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 2023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엿보기

지난 니츠 모아보기

아웃룩으로 보고 계시다면 눌러주세요.

피디에프 서울

@pdf_seoul

서울 이태원동 34-38

화요일 - 토요일 12:00 - 20:00,

일요일 12:00 - 18:00, 월요일 정기 휴무

한동안 이태원 상권이 한남동에 치우쳐 신규 공간에 대한 소식이 잠잠했던 녹사평에 아트 서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가봐야 할만한 공간이 생겼습니다.

PDF는 Photo, Design, Fashion의 약자로, 이곳은 사진, 디자인, 패션 서적들을 취급하는 서점이자 디자인 스튜디오, 팝업 대관도 가능한 공간입니다. 내부가 넓지는 않지만 스틸 소재가 주는 구조적이고 미니멀한 실루엣의 공간에 비비드 한 컬러감의 디자인 서적들이 곳곳을 메꾸고 있어 보고 있기만 해도 영감이 솟아나는 기분입니다.

공간 내에는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느긋하게 책을 읽어볼 수도 있고, 서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하기 어려웠던 디자인 서적을 운명적으로 만날 수도 있으니 날씨가 한 층 풀린 이번주 주말엔 녹사평 인근을 산책하다 PDF도 들러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무라카미 다카시 : 무라카미 좀비

@busanmuseumofart

부산 해운대구 APEC로 58

23.01.16 - 23.03.12 (차주 일요일 종료)

화요일 - 일요일 10:00 - 18:00

지금 부산을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바로 이것 때문 아닐까요? 부산 시립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기획전 '이우환과 친구들'의 네 번째 시리즈, 무라카미 다카시의 무라카미 좀비전입니다.

국내에서도 무지개 색깔의 꽃잎에 웃고 있는 모습의 꽃 캐릭터로 유명한 무라카미 다카시는 자기 자신을 오타쿠 예술가라고 지칭하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예술적으로 풀어내어 팝아트의 거장이 된 작가입니다.

전시는 귀여움, 기괴함, 덧없음, 원상이라는 총 네 개의 섹션으로 구분이 되어 작가의 공개되지 않았던 초기작부터 회화, 조각, 조각, 설치 작업 등 이전까지 보기 어려웠던 광범위한 작업물들을 한 공간에 선보입니다.

주말엔 전시를 보려는 이들로 오전 일찍부터 인산인해라고 하니, 남은 2주 평일 오픈런으로 한가한 시간을 노려보는 건 어떨까요?

지난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코엑스에서 1년여 만에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진행되어 성황리에 그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1994년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오는 국내 최대의 리빙 전시로 가구, 인테리어, IT/가전, 홈데코, 공예, 키친, 식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참여해 한 해의 리빙 트렌드를 가장 빠르고 쉽게 엿볼 수 있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올해도 많은 브랜드들이 이 행사에 참가해 자신들의 신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비전을 나누었으며, 업계 관계자 및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동향을 살피고 한 곳에서 브랜드와 상품들을 접하고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페어에 참여한 브랜드들을 간단한 키워드로 묶어 2023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정리해볼까요?

이번 페어의 메인 키워드는 ‘SMALL’이었습니다. 작고 간결한 디자인의 제품과 브랜드가 페어에 참가하였고, 페어 행사 내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리빙 트렌드 세미나는 환경, 에너지, 사회 등의 전문가들이 ‘작은 것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꾸며졌습니다.

