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산성 근육을 키워주는 당근메일
당근메일 #150 | 2023년 8월 7일 - WEEK 32
매주 토요일 커피 끊기
진대연

열정적인 한 주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 하루에도 몇 잔씩 커피를 마십니다. 일어나자 마자 한잔, 출근 후에 한잔은 꼭 챙겨 마시곤 해요.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고 나면 피곤하고 무기력했던 몸이 조금씩 생기를 띄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에너지 넘치는 하루가 시작되죠. 매일 아침의 무력감을 깨부수기 위해 커피는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강력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아침은 커피와 함께 시작된다...

하지만 이 카페인은 사실 피로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죠. 피로를 그저 숨겨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피곤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아데노신(adenosine)은 일상 활동을 하는 동안 조금씩 뇌에서 증가하게 되는데요. 아데노신이 계속 증가하면 결국 집중력 감소와 피로감을 만들어내죠. 그래서 이 피곤함에 못이겨 휴식을 취하도록 만듭니다. 몸이 피곤하면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결합하여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하는 것이죠. 그래서 피곤함을 덜 느끼고 다시 생기있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하지만 카페인이 사라지게 되면 누적된 아데노신은 더 큰 피로감으로 우리를 뒤덮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피곤해지고, 동시에 더 무기력해지죠. 하지만 이러한 무기력감을 견디지 못한 우리는 주말에도 다시 커피를 찾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매주 토요일 커피와 카페인을 완전히 끊기로 결정했습니다. 몸속에 누적된 아데노신을 끄집어 내는 하루를 만드는 것이죠. 이 때에는 누적된 피로가 쏟아지면서 평소보다 더 큰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 무기력감을 쓸데없이 죄책감으로 바꾸지 않고, 그저 누적된 피로감 그 자체로 받아드리기로 한것이죠. 그렇게 토요일 하루쯤은 무기력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토닥입니다. 늦잠을 잤다가, 낮잠을 잤다가, 이른잠을 자는 등 하루종일 병든 닭마냥 피로를 느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일요일엔 다시 상쾌한 하루가 시작됩니다.


감정을 나로 받아드리지 않기


사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가끔 신체적 감정을 더 나쁜 방식으로 받아드리곤 했다는 점입니다. 예를들어 카페인을 먹지 않는 토요일엔 평소보다 더 무기력해지곤 하는데요. 이러한 무기력함이 죄책감이나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다는 것이죠. 주말에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챙기지 못해 속상해하거나, 스스로 너무 게으르다고 자책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사실 할일이 많은 현대인에겐 자주 발생되는 입니다. 스타트업과 같이 압축성장을 하는 조직에서는 더더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누적된 피로를 제대로 풀어내기가 어려워지곤 하죠. 이러한 하루하루가 지속되면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지게 되고 맙니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충분히 쉴 수 있는 주말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카페인을 통해 피로함으로 부터 오는 불편한 감정을 털어내려 했다는 점이죠. 그래서 가끔은 우리는 우리의 몸에서 발생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통해 느껴지는 감정 자체를 부정적인 감정으로 연결하지 말고, 신체의 신호로써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지만 궁극적으로 생산성이 저하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건강한 삶을 위한 방법


1. 감정과 신체 반응을 구분하는 명상

명상은 감정과 나를 분리한다.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앞서 설명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에 의해 느껴지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평소보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흥분된다면 그런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를 감정과 조금 떨어져서 판단하면 좋습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명상’ 혹은 ‘마음 챙김’ 입니다. 이미 이와 관련한 다양한 앱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Headspace와 Calm이 가장 유명합니다. 한국에서 만든 앱으로는 코끼리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저는 ‘명상’을 통해 몸에서 느껴지는 ‘흥분’, ‘짜증’, ‘무기력’과 같은 신체적 반응을 감정과 바로 연결하지 않고, 신체적으로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대부분 이러한 현상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은 필요에 따라 위임하고, 30분간 ‘명상’ 을 통한 휴식만으로도 지금의 상태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쓸데없이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도 줄어들게 됩니다.


2. 인지 행동 치료를 위한 Note-taking

기록은 나를 객관화 시킨다.

인지 행동 치료는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나 상황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현상을 치료하는 과정입니다. 현실을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불합리한 사고 패턴을 의미하죠. 대표적인 경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완벽주의: 이 왜곡은 개인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성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이로 인해 작은 실수를 강조하고 과도한 자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과도한 일반화: 이 왜곡은 개인이 모든 것을 하나의 사건에 대한 평가로 규정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한 번의 실패로 인해 자신이 늘 실패할 것이라고 판단하거나, 상황 전체를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고 느낍니다.
  • 정신 망독: 이 왜곡은 개인이 상대방의 마음이나 사고를 무턱대고 추측하는 경우입니다. 이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나 판단을 내릴 수 있으며, 과장된 반응이나 오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경직적 사고: 이 왜곡은 개인이 자신의 관점이나 기대치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일정한 원칙에만 집착하여 현실적인 대안 사고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어떤 인지적 왜곡이 있는지(저는 이를 왜곡된 필터라고 표현하곤 합니다.)를 이해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한데요. 이를 해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노트를 펼쳐서 현재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그대로 기록합니다. 그리고 기록된 내용을 다시 읽다보면 스스로 인지적 왜곡에 빠져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감정을 분리하고 자신을 객관화하는 데 Note-taking은 큰 도움이 됩니다.


지속 가능성 = 생산성

가끔은 빈둥거리며 쉬는 날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우리는 가끔은 카페인을 끊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 느껴지는 무기력감을 불편함이 아닌 휴식을 위한 당연한 몸의 반응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죠. 너무 빠르게 달리느라 기름칠 할 시간이 없는 자동차라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가끔은 피로를 그대로 느끼며 편하게 쉬어도 괜찮은 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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