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좀 더 믿게 되는 거. 그게 제일 행복했죠.

IOS 환경설정이 다크모드로 되어있다면 GMAIL 앱에서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튤립매거진 정태홍입니다.

오래간만에 글을 쓰네요. 비가 오다가. 다시 그쳤다가. 변덕스러운 날씨지만 여름 치고는 시원해서. 오히려 6월보다 시원해진 7월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기분이 좋으니까 오늘은 귀한 (?)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전 바에서 일하고 있어요. 칵테일, 위스키를 만들고 따르고 서빙하고. 가끔은 마이크 잡고 개지랄하고 (...) 이상한 가게라서 이상한 저로서는 마음이 편합니다 일할 때요. 성수역 1번출구 근처에 있어요.

나머지 시간 중 일부는 튤립매거진 일을 합니다. 인터뷰를 하고 타이핑을 치고. 편집하는 시간도 꽤 많구요. 저는 글 쓰는 걸 꽤나 좋아합니다. 아무도 원하거나 시키거나 하지 않았는 데도 블로그라던지 일기라던지 하는 식으로도 계속 글을 써온 편이예요. 어딘가에 내놓는 글보다 혼자 가지고 있는 글이 훨씬 많기는 합니다. 대부분은 쓰레기예요. 다들 공감하실 법도 합니다만.

마지막으로, 근 두 달째 손을 놓고 있지만 옷 만들고 사진 찍는 일도 좋아합니다. 신림역 인근에 작업실을 두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예술(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술자리)을 하고 있었어요. 지금은 몇 명이 나가서 정비 기간을 가지고 있는데요. 네! 홍보 좀 하자면 새로 들어올 사람도 알음알음 찾고 있네요.


마음을 여는 일. 쉽게 되나요. 이상한 변호사 우병우, 아니 우영우가 유행입니다. 봄날의 햇살과 권모술수. 둘 중 어느 쪽인지요. 가운데에서 조금 더 전자에 가까우면 좋겠어요. 근데 어쩌겠어 인생은 언제나 표류하는 게 아니던가요? 그대로 즐기면 될거예요.

아직 인스타그램을 팔로잉하지 않으셨다구요! 사랑의 매 맞기 전에 얼른 팔로우 해주시고요.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이 뉴스레터가 오래 지속될 수 있게 응원이 필요합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전에요..

예술(이라고 하지만 실상 술자리)하는 이 페이지도 조금 사랑해주세요. 조금요. 작업실에 관심 간다면 살포시 DM 주세요.

  

INTERVIEW WITH 김정윤
20220622


도전정신을 계속 잃지 않고 싶다는 김정윤 프로와의 대담. 포장하자면 그렇단 말을 멋쩍게 덧붙였지만. 그렇다. 골프에도 지나간 공에 후회하기보단 다음 공을 잘 치면 되는 것처럼. 인생에서도 다음 것을 잘 하면 된다. 사람은 자기가 가진 꿈의 크기만큼 살아간다.


Interview with Kim Jung-yun, who wants to keep the challenge spirits. Yes, you just have to hit the next ball right rather than regretting. And I additionally said. like in case of golf you can do the next thing well in life too. People lives their own dream.


Youtube 채널 

<김정윤 프로의 레슨>


Q. 안녕하세요 프로님. 선수생활을 하셨으니 인터뷰는 자주 하셨겠어요. 


네. 좀 자주는 해봤는데 대회 끝나고 우승 소감이라든지, 내일 플레이를 어떻게 할 지. 그런 종류의 인터뷰만 했어요. 지금은 가르치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어요. 4~5년 정도 전에 제가 차에 치여서 어쩔 수 없이 진로를 레슨으로 바꾼 거죠. 사고 난 뒤에 왼쪽 팔을 1년 반 정도 못 썼어요. 세수도 오른손으로만 하고. 지금도 완벽하게는 못 쓰지만 암벽 등반 이런 것만 안하면 괜찮아요.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저기서 오길래 당연하게 멈출 줄 알았죠. 우회전 차량이잖아요. 근데 이제 그런 차들 있잖아요. 가끔 사람보다 빨리 지나가려고 막 지나가는. 그러다가 친 거죠. 차가 100% 잘못한 거죠. 


상심이 너무 크셨겠네요. 


