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사회적 표준을 위한 실험,
주4일제 노동

2004년, 법적 노동시간을 주당 40시간으로 하는 주5일제가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주5일제가 정착되어 토요일 노동은 (업종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5배 수당이 붙는 노동이 되었다. 사회적 표준이던 주6일제에서 주5일제로 전환되었을 때 수업/업무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좋았지만 사회적 표준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회적 표준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때 사회는 더 살만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주4일제 노동은 주5일제보다 더 나은 표준의 정립을 위한 실험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주4일제 실험은 북유럽의 섬나라 아이슬란드에서 볼 수 있다. 수도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중앙정부 주도로 2015년~2019년 노동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2,500명 이상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4일제를 실험했다.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하였는데, 근무시간 축소에 대한 공감대와 더불어 특히 일과 삶의 균형 부족이 주4일제의 주요 이유였다. 주4일제 결과 스트레스와 번아웃 현상이 줄고, 생산성은 향상되었다. 급여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근무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효율적인 근무방식이 분석되었고, 관리자와 직원 전원이 결정하고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주4일제 실험이 있었다. 세브란스 병원은 2023년 1월부터 시범사업으로 주4일제를 실시했다. 병동당 5명씩 총 3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마다 주 4일 32시간 근무체제를 순환하기로 했으며 참여자 급여는 총액의 8~9%를 삭감해 비참여자와의 형평성을 맞추기로 했다. 주요 참여대상은 모성보호 대상과 환자 중증도가 높아 사직률이 높은 병동직원들이다(경향신문(2022.9.9.). [세상읽기] 세브란스병원 주4일제, 그 ‘시간의 정치’) “병동 퇴사율이 제로가 됐다. 충분히 쉬니까 환자에게 먼저 다가가 필요한게 없느냐고 묻는 등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 태도도 달라졌다”(<이데일리>(2024.5.28.). 세브란스 간호사가 임금 10% 깎아도 주4일 하는 이유)

 

과로사회·장시간 노동해소를 위해 출범한 ‘주 4일제 네트워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7명이 주4일제 도입에 찬성했다. 물론, 주4일제 노동이 모두가 추구할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어떤 경우는 주4일 근무제를 시도했다가 기존 주5일제로 복귀한 기업도 있으며, 경영계의 우려도 만만찮다. 그럼에도 기술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나누기, 기후위기 대응, 젠더평등 등 인간다운 삶의 방향으로서 주4일제 논의는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경제력은 10위이지만 장시간노동국가 3위로 여전히 장시간노동사회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만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4일 노동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도해봄직한 실험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톺아보기 45호에서는 “주4일제 노동”을 주제로 관련 책과 연구를 살펴본다.

주4일 근무시대


저자: 피에르 라루튀르

출판: 율리시즈, 2018

  

주당 35시간을 규정한 노동법을 개정해 노동시간을 늘리려는 정부와 이를 반대하는 시민사회가 격렬히 충돌했던 프랑스에서, ‘주 4일 32시간의 노동’이 해답임을 주장함으로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 4일 근무시대(원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노동시간을 대폭 단축할 경우, 몇 년 안에 대량실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경제학자와 사회학자인 저자들은 이것이 결코 상상 속 시나리오가 아님을,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및 세계적 동향의 추이, 역사적인 사례를 통해 차근차근 설득해가며 보여준다.

노동시간 단축은 아인슈타인 이전 산업혁명 초기부터 거론되던 문제다. 다만 20세기 들어 좀 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논의됐을 뿐이다. 조사에 따르면 1830년 프랑스의 연간 노동시간은 3000시간이었다. 1996년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1600시간이다. 노동시간이 이렇게 줄어드는 동안 이 정책은 노동자를 게으르게 만들고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노동시간 단축은 삶의 질을 높이고 경제에 역동성을 부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저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요구한 것은 ‘주 4일 32시간 노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간 노동시간을 몇 시간 줄이는 것보다는 출근일을 주 4일로 줄이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근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하루를 줄이는 방식이 고용증대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노동일수를 줄인다는 것은 임금 노동자에게는 이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에 관계된 부수비용(식사비용 등)을 줄이는 것이기도 한다. 노동일수의 감축은 일자리 창출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임금 노동자가 주당 2시간씩 노동을 덜 한다 해도 일자리가 많이 생기지 않는다. 반면 각자가 1주에 하루를 더 쉰다면, 고객에게 동일한 생산량을 제공하기 위해 고용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된다.”(154쪽)

