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를 탐험하고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봐요 :)
2022/11/12 (토)
취향 아카이브 레터 3
안녕하세요. 발행인 드터입니다.

2주라는 시간은 정말 길고도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레터를 발송하고나면 나름대로의 해방감에 이번 주는 쉬엄쉬엄 할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게 왠걸, 순식간에 뉴스레터 발송일이 코 앞까지 다가와요. 오늘도 흘러버린 시간에 놀라며, 3호의 인삿말을 써내려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난 2주는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그간을 묻는 것이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다분히 일방적인 편지를 띄우면서도 이 레터를 보는 분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고서 레터를 열어 이 인삿말을 보고 계신걸까? 궁금해지네요. 

잠깐 저의 이야기를 해보면, 9월 초에 회사를 그만 둔 저는 나름대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다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한 껏 웅크린 채로 지내기도 하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하고 싶은 걸 하는 일상을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내 삶의 모든 루틴을 비워내듯 '해야할 것'들을 비우고 나니, 비로소 진짜로 하고 싶었던 것들과 정말 해야하는 것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이제 다시 움직일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동을 걸고 나니, 금세 해야하는 일들이 불어나고 있어요. 그래도 한 번 깨끗하게 비워낸 자리에 일을 차곡차곡 쌓아내는 것은 그리 나쁘지 않아서 하나씩 해보면서 아직은 어떻게 흘러갈 지 모를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디 다음 레터에서는 좋은 소식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레터를 시작해 볼게요! 
💎 BIWEEKLY DIGEST 💎
🛸 귀엽지만 가볍지 않은 SF 드라마 [행성 서덜런드에 어서오세요]
📚 츠타야 서점을 만들어 낸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 [사건의 지평선] 너머의 이야기를 모아모아 
📬 문장 수집가의 문장 한 조각 
🛸 귀엽지만 가볍지 않은 SF 드라마 [행성 서덜런드에 어서오세요]
지난 호에서 최근의 마이붐(My boom)인 SF 소설에 대해 신나게 소개를 해보았는데요. 오늘은 그 연장선으로 귀엽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SF 단편 드라마를 소개해 보려고 해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어 있는 <행성 서덜랜드에 어서오세요(2021)>지구, 그 중에서도 서덜랜드를 탐사하기 위해 외계에서 파견된(?) 우주인들이 일본 치바현에 불시착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다섯 편의 짧은 이야기에요. 치바현의 한 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지구인 래미가 세 명의 우주인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들이 지구 생활을 하며 겪는 여러 감정들을 10분 남짓의 길이로 전개돼요. 

일본 영화하면 떠오르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이 단편 드라마는 지구인 래미가 그들의 존재를 알게되고, 부정하다가, 어느 순간 받아들이고, 그리고 다시 이별하는 과정까지를 담고 있는데요,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2화의 <케빈은 먹는거야?> 였습니다. 

생택쥐 페리의 <어린 왕자>처럼 에누마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특별한 존재를 찾는 일에 몰두하며, 죽은 생선을 '케빈'이라 이름 붙이고, 특별한 관계가 되길 소망하며 늘 함께 합니다.'케빈'은 이미 죽어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래미는 생명체들이 잔뜩 있는 장소에 에누마를 데려가지만, 에누마는 오히려 그 행위들이 케빈을 배반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결국 살아있다는 것은 온기를 가진 누군가를 계속 원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요.

언뜻 평범한 삶과 죽음, 관계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지만 그들이 우주인과 지구인이라는 입장에 있을 떄 이야기는 또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더라구요. 짧은 이야기들이니 자기 전 하나씩 보면 어떨까요? 

영상은 이 곳(링크)에서 한국어 자막과 함께 볼 수 있어요. 
📚 츠타야 서점을 만들어 낸 마스다 무네아키의 [지적자본론]
출처 - 다이칸야마 츠타야 공식 홈페이지 
일본의 츠타야 서점(TSUTAYA BOOKS)을 아시나요?

일본에서 가장 큰 음반, CD 렌탈샵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외관과 기존의 서점들과 다른 서적 분류법 및 공간을 제안해 서점이라는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했다는 평을 듣는 서점 체인입니다. 이 곳에는 츠타야 서점을 처음 기획한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이 오롯이 담겨져 있는데요. 지적자본론은 그의 경영철학 중 '고객 가치의 창출’과 ‘라이프 스타일 제안’, 그리고 지적자본의 시대의 '제안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CEO의 이야기라 해서 단순한 경영 서적으로 보기엔 아쉽습니다.
회사원이든 창업자든 프리랜서든, 모두에게 필요한 '제안력'과 '기획력'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하고, 또 지적자본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해, 깊은 통찰력으로 이야기 해주거든요! 🙂

