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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랜드+반달 그림책 뉴스레터
4월 둘째 주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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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신간 그림책인 『이상해? 안 이상해!』를 읽고 떠오른 뮤지컬 작품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보았던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이 그것이지요. 제목이나 무대를 봤을 때는 그냥 아기자기한 힐링물이 아닐까 예상했는데 왜인걸요, 이 공연은 소아우울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품고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진절머리 나는 공주님 취급을 당하고, 학교에서는 못생긴 아시안 모델이라며 따돌림을 당하는 사춘기 소녀 서말리. 사실 말리는 잘 나가던 아역 배우였습니다. 한물 간 탤런트인 아빠가 재기를 노리며 말리를 연예계에 끌어들인 덕분이지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말리는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을 런칭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말리를 단순히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아빠와 연예계 사람들, 말리보다는 자신의 꿈이 더 소중한 엄마 사이에서 말리는 점점 방치되고 병들어갑니다. 카메라 앞에서 방긋방긋 웃으며 사람들의 찬사를 받는 말리와, 카메라 뒤에서 챙겨주는 사람도 없이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말리 사이에서 어린 말리는 분열을 겪고 급기야 자기파괴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옥상까지 자신을 쫓아온 카메라와 엄마 아빠 앞에서 몸을 던지려는 말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말리처럼 특수한 상황에 처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서투른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지요. 최근 들어 '금쪽같은 내새끼' 등 아동 솔루션 프로그램이 방영되며 어린이의 정신건강을 연구하려는 시도가 생기고 있습니다만, 동시에 이해할 것을 거부하며 '금쪽이'를 멸칭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함께 보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금 상태를 자신만의 언어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그런 작업이 불필요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아직 남아있지요. 어린이들의 감정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으며,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치유받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 주다컬쳐(사진작가 권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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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작가를 인터뷰하다
『이상해? 안 이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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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던 것처럼 자신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일은 성장 과정에 있어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감정은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이름을 붙이게 되지 못합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 부정당하는 것처럼요. 특히 '우울'이라는 감정은 제대로 가시화되지 않는 감정 중 하나입니다. 어린이가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하고 견디기 힘든 감정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단순한 싫증이나 외로움 정도로 해석될 때가 있지요.
우울한 어린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그림책 『이상해? 안 이상해!』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장수정 작가님의 첫 번째 국내 그림책입니다. 알록달록한 세상이 온통 흑백으로 보이고, 맛있는 음식이 보이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게 웃을 때 웃지 못하는 아이의 심리 상태를 직관적인 은유로 표현하며 아이를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만드는 다정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수정 작가님! 편집자 A가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 중이라는 장수정 작가님을 인터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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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A : 『이상해? 안 이상해!』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작가님께서는 해외에서 주로 활동했던지라, 『이상해? 안 이상해!』는 국내에 소개되는 작가님의 첫 작품이에요. 한국 독자들을 만난 소감이 어떠신가요?
장수정 작가 : 감사합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긴장도 되지만, 앞으로 독자들을 만나 찬찬히 책 이야기를 할 생각에 기대가 됩니다. 반가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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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A : 아무래도 가정불화, 소아 우울증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보니, 작품을 만들 때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셨을 것 같아요. 작업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은 무엇인가요? 이 주제로 그림책을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던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장수정 작가 : 아이들과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거부감 없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고민했어요. 책을 표면적으로 본다면 자신감 없는 아이가 용기를 얻게 되는 따뜻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고, 장면들을 깊이 들여다본다면 사회문제와 이에 따른 정서적(정신질환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자들의 환경과 이해도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그림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책 속에 여러 레이어를 설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18년부터 ‘사람의 가치’를 주제로 한 더미 북들을 만들어 왔어요. 원하지 않는 힘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어떻게 자존감을 만들고 자신을 사랑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저의 오래된 고민이에요. 이와 관련된 장애, 학대, 트라우마 등의 주제를 다룬 그림책들을 모으고 있는데 대부분이 외국 서적이에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아동⋅청소년 자살률이 1위이고 어린이가 우울증을 진단받은 것은 최근 5년 사이 2배로 급증했습니다. 심각한 사회 현상을 인지하고 아이들(그리고 어른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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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A :『이상해? 안 이상해!』 속 핵심 대사인 ‘아니, 안 이상해.’를 작가님의 따님이 직접 손 글씨로 써 주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그 어떤 서체보다도 참 따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는지 궁금해요.