 

단, 이 과정에서 임금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 국내 총생산에서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몫은 과거보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임금이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몫은 1982년 67%에서 2008년 57%로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03년 연례보고서에서 소비자 부족 시대를 경고했다. 구매력의 하락으로 세계적인 경기 후퇴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안타깝게도 국제결제은행이 이런 경고를 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니, 상황은 더 나빠졌다. 현재 모든 서방국가들의 임금은 2000년대 초보다 낮고, 상위 1퍼센트의 최고 부유층(그리고 금융시장과 조세피난처로 가기 위해 실물 경제를 떠나는 사람들)은 여전히 부의 과도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붕괴를 피하고 ‘출혈’을 멈추기 위해선 실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야 한다. 하루빨리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최대 다수에게 진정한 일자리와 진정한 협상능력을 제공해야 한다.”(61쪽)

 

그렇다면 실업의 가장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경제학자 다니엘 코헨에 따르면 같은 양의 산업 생산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인력은 매년 4%씩 줄어든다. 다시 말해 같은 양의 생산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년 4%의 노동자를 감축해야 한다는 말이다. 코헨은 일자리 감소의 원인 중 10~15% 정도만이 국제무역과 연관된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생산성 향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히 들어온 극우파들의 주장처럼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일자리를 뺏어가는 주요 원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줄어드는 일자리를 적절히 나눔으로써 생산성 향상으로 생긴 이득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다. 그러므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이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일은 곧 사회 정의이기도 하다. 이때 사회 정의란, 취사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확고한 의무이자 절대적으로 긴급한 사안인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세계가 위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 사회 발전은 포기해야 할 일종의 사치라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사회 발전은 더 나은 시절이 도래할 때까지 포기해야 할 사치가 아니다. 사회 발전은 분명한 의무이며 매우 긴박한 사안이다. 사회가 전반적인 붕괴로 휩쓸려가기 전에 사회 정의를 다시 구축하는 것만이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유일한 방법이다. 오로지 이 방법뿐이다.”(64쪽)

 

몇몇 경제학자들은 생산성 혁명이 보다 강력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 40년간 생산성이 엄청나게 증가할 때 지지부진했던 노동시간 단축 과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래가 어찌 될 것인가를 생각하기보다는 4일 근무에 관한 토론과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1930년대의 해법은 현재 우리가 겪는 위기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016년 현재 프랑스에서 임금 총액을 인상하지 않고 주 4일 근무제를 채택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기업은 400개가 넘는다. 우리에게 적용하기엔 먼 나라의 이야기 같을지 몰라도, ‘주 4일 근무시대’는 분명 도래하고 있는 중이다.

[출판사 서평] 중에서 발췌


주4일 노동이 답이다


저자: 안나 쿠트/이성철·장현정

출판: 호밀밭, 2022


  • 왜 바로 지금, 주4일 노동에 주목해야 하는가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사태는 그동안 우리가 ‘정상 normal’이라고 여겨왔던 많은 것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그중에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4일제를 포함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다양한 노동도 포함된다. 강제적으로나마 비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많은 기업과 기관이 재택근무, 유연근무 등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노동을 경험하게 됐고 시간이 지나 엔데믹(Endemic) 국면으로 접어든 지금은 상당히 일상화되고 보편화 되었다.

