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있으면 좋은 서비스들, 2. 빅오일의 최대 실적, 3. 메타의 콘텐츠 조정
오늘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서비스들은 더 힘들어지는 테크 업계의 현황을 업데이트하고요.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서도 좋아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빅오일과 에너지 업계, 그리고 메타의 새로운 콘텐츠 조정 기준을 살펴볼게요.

+ 지난 주말에는 다른 기로에 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황을 분석한 롱폼 아티클을 전해드렸어요. 이번 주 롱폼 아티클로는 [부엉이의 차트피셜]이 이어지고요. 빅테크와 빅오일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서 짚어볼 내용들도 전할 예정입니다. 샷 추가하시면 받아보실 수 있어요!
[스타트업] #테크해고 #벤처캐피털
1.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되는
테크 및 스타트업 업계는 작년에 역대급 겨울을 맞이했죠. 새해에는 조금씩 봄바람이 불까 기대했는데, 연초부터 반갑지 않은 소식이 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커피팟에서 전해드렸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증가세 하락 및 해고, 영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파산 소식에 이어서 이번에는 IBM과 SAP 등 대형 IT 기업의 해고 소식이 전해졌어요. IBM은 3900여 명, SAP은 2800여 명을 해고할 예정입니다. 두 회사 전 세계 인원의 각각 1.5%, 2.5%에 해당하는 숫자예요.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상에 편리함을 더해주며 큰 성장을 해 온 "있으면 좋은 서비스" 영역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출을 줄이는 시대가 되면서, '있으면 좋았던 서비스'에 흘러가던 자본도 줄고 있죠. 
활기를 잃어가는 노동 시장
컨설팅펌 챌린저그레이앤크리스마스(CG&C)에 따르면 미국 테크 업계는 작년에만 9만 7000여 개의 일자리를 없앴습니다. 전년 대비 649% 늘어난 수치죠. 테크 업계 해고 동향을 추산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는 지난해 미국 테크기업 1040곳에서 약 16만 명이 해고됐으며, 올해도 벌써 222개 기업이 6만8000여 명을 해고했다고 집계했어요.

테크업계 해고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이들은 IT 기술이 있는 전문인력인 만큼 다른 기업의 채용으로 다시 흡수되는 속도가 빠를 거라는 전망이 있었어요. 조금 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들에게는 인재 채용의 기회라는 얘기까지 나왔었죠.

그러나 이제는 노동시장 전반이 활기를 잃은 모습입니다. 고용주들은 지난 12월 22만 3000여 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는데, 이는 2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3~6개월간 직장이 없었던 실직자는 지난해 4월 52만 6000명에서 12월 82만 6000명으로 늘어났어요. 시간제 및 임시직 근로자도 지난달에만 3만 5000명, 최근 5개월 동안에는 11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네요.

편리함이 사치가 되는 상황
최근의 테크 업계 한파는 이른바 '있으면 좋은 것의 경제(nice-to-have economy)'의 쇠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몇 년 새 일상에 편리함을 더하는 서비스 스타트업이 늘어났고,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가 이에 대한 사람들의 지출을 증가시켰는데, 이러한 시기가 이제는 끝났다는 것이죠. 

미시간 대학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경제 신뢰도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어요. 실질임금 인상률 하락, 고용시장 둔화, 어려워진 은퇴 등과 함께 맞물려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소비자 심리로 이어지고 있죠

이 때문에 '있으면 좋은 것'에 대한 소비는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는 관련 서비스를 하던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시장 가치 폭락으로 이어졌어요.

'중고차 자동판매기'로 화제를 모으며 등장한 이후 크게 성장한 카바나(Carvana)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금리가 오르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차량 수요가 크게 줄면서 신차는 물론 중고차 가격도 떨어졌죠. 카바나는 2021년 657억 달러(약 80조 9100억 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10억 달러(약 1조 2300억 원) 안팎 수준까지 폭락했고, 70억 달러(약 8조 6100억 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은 탓에 직원을 수천명씩 내보내고 있어요. 