책의 소개보다는 중간중간 발견한 문장들을 소개하며 마무리 할게요 :) 
🕳 [사건의 지평선] 너머의 이야기를 모아모아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는 노래가 하나 있어요. 바로 윤하<사건의 지평선>인데요. 인스타나 틱톡에서 유행한 것도 아니고 왜지? 했는데, 정말로 노래가 좋아서 역주행한 보기 드문 케이스에요. 올 3월 발매된 후 큰 반향을 얻지 못했던 이 노래가 여러 뮤직 페스티벌을 통해 조금씩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번 달에는 급기야 1위를 했다고. 뒤늦게 시류에 편승해 들어보았는데, 산뜻한 멜로디와 가사가 단번에 꽂혀서 왜 역주행했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그 와중에 생소한 제목도 눈에 띄었는데,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일반상대성이론에서 등장하는 개념이라고 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오랜 시간 공연하지 못해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고민하던 윤하가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이 개념을 접하고, 관심이 생겨서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좀 더 알아보니,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내부로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으나, 내부에서는 원래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 어떤 지점에서 일어난 사건이 어느 영역 바깥쪽에 있는 관측자에게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 그 시공간의 영역의 경계가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아낌없이 반짝인 시간은
조금씩 옅어져 가더라도
너와 내 맘에 살아 숨 쉴 테니
여긴, 서로의 끝이 아닌
새로운 길 모퉁이
이 개념을 알고 나니 저 가사가 단번에 이해가 되더라구요. 
요즘 SF 장르에 관심이 생기다 보니 모르던 개념을 알아가는 것도 재밌어 조금 더 찾아봤는데, 대개 두가지의 케이스로 설명을 하는 것 같았어요. 

하나는 <블랙홀 주변의 사건의 지평선>으로, 중력이 강한 블랙홀 주변의 모든 물질은 블랙홀의 영향을 받고, 블랙홀과 너무 가까워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반경을 '슈바르츠쉴트 반경(schwarzschild radius)'이라고 하는데, 슈바르츠쉴트 반경이 형성하는 구의 표면을 <블랙홀 주변의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부른대요. 또 하나는 <우주론적 사건의 지평선>:으로 우주의 어떤 지점에 있는 관측자가 영원히 기다려도 관측할 수 없는 먼 우주의 경계면을 우주론적 사건의 지평선이라고 하며, "만일 우주가 정적이고 영원하다면 사건의 지평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면 우주 전역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SF와 우주의 방대한 이야기들을 더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검색 끝에 책 2권을 읽기 시작했는데, 혹시 관심이 생긴다면 우리 같이 읽어봐요 💜
🪐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2022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된 장편 소설입니다. 
궁핍하고 피폐해진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서는 인간의 삶과 생존, 투쟁,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안에서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통찰이 돋보이는 이야기를 전개해요.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지만 거대한 세계관 형성이 놀라운 책입니다. 
🌏 빅뱅의 질문들
“우주에서 가장 큰 개념에 대한 명확하고 간결하면서도 포괄적인 탐구”라는 문장으로 소개된 이 책은 상대성 이론부터 다중우주까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개념들을 담고 있다고 해요.
물리학자이자 퓰리처상 노미네이트 작가가 풀어낸 빅뱅 우주론의 정수라고 불린다는데, 조만간 시작해 보려구요. 🌝
📬 문장 수집가의 문장 한 조각
오늘의 문장은 정혜윤 작가<슬픈 세상의 기쁜 말> 중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자본주의에 뒤덮여 버린 요즘이라, 자칫하면 돈에 휘둘리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저는 이 문장을 한 뉴스레터에서 발견하고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무언가를 새롭게 시도하고, 또 끊임없이 쓰고자 하는 이유는 의식하지 않은 순간에도 자유와 자율을 원하는 무의식의 발현인가 싶었거든요. 

끊임없이 쓰고, 표현하는 사이에 우리는 각자의 모양을 만들어 가겠죠?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만들어진 내 모습은 어떨까 괜한 기대가 생기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결정하고 싶나요? 
오늘의 레터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유독 이번 호는 지난 호의 연장선과 같은 느낌의 이야기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하나에 꽂히면 그 근처를 뱅글뱅글 맴돌며 관련도 있는 것들을 탐색하는 걸 즐기는 저의 성향 때문인가 싶기도 하단 생각이 드네요 

함께 보고 싶은 것, 추천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또 아쉬운 점들이 있다면 
💗의견 남기기에 편하게 남겨주세요. 

2주 뒤에 만나요! 안녕! 😉

취향 아카이브 레터는 격주에 한 번 발행됩니다. 
다만 끓어오르는 드터의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 때는 때를 가리지 않고 날아올 지도 몰라요! 
발행인: 드터 (dramarketer@gmail.com)
드라마 덕후이면서 드라마 작가 지망생, 동시에 프리랜서 마케터인 드터의 취향 아카이브 뉴스레터입니다.
격주로 드터의 취향과 콘텐츠를 모아서 보내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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