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계약 원리가 금융 시장으로
이런 원리를 금융 시장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 선물 시장이에요. 세계에는 보편적으로 가치 있거나 필요한 것들이 존재하잖아요. 이를테면 석유나 천연가스, 금이나 구리, 알루미늄 같은 금속, 밀과 쌀 같은 곡식… 이렇게 수요가 항상 충분한 상품들은 금융 시스템과 연결된 ‘선물 시장’에서 거래하게 된 거죠. 미래에 다가올 특정 시점에 어떤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사거나 팔아야 하는 '의무' 자체를 다시 '선물'이라는 상품으로 만들어 거래하는 거예요.
이렇게 안정적인 거래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돈은 자연스럽게 모여들어요. 진짜 석유나 금속이 필요한 사람 외에 투자자들까지 주목하게 되니까요. 물건을 자기가 받을 생각은 없더라도 선물 거래를 했다가 물건을 받기 전에 팔거나, 물건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팔면 마치 ‘주식 거래’를 하는 것처럼 활용할 수 있는 거예요.
결국 이런 선물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돈이 주요 상품 거래소(뉴욕, 런던, 도쿄 등)에 모여 있고, 각 상품들의 국제적인 시세도 아주 예민하게 반응해요. 돈을 벌기 위해 차익 거래에 뛰어드는 투자자가 있으니 시장 규모도 어마어마하게 커졌죠. 구리가 전혀 필요 없는 사람도, 구리 가격이 오를 것 같으면 마치 주식처럼 선물 거래소를 통해 언제든 사고팔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