2022년이 시작되면서 아랍에미리트(UAE)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4.5일제를 시작했다. 2022년 2월 15일에는 벨기에도 주4일제를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상당수 서유럽 국가가 주4일제를 보편적으로 도입했으며 2019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기업들의 27%가 주4일제를 채택했다. 한국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OECD 국가 중 늘 2~3위를 다툴 만큼 장시간 노동과 야근으로 악명 높았고 수면 시간도 최하위로 알려진 우리 사회에서도 최근 주4일제 혹은 주4.5일제를 채택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담론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 주5일제 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주5일제 시행을 도입할 때에도 엄청난 논쟁과 우려가 있었다. 한 마디로, 주5일제를 시행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호들갑이었는데 그때가 불과 약 20년 전이지만 지금은 누구도 토요일에 일하는 걸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5일을 시행한 이후 경제성장률은 높아졌고 1인당 노동생산성도 늘어났으며 취업자가 늘어나고 ‘워라밸’로 표현되는 삶의 질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사실 임금 삭감 없이 노동 시간을 단축하고도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사례는 아주 많다. 스웨덴 예테보리의 돌봄노동자들을 위한 하루 6시간 시험을 비롯해 2008년 미국 유타주의 대담한 실험, 네덜란드의 자발적 단축, 벨기에의 타임 크레딧 제도, 부문 및 작업장 수준에서의 협상 타결이 노동 시간 단축을 견인한 독일 금속노조와 영국 통신노조의 사례, 뉴질랜드와 아일랜드의 사례 등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실험과 사례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어느 쪽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영국 신(新)경제재단 소속의 세 이론가는 고령화, 역성장, 일자리 나눔, 자동화, 무엇보다 노동 영역에서의 젠더 격차와 환경에 대한 고민 등이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된 지금, 주4일 노동이 왜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주4일 노동은 전통적인 양극화를 해소하는 한편, 많은 일자리가 자동화되면서 유발되는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고 노동자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며 코로나19를 통해 경험한 환경과 생태의 보호를 위해서도 기여하고 남성과 여성이 더 동등한 방식으로 유급과 무급 노동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을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와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더 잘 살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 많이 일할수록 정말 좋은가?

많이 일할수록 좋다는 생각은 사실 시대변화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단순하고 게으르다. 이 책의 주제랄 수 있는 ‘주4일 노동’이란, 간단히 말해 ‘임금 삭감 없이’ 주당 4일 32시간만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이 된 거의 유일한 나라이면서도 여전히 강도 높게 노동하는 걸 ‘정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러나 2021년 OECD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이 일하면서도 동시에 노동생산성은 가장 낮게 나타나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도 단순히 ‘많이’ 일하는 문화에서, 더 ‘잘’ 일하는 문화로 관점을 달리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막연한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 사례와 가장 최근의 연구를 바탕으로 명쾌하고도 압축적으로 도와준다.

[출판사 책소개]

 

2장의 “우리는 왜 적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은 ‘시간 없음(=바쁨)’은 소비를 촉진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고, 매주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더 많이 바빠질수록 우리 삶을 지탱하기 위해 더 많은 ‘간편’ 제품들을 찾게 되는데, 주당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유해 배출량을 줄이고 자연자원을 보호하는 방법과 다를바 없다고 주장한다. “더 많은 가용시간”이 탄소를 쓰지 않는 소비,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활동이고 이는 지속가능한 노동/사회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런 과정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정책들과 함께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4일제를 해야 하는 이유라는 내용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주4일 혁명 - 월화수목일일일


저자: 안병민

출판: 행복한북클럽, 2024 

    

직원 행복과 생산성 향상, 조직 문화 혁신의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한 휴넷

주4일제 도입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접근, 그리고 일의 미래에 대한 통찰

휴넷은 영리한 기업이다. 직원의 행복과 성장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휴넷의 ‘행복경영철학’이 바로 그 이유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한 “일에 대한 즐거움은 일의 완벽을 가져온다”라는 불변의 원리가 그 바탕으로 보인다.

주4일제는 단순하게 출근 일수를 줄이는 ‘제도변경’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더 근본적이고 혁신적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한다. 휴넷의 주4일제는 구성원 개개인의 삶과 일의 방향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충분한 휴식과 몰입으로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완전히 다른 새로운 휴넷, 변신을 꾀하다