지난 20년간 국내 1인 가구는 2000년대 15%에 준하던 비율이 2021년 통계로 33%를 넘어설 정도로 급증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주거 유형 및 부동산 시장, 인테리어 및 가구 업계까지 영향을 미쳐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홈 인테리어에 있어서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조금 더 작고 효율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데에 기여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를 가장 대표적으로 느낄 수 있는 브랜드로 미닉스(@minix_official) 부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꿈꾸던 미니 라이프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가진 브랜드 미닉스는 좁은 공간이기에 포기했던 생활 편의를 작은 가전으로 실현시켜주는 브랜드입니다. 미니 건조기, 미니 식기세척기, 미니 빔 프로젝터와 같이 ‘미니’라는 이름에 걸맞은 소형 가전이 이들의 주 품목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혼자 사는데 이 정도는 사치라고 생각해서 선택 항목에서 배제되었던 전자 제품들이 크기도 작고, 가격도 합리적인 데다가 심미성까지 갖춰져 출시된 것입니다. 이번 페어에서는 그중에서도 이들의 주력 상품인 미니 건조기를 전면으로 내세워 MINIX LAUNDRY SHOP을 만들고, 강렬한 컬러감의 제품과 부스 인테리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기존의 미닉스 제품들이 클래식 베이지, 그레이지, 네이처 그린과 같은 뉴트럴 한 컬러 톤을 사용한 데 반해 이런 비비드 한 색감의 부스를 구성한 것은 페어에서 눈에 띄어 인상을 남기고자 함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 향후 소비자층이 넓어졌을 때의 확장 가능성이 있음도 증명해 보인 셈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무선 공기 청정기, 소형 가습기, 테이블 램프 등 일상에 자유로움을 선사하는 의미 있는 디자인의 소형 가전 브랜드 루메나(@lumena__official), 미니 디자인 공기청정기를 선보이며 가전제품이 인테리어 오브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콤마(@komma.kr)와 같은 브랜드들이 small이라는 전시의 키워드를 더 잘 드러냈습니다.

작지만 의미있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미닉스(위)와 콤마(아래)의 부스

르 꼬르뷔지에와의 콜라보레이션 컬러를 판넬에 적용한 모듈 가구 브랜드 보쎄

1인 가구의 증가는 그만큼 집에 자신의 개성을 확실히 표현할 기회가 늘어남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또, 1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최근 몇 년간 집, 사무실, 방 등의 인테리어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이들이 늘었고, 이에 따라 가구와 소품 등에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취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 옵션들을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이번 페어에서도 다양한 모듈 가구와 커스터마이징 브랜드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크롬 소재의 튜브와 볼(커넥터), 판넬을 조합하여 다양한 형태로 사용하는 독일의 하이엔드 모듈시스템 가구 브랜드 보쎄(@bosse_kr)는 근대 건축의 거장 르 꼬르뷔지에와 콜라보레이션하여 만들어 낸 12가지 에디션 컬러를 판넬에 적용해 차별화된 모듈 가구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국내 모듈 가구 브랜드 토우드(@gallery_towed)도 자신들이 가진 다양한 가구 라인업 중 모듈 가구를 전면으로 내세워 부스 구성을 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스에서는 토우드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컬러 팔레트를 직접 보고 비교해 볼 수 있었으며 내식성이 강해 야외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 프레임과 아크릴 선반의 조합의 가구를 전시해 가벼운 무게와 튼튼한 내구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했습니다. 플랫포인트(@flat_point) 또한 작년 출시된 새로운 모듈 시스템 DOB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11개 사이즈에 4가지 도어 옵션, 7가지 컬러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직접 조합하고 구성할 수 있는 이들의 시리즈는 페어 기간 내 몰린 많은 주문량으로 현재 사이트 문의가 폭주 중인 모습을 보이며 모듈 가구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페어 기간 중 가장 인기 부스였던 국내 모듈 가구브랜드 토우드(위)와 플랫포인트(아래)

모듈 가구 외에도 작은 부분들에서 고객이 원하는 옵션을 고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열어놓은 제품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일광전구(@ilkwanglighting)는 원하는 분위기에 따라 채널을 변경하거나 컬러 케이블을 커스터마이징 하고 필요에 따라 업라이트 다운라이트를 조정해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펜던트를 선보였고, 프리미엄 디자인 스위치, 배선기구 및 스마트 자동 제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융코리아일렉트릭(@jungkorea_live)에서는 컬러풀하고 다채로운 소재의 배선기구 및 스위치를 선보이는 공간을 갤러리처럼 꾸며 소비자에게 공간 연출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습니다. 또, 브랜드 비아크(@barc_kr)는 대중적으로 쓰이는 이케아 가구의 쓰임을 확장시킬 수 있는 방식의 호환 가구를 만들어 제품에 기능성을 부여하고 활용도를 확대하는 제품군인 IKEA+를 선보이며 커스터마이징 가구의 다양성을 볼 수 있게 해 흥미를 돋우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대로 다양한 옵션을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도록 한 일광전구(위)와 융코리아일렉트릭(아래)

