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양해진 OTT 채널들 덕분에 통장 뿌리가 뽑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있지 않아? 한달 구독료를 훨씬 웃도는 배달음식은 아무렇지 않게 시키게 되는데 말이야😭 다양해진 채널만큼이나 오리지널 콘텐츠들도 늘어나서 한정된 시간 안에서 뭘 골라 봐야할지 모르기도 해. 그래서 눕방일기는 최대한 다양한 OTT 채널의 콘텐츠들을 추천해주고 싶어. 궁금한 작품이 있다면 레카소 인스타그램으로 DM을 보내줘!

이번주는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 [더 베어]에 대해 이야기하려 해. 이전에도 말했지만 난 러닝타임이 짧은 걸 선호하거든. [더 베어]는 한 편당 2~30분에 총 8개의 에피소드이니 난 이점에서 점수를 더 후하게 주고싶어🤣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해줄게. 세계 최고의 미슐랭 식당 유명 셰프였던 주인공 카르멘은 어느 날 갑자기 시카고의 오리지널 비프 오브 시카고랜드라는 샌드위치 식당을 운영하게 돼. 친 형이 가게를 동생에게 남기고 갑자기 자살을 했거든. 나름 동네에서 꾸준히 단골 손님들이 찾아오는 가게였고, 함께 오래 일해온 직원들의 유대감도 끈끈하지만 문제는 전혀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었어. 당장 재료값을 살 돈도 없을 만큼 적자인데다가 기본 청결유지는 물론, 직원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제대로 되기 힘든 상태였거든. 이 엉망진창인 식당을 변화시키려고 고군분투하는 카르멘에 반해 전혀 변화의 의지가 없고, 오히려 기존 방식만을 고집하는 직원들은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켜. 하지만 결국 이들이 만들어내는 변화가 드라마의 포인트라 할 수 있지.


여기까지만 들으면 뻔한 드라마처럼 들리지? 하지만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아주 독특해. 먼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이야기가 정신없을 정도야. 굉장히 빠른 템포의 편집과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촬영이 좁은 주방에서 펼쳐지는 전쟁터 같은 에피소드에 힘을 더해. 게다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누구 하나 호감가는 인물이 없어. 개성은 넘치고 모두 각자만의 결함을 가진데다가 이들이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은 서로에 대한 빈정거림과 욕지거리와 상황에 대한 불평이야. 그러니 단순히 요리 드라마인줄 알고 보게 된다면 굉장히 스트레스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미리 경고할게.

그런데 이 블랙코미디의 매력은 이상하게도 이 스트레스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의 불협화음에서 미묘한 티키타카를 느끼게 한달까. 특히 모든 사건이 폭발하는 7화를 지나면 관객도 마치 그 안에 있었던 것 마냥 진이 빠져.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대단하지 않고, 완벽하게 망가지지도 않았다는 걸 캐릭터의 다층적인 면모를 통해 보여주는 데에도 성공하고 말이야. 기어코 이 과정을 통해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든 나아가는 하나의 팀이야. 이들은 고집불통에 텃세만 부리던 사람을 실력으로 설득해내고, 함께하는 삶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못난 내새끼를 품는 가족들의 마음으로 보듬어주곤 해. 왜냐하면 그들은 공통적으로 소중한 사람을 모두 잃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거든. 그 사실이 각자에게 다르게 분출되지만, 결국은 서로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발견하고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는 쌍방의 구원서사같아. 처음엔 '카르멘은 왜 이사람들을 해고하지 않지?' 혹은 '왜 직원들은 카르멘 밑에서 그만두지 않지?'를 초단위로 번갈아가며 질문하게 되었는데,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 두가지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내놓는 것이 [더 베어]의 힘이라 할 수 있어.


나는 루저들의 대안가족 이야기에 끌리는 편인데 그래서 이 드라마가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해. 색다른 드라마가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면 반가울거야. 지루할 틈 없는 전개와 눈이 즐거운 음식들의 향연이 이어지거든. 무엇보다 7화까지 쌓였던 스트레스가 8화에서 시원하게 풀리면서 크게 웃을 수 있을거야. 반응이 너무 좋아 시즌2 제작도 확정되었다고 해. 시즌1 마지막 장면에서 드라마 제목의 이유를 알게 될거야.

소소한 관람포인트1. 실제 레스토랑이 있다고?

제작자이자 감독인 크리스토퍼 스토러는 오리지널 비프 오브 시카고랜드는 실제 시카고 리버노스에 있는 친구의 식당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말했어. Mr. Beef on Orleans라는 장소인 모양이야. 1979년부터 시작한 곳이라고! 이미 근처 여행하면 꼭 맛봐야하는 맛집으로 유명해.

소소한 관람포인트2. 올드스쿨 사운드트랙

제작자 크리스토퍼 스토러와 총괄 프로듀서 조쉬 시니어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사운드트랙을 모두 직접 골랐다고 해. 펄 잼, 존 쿠거 멜렌캠프, 카운팅 크로우, 제네시스, 라디오헤드 등 극 중 오리지널 비프 오브 시카고랜드의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8090 노래들로 구성되어있어. 보는 내내 굉장히 경쾌한 리듬이 즐거웠던 기억이 나. 함께 들어보자!

소소한 관람포인트3. 문신의 비밀

카르멘의 문신이 유달리 눈에 들어왔던 사람있어? 카르멘 역의 배우 제레미 앨런 화이트가 자신의 친구인 타투 아티스트 벤 실즈와 함께 문신을 함께 디자인했대. 캐릭터를 파악하기 위한 소개라고 생각했다고. 문신은 대부분 가족을 상징하는 그림이었고, 그중 ‘773’은 시카고의 지역 번호라고 해.
레이지 카우 소사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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