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은 이제 가장 세련된 상품일지도 모른다
안녕하세요. 2018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을 <독서 중인> 도슨트 N입니다. 주말에 카페에서 개인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연히 들른 독립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제목이 유난히 인상적으로 다가왔고, 책장을 넘기다 마주한 문장 하나가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정지 상태에 머물러 있으면 부패와 타락에 이르지만, 끊임없이 움직인다면 어쩌면 영원히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이 문장에 이끌려 책을 구매했고, 요즘 매일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조금씩 읽어 나가고 있습니다. 읽을수록 ‘사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를 부지런히 나아가는 모두를 응원하며, 오늘의 뉴스레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진정성은 이제 가장 세련된 상품일지도 모른다


인디도 이제 하나의 분위기일까요? 필름 사진, 비전문 모델, 로컬 커뮤니티, 손으로 만든 듯한 질감. 한때 인디는 자본 바깥에서 스스로 문화를 만드는 태도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 패션 시장에서 인디는 규모보다 특정한 미감을 설명하는 말처럼 쓰이죠. 최근 팔로마울을 둘러싼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적이고 친밀한 브랜드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가족을 통해 축적된 산업적 기반과 네트워크가 있었기 때문. 어쩌면 우리가 기대한 것은 순수한 독립보다, 시스템 바깥에 있는 듯한 감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인디는 태도일까요, 아니면 잘 설계된 이미지일까요?

독립 브랜드 생존기


돈이냐, 정체성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독립 브랜드가 살아남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거대 기업의 투자를 받으면 자본의 논리 안에서 처음의 방향이 흔들리고, 끝까지 독립을 지키면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지죠. 질샌더와 헬무트랭은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떠났고, 글렌마틴스가 떠난 와이 프로젝트는 재정난 끝에 문을 닫았습니다. 독립 브랜드는 왜 이토록 힘겨운 싸움을 계속해야 할까요? 브랜드가 지켜야 하는 것은 돈일까요, 아니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일까요? <온큐레이션>이 질문을 따라, 오늘날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식을 들여다봅니다.

펜디의 캠페인이 논란이 된 이유


보자마자 판단부터 한 건 아닐까요?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가 펜디로 돌아온 뒤 공개한 26FW 캠페인은 빠르게 논쟁이 됐습니다. 얼굴 없는 여성과 남성의 손에 잡힌 발목. 하지만, 이 이미지의 원형은 사진작가 조앤 캘리스의 작업에서 왔죠. 누군가는 억압이라 읽고, 누군가는 욕망이라 읽은 불편한 장면이었습니다. 이미지가 즉각적으로 소비될 때, 의미는 늘 한발 늦게 도착합니다. 우리는 이 장면을 이해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반응한 걸까요?

《Hi Bridge Books》

06.12(금) ~ 06.14(일)


도쿄를 기반으로 문학, 예술, 사진, 라이프스타일을 가로지르는 감각적인 셀렉션을 선보여온 Hi Bridge Books. 그들의 북스토어 팝업이 카키스 성수에서 열립니다. 이번 팝업에서는 신간부터 빈티지 서적까지, Hi Bridge Books가 구축해 온 취향과 관점을 보다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죠. 오픈 당일에는 Hi Bridge Books 디렉터가 직접 함께하는 오프닝 리셉션도 마련됩니다.

《Reading Room》
06.13(토)

각자 자신만의 깊은 이야기를 가진 서점과 출판사 다섯 곳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성수동의 시각 예술 서점 비주얼컬렉트, 이태원의 자유로운 감각을 담은 PDF Seoul, 연남동의 건축 전문 서점 도미노북스, 서교동의 오래 곁에 두고 읽을 매거진을 소개하는 대송문화사, 그리고 문학과 예술을 세심한 편집 감각으로 엮어온 워크룸 프레스까지. 이번 행사에서는 다섯 팀의 취향과 관점이 담긴 큐레이션은 물론, 음악과 특별한 드링크도 함께 준비됩니다.

  SOUND ROOM
You Retreat in Time And Space
Boards of Canada

Warp Records의 대표 뮤지션 중 하나인 Boards of Canada가 13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IDM 전성기인 90년대 초반, 모두가 Autechre나 Aphex Twin처럼 미래지향적이고 화려한 전자음악에 몰두할 때, 아날로그적인 잔향과 꿈결 같은 질감으로 마치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제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신규 앨범 중 이 곡은 어린 시절 소중히 여겼던 들판과 집들을 떠올리게 하는 듯하며, 마음이 세상을 다시 발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New Perspective, Different Story

온큐레이션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트렌드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색다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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