분야와 관계없이 산업 전반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도 사용하는 소재, 만들어지는 과정, 사용 시 쓰임 그리고 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음을 페어에 참여한 브랜드들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리빙 디자인 페어의 주제의식을 가장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디자이너스 초이스' 중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mun_seungji)가 친환경 브랜드 플리츠마마(@pleatsmama)와 협업을 통해 구성한 부스도 ‘최소한의 것, 필요한 만큼만’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문승지는 2012년 코스와의 협업인 ‘포브라더스 컬렉션’에서 한 장의 합판에서 버려지는 조각이 없이 의자를 완성시켰던 것 처럼 이번 페어에서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플리츠마마의 제로웨이스트 홀가먼트 니팅 제조 기법을 활용하여 폐어망을 재활용한 패브릭, 오간자, 플레이크 등의 소재로 가구를 만들고,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디자인 행위를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고민을 투영하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과 공유했습니다. 디자이너스 초이스의 건축가 김대균(@chakchakstudio)은 ‘기후’ 캐빈을 만들어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자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은 집’을 제안하며, 기후 위기에 집이 할 수 있는 전기, 물 에너지에 대한 지속 가능성을 담고, 실내에 제한된 집의 가능성을 실외로 확장하는 형태의 부스를 선보여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거 형태를 제안했습니다.

모듈 가구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레어로우(@rareraw_official) 역시 이번 전시에서 그 어떤 브랜드보다 지속가능성을 부스 곳곳에서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가구가 제조부터 다시 순환되기까지의 과정을 ‘r무한대’라고 정의하며 이것을 부스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전시 부스는 이들의 상품인 '모듈 가구 시스템 000'으로 만들어져 모두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제조 생산 과정에서의 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폐기물이 나오는 리모델링 대신 모듈 가구를 통해 공간을 변형하는 리모델링 제시, 재도장 서비스를 통한 재사용 등을 강조하며 가구의 수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전시에 쓰인 브로슈어들을 친환경 재생용지로 사용하고 전시장에 쓰였던 제품들도 합리적인 가격에 재판매하여 폐기하는 제품이 없도록 하는 등 recycle, reuse, refurb, remodeling, reduce, rethink 등의 r로 시작하는 지속가능성과 연관된 단어들을 계속해서 기업 철학으로 추구해 나갈 것임을 공표하였습니다.

다방면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문승지와 플리츠마마의 부스(위), 레어로우의 부스(아래)

기술의 발전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도,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디자이너스 초이스의 이희진(@heejinlee_sonolee)은 부스 ‘몰핑큐브’를 만들어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집은 주거를 위한 제품이라는 콘셉트의 부스를 선보였습니다. 화이트 큐브의 공간을 아트월로 해석하고 영상을 재생하여 큐브 속 공간을 어떤 모습으로도 원하는 대로 변모할 수 있게 만들어 공간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일반적인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의 힘을 증명해 냈습니다.

LG전자(@lgelectronics_kr)는 '디오스 오브제 콜렉션 무드업'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장과 같은 부스를 만들어 기술을 통한 공간 변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기존의 가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색이 정해지고, 소비자가 한번 선택한 가전은 사용하는 동안 변화를 주기 어려웠던 반면 무드업 제품들은 앱에서 터치만 해도 컬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신개념 가전입니다. 이 부스에서는 무드업의 기술을 적용한 제품과 함께 키네틱 아트를 전시하여 하나의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연출을 하고, 전시장의 양 측엔 제품 체험 공간을 만들어 제품에 적용된 기술을 소비자에게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주거와 가전을 보여주는 몰핑큐브(위) lg전자 무드업(아래)

큰 틀에서 위와 같은 키워드로 2023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페어에 참여한 브랜드가 400여 개에 달하는 만큼 소개해 드린 브랜드들 외에도 디자인적으로 인상적인 브랜드, 부스를 인상적으로 꾸며 화제가 된 브랜드, 꾸준히 페어에 참여하며 사랑받고 있는 브랜드 등 미처 소개하지 못했지만 하나씩 들여다보면 좋을만한 브랜드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페어에서 '리빙 디자인 어워드'를 받은 브랜드 중, 위에서 미처 소개해 드리지 못한 브랜드들을 아래에 추가로 태그해 드리니, 혹시 페어를 방문하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씩 시간 내어 확인해 보시는 것도 인사이트 확장에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눈에 띄는 공간 상

LG전자, 보쎄, 레어로우, 담은(@damun_official), 송월타올(@towelkun)

🏅 눈에 띄는 제품 상

미닉스, 루메나, 라이마스(@limas_official), 퓨어썸(@puresome_official), 코웨이(@coway.kr)

Editor. 제 아라실

Photo. 제 아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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