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아이고 처음이다 보니까 좀 더 조심스럽고 걱정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5세 때 영유아 발달 센터에서 검사를 받아 보았는데 지적장애가 나온 거예요. 이유가, 거의 테스트가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이후 7세 때 정확하게는 ADHD 진단을 받았고 지금은 약 먹는 것 외에 따로 치료는 진행하지 않고 있어요.
언스쿨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사실 학교 보내기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유아 때부터 또래 안에서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서 학교를 보내야 할지, 센터를 보낼지, 외지로 나가야 할지 등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가 동네에 있는 학교가 그래도 인원이 적은 편이라 작은 규모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보냈어요. 그런데 인원이 적으면 적은 대로 생기는 문제가 있더라고요. 당시 저도 일을 하고 있었어서 끝나고 아이를 케어하기 어렵다 보니 아이의 방황을 잡아주기 어려웠고 그래서 어려움을 좀 겪었어요.
그러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아이를 봐줄 수 있는 기간이 앞으로 10년 정도일 텐데,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면 아무 의미가 없겠구나.’
이후에 알아보다가 언스쿨링 커뮤니티를 찾아 함께 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 위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요.
근데 아이가 완전 껌딱지라 제가 뭘 해야지 아이도 따라 하다 보니 저도 미술 프로그램하면서 그림도 그리고, 공부도 하고, 제가 먼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입장에 있는 것 같아요(웃음).
아이를 키우면서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이라면,
아이가 이야기할 때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깊구나를 느낄 때가 있어요. 아직 어휘력이나 전체적인 지능은 낮지만 그러면서도 가족을 되게 사랑한다는 걸 많이 느끼고 순수한 모습을 보고 그런 게 좋아요. 또 그러면서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언스쿨링을 하면서 아이에게 뭐 할까 할 때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는 거, 그런 게 진짜 좋다고 생각해요.
언스쿨링을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이 있다면,
대학 입시가 목적이 아니시라면, 누구나 언스쿨링을 간단하게 경험해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아이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찾아주고 싶고 그런 생각이 있다면 누구든지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어릴 때는 양육자와 함께하는 추억이 많을수록 좋으니 그런 부분에서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와 언스쿨링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은,
제가 에너지가 많은 편이어서 평상시에 아이를 많이 데리고 다니고, 한 번씩은 어딘가 가고 뭐라도 하고, 최대한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즐기고 그러는데 이러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점이 성장한 부분인 것 같아요. 여유를 찾아서 누릴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것 같아요. 내가 이야기 만들고 그림 그리고 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뒤늦게 아이 덕분에 알게 되었죠. 이런 것들을 찾는 게 되게 어려웠는데 많이 느긋해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발달지연 아동을 기르고 있는 양육 동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해요. 제가 아는 분이 상담사를 하고 계시는데, 어느 날은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왜 아이의 진단을 받아들이지 못하실까, 조언을 드릴 때 너무 안타깝다.’
이야기를 듣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양육자니까, 양육자라서 더 인정이 안 되고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을까. 그 마음을 너무 알겠는 거예요.
하지만, 양육자니까, 양육자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해요. 받아들여야 아이를 보는 시선이 더 부드러워지고, 관대해지고, 여유가 생길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조급한 마음이 들고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싸우게 돼요. 물론 아이를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알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라고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