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사실 너무 부러웠어요

※ 파란색 글씨를 누르면 링크로 연결됩니다.

2025. 2. 28. 계절공방 17호 - 그래요, 사실 너무 부러웠어요

지난가을, 친구와 저는 비슷한 시기에 사회인이 되었고 중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을 찾아뵈기로 결심했습니다. 몇 년 만에 떨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드리고, 약속을 잡아 다시 찾은 학교 건물은 예전보다 훨씬 작게, 학교의 복도는 훨씬 좁게 느껴졌습니다. 이제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라고 체감했던 순간이에요.
학교를 거닐며 교복을 입은 후배들이 음악실로 향하는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제 중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이동 수업 때마다 매점에서 사 먹었던 사과 맛 피크닉, 노란색 잔스포츠 가방, 처음 하복을 입고 등교했던 서늘하면서도 기분 좋은 아침, 그리고 방과후에 서가를 정리하며 보냈던 도서부 활동—끝없이 떠오르는 추억을 나열하다보니 저를 사색에 잠기게 만든 중학생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졌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과거는 더 아름답게 미화되기 마련이지요. 저 역시 오래된 기억을 꺼내어 고이 손질하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교복을 입던 시절의 기억 위에 반짝임을 더하는 계절공방원들의 추억 여행, 지금 시작합니다.

by. 디또

Article - 훔치고 싶은 장면들 : 어떤 청소년문학 편집자의 이야기

Editor's love -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며

계절책장 - 지금이 가장 좋을 때야

Quote : 계절문장 - 문경민 『훌훌』에서

Article - 훔치고 싶은 장면들 : 어떤 청소년문학 편집자의 이야기

"훔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장면이란 무엇일까."

이제 곧 출근길에 교복을 입고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보이겠죠? 봄의 시작인 3월은 새 학기의 달이기도 하니까요. <계절공방> 에디터들은 이번 호를 꾸리며 각자의 학창시절을 추억하고, 그때는 몰랐던 참으로 아름다웠던 나날을 그리워하는 중이에요. 이십 년 가까이 학교와 그 언저리에 있었는데, 그 시절을 떠나오니 마치 완전히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처럼 도무지 학교와 접점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러다 문득 우리 회사의 어린이팀 편집자들을 떠올렸습니다. 업무적으로 아이들과 자주 소통하고, 또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직업을 가진 편집자들이 궁금해졌어요. 오늘은 청소년 도서를 만드는, 일명 코딱지 편집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by. 지지

청소년 책을 만드는 편집자 코딱지의 이야기💖

Editor's Story - 그 시절에 나를 돌아보며

"얘들아 그때 기억나지?"

뮤지션 카더가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카더정원’에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영상 중 프로 뮤지션들이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밴드부를 찾아가는 콘텐츠를 참 좋아해요. 영상은 밴드부 학생들이 먼저 연주를 선보인 뒤 프로 뮤지션들에게 멘토링을 받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아이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서툰 구석이 있지만 대단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열정이 너무나 순수해서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돼요. 이 콘텐츠의 백미는 바로 프로 뮤지션들이 따스한 시선으로 건네는 진심어린 조언, 그리고 어른 대 아이가 아닌 동등한 뮤지션으로서 아이들을 존중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계절공방> 에디터들은 대부분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래되었고, 이젠 학교를 둘러싼 것들과도 한참이나 멀어졌지만, 여전히 그때를 추억하곤 합니다. 그 시절의 나를, 미소 지으며 바라보는 시선으로 말이죠. 에디터들끼리도 서로의 학창 시절을 모르기에 이번 글은 서로가 즐겁게 읽어보지 않을까 싶네요. 쑥스럽지만 여러분께도 살짝 공개할게요.

by. 지지

에디터들의 마음에 남은 추억들💟

계절책장

"지금이 가장 좋을 때야."

어릴 때 어른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야.”
그때는 그 말이 전혀 와닿지 않았어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어른들은 늘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하게 했고, 잔소리도 끊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도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니, 이해하기 어려웠죠.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어른들의 말씀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는 것도요.

가장 순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절에 이미 삶을 완성했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어요. 은희경 작가의 『새의 선물』 속 열두 살 소녀, 진희입니다. ‘삶에 대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만이 그 삶에 성실하다’고 믿는 서른여덟 살 진희가 바라본 열두 살의 자신은 꽤 시크해요. 세상 모든 것이 신비로우며, 마음이 먼저 움직이고 작은 것에도 쉽게 웃고 우는 시기이건만, 진희에게 삶은 ‘어이없고 하찮은 우연’이었거든요. 무엇가를 캐내려 애쓸수록 결국 ‘삶은 농담’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끼죠. 진희의 냉소와 달리 그때가 가장 좋은 시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로 그저 농담 같은 삶이 이어질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문득 돌아보면 결국 그 모든 시간이 조금씩 마음 한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계절책장에서는 바로 그 시절의 기억이 담긴 책들을 골라봤어요. 어린 시절의 순진하고 엉뚱했던 행동, 오랜 시간에 걸친 친구와의 우정, 혁명의 시대를 지나온 감수성 많은 소녀의 성장기까지. 세상을 처음 배우며 느꼈던 감정들, 우리가 한때 가졌던 순수했던 마음과 좌절의 기억을 되살려줄 이야기입니다.

by. 롤러

에디터 롤러의 추천 책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