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 뉴스레터가 도착했어. 올해가 벌써 88일밖에 안 남았더라. 2022D-100일때 챌린지를 시작한 부지런한 사람들도 있더라고. 사실 나는 의지박약이라서 이틀을 지속하기도 힘들거든. 예를 들자면 수영이랄지,,수영이랄지,,수영이랄지,, 하지만 100일이 아니면 뭐 어때? 남은 88일도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엔 충분한 시간 같아. 올해 안에 시작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면 지금이 적기일지도 몰라. 나는 매번 그만뒀던 수영을 다시 시작해보려고.(첫날부터 빠짐)

지난 주 라이언 레이놀즈 유튜브에 <데드풀3>202496일 개봉한다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어. 하지만 이번에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는 따로 있어. 바로 <엑스맨> 시리즈에서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이 함께 등장했거든.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데드풀3>에 울버린이 등장한다고 말했지 뭐야! <로건>에서 눈물 한 바가지 흘렸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기쁜 소식이 있을까? 참고로 <로건>의 시대배경은 2029년이야. <데드풀3>는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로건>의 결말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직접 말해줬어. MCU 합류 이후 첫 <데드풀> 영화라 설마 또 멀티버스로 쉽게 캐릭터를 되돌려 놓는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야. 워낙 <어벤져스>가 한 시대를 이끌었기 때문에 최근엔 MCU 팬덤이 압도적이지만,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히어로 무비는 역시 <엑스맨>이거든. 오늘은 내 마음을 움직이는 히어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


초능력, 판타지물을 좋아한다면 <엑스맨>을 어떻게 싫어할 수 있겠어? 일단 오락영화의 역할에 대단히 충실하게 기승전결이 짜여져 있다는 점이 훌륭한데, 생각보다 이걸 해내는 영화가 많지 않은 거 다들 알거야. 세계관의 스케일이 확장되면 시리즈물로서 여러 이야기의 가능성도 커지지만 때론 너무 거창한 메시지들이 지칠 때가 있더라고. 그래서 대부분 뮤턴트와 일반인의 갈등이 중심인 상대적으로 심플한 세계관의 <엑스맨>이 훌륭하다고 생각해. 게다가 뮤턴트라는 존재는 현실세계에서 소수자를 대변한다고 볼 수도 있거든. 때문에 영화 속 갈등구조가 단순하다 해서 메시지까지 단순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 뮤턴트를 젠더, 장애, 빈부격차 등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더 와닿을 거야. 영화 안에서 정체성을 고민하는 뮤턴트들의 모습이 많이 떠오르지? 어떤 모습을 하든 나는 나로서 존재하고 가치 있는 사람임을 알려주는 영화라 그 따뜻함이 난 항상 좋더라고. 또 같은 진영안에서도 찰스(프로페서X)와 에릭(매그니토)이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는 것도 히어로는 무조건 인간의 편에 서고, 착하다는 편견을 깨는 흥미로운 장치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울버린이 <엑스맨> 시리즈 안에서도 그토록 사랑받은 이유는 뭘까? 먼저 배우의 매력을 빼놓을 순 없겠지? 실제 휴 잭맨이 캐스팅되었을 당시 원작의 묘사와 다른 외모에, 호주 출신이라는 이유로(원작 울버린은 캐나다 출신) 우려를 많이 샀지만 영화가 공개된 후 모든 여론이 반대로 돌아섰다고 하니 인정할만 하지!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 정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해. 시간여행을 견딜 수 있는 불사의 몸, 단련된 신체능력, 그에 못지 않은 강력한 정신. 게다가 그 모든 과정을 혼자 떠안는 외로움과 극복해야하는 트라우마까지. 이건 완벽한 히어로의 조건이라고 봐.


특히 나는 히어로의 외로움이라는 키워드에 굉장히 마음이 약해지는 편인데, ‘거의완벽할 뻔한 사람이 가진 단 하나의 약점이라는 것이 감히 내가 히어로를 품어주고 싶은 욕망을 심어주기 때문인 것 같아. 절대 강자로서 히어로를 그리지 않고 한편으론 결국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에 겪는 고뇌를 통해 우리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줌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유대감을 쌓아가는 거지. 이 점은 <로건>에서 극대화 돼. 히어로의 마지막을 떠나보내는 방법 중 가장 인간적인 방법을 선택한 영화라고 생각해. 언제나 건강하고 나를 지켜줄 것만 같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부터 눈에 띄게 약해지는 모습을 볼 때 생기는 감정을 그대로 적용했다고 보거든. 제목부터 울버린이 아닌 로건이라는 점이 눈물 포인트야😭

<뉴 뮤턴트>를 비롯해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나온 프로페서X까지, <엑스맨> 캐릭터들의 전성기가 지나버렸다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던 팬이어서일까. <데드풀3>에 울버린의 등장은 그래서 반가워. 전성기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 나는 울버린을 아직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었어. 솔직히 멀티버스의 트릭으로도 다시 돌아온다면 기꺼이 속아줄 마음이었으니 이렇게 기쁜 소식이 어디있나 싶어. 다들 나랑 같이 이번주엔 <엑스맨> 정주행을 해보는 건 어때?

소소한 관람포인트1. 울버린과 데드풀의 인연은?

데드풀과 울버린은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 함께 등장해. 아직 안본 사람들을 위해 알려주자면 둘은 모두 스트라이커 대령의 웨폰X’라는 생체 실험을 받아서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이 영화에서 둘이 신명나게 싸웠으니 <데드풀3>에서도 적으로 만나지 않을까?

소소한 관람포인트2. Coming Hughn

라이언 레이놀즈가 올린 영상에서 자막cc를 켜봐. 마지막에 귀여운 발견을 할 수 있어. And I will always love ‘hugh’ & Coming Hughn

소소한 관람포인트3. 정주행 가자

호옥시나 아직 엑스맨을 안본, 혹은 본지 너무 오래돼서 헷갈리는 사람을 위해 순서를 알려줄게. 개봉순이야.

<엑스맨><엑스맨2-엑스투><엑스맨3-최후의 전쟁><엑스맨 탄생 : 울버린><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더 울버린><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엑스맨 : 아포칼립스><로건><엑스맨 : 다크 피닉스>

레이지 카우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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