심지어 카바나는 자동차 대출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사업 구조 탓에 파산 위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죠. 작년에는 중고차 경매업체 아데사(ADESA)의 미국 사업 부문을 22억 달러(약 2조 7080억 원)에 인수하면서 대출과 채권 발행까지 늘린 상태예요. 고금리가 지속할수록 이자 부담이 계속 커지는 구조라 신용평가사들은 카바나의 신용 수준을 투자 위험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배달 음식, 밀키트 딜리버리 서비스도 하락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있으면 좋은 것 경제’의 대표주자들입니다. 네슬레는 2020년 가정식 배달 서비스 프레쉴리(Freshly)를 9억 5000만 달러(약 1조 1685억 원)에 인수했고 팬데믹 기간에는 일주일에 100만 개 이상의 가정식을 배달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번 달부터 관련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에요.

밀키트 유니콘 스타트업이었던 블루에이프런은 지난해 1월 상장 당시 주당 6.78달러였던 주식이 최근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 밖에도 고퍼프(Gopuff), 조커(Jokr), 고릴라스(Gorillas) 등의 초스피드 편의상품 배달 업체들이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생성 AI에 몰리는 VC 시선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일상에 편의를 더해주던 스타트업들이 힘들어지자, 스타트업에 돈을 대던 벤처캐피털(VC)들도 금고를 쉽게 열지 않고 있습니다. 

KPMG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VC 투자는 총 7641건의 거래에서 756억 달러(약 93조 원) 규모로 이뤄져 4분기 연속 감소했어요. 이는 2019년 2분기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네요. 

그나마 오픈AI가 불붙인 생성 AI 분야가 VC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3억 달러(약 3690억 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직원들이 나가서 차린 스타트업이에요. 클로드(Claude)라는 챗GPT와 비슷한 생성AI를 개발하고 있는데,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이어서 베타 테스터들의 전언으로만 조금씩 공개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셀럽 또는 캐릭터들의 가상 AI와 재미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 캐릭터AI(Character.ai), 챗봇 친구 서비스 레플리카(Replika), 생성 AI 검색엔진 유닷컴(You.com) 등이 VC들의 관심과 접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유닷컴 같은 곳은 투자 라운드에 크게 관심이 없는데도 VC들이 연락을 한다네요. 

앤스로픽은 지난해 4월 기준 누적 7억 400만 달러(약 866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가 40억 달러(약 4조 9200억 원)까지 평가받았는데, 이번에 추가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가치 50억 달러(약 6조 1500억 원)를 인정받을 전망이라고 합니다. 

당분간 있으면 좋은 것에 대한 투자는 급격히 줄어들고, 소위 테크의넥스트 빅 씽 대한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AI에 전 인류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생성 AI 열풍이 어떤 파급력을 나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By 데니스
*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이야기를 전합니다.
[에너지] #빅오일 #기후테크
2. 역대 최대 실적이 안 보여주는 것
미국의 대표 빅오일 중 하나인 쉐브론이 역대 최다 연간 실적을 발표했어요. 2022년에 총 355억 달러(약 43조 7180억 원)의 순이익을 낸 것인데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속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인해 크게 뛴 에너지 가격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죠.

전쟁으로 인해 완전히 뒤바뀐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예측도 벌써 나오는데요. 이런 흐름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쉐브런을 시작으로 엑손모빌이 내일(우리 시각)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서 쉘, BP, 그리고 토탈에너지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죠.
정말 돈 많이 번 빅오일
쉐브론을 비롯해 이제 곧 실적을 발표할 엑손모빌, 쉘, BP, 토탈에너지로 구성된 서구의 ‘빅오일 파이브’는 2022년 합쳐 약 2000억 달러(약 246조 30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현재 예상돼요. 하지만 이런 흐름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연간으로는 역대 최다 실적을 냈지만 4분기에는 순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반토막이 나면서 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줬어요. 

하지만 S&P 캐피털 IQ의 이른 예측에 의하면 올해도 이들은 합쳐서 총 1500억 달러(약 184조 5750억 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돼요. 이는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다 실적 2위에 해당하죠. 이들이 기록적인 수익을 연달아 올리던 2000년대 중반과 2010년대 초반보다도 분위기가 좋아요. 

지난 1년간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주인 S&P 500의 에너지 분야는 다른 영역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40% 넘게 상승해 왔어요. 쉐브론이 향후 몇 년간 750억 달러(약 92조 362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이들은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자신감을 드러낼 것으로도 예상되죠. 

