 거리가 먼 어른인 것 같아요.

한강을 보며 Run! Run! 선영 빌더님
2024년 허들링 제주도 캠프에서 함께 오른
한라산에서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실버

Q. 우린 어른의 길로 더 많이 걸어가고 있지만, 모두가 아이였던 시절이 존재하잖아요. 나의 어린 시절 모습 중에서 계속 가져가고 싶은 모습도 있나요? 

실버:  ‘천진난만하고 순수했던 마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사회적인 시선도 있으니까 말하거나 행동할 때 어떻게 보일지 신경을 쓰다 보니 제 행동을 타인에게 많이 맞추려고 하잖아요. 그렇다보니 가볍게 시도해볼 수 있는 것도 ‘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바라볼까?’ 생각하게 되면서 무언가를 시작할 때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단 말이에요. 어떤 때는 주저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어렸을 때 천진난만했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런 계산을 좀 덜 하고 타인의 시선을 덜 신경 쓰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선영 빌더: ‘의심 없는 포용력’ 저는 어릴 때 유난히 그런 아이였어요. 제가 자라온 환경이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서 그런 제한을 두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옆에 있는 친구가 노란 머리, 흑인이라고 해서 외국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냥 다 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허들이 없었고, 엄청난 포용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그러면서 저의 포용력에 크기가 점점 작아지는 거죠. 그래서 계속 의식적으로 넓혀가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것 같아요.

# 허들링 커뮤니티 안에서 나를 찾는 ‘나’

Q. 나에게 허들링 커뮤니티는 어떤 의미인가요?

선영 빌더:  저는 '조립식 가족'이요.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인데요. 그걸 보면서 친구들 생각도 많이 났고, 우리도 그런 형태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저에게 허들링은 조카의 의미이기도 해요. 저는 조카들이 태어나고 내가 되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조카들한테 부끄러운 사람이 되기 싫고, 조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었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거든요. 허들링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조카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실버를 비롯해서 허들링 친구들을 만날 때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짜응: 저도 이사님한테 어머니라고 부르고 이사님은 저한테 개 딸이라 부르고...

 

실버: (웃음) 저는 ‘핫팩’이요. 혼자 있으면 절대 따뜻해 질 수 없는 게 핫팩이더라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면서 열을 끌어올리는 거죠. 따뜻함은 서로의 동기 부여, 응원, 도전에 대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죠. 선영 빌더님은 저를 보면서 달리기를 시작했고, 저는 선영 빌더님을 보고 독서를 시작했으니까요.

 

선영 빌더: 핫팩 의미가 진짜 좋다. 혼자서는 절대 못 따뜻해지니까. 외부에서 누군가 자극을 줘야 하잖아요.

서로를 보며 동기 부여를 얻고 응원을 받고 있는 것 같다는 실버 

Q. 실버는 선영 빌더님을 보고 독서를 시작했잖아요. 서로를 통해 영향을 받고 변화한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변화의 시작을 말해줄 수 있나요? 

실버: 솔직히 그 전부터 독서를 해야겠다는 꾸준히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선영 빌더님 인스타그램에서 와이파이 없이 독서를 하는 모습을 보고 해보고 싶은데 막상 해보려고 하니 진입 장벽이 느껴지는 거예요. 허들링 모임이 끝나면 매번 복기를 해보는데 집에 와서 생각을 해보니까 치어빌더님들의 공통점이 독서를 하는 것이더라고요. 여태까지 나한테 어려웠다고 생각했던 독서를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독서를 시작했고, 저의 생각과 감정들을 인스타그램에 글로 쓰면서 선언을 했어요. 독서를 하면서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나랑 안 맞는 것 같아도 계속 읽어야 할지 질문도 하고, 독서와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생기면 빌더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서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꾸준히 독서를 하면서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록을 하고 있고요. 지금은 어렵지만 언젠가 내 것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선영 빌더: 저는 실버의 풀 마라톤을 해낸 의지력을 닮고 싶어요. 실버가 풀 마라톤을 나가겠다고 선언을 하고 해낼 때까지 어찌되었든 꾸준히 노력을 한 거잖아요. 저도 성실한 편인데 이거는 뭐 약간 넘사벽이니까...(웃음) 옆에서 함께 달리면서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영향을 지금도 받고 있어요. 저도 계속 달리고 있으니까요.

