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영화하면 비밀요원님은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안녕하세요. 🧠별샛별이 인사합니다.

  한국영화가 그렇듯 대만영화에도 세대 구분이 있습니다. 8~90년대 대만은 각종 국제영화제를 주름 잡는 예술영화가 강세였습니다.

  이 대표적이구요. 세계 정상급 감독 중 하나인 리안의 <결혼피로연>(1993)과 <음식남녀>(1994)도 대만영화사에서 뺴놓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대만영화의 트렌드가 달라집니다. 대만하면 첫사랑, 첫사랑하면 대만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질 정도로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었는데요.

  2007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시작으로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나의 소녀시대>(2015), <장난스런 키스>(2019), <마이 미씽 발렌타인>(2020) 등이 아시아를 강타하며 15년 째 로맨스 영화의 종주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 영화에 출연한 계륜미, 주걸륜, 가진동, 천옌시, 송운화, 왕대륙 등은 영화 좀 본다하는 이들에겐 상당히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죠.

  내년엔 전 세계적으로 화제적 선거가 참 많이 열립니다. 한국과 인도는 2024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구요. 인도네시아(2월)와 미국(11월)은 대통령 선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의 총선과 미 대선의 중요성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비밀요원님이 더 잘 아실 테니 패스!

🇮🇳 인도는,

• 14억 인구의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지만 민주주의 지수가 점차 떨어지고 있습니다.
• 힌두민족주의의 향방이 가늠되기 때문에,

• 2030년까지 세계 7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 조코위 대통령을 뒤이어 누가 인도네시아의 키를 쥐어잡고 갈 건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국내외 양질의 아티클을 요약・정리해 드리는 Surfing Summary의 날!

  선거를 9개월 앞두고 대만의 전・현직 총통들의 엇갈린 행보를 분석하는 파이낸셜 타임즈 글 하나를 소개합니다.

  한국의 파주같은 도시, 진먼(Kinmen)을 살아가는 이들의 복잡다단한 심경을 풀어낸 이코노미스트 글을 소개합니다.

  대만 외부가 아니라 내부 사정을 다루는 글들입니다. 오늘 비밀작전 하나면, 대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대만에 관한 단 하나의 완벽한 정리”

차이잉원의 미국 방문: 대만의 심화되는 정치적 분열 LINK

글을 읽기 전! 알아 두면 쓸데 많은 대만에 관한 일곱 개의 체크 포인트를 먼저 설명합니다.

1. 대만은 독립된 정치체제로 존재하지만,

  대만은 한국과도 수교가 단절됐지만 상호 간에 주타이베이 대한민국 대표부, 주한국 타이베이 대표부를 설치해 교류하고 있습니다.

2. 대만의 공식국호는 중화민국입니다.

영어로는 Republic of China 인데요.

  그러나 대만(Taiwan)을 사용하는 건 중국과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즉, 중화민국과 타이완섬은 태생부터 다른 존재입니다. 그래서 대만의 역사는

  이질적 정체성이 빚어낸 갈등과 반목의 역사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대만 정치의 역동성이 만들어집니다.

3. 대만 정치의 역동성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①국공내전 당시 중국대륙에서 타이완섬으로 옮겨와 정치권력을 장악한 외성인들에 의해

②타이완섬에서 태어난 본성인들에 의해

③대만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든

  과거 대만은 ①외성인들의 숫자가 전 국민의 13%에 불과했음에도 장제스와 국민당 치하의 독재체제였기에 ②본성인들의 의견을 억누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민주화에 성공한 후 ②대만독립론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들은 정치 권력을 잡는데도 성공했습니다.

  다만 대만국립정치대학의 2022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실제 민심은 (지금 당장+잠재적) 통일은 7.2%, (지금 당장+잠재적) 독립은 30.0%에 불과하며 ③현상유지가 57.2%로서 과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참고로 대만국립정치대학의 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자신을 중(화민)국인으로 정의하는 비율은 2.7%이며, 중(화민)국인+대만인은 32.9%, 대만인은 60.8%입니다.

  즉, 정체성은 대만인(Taiwanese)이더라도 대만독립보다는 ③현상유지를 더 선호하는 게 현재 대만의 주류 정서입니다.

4. 대만은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바뀐 국가입니다.