사라진 ESG 투자 걱정
투자자들도 이제 이들의 핵심 사업인 석유 및 가스에 다시 집중하고 있어요.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ESG를 고려한 새로운 에너지 등의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가 커졌던 이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이에요.

이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업 전환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미국 빅오일들에게는 (지금으로선) 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합니다. 지난 2020년에 이미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고, 재생에너지로의 사업 전환을 선언한 BP나 정부와 투자자들의 압박을 지속 받아온 쉘과 토탈에너지 등에 비해 그 계획이 미진했지만 지금은 그런 우려를 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줄어들었죠. 

게다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중단한 유럽의 물량을 비롯한 수출이 늘어난 이후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업계는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2020년에 파산을 선언했던 업체는 불과 3분기만에 십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고, 화석 연료 위주의 경제로 지탱되던 지역은 모두 전에 없던 활기를 띠고 있어요. 

당분간 불안정하겠지만
화석 연료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시장의 투자자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습니다. 지속되던 공급망 불안정이 전쟁이라는 또 큰 변수를 만났고, 이제 에너지 안보에 더 신경 써야만 하는 각국 정부의 노선 변경까지 이어지면서 에너지 업계의 지형이 완전히 뒤바꾼 것이에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까지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던 석유와 가스의 비중은 각각 40%와 30%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이제 원유와 가스 외에도 석유 제품도 수입 금지가 시작될 예정이고,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면서 이 비중은 올해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요. 

전쟁이 계속 이어지는 한 이 흐름은 계속되겠죠. 이는 전 세계 공급망이 뒤바뀌는 큰 변화입니다. 유럽으로는 이제 미국과 중동의 에너지 흐름이 커지고, 러시아는 수출량이 줄어들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지고, 인도 그리고 터키 등에 대한 수출을 더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런 새로운 공급 체인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존에 구축했던 공급망에 비해 비효율적이에요. 하지만 이를 대체하는 방법은 마련되는 중이고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투자 흐름도 커지는 중이죠.

기저에서 만드는 변화도 봐야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크게 이어질 예정이에요. 친환경 사업에 대규모 지원을 예고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은 이미 관련 사업과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투자 흐름을 키우고 있어요.

최근 커피팟에서도 전해드렸지만, 테크 투자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요. 투자가 위축되었던 작년에도 미국에서만 200억 달러(약 24조 63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2021년에 기록한 역대 최대치인 180억 달러(약 22조 1670억 원)를 넘어셨죠

세계 최대자산 운용사인 블랙록은 기후위기와 ESG 요소에 초점을 두는 투자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에요. 화석 연료 수입이 큰 주의 정치인들의 비판과 공격을 받고 있지만, 래리 핑크 회장이 (2021년 10월에) "다음 1000개의 스타트업 유니콘은 기후테크 영역에서 나올 것"이라고까지 하면서 기후테크 영역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이 블랙록이기도 하죠.

물론 홍보를 위한 립서비스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투자 흐름이 견고하고, 이어질 정책의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모두가 화석 연료에 집중을 하고,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기저에서 큰 변화를 위한 준비는 지속되는 중입니다.
[미디어] #소셜미디어 #콘텐츠조정
3. 메타의 새로운 콘텐츠 조정 기준
메타는 지난주 약 2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한 정지를 풀겠다고 발표했죠. 이와 함께 대중에게 미치는 '위험한 발언'의 영향력이 큰 사람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담은 위기 정책 프로토콜(Crisis Policy Protocol)을 업데이트했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는 콘텐츠 모더레이션(부적절한 콘텐츠 감시와 규제)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여요.
최근 메타의 결정으로 이제 트럼프는 세 군데에서 활동을 다시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메타의 업데이트된 정책
메타는 국가 공무원, 정치인, 팔로워 100만 명 이상 가진 사람들 등을 '공인(public figures)'으로 정의했어요. 그리고 대규모 폭동이나 소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이 공인들의 게시물을 더 빠르고 강력하게 제한하기로 했어요.

