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카페인은 사실 피로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죠. 피로를 그저 숨겨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피곤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아데노신(adenosine)은 일상 활동을 하는 동안 조금씩 뇌에서 증가하게 되는데요. 아데노신이 계속 증가하면 결국 집중력 감소와 피로감을 만들어내죠. 그래서 이 피곤함에 못이겨 휴식을 취하도록 만듭니다. 몸이 피곤하면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하는 것이죠. 그래서 피곤함을 덜 느끼고 다시 생기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카페인이 사라지게 되면 누적된 아데노신은 더 큰 피로감으로 우리를 뒤덮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피곤해지고, 동시에 더 무기력해지죠. 하지만 이러한 무기력감을 견디지 못한 우리는 주말에도 다시 커피를 찾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매주 토요일 커피와 카페인을 완전히 끊기로 결정했습니다. 몸속에 누적된 아데노신을 끄집어 내는 하루를 만드는 것이죠. 이 때에는 누적된 피로가 쏟아지면서 평소보다 더 큰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 무기력감을 쓸데없이 죄책감으로 바꾸지 않고, 그저 누적된 피로감 그 자체로 받아드리기로 한것이죠. 그렇게 토요일 하루쯤은 무기력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토닥입니다. 늦잠을 잤다가, 낮잠을 잤다가, 이른잠을 자는 등 하루종일 병든 닭마냥 피로를 느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일요일엔 다시 상쾌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감정을 나로 받아드리지 않기
사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가끔 신체적 감정을 더 나쁜 방식으로 받아드리곤 했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카페인을 먹지 않는 토요일엔 평소보다 더 무기력해지곤 하는데요. 이러한 무기력함이 죄책감이나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다는 것이죠. 주말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챙기지 못해 속상해하거나, 스스로 너무 게으르다고 자책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사실 할일이 많은 현대인에겐 자주 발생되는 입니다. 스타트업과 같이 압축성장을 하는 조직에서는 더더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누적된 피로를 제대로 풀어내기가 어려워지곤 하죠. 이러한 하루하루가 지속되면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지게 되고 맙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충분히 쉴 수 있는 주말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카페인을 통해 피로함으로 부터 오는 불편한 감정을 털어내려 했다는 점이죠. 그래서 가끔은 우리는 우리의 몸에서 발생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 자체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연결하지 말고, 신체의 신호로써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만 궁극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건강한 삶을 위한 방법
1. 감정과 신체 반응을 구분하는 명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