5. 대만의 원내정당은 네 개지만,(2023년 기준)

민진당(민주진보당)과 국민당(중국국민당)이 주요 정당입니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가 위치한 북부 지역은 외성인-국민당 지지 비율이 높으며, 한국에선 관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죠. 가오슝이 위치한 남부 지역은 본성인-민진당 텃밭으로 분류됩니다.

6. 대만의 현 총통은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이며,

• 2008~16년 총통이었던 마잉주는 국민당 소속입니다.
• 2000~8년 총통이었던 천수이볜은 민진당 소속입니다.
• 장제스의 아들 장장궈 사후 1988~2000년 총통이었던 리덩후이는 국민당 소속입니다.

첫째, 현상유지를 바라는 유권자의 마음을 어떤 정당이 가져가느냐입니다.

  현재 대만은 ①중화민국을 중심으로 하는 중국대륙과의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양자의 국력이 월등히 차이나기 때문에 사실상 흡수통일이 되는 것이죠. 실제로도 대만이 어떤 방식으로서든 중국대륙과 ‘하나의 중국’이 되는 것에 반대하는 의견이 2/3를 넘습니다.

  그러나 중국대륙은 물론 공식국호인 ②‘중화민국’과도 독립해 ‘대만(Taiwan) 공화국’으로 변경하는 것 역시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만독립이라는 구호가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대륙을 자극해 군사적 위협 수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장기적으로는 ‘모든 중국’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2022년 기준 25.4%를 차지하지만 안보와 경제라는 두 가지 변수로 인해 현재의 상태, 즉 ‘타이완섬의 중화민국’과 ‘중국대륙’이라는 ③두 개의 중국으로 현상유지를 하자는 의견이 과반을 훨씬 넘습니다.

  때문에 ①양안통일 국민당으로서든, ②대만독립 민진당으로서든 상호 간에 차별성을 꾀하면서도

둘째,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전환된 이후 국민당과 민진당이 각 8년 씩 번갈아 통치하던 흐름이 이번 총통 선거에서도 유지될지 여부입니다.

  대만 민주주의가 선거 시스템으로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안정화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한 개의 정당이 권력을 독식하지 않고 두 개의 정당이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는데다, 그 과정에서 무장 항쟁이 발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난 30년의 정권 교체 흐름 상 이번엔 국민당이 집권정당이 되더라도 이상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날로 악화되는 양안 관계로 인해 2023년 4월 기준, 민진당 총통 후보인 라이칭더가 33.4%로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만 추이를 함께 봐야 하는데요. 라이칭더는 물론 민진당 지지율의 상승과 하락 변동성이 상당히 큽니다. 앞서도 말했듯 중국을 지나치게 자극해 안보와 경제에 타격을 입는 걸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22년 11월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당인 민진당이 패하고 국민당이 압승을 거뒀는데요.

🇨🇳 중국으로선 국민당이 정권을 재탈환하는 게 유리합니다. 그래서

🇺🇸 미국으로선 민진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게 유리합니다. 그래서

📍정리하면, 대만 유권자의 과반 이상은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우세합니다. 그래서 ▲중국대륙과의 통일은 반대하지만, ▲대만독립을 지나치게 강조해 중국을 자극하는 것도 우려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과 같은 현상유지를 바라고 있으며,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리는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파이낸셜 타임즈가 설명하는 지금의 대만은 이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개의 세계 중에서 이제는 어디에 속할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하는 중대한 기로에 대만이 서 있다는 건데요.

  민진당과 국민당 모두 대만이 직면한 실존적 위협에 대해선 동의합니다. 다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선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9일, 차이잉원 현 대만 총통이 미국에 방문했습니다. 정확히는 9박 10일의 일정으로 대만과 수교하는 13개 국가 중 두 곳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순방하는 길에 미국을 경유한 것입니다.

차이잉원 현 총통은 현재 대만이 민주주의의 최전선에 있다며 위기론을 강조합니다.

  보수 씽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주최 행사에 참석한 차이잉원은 대만이 “침략할 지도 모르는” 권위주의 국가 옆에 사는 건 “불행한 일”이라며, 대만을 합병하려는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민주적 파트너들이 다함께 협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대만이 스스로 강해질 것도 주장합니다. 지난 1년 간 차이잉원의 국가안보팀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무기 조달을 가속화했으며, 군사 훈련도 강화했습니다.

이와 달리 마잉주 전 총통은 양안의 평화를 추구하고 전쟁을 막기 위해 다함께 노력을 것을 강조합니다.