상심이 컸죠. 그때는 할 줄 아는 게 대회 나가는 것밖에 없으니까. 지금은 좀 다르죠. 더 많은 걸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어쩌다가 골프를 시작하시게 된 걸까요? 

 

제가 1월 생이에요. 어렸을 때 여자애들은 남자보다 더 크잖아요. 저는 초등학생 때 반에서 여자애들 중에서는 거의 제일 컸어요. 남자 애들이 여자 애들 많이 놀리잖아요. 나는 막 놀리지 말라고 손으로 쳤는데 애들이 아프고 멍들고 하는 거죠. 그 당시에 아빠가 되게 골프를 좋아하셨거든요. 엄마가 아빠한테 제가 힘이 넘쳐나니까 데리고 다니면서 시켜봐라 이러면서. 처음에는 취미로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좀 재능이 있는 것 같으니까 진로를 아예 골프 선수로 바꾼 거예요. 

 

엄청 어렸을 때부터네요. 

 

네. 11살 12살 때부터 계속 운동만 했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계속 운동 선수 생활을 하고요. 

 

손으로 때렸으면 배구를 좋아할 법도 했을텐데요. 

 

그렇죠.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제가 골프를 안했으면 다른 구기 종목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셨어요.


우승을 하는 것도 물론 기쁘지만 근데 그 우승을 해서 내가 ‘나도 할 수 있구나’ ‘할 수 있었네’.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나를 좀 더 믿게 되는 거. 그게 제일 행복했죠.

 

Of course, I'm happy to win. But you know, I thought like "I could do that" "I can do it" after winning. It was happiest ever to believe in myself more after then.

 

- 김정윤

Q. 조금 늦게 질문하는 것 같은데, 본인 소개와 근황이 궁금합니다. 


저는 김정윤이고요. 직업은 프로골퍼예요. 요즘 근황은 열심히 골프를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고. 트라이애슬론에 요즘에는 몰두하고 있어서 대회 나가서 입상도 하고 싶은 욕심이 좀 크기 때문에 훈련을 많이 하고 있어요. 시작은 작년에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체육관들이 문 닫고 했었잖아요. 그래서 운동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제대로 해서 대회 나가야겠다 한 게 올해인 거예요. 실제로 대회를 나갔는데 2등을 했어요. 


철인 3종 경기에도 남녀나 등급이 나뉘나요. 


20대 30대 40대 이렇게. 남녀도 나누고요. 제가 20-30대에서 2등 한 거예요. 여자 전체로는 3등이고, 20대만 따지면 여자 1등인 거죠. 첫 대회였는데요. 


수영이랑 자전거도 애초에 좀 좋아하셨었나 보네요. 


아니요. 아예. 철인 하려고 배운 거예요. 수영은 1년 정도 됐어요. 처음에는 자전거만 탔었어요. 그 계기가 뭐냐면 자전거를 탈 줄 몰랐어요. 태어나서 한 번도 안 타봤었거든요. 마침 코로나 때문에 헬스장도 다 닫으니까. 그랬는데 지인이 자전거를 한번 타보지 않겠느냐고 추천을 해줬어요. 재밌더라고요. 코치님이 슥 보더니 나한테 철인 할 생각 없냐는 거예요. 아예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그때 마침 골프도 지루했어요. 취미를 뭘 해야 할지 고민에 엄청 빠져 있을 때라서, 한번 해보자 해서 코치님 클래스에 등록을 한 거죠. 이제 훈련을 같이 하다 보니까 주위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기도 하고. 솔직히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첫 대회 때 입상을 한 거예요. 내가 그래도 좀 가능성이 있구나. 입증을 할 수 있구나 싶어서 하와이 경기에 얼마 전에 다녀왔고 완주를 했어요. 


철인 3종 경기도 엘리트가 있겠네요. 


맞아요. 근데 그 정도는 아니예요. 일단은 아마추어에서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잘 해야 이제 그쪽으로 갈 수 있는 건데 아직은 걸음마 단계죠. 동호인에서 할 수 있는 거는 다 잘해보고 싶어요.





Q. 철인 3종 말고 또 다른 취미도 있으세요? 

 

원예를 진짜 좋아해요. 집에 이제 화분이 좀 많이 있어요. 요리하는 것도 완전 좋아하고 칵테일도 좋아해요. 집에 술이 한 60병은 있어요. 어저께도 친구들 다 데리고 와서 집에서 만들어 줬어요. 이런 거 자랑하는 거 좋아해서. 