작년, 연말파티 챌린지 발표에서 
춘천마라톤 풀코스 목표 달성을 나누는 실버
2024년 10월, 실버 덕분에 10km 마라톤을 
나갈 수 있었다는 선영 빌더님

실버: 선영 빌더님을 옆에서 보면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선영 빌더님이 자신의 모습을 SNS에 꾸준히 공유하는 것이 누구한테 강요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스며든 거죠.


선영 빌더: 실버의 좋은 점 중 하나가 경청을 정말 잘하고, 그것을 집에 가서 다시 복기해 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 결심을 공유를 하는 이유는 공유를 하게 되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부분도 있고, 그냥 살면서 단 한 사람이 나를 보고 ‘어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재미있고, 즐겁게 살지?’ ‘저 사람은 왜 그렇지?’ 궁금해하고, 저 사람이랑 비슷하게 살고 싶다고 한 사람이라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게 자연스러운 변화를 만든다고 생각하고, 제가 세상에 돌려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Q. 허들링 치어빌더로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지금 함께하고 있는

    치어빌더님들, 그리고 허들링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선영 빌더:  치어빌더로 오시면 정말 좋구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꾸준히 하실 자신이 없으면 생각을 해보시면 좋겠어요. 특히나 허들링 커뮤니티는 어른들끼리 만나는 거잖아요. 그래서 관계를 쌓아갈 때 좋은 관계를 천천히 쌓아간다는 마음으로 오셔서 같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치어빌더님들을 만나면서 저도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어서 오히려 영광이고 너무 감사해요. 허들링에 계속 나와주는 친구들에게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서 정말 고맙고,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해서 관계를 쌓아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24년 12월, 연말파티에서 1년을 함께한 치어빌더님들과 찰칵! 

실버: 허들링 커뮤니티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을 해요. 내가 하고자 하지만 선뜻하기 어려운 도전들이나 목표를 나 혼자가 아닌 허들링 안에서 도전해 볼 수 있고 그 도전에 대해서 누군가의 응원을 받는다거나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허들링 커뮤니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성장 과정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동기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꼭 거창하지 않아도 제가 처음 허들링에 나왔던 것처럼 그냥 놀러 온다는 느낌으로 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요. 놀러 와서 충분히 즐기고 가도 자연스럽게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전하고 싶어요.

연말파티에서 챌린지를 발표하며 자신의 시행착오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실버

Q. 100세 인생으로 생각하면, 각자 N년 남았잖아요.

    앞으로 또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나요?

실버: 저는 앞으로 100세까지 73년이 남았습니다. 지금은 아직 저를 알아가는 단계라서 쌓인 경험을 통해 가치관이 정립이 될 텐데 제 가치관만 옳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지 않고 저만 살피는 어른은 되고 싶지 않아요. 무조건 내가 옳다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나 자신만 살피는 게 아니라 내 가치관이 너무 단단해지지 않고 살짝 물렁해지면서 나이를 먹으면 어떨까? 생각해요. 세대를 불문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어른이 됐으면 좋겠어요.


선영 빌더: 우와! 실버의 10년, 그리고 20년 뒤가 너무 궁금해!


선영 빌더: 지금 완성형인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좋은 어른이라는 것이 완성형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더 좋은 어른, 더 좋은 사람, 어제보다 더 나은 나가 되기 위해 살고 싶어요. 조금 더 바라자면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은 사랑을 줄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단단하면서도 물렁한 어른이 되고 싶은 실버
 사랑을 잘 주고 받는 어른이 되고 싶은
선영 빌더님 

Q.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한 ‘좋은 어른’ 인터뷰 어땠나요?

실버: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웠죠. 근데 인터뷰라는 의식을 갖지 않고 편하게 서로 대화를 하면서 수다를 떤다는 느낌이 드니까 점점 부담감이 덜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선영 빌더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더 통한다는 느낌을 더 많이 느꼈어요. 정말 즐거웠어요.


선영 빌더: 실버가 본인이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기는 하는데 진짜 속 깊은 얘기는 끄집어내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실버의 생각과 실버가 바라보는 저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감동이었던 것 같아요. 실버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깊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저에게도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이야기 기록한 이. 짜응
이야기 나눠준 이. 실버 & 선영 빌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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