  마잉주는 전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공개 석상에서 대만 국민을 중국 대가족의 일원으로 묘사했으며, 중국과의 정서적 유대를 불러일으키는 발언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대만과 중국의 통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민진당은 중국 발 전쟁 위기 속에서 스스로를 국가 수호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고, 국민당은 전쟁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것은 오히려 현 정부라고 비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즈는 중국에 대한 태도만으로 2024 총통 선거를 전망하는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미중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늘어나면서, 질문은 이제 중국이 아니라 미국으로 향합니다.

아카데미아 시니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신뢰하는 대만인은 33%에 불과한 반면, 신뢰할 수 없다고 답한 대만인은 56%에 이릅니다.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하는데 미국이 군대를 파견할 가능성이 그다지 높다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겁니다.

  그래서 미국과 대만이 더욱 긴밀해지길 바라는 여론은 39%며, 42%는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만 유지되길 바랍니다. 이는 미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만을 방문하는 데에 대만인들이 엇갈린 감정을 갖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쉽게 말해, 현재 대만인들의 과반은 중국과 미국 어느 쪽이든 현상유지를 더 선호합니다.

이때문에 민진당 내에서도 대만이 중국과 더 많이 교류하고 대화함으로써 이웃나라로부터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의 절친인 홍지창은 “이제 대만인의 정체성이 확고해 진만큼 중국대륙과의 교류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물론 대만과 미국의 분석가들은 대만인들이 자발적으로 중국편에 설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과의 관계가 긴밀할 땐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고, 민진당과 미국이 호전적 태도를 내보일 땐 보복을 가함으로써 대만 여론을 뒤흔들어 버립니다.

  즉,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원인을 워싱턴 탓으로 돌리게 되는 거죠.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때문에 중국이 군사적 위협 수위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여론이 조성되는 겁니다.

사실, 마잉주 전 총통의 중국 방문은 기대만큼 환대를 받진 못했습니다. 대만 내에서 국민당 지지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도 못했습니다. 마잉주의 중국 방문을 찬성하는 여론보다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습니다.

  그럼에도, 마잉주는 중국 방문을 통해 대만을 두 개의 여론으로 분열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중국 방문 찬성 39.2%, 반대 43.7%로 찬반 차이가 4.5%에 불과습니다.

  특히 마잉주는 대만의 국호를 ‘중화민국’이라 칭했는데요. 이런 점이 고학력자에게 호감을 샀습니다. 20~34세 그룹에서도 40% 이상이 중국 방문을 지지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기대만큼의 환대’가 아니었을 뿐 국가 원수급 환대와 경호를 제공했고, 마잉주의 부모님 사진을 공식기록보관소에서 발굴해 선물하며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키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월 앤드류 시아 국민당 부주석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정부는,

• 지난 해 8월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 대만 농산물 일부에 가했던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이는 중국과의 정치적 타협이 대만의 경제적 이익으로 보상받을 수 있음을 은근히 암시하는 것입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네 명의 대만 총통에게 자문을 해온 중국학자 차오춘산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끝맺습니다.

• “국민당이 승리하면 당근을 통해 정치 협상을 시작하도록 유도할 것이고,
• 민진당이 승리하면 대만을 위협하기 위해 군대를 더 많이 사용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대만은 당당한 이웃나라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린 파이낸셜 타임즈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원문이 저희들의 요약・정리보다 더욱 훌륭하구요.

  이 글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국민당과 민진당은 일본에 대한 태도도 상이합니다.

  이렇듯 대만도 한국만큼이나 민족정체성 및 중국・미국・일본과의 관계가 복잡합니다.

한편, 또 역시 이 글에선 다루진 않았지만 지난 해 대만은 대규모 인신매매 사건이 적발되며 발칵 뒤집힌 바 있습니다.

  인신매매 조직은 청년들에게 직업 알선을 미끼로 접근한 뒤 캄보디아로 유인해 각종 범죄에 활용했는데요. 확인된 피해자만 300명이 넘으며 캄보디아로 출국 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이들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가 수천 명에 이를 수도 있답니다.

  대만 정부는 해당 사실이 알려진 직후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문제는 중국 눈치를 보는 캄보디아로 인해 협조를 구하는데 난항을 겪었습니다. 실제로 “캄보디아 주재 중국 대사관이 사기 피해를 본 대만인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죠.