 

이거 만드는 거 어려울텐데요. 

 

예쁘죠. 안찬티 아세요. 블루 멜로우라고 있어요. 보라 색깔이 나는데 이게 레몬을 만나면 핑크색으로 바뀌어요. 보드카랑 진 베이스로 해서 안찬티를 우려서 넣는 거예요. 이름은 아직 안정했어요. 유니콘 같아서 유니콘이라고 해야지 그냥. 엄청 많긴 한데 찾아야 돼요. 비싼 술도 꽤 많은데 뒤에 다 숨겨놨어요. 애들이 다 털어갈까봐 (웃음) 무슨 느낌인 지 아시죠? 조명도 다 해놓고, 예쁘게 만드는 거 좋아해요. 이렇게 만들기 시작한 지는 1년 반에서 2년 정도 됐어요. 여기 청담 쪽은 아무래도 칵테일 하나에 2만 5천원, 3만원씩 하니까 그래서 제가 만들어 먹는 거예요. 한 잔 먹을 바에는 그 돈으로 리큐르 하나를 사겠다 싶어서. 밖에서 먹으면 20만원 쓸 거를 다들 와서 우리집에서 먹으니까 좋죠.

Q. 프로 골퍼 생활을 하며 행복했던 에피소드, 슬펐던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프로골퍼 생활을 11년 정도 했고, 어깨 다치기 전까지는 4~5년 정도 했어요. 제가 데뷔를 일찍 했어요. 2년 동안 프로에서 다 막내였던 거예요. 그때는 자신감이 많이 없었어요.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무서움도 있었고, 다 선배들이니까. 그때 언니들 잘 쳤거든요. 나도 우승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었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우승을 하나 했어요. 우승을 하는 것도 물론 기쁘지만 근데 그 우승을 해서 내가 ‘나도 할 수 있구나’ ‘할 수 있었네’. 그런 거 있잖아요. 내가 나를 좀 더 믿게 되는 거. 그게 제일 행복했죠. 

 

언제인가요? 

 

18살. 18살이예요. 그 때 KLPGA. 제가 경기 전날이 선두였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주위에서 ‘우승해야지’, ‘우승해야지’ 하는 데 거기에 집중을 하면 못 할 것 같은거예요. 우승은 그냥 누구의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해야지 하고 그날따라 마음을 비웠어요. 그래서 그런지 뭔가 딱딱 잘 들어맞았어요. 합이 잘 맞았다고 해야 되나. 운이 좋았던 거죠.

 

 


Q. 프로골퍼 생활이면 하루 종일 골프만 계속 쳤나요? 

 

새벽에 일어나서 치고. 진짜 누구보다 먼저 나와서 누구보다 제일 늦게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몇 년 살면 프로가 돼요. 

 

지금 유명한 선수들 중에도 같이 생활했던 선수들도 있겠네요. 

 

박성현 프로 알죠. 그 언니랑 같은 중고등학교를 나왔어요. 같이 생활하고 연습도 하고 그냥 제 또래는 웬만하면 두 살 이상 차이 나는 거 아니면 다 알아요. 

 

아까 사고 이야기 했었잖아요. 동료들은 활동을 하니까 그걸 내려놓기가 초반에 어려울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죠. 그때 동료들은 우승도 많이 하고 나는 아파서 쉬고 있으니까, 근데 그거는 슬프지만 받아들였죠. 빨리 낫고 싶다고 해서 낫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재활을 엄청 꾸준히 하고 완치가 되면 어떻게 되는 지 두고보자는 생각을 한 거죠. 

 

되게 긍정적인 편이시네요. 

 

그때는 너무 어렸었기 때문에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보면 할 게 많더라고요. 내가 대학교를 다시 들어가서 공부할 수도 있는 거고. 레슨을 통해 여태 배웠던 거를 가르쳐 줄 수도 있는 거고. 저는 레슨을 선택한 거죠. 보니까 가만히 있는 걸 못하겠더라구요. 공부는 계속 의자에 붙어 있어야 되니까. 계속 활동적인 운동을 하다가 아파서 가만히 있었는데 또 공부한다고 가만히 있을 생각을 하면 너무 힘들 것 같은 거예요. 