혁신의 첫걸음 주4.5일제, 코로나19로 멈춰진 제도, 그리고 본격적인 주4일제와 ‘마이 데이’의 탄생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휴넷의 주4일제. 생각지 못했던 벽을 넘고, 제도에 대한 실험을 거치며 ‘월급은 100% 받고, 근무시간은 80%로 줄이면서, 성과는 100% 내자’는 100-80-100 프로젝트의 항해는 계속되었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일하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근무시간과 장소의 개념 재정의했다. 여전히 불안정하고,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휴넷만의 노하우와 도전 DNA로 점점 더 나은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20세기 초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보장을 주장했던 아인슈타인과 주5일제를 도입했던 헨리 포드의 생각은 뜬구름 같은 허풍처럼 취급되었지만, 오늘의 우리는 그 허풍이 현실이 된 세상에 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디지털 격변 시대의 일과 조직의 변화

“열심히 일하다 보면 세상이 알아주겠지” 하는 마인드로는 혁신과 도전의 DNA로 무장한 휴넷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에 대한 새로운 철학과 전략으로 지속해서 탐구하고 실험하며 실패를 통해 배우는 사람만이 무너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휴넷은 직원의 성장을 위해 휴넷유니버시티를 비롯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원들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팬데믹으로 앞당겨진 미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생존은 물론 다음 세대에게 어떤 가르침을 줘야 할지 고민한다. 세상의 누구도 불확실한 미래를 좋아하지 않는다. 저성장, 인구 마이너스, 기술 빅뱅, 로봇화와 인공지능이 맞물려 진행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지만, 그저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일터에 대한 비전과 함께 현재의 일과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고, 미래로 향한 길을 찾아야 한다. 개인의 성장으로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자 노력하는 휴넷은 철 지난 유행어 같은 말이지만,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출판사 소개] 중에서

 

직원 행복과 생산성 향상, 조직 문화 혁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으로 휴넷(기업 교육 전문기업)은 2022년 7월부터 주4일 근무제를 선택했다. 최근 휴넷은 주 4일제 시행 이후 입사 경쟁률은 10배 이상 증가한 반면 직원의 퇴사율은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서, 회사를 성장시킬 인재 영입 및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유의미한 발표를 내놓았다<국제신문>(2024.8.8.). ‘월화수목일일일’ 주4일 근무의 효율과 몰입, ‘휴넷’의 혁신). 저자는 “주4일제는 단순히 근무시간을 줄인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우리 관점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다니기 편한 회사’가 아니라 ‘일하기 좋은 회사’에서 쉴 때 제대로 쉬고, 일할 때 제대로 일하자는 게 휴넷의 주4일제 시행 배경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다.

주4일제 근무제의 공공기관

적용 사례연구-근거이론의 적용



 윤정옥,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2023

이 연구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주4일제 근무제를 국내 공공기관에서 유일하게 적용한 사례로 확인되는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의 주4일제 시행 사례가 2017년 시행 이후 지속되지 못하고 소멸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4일제 근로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제도에 불만족을 느끼게 되었는지 문헌연구로는 한계가 있어 그 이면의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하였다. 이를 위하여 주4일제 관련 경험이 있는 출자출연기관 4개 기관 9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여기에서 수집된 자료를 근거이론의 방법으로 범주화 후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 하였다.

분석결과, 주4일제 근로자들이 제도에 대하여 불만족을 느끼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첫째는 제도적인 요인으로 주4일 근무에 비하여 과다한 업무량과 주4일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내에 처리가 불가능한 부적합한 직무 및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급여 등에서 기인한 제도적인 불완전성이 근로자들의 만족도를 저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문화적인 요인으로 장시간 전일제 노동을 ‘정상’으로 인식하고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시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집단주의 문화의 영향으로 회사와 내·외부 이해관계자가 주4일제 근로자들에 대해 가지는 선입견과 정당한 휴식일 보장에 대한 배려 부족 등의 행위가 빈번한 데서 비롯된 충돌이 야기하는 불만족이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적 요인으로서 주4일제 근로자들이 급여와 경력인정, 승진연수 등에서 주5일제 근로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에 놓여 있음에도 업무량과 업무강도는 주5일제 근로자와 동등 수준이라고 인식함으로써 가지게 되는 불만족이었다.