  오늘 읽은 대만 정치에 관한 의견은 이곳에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대만과 중국의 최전선에서 바라본 풍경 LINK

진먼(Kinmen, 金門)이라는 지역엔 우육면과 소힘줄조림, 대파소고기볶음 맛집으로 유명한 뉴지아좡(金門牛家莊)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318번지 5호로 시작하는 이곳의 주소는 Taiwan R.O.C.로 끝나는데요. 그러나 정작 타이완섬과는 200km나 떨어져 있습니다. 서울에서 지리산 쯤 될까요? 타이완섬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의 너비가 150km 남짓인데 우육면 맛집 뉴지아좡은 그보다 더 멀리 위치합니다.

  하지만 중국본토까지는 고작 3km에 불과합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출발해 서강대교를 건너 광흥창역까지 걸으면 딱 그 정도인데요. 주소는 타이완이지만 타이완섬보다 중국본토에 훨씬 더 가까운 지역, 그곳이 바로 진먼입니다.

식샤를 했으니 이제 진먼 투어를 해볼 텐데요. 솽커우 해변공원(雙口海濱公園)으로 가보겠습니다.

  이곳은 진먼 내에서도 중국본토와 가장 가깝습니다. 해변에 서 있으면 중국 샤먼(Xiamen, 廈門)의 거대한 스카이라인이 한 눈에 보입니다. 바로 아래처럼요.

  사진 앞쪽 해안이 대만 진먼이고, 저기 멀리 고층 빌딩이 늘어선 곳이 중국 샤먼입니다.

두 도시는 이처럼 가깝기에 양안 교류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1년부터 서로를 오가는 페리를 운행하고 있으며, 진먼과 샤먼 사이에 다리(Bridge)가 만들어지고 전기가 연결되길 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가깝기 때문에 두 도시는 양국 갈등의 최전선이기도 했습니다.

  대륙을 장악한 중국공산당과 타이완섬으로 밀려난 중국국민당이자 중화민국은 진먼에서 마지막까지 전투를 치렀습니다. 사진에서처럼 중국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박아 놓은 쇠말뚝을 해안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먼 사람들은 타이완섬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평화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안 갈등의 최전선에 내몰린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진먼이 뒤쳐졌다고 불평을 토로키도 하는데요. 진먼 정치인들은 진먼의 성장과 번영을 가로 막는 건 ‘대만 정치’라고 일갈합니다.

때문에 진먼 사람들은 진먼을 더욱 번영시키는데다 나날이 고조되는 전쟁 위협도 피할 수 있게 샤먼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길 바랍니다.

  몇몇 정치인들은 지난 2월이었습니다. 진먼에 주둔하는 3천 명의 대만군대를 철수하고 비무장지대로 남겨둘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면, 중국도 우리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며 진먼의 안녕을 위협하는 건 대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엔 비어 있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중국과의 통합이 평화를 줄 수 있을 지언정 자유에의 상실을 의미한다는 걸 진먼 사람들은 논의하지 않습니다.

  여기, 37세의 왕링씨가 있습니다. 진먼에서 태어나 타이베이에서 대학을 다녔는데요. 당시 그는 자신이 중국인이라 주장하며 대만 학우들과 논쟁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기 위해 건너간 베이징에서 운동가들이 어떻게 억압 당하는지를 보면서 ‘중국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이 문화적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회고합니다.

  진먼은 샤먼과 마찬가지로 남부 푸젠성 방언을 사용하고, 빨간 지붕의 전통적인 집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진먼과 샤먼은 정치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공간입니다.

  그래서 왕링씨는 이제는 스스로를 대만인이라 부릅니다.

본디 진먼은 국민당 성향이 대만 내에서도 가장 강한 지역입니다. 민진당은 변변한 후보조차 내지 못한 선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왕링씨의 사례처럼 여론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요.

  

  Tung Sen-po 진먼 현의원도 비무장계획은 비현실적이라며 반대합니다. 진먼과 대만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고수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우리는 체스 선수가 아니라, 그들의 말에 불과합니다.”

중국과 직접 전투를 치른데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데도 오히려 군대를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낯설게 다가오는데요.

  비밀요원님은 어떠신가요?

  오늘 소개해드린 이코노미스트 전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진먼에 관한 의견은 이곳에 남겨 주세요. 더 많은 비밀요원과 나누겠습니다.

• 2023년 5월 21일(일) 20~22시(KST)
• 서정인 전 아세안・멕시코 대사
• 한미일과 유럽이 사활을 거는 아세안을 집중 조망합니다. 
• 줌 녹화링크와 피그마 리뷰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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