일단 일을 하자. 사회 경험도 쌓고 하자. 골프 하는 애들이 친구 만날 일도 없고 해서 사회 경험이 적어요. 주변 사람들도 거의 골프만 하고 하니. 다양한 사람도 만나고 싶고 그랬어요. 친구들 만나고 노는 것도 좋아하는데. 요새는 제가 4시 반에 일어나야 해요. 트라이애슬론 매일 훈련하니까. 대신 한 번쯤은 나가서 놀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술먹으면서 우리들끼리 우리 집에 놀러와서 얘기하고 그러거든요.  



내가 잘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의 분류를 저는 어떻게 하냐면.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더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지. 얘도 나랑 있는 걸 재밌어하네. 그렇게 느껴지는 애들만 좀 만나는 거죠. 무리해서까지 친해지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I categorize people who I can get close. You'll know how much important she or he thinks about me. Like 'Oh she's having fun with me'. I like meeting friends who feel that way. I don't think I'm trying too hard to get close.

 

- 김정윤


Q.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좁은 친구들을 깊게 만나는 걸 좋아하나요? 


여러 직종의 친구들이 많은데 거기서 마음 맞는 사람들만 만나는 편이에요. 내가 잘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의 분류를 저는 어떻게 하냐면. 이 사람이 나를 얼마나 더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지. 내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 사람이 나랑 같이 지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거잖아요. 그런 걸 분류하는 편이예요. 그러니까 얘기하는 것도 잘 통하고 성향이 잘 맞아야 중요한 것 같아요. 얘도 나랑 있는 걸 재밌어하네. 그렇게 느껴지는 애들만 좀 만나는 거죠. 무리해서까지 친해지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영업을 하려고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서 무리할 법도 한데요. 


오히려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까. 얘는 나랑 데면데면하고 별로 관심 없는데 나 혼자 친해지고 싶어서 그러면 생각보다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Q. 골프가 프로님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진짜 내 운명. 힘들었던 적은 있거든요. 조금 지친다 이런 적은 있었는데 골프를 해서 후회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그냥 당연히 했었어야 되는. 그러니까 완전 당연히 나랑 같이 있어야 되고 해야 되는 거 있잖아요. 그냥 엄청 좋아해요. 


인생에서 후회도 딱히 안 하시나요. 


안해요. 만약 내가 선택을 해서 별로 안 좋은 일이 생겼어요. 근데 그거는 어쨌든 내가 선택을 했잖아요. 그럼 다음에는 그거랑 비슷한 선택을 안 하면 되는 거예요. 

경험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잘 안 됐네’ ‘다음에는 이렇게 안 해야지’ 그러려고 하고. 후회하는 친구들이 좀 있어요. 운동이 너무 힘들다 보니까, 골프 생활도 그렇고 혼자 외롭기도 하고. 근데 그건 다 그렇게들 산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다들 개인만의 고충이 있고 사정이 있고. 원래 다 힘들어요. 이거 조금 힘들다고 후회를 하면 너무 빠르지 않나. 저는 약간 좀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서. 그러니까 그 일에 대한 결말이 어쨌든 간에 후회는 잘 안해요. ‘뭘 하지 말았어야 했어’ 이런 얘기를 잘 안 해요. 


이야기 나누면서도 그런 말은 한 번도 못들었네요. 


내가 같이 있어도 긍정적인 사람이 좋잖아요. 긍정적인 기운이 나오면 뭔가 저 사람이랑 있으면 잘 될 것 같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용기 있네. 나도 저렇게 본 받고 싶어. 주위에 그런 사람들도 있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으니까 그렇게 하려는 것도 있어요.  


Q. 요즘에 골프를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한테 해주고 싶은 한 마디가 있을까요. 


솔직히 초보자한테 제일 중요한 거는 실력보다는 매너예요. 매너. 골프장에서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 않는다든지. 흡연구역에서만 흡연 하는 거는 요즘에는 당연한 거고. 나가서 잘 안 맞을 때가 있잖아요. 근데 그건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해야 해요. 빨리빨리 털어 놓고. 그렇게 못하면 기분에 끌려 다니는 거예요. 


재밌으려고 갔는데 그렇게 돼버리면 팀 분위기가 완전히 망가지잖아요. 동반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해요. 소리 지르지 않기랑 안 맞더라도 내 페이스를 유지 하기. 그거 두 가지는 진짜 기본적으로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안맞을때마다 클럽으로 바닥 찍고 욕하고 하면 누가 그 사람이랑 치고 싶겠어요 나는 안치고 싶어.


