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천천히 녹여 이기기
⟪테드 라소⟫

한 주 동안 마음을 너무 많이 쓰고 나면 더 이상 새로운 갈등 속으로 끌려 들어가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그런 날에는 답답한 로맨스나 짜릿한 스릴러, 아니 그 어떤 굴곡진 스토리도 쉽게 시작하기 어렵더라고요. 하염없이 OTT 화면만 넘기다가 유튜브만 보게 되는 거죠.

그럴 때는 별 갈등도 없이 물 탄 듯 이어지는 드라마를 보다가 잠들면 좋더라고요. 어른들의 동화 같은 코미디 <테드 래소>입니다.
이번 경기도
4쿼터 모두 열심히!
영국의 축구팀 AFC 리치먼드는 강등 위기의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을 맞이합니다. 바로 테드 라소죠. 테드는 미국의 2군 리그 감독이에요. 하지만 2군인 건 문제도 아니에요. 진짜 문제는 미식축구 감독이란 거죠. 축구의 룰도 모르고 기자회견에서 ‘4쿼터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할 정도니까요. (미식축구는 4쿼터로 경기하고, 축구는 전후반을 뛰어요) 구단주는 어떤 가능성을 보고 이런 파격적인 선택을 한 걸까요?
사실 별 가능성을 본 건 없어요. 구단주는 이전 구단주의 전 부인인데, 바람난 남편이 가장 사랑하던 구단을 망쳐버릴 생각뿐이거든요. 룰도 모르고 영국 문화도 모르지만, 오직 낙관주의와 극한의 인간미밖에 없는 테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축구 없는 축구팀
이 드라마는 세상 낙관적인 테드가 팀을 강등으로부터 지키려 노력하는 이야기에요. 하지만 놀라울 만큼 축구 이야기는 아니에요. 중요한 건 갈라진 팀이 마음을 열고 다시 강한 팀으로 회복하는지 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축구를 오래 좋아한 팬들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인가 봐요. 하지만 이건 축구팀이라는 직장에서 펼쳐지는 직장인의 동화 같은 이야기거든요.
이런 이야기도 있어야 하니까
테드는 노장 캡틴과 젊은 에이스와의 틀어진 사이를 자연스레 회복하게 하고, 구단주에게 매일 맛있는 비스킷을 구워다 주며 마음을 녹이죠. 하지만 이보다 더 구체적인 사건은 크게 기억이 나지 않아요. 갈등은 극단적인 법이 없고,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착하거든요. 구단주는 테드를 여론 끝으로 내몰려 계획을 세우지만, 고구마 상황이 생기기 전에 자연스레 해결돼요.
그러다 보니 별 갈등도 없이 한 회 한 회가 지나는데, 그게 그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은근히 이런 따뜻하고 평탄한데 재밌는 코미디를 찾기 어려운데 오랜만에 만난 거죠.

이번 주말에는 테드와 함께

마음 따뜻해지는 리치몬드로 가보는 건 어떠세요?

#코미디 #편안한
✷ Running tIme :  22 ep / 2 season
✷ Created by : 브랜든 헌트 / 조 켈리 / 빌 로렌스
Starring  :  제이슨 수데이키스 / 한나 와딩헴 / 브랜든 헌트
where2play  :   ✅ 애플 TV+ 
✦ 프리미어 리그의 팀 '크리스탈 팰리스 FC'가 모티브라고 해요.
✦ 21년 에미상을 수상하며, 애플 TV+의 간판이 되었어요.
✦ 언제봐도 불편한 장면 없는 12세 이용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