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을 고객의 구매 이유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고객에게 그 짐을 떠넘기지 않는 거예요. 엄밀하게 말하면 친환경 메시지는 다른 브랜드들의 구매 이유와 경쟁해야 하는 하나의 소구입니다. 대부분의 소구는 고객을 위해 만들어져요. 다른 브랜드는 기술을 통해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거나 디자인을 통해 고객을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어주죠. 고객에게 짐을 함께 짊어지자고 말하는 친환경 브랜드의 소구보다는 훨씬 매력적입니다. 물론 좋은 취지의 제안이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참여할 수 있지만 고객도 편리함을 누리고 싶은 한 명의 사람이에요. 계속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구를 위한 일에 동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친환경을 추구하면서 생기는 비용 증가, 기술 개발의 어려움은 기업이 짊어져야 해요. 소비자에게 당당하게 우리 제품을 구매하면 지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려면 결국 해내야 하는 일이죠. 적어도 다른 브랜드만큼의 경쟁력(편리함, 아름다움 등)은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래야 고객도 이 브랜드에 소비를 하면서 '환경을 생각한다'는 뿌듯함을 챙길 수 있어요.

마케터의 시각에서 무인계산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면, 저는 IT 기술의 고도화, 그리고 과도기 사회와 연결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인계산대의 편리성에 극찬을 해요. 그러나 '내가 내는 돈은 이 곳에서 서비스를 받을 비용까지 포함돼 있어!' 라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불편한 프로세스죠. 그리고 무인으로 이루어지는 서비스에는 아직 배려하지 못한 사회 약자도 있습니다. 노인분들이나 시각장애인, 기타 사회적 약자층을 배려한 프로세스가 아닌 건데요. 무인점포의 경우 음성 인식이 되지 않고 장치, 물품을 식별할 수 있는 점자도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인계산대에서의 결제는 정말 고난이도의 과정입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IT 기술의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는 편리하고 좋은 것일 수 있어요. 하지만 한 번쯤은 편하게 무심코 쓰던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의 단계를 한 단계 넘어서는 어떠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진다면, 지금의 모습은 하나의 과도기적 모습이 아닐까라는 상상도 합니다.

• 따라가기 숨찬 트렌드를 매주 찾아서 떠먹여 주는 마케띵킹 고마워요! 2024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마케팅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뇌와 눈을 일깨워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