만약 트럼프(를 포함해 '공인' 모두에게 적용돼요)가 메타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게시물을 또다시 올린다면, 게시물은 삭제되고 최소 1달에서 최대 2년까지 계정 사용을 (다시) 정지당할 수 있어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만 메타가 정의하는 ‘뉴스 가치가 있는 콘텐츠’에 해당할 경우 삭제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게시물을 남겨두는 것의 위험성과 대중이 얻을 이익을 비교해 결정되며, 남아 있는 게시물이 확산하는 건 막을 예정이에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는 않지만, (근거 없는) 선거 무효화를 주장하거나 큐어넌(QAnon)과 같은 극우 단체의 콘텐츠를 불필요하게 참고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대규모 소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는 삭제하지 않는 대신 확산하는 걸 막겠다고 했고요.

해당 게시물의 공유 버튼을 없애거나, 트럼프의 계정에서 볼 수는 있지만 트럼프의 팔로워를 포함한 사람들의 '피드(feed)'에는 뜨지 않게 할 거예요. 반복적으로 규정 위반 콘텐츠를 올린다면 아예 광고를 돌릴 수 없도록 막을 수도 있고요. 

남을 수밖에 없는 불안감
메타의 글로벌 사업 담당이자 트럼프의 계정 정지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닉 클레그(Nick Clegg)는 사람들이 투표 전에 그들이 뽑을 정치인이 어떤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메타가 민주주의를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어요. 동시에 "그것이 곧 우리 플랫폼에서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사회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죠.  

외부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메타의 콘텐츠 조정 기구인 감독위원회(Oversight Board)는 커뮤니티 규정을 어긴 콘텐츠에 패널티를 부여하고, 사회에 위협을 끼칠 수 있는 콘텐츠의 확산을 막을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이번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평가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를 한 미국 시민 자유 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 대표였던 로리 머피(Laury Murphy)는 "콘텐츠는 당장에라도 위협을 끼칠 수 있는 반면, 메타가 빠르게 대응할만한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해요.

스탠포드 법학 교수 나다니엘 퍼실리(Nathaniel Persily)는 "트럼프의 소셜 미디어가 가진 힘은 레거시 미디어의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서 "트럼프의 게시물을 확산하지 않는 게 실제 영향력을 약화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하고요. 

지난 11월,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활성화했지만, 트럼프는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서 활동하며 트위터에 글을 쓰지 않고 있어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이 복구가 된다 해도 트럼프가 (언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죠.

하지만 그동안 트럼프는 페이스북을 통해 열광적인 지지자를 확보하고, 모금에 성공했어요. 페이스북 광고에 수백만 달러를 사용했고, 누구보다 소셜미디어를 지지자 선동에 활용할 줄 아는 인물이죠. 이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모두 돌아올 수 있는만큼 언제 어떻게 돌아오는지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가이드라인이 지켜져야겠지만
메타는 (제재가 필요하게 될 경우) 특정 게시물의 광고 운영 능력을 제한하는 등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기능도 개발하는 중이에요. 트위터에 이어 메타도 트럼프의 계정을 활성화하면서 유튜브 등 다른 소셜미디어들은 어떤 조치를 내릴지, 향후 메타처럼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도입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이죠.

콘텐츠 모더레이션의 범위와 그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는 한편, 이에 대한 각 플랫폼의 투자는 (그 사용자와 운영 규모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데요. 향후 콘텐츠 모더레이션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도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추구한다는 트위터로 인해 더 격화될 수도 있어요.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누가, 무엇을 올릴 수 있는지를 플랫폼이 판단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논란은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죠. 일단 이번 조치가 어떤 효과를 내고, 어떤 가이드라인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불안한 시선이 큽니다.
By 핀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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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의 어떤 사업 분야가 떠오르고 어떤 분야가 칼질을 당하는 지를 명확히 글로 보여주어서 업계 선두 주자를 통한 전체 업계의 현황을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팟캐스트와 전기차 시장에서의 큰 변화를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이쪽 분야로 나아가려는 스타트업들이 해외시장의 동향을 기준으로 본인들의 포지션을 어떻게 형성해 나가야 할지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중략) 칼럼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이 정보를 찾아보게 하는 정보지는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몰입감있게 써주셔서 그랬던 것 같네요. 이번 호도 정말 잘봤습니다. 다음 호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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