주4일제라는 제도가 다수의 연구에서 생산성 증가와 근로자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가 존재하는 점을 감안하고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역사적인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확대 시행되어야 한다고 다수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본 연구에서 밝혀낸 주4일제 근로자들의 만족도 저해 요인에 대한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위에 언급한 대로 주5일제 근로자와 비교하여 형평성이 부족한 제도라는 근로자들 인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에 대한 해결방안을 집중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정책적 제언은 먼저 주4일제에 맞는 적합한 직무와 대상을 발굴하여야 한다. 또한 급여와 비급여 부분에 대한 처우개선 및 주5일제에서 주4일제로의 전환제 도입 및 활성화, 주4일제 근로자의 휴식일 공백에 대한 대책 등 제도적인 개선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장시간 전일제 근로에 대한 무조건적인 선호 등 근로자들 스스로의 인식 변화와 이러한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보상책 마련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경상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처해있는 기관의 소수 연구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한 점과 자료수집의 한계로 연구자 개인의 추측에 의존한 점 등은 한계가 분명하나, 주4일제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연구 자체만으로도 의의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주4일제를 직접 경험한 근로자를 인터뷰하고 분석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이후의 연구에 보탬이 될 것이며, 주4일제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해당 당사자들이 이에 대하여 어떠한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그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향후 정책적인 시사점을 제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국문초록] 중에서 발췌  

주4일제 법제도화 비판과

대안의 궤적 사이



 김종진, 일하는 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 이슈와 쟁점 N.42, 2024

이 글은 노동시간 단축 접근의 일과 삶의 균형(WLB)과 주4일제 유형과 쟁점을 검토한다. 주4일 근무 논의는 코로나19 시기 일하는 방식의 변화 필요성이나 단축 근무 경험,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 국면에서 정치권의 공약으로 인한 정치적 기회구조 요인, 노동 및 시민단체들의 노동시간 단축 요구, OECD나 EU회원국에 비해 긴 장시간노동사회 등 내외부 요인과 맞물려 있다.

주4일제 논의 핵심은 노동시간 단축 접근 논리와 유형들의 차이이다. OECD나 ILO에서 ‘일과 삶의 균형’의 핵심은 장시간 노동문제이며, 이는 개인의 삶과 여가에 활용할 시간 부족(시간빈곤) 문제를 지적한다. ILO는 사용자 중심의 유연근로, 노동자 중심의 유연근로, 노사 균형 잡힌 유연근로 형태로 구분하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노동자의 선택권과 자율성이 보장된 형태(시간주권)를 강조한다. 선행 연구에서 주4일제는 주당 표준 근로일 수를 5일에서 4일로 줄이고, 주당 법적 노동시간을 32시간 등의 형태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한 장시간 노동 해소나 생산성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의 동기유발 등 긍정적 연구들은 2000년대 이후부터 경험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실제 주4일제 실험 과정을 보면 유형이나 형태를 조직 및 사업장의 영업을 ‘1일 중단 형태’와 ‘일부 조건형’ 이나 ‘탈중앙화형’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주4일제 실험이나 시범사업 등을 보면 하나의 형태가 아니라 여러 다양한 유형들이 확인된다. 한국에서는 (주4일제-격주4일제-주4.5일제 등) 다양한 형태가 논의, 추진되고 있다. 산업 및 업종과 직종이나 전일제 통상근무와 교대제 근무형태, 공공과 민간부문, 노동과정의 직무 성격과 과업 등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다. 이념형(ideal type)으로 ‘주4일 근무형태’를 접근하는 사고나 관념은 그래서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1919년 국제노동기구의 1호 협약 ‘8시간 근로’가 확정, 1시간도 표준적인 1일 노동시간을 줄이지 못했다. 18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세 차례 노동시간 단축이 추진되었지만 아직도 장시간 노동의 늪에 빠져 있다. 주4일제 논의에서 노동시간 단축형 주4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무량과 노동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감소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정 노동시간 단축 논의과정에서 중소영세사업장(사업장 규모)이나 고용형태(비정규직) 혹은 근로시간(초단시간, 파트타임)에 따른 양극화 문제는 학계나 일부 노동단체 그리고 활동가들도 우려를 제기하는 지점이다. 때문에 노동시간 정책 개편은 장시간 노동 해소와 연차휴가 확대 및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와 같은 취약 노동 집단의 노동시간 포괄 정책을 함께 제안하고 있다.