골프는 멘탈 게임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잖아요. 


진짜 멘탈. 진짜 멘탈이에요. 왜 안 맞지 생각을 하면 좀 화가 빨리 나요. 왜 안 맞지. 당연히 잘 맞아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들어갔는데 그런 결과가 나오지가 않으니까 화가 나고 자신한테 실망을 하는 거거든요. 50대 50이라고 생각을 해야 돼요. 내가 잘 칠 지 못 칠 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50대 50인데 조금 긍정적인 상태가 돼야 잘 맞는 50으로 가죠. 안 맞는 50도 완전히 안 좋은 샷은 안 나오게 노력을 해야죠. 그다음 샷도 안 맞을 게 아니잖아요. 


좀 포장을 하자면 인생이랑 비슷한 거네요. 


그렇죠. 한 번 하고 다음 거 하면 되니까. ‘왜 안 맞지’ 보다는 ‘다음 거 잘해야지’ 이러면 돼요. 그게 엄청 중요하죠.

Q. 키우시는 고양이 ‘율무’에 대해서도 궁금하네요. 저도 입양 받으려다가 동생이 알러지가 있어서 못 받았거든요.


지금 세 살이고요. 친한 언니네 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저한테 입양시켜 줬어요. 그때 난 고양이 못 키우겠다. 아니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아니야 넌 잘 할 수 있어 하고 그냥 두고 갔거든요. 덩그러니 두고 가니까 어떡해요. 키워야지. 말도 되게 잘 들어요. 완전 개냥이예요. 


그러다 보니까 정이 드셨나보네요.


정도 많이 들고 엄청 잘 따라요. 뭐 물고 오라고 하면 물고 오고. 진짜 개냥이예요. 엄청 착해요. 이게 스튜디오에서 찍은 거예요. 눈이 바다 색깔이예요. 집에 누워있으면 딱 저한테 올라와서 안겨서 자고. 동물을 키우는 거는 책임감도 그만큼 따르는데, 그 책임감에서 오는 유대관계. 그게 진짜 큰 것 같아요. 


저도 그런 것 때문에 못 키운 것 같아요. 동물도 상처를 받으니까. 저도 좀 더 안정되고 동생 알러지 이런 것도 없고 했을 때 키우려고요. 


  

Q. 골퍼 김정윤, 인간 김정윤, 둘 다 계획이 궁금합니다. 

 

골퍼 김정윤으로서는 지금은 내가 사람을 가르치고 있잖아요. 조금 더 내가 공부 하고 성장 해서 레슨 받는 사람들한테 좀 더 양질의 레슨을 하고 싶은 거죠. 그리고 또 골프를 하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딱 들었을 때 ‘그 사람 계속 레슨받고 싶게 가르치더라’ 이런 얘기가 나오게 하고 싶어요. 코치로서의 인정을 받는 사람. 

 

인간으로서는 이제 제가 트라이애슬론을 하면서 도전 하고 있잖아요. 지금 도전하는 것처럼 나이가 계속 들면서도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지금처럼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앞으로도 할 게 되게 많거든요. 내가 나이가 들어서 다칠까 봐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도전 정신을 계속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할 거 많다고 하셨잖아요. 그 중에 예시가 있을까요? 

 

등반이요. 알프스 이런 데 있잖아요. 트레이닝 해서 고산 지대에서 올라가는 그런 등반 하고 싶어요. 그거랑 트레킹 이런 것도. 좋아하시는 분들 보면 한국에 잘 안있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살고 싶어요.   





글 정태홍 

사진 김정윤 제공

튤립 매거진 (TULP MAGAZINE)
Letters From Tulp

<Letters From Tulp>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 주목할 만한 문화의 흐름이나 멋진 공간 등을 소개하는 글들로 이어져 나갑니다. 

소개를 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나 작품, 전시 등이 있다면 이메일로, 혹은 아래에 [제안하기] 버튼을 통해 알려주세요. 간단한 제보는 인스타그램 DM으로도 가능해요.


지난 뉴스레터 다시보기                  
튤립
info@tulp.co.kr
서울 관악구 관천로 11길 154 지하 1층 


Copyright ©2021 TULPMA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