장수정 작가 : 저의 딸은 어릴 때부터 제 그림책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데요. 스토리를 만들 때 의견을 주기도 하고 주인공의 이름을 지어주기도 해요. 많이 자라서 최근에는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데 『이상해? 안 이상해!』속 여자아이처럼 친구를 격려하기도 하더라고요. 마음이 힘든 친구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손 글씨를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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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A : 마지막으로 『이상해? 안 이상해!』속의 주인공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이상한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장수정 작가 : 저는 평생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나를 사랑하기 어려웠지요. 신의 도우심으로 “안 이상해!”라고 말해주는 친구를 만났고 이젠 제가 특별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여러분이 아직 그런 친구를 만나지 못했다면 제가 친구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안 이상해요. 그 모습 그대로 멋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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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랜드+반달 책큐레이션
나란히 읽는 책 『이상해? 안 이상해!』x 『빨간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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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연둣빛으로 물들고, 꽃망울은 분홍빛으로 터지며 화사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따듯한 봄! 이렇게나 화창하고 따사로운 봄에 극단덕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봄이 가지고 있는 활기찬 '시작'의 이미지가 주는 압박감, 따듯하고 평화로운 날씨와 대조되는 감정, 불규칙한 기온과 일교차 등으로 인해 다른 계절에 비해 자살률이 크게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스프링 피크'라는 말이 존재할만큼, 봄철의 우울감을 단순한 일로 넘길 수는 없을 것 같아요.오늘은 『이상해? 안 이상해!』와 더불어 함께 읽기 좋은, 우울한 마음을 묘사하고 우울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들을 함께 소개해 보려 합니다.
숀 탠의 그림책 『빨간 나무』는 우울증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유명한 그림책이지요. 어둠이 밀려오고 아무도 날 이해하지 않는 느낌, 모든 것이 덧없게 느껴지고 무력감이 온몸을 지배하는 우울증의 감각을 환상적인 기법으로 그려냈지요. 『빨간 나무』에서 그리는 세상은 숀 탠 특유의 묵직한 질감과 어우러져 금방이라도 나를 왈칵 덮칠 것만 같지요. 하지만 이 음산하고 침울한 세상에도 희망은 있습니다. 작고 빨간 나뭇잎들을 발견하셨나요? 때로는 잘 보이지 않고, 때로는 우리 곁을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인 이 '희망'을 눈여겨보세요. 해뜨기 전 세상이 가장 어두운 법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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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일어나, 월터』는 우울증의 신체화를 본격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늘 피곤하고 무기력해 어디서든 꾸벅꾸벅 조는 월터. 부모님은 월터를 위해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어 합니다. 보다 넓은 집, 보다 많은 선물, 풍요롭고 완벽한 환경이 주어지지만 월터는 계속해서 잠만 자려 합니다. 얼핏 보기에 월터는 게으르거나 그냥 잠꾸러기처럼 보여요. 하지만 월터가 계속해서 잠에 드는 이유는 우울에서 비롯한 무기력증 때문입니다. 책을 집중해서 읽게 되면, 월터의 부모님이 베푸는 것들이 그저 물질적인 풍요에만 그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사실 월터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님의 사랑과 다정한 친구들이었는데도 말이죠.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하루를 온통 울거나 슬퍼하는데 쓰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의 월터처럼 말이에요. 『이제 그만 일어나, 월터』는 소아우울증이 발현하는 모습과 회복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이밖에도 이별의 상태를 흑백의 세상으로 묘사한 『빨간 장갑』, 우울한 감정을 의인화해서 보여주는 『안녕, 울적아!』를 나란히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함께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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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토끼』 알라딘 북펀딩
고정순 작가님이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어떤 토끼』를 알라딘에서 펀딩 중입니다! 펀딩에 참여하신 분께는 작가님의 친필 사인본을 전해 드릴 예정입니다. 세상을 온통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로 가득 채우는 짝사랑을 담백하고 솔직하게 그려낸 그림책을 기대해 주세요! |
『이상해? 안 이상해!』 상처를 치유해 줄 밴드
따듯한 색감과 둥글둥글한 그림으로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장수정 작가님! 『이상해? 안 이상해!』속 다정한 장면들로 상처를 치유해 줄 밴드 굿즈를 만들었습니다. yes24에서 도서를 구입하시면 다친 곳을 감싸는 일회용 밴드를 드립니다. 홍보요정이 추천하는 다른 감정 그림책도 만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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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요정 S가 추천하는 이 달의 공연
'넥스트 투 노멀'
어쩌다 보니 이번 레터의 주제가 정신건강이 된 것 같아 관련된 공연을 연속해서 추천드립니다! 퓰리처 상을 받은 이 작품은 한 가족의 드라마를 그리며 애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굿맨 가족. 다정하기 그지없는 아빠 댄과 매사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엄마 다이애나,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오빠 게이브, 공부와 피아노에 미쳐있는 동생 나탈리가 있지요. 아빠가 엄마를 다소 과보호하고, 엄마가 조금 과하게 들떠있는 데다 나탈리가 오빠를 지나치게 싫어하는 것만 빼면 너무나도 평범하고 완벽해 보이는 이 가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넥스트 투 노멀'은 광림아트센터에서 5월 19일까지 공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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