유럽 다수의 주4일제 논의나 실험에서 노동조건이나 일과 삶 혹은 사업장 효과성 이외에 핵심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은 성평등한 노동과 기후위기 대응(교통체증, 매연감소, CO2 감출)이다. 문제는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와 자원봉사나 정당 활동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주4일제 도입에 대한

비판적 고찰



김은별*이승윤(2023), 한국사회정책학회

 주4일제는 ‘임금 감  소없이 주당 표준 근로일 수 혹은 주당 표준 근로시간을 단축시키는 다양한 방식을 포괄하는 노동시간 제도’로 정의된다. 다양한 방식의 노동시간 감축을 의미하는 주4일제는 오랜 기간 동안 저성장,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 등의 측면에서 논의되어 왔지만 코로나19와 함께 그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실업 및 저성장 문제 해결을 위해 주4일 근무제 도입이 주장된 배경도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시간주권 차원에서 주4일제 논의가 확장될 수 있는데, 노동자들은 기업과 사회에 의해 만들어진 시간표대로 살아가지 않고 기업과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며 사회의 시간배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시간주권의 핵심은 노동자의 시간 사용과 분배에 있어서 당사자인 노동자가 어느 정도로 자율성과 통제성을 보유하고 있는가가 문제이다.

한편 주4일제의 한계도 있다. 생산성 향상 가능성에만 초점을 두어 직원들을 모니터링하는 횟수가 늘어나거나 단순히 생산성 향상 측면에만 집중하여 주4일제가 갖는 젠더 정의 실현, 환경에의 기여 등을 경시하는 효과가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주4일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위해서는 주4일제의 효과와 영향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4일제 도입에 대한 비교분석을 위해 정부차원의 실험 및 정책실행(아이슬란드의 주4일제 정책실험, 벨기에 주4일제 법제화, 한국 연세의료원 주4일제 시범시행)과 기업차원 주4일제 도입 및 실험(한국기업 사례, Four Day Week Global(4DWG) 실험)을 도입주체, 도입배경, 시행방식, 주당근무시간/근무일 단축 여부 급여변화 4개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도입주체는 아이슬란드와 벨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한국은 개별 사업장 단위 내에서 논의되고 시행된다. 정부주도의 경우 실험 종료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도입배경에 있어서는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고자 하였다. 주4일제 도입과 시행방식은 시행주체, 국가별 제도 내용이 상이한데, 가장 많이 나타나는 방식은 주당 노동시간의 감소를 통한 4.5일제 도입 형태이다. 급여변화 측면에서 아이슬란드와 4DWG 실험, 한국 기업 사례의 경우 실근무시간이 단축됨에도 임금은 기존의 100%를 모두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벨기에의 경우 실근무시간의 단축없고 임금 변화도 없이 주4일제가 시행된다. 한국의 연세의료원의 경우 임금 10% 내외를 삭감하는 방식으로 주4일제 실험이 진행되었다.

노동자의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할 수 있는 측면에서 주4일제 도입의 당위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주4일제의 도입주체와 시행내용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하는데, 한국의 노동시장구조, 직종별 차이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지점임을 시사한다. 상용직 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실험과 적용이 이루어졌지만 증가하는 플랫폼 노동, 자영업자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4일제의 시행에 있어서 흔히 가장 반대요인으로 여겨지는 기업 생산성 하락과 기업 이익의 손실에 있어서는 근무시간의 감소가 기업이나 사회의 직접적인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렵지만, 주4일제로 야기되는 기업생산성, 비용증가의 경우 직종별로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 더불어, 주4일제 도입시 고려해야 할 쟁점들(첫째, 주4일제 논의와 도입을 주도하는 주체에 대한 고려, 둘째, 주4일제 도입 논의는 단순히 유급노동시간의 감소를 통한 여가시간의 증대를 넘어,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와 소비주의 사회에 대한 보다 대안적 논의로 확대, 셋째, 숙련과 노동시장 격차 측면에서 주4일제가 갖는 의미, 마지막으로 젠더평등 차원의 논의 등)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만큼, 주4일제 노동에 대한 실험과 연구는 노동시간정책에 대한 대안적 논의들이 활발하게 확대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