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지난 주 한창 '가을바람' 꾸러미를 준비하던 때에는 아직 여름의 기운이 더 짙었는데, 며칠 사이 가을이 더 가까이 다가온 듯 하네요. 참 길었고 또 유난히 더 덥게 느껴졌던 올 여름도 드디어 지나가는구나, 시원한 마음과 섭섭한 마음이 동시에 머무릅니다. 

이번 블렌딩 '땅의 선물'은 어떻게 드시고 계실지, 선물로 함께 보내드린 조릿대잎은 잘 만나보셨을지 궁금하네요. 실은 이번 꾸러미 발송 직전 급하게 조문을 가야 해서, 평소처럼 작은 메모도 적지 못하고 후다닥 서둘러 챙겨야 했는데요, 그러느라 몇몇 분들께는 허브 편지를 빠뜨리기도 하고 ^^; 이런저런 실수가 있었습니다.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리며, 다음 번 꾸러미는 더욱 정성스럽게 잘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메시지로도 알려드렸지만 조릿대 수확 사진^^과 함께 올려둔 허브편지 링크이고요
https://tbherb.tistory.com/67

+ 이번 허브편지에서 소개한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를 읽으며 옮겨적어둔 글귀들입니다. 
https://blog.naver.com/vertciel/224000160679
그동안 거의 모든 허브편지에 음악을 함께 소개해드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음악을 소개할 짬이 없었지요. 향기오일 안내문에서 소개했던 '그런 날에는' 이라는 노래를 보냅니다. 도입부 가사 '햇살이 아프도록 따가운 날에는'을 올 여름 자주 떠올렸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IhrE0OSbeE8

이 곡은 제가 중학생 시절 라디오에서 처음 듣고 그때부터 줄곧 좋아해오고 있는 노래인데요, '어떤날'이라는 그룹, 그리고 '조동익' 님을 좋아해서 중고등학생 시절 내내 그 앨범들을 돌려듣곤 했어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노래들을 들을 때면 열다섯 살 시절의 제 방,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하며 날마다 라디오를 챙겨듣던 날들이 떠오릅니다. 기억이란 참 신기해요. 아득히 멀어진 듯 하다가도 노래와 함께 생생히 기억난다는 게 꼭 마법 같고 기적 같습니다.

음악처럼 향기도, 기억과 단단하게 엮이면 마음속에 오래도록 잘 저장이 되는 것 같아요. 이번 '땅의 선물'에 아주 살짝 더해진, 조금 생소하고 풋풋한 풀향기의 주인공은 '차조기'인데요, 자소엽이라고도 하고, 일본어로는 '시소'인데, 쉽게 말하자면 깻잎의 사촌 같은 친구에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지만 일본에서는 도시락 밑에 깔리기도, 슈퍼에서 봉다리째 팔기도 하고, 어디서든 흔하게 볼 수 있는 채소랍니다. 저는 오사카에 거주할 때부터 시소를 쭉 키워왔고 그 향을 무척 좋아해서 잎채소처럼 생으로 먹기도, 말려서 차로 쓰기도 해왔는데요, 그동안은 수확량이 많지 않아서 계절의 블렌딩에는 활용할 수가 없었지요. 올 여름에는 대전의 텃밭에서, 그리고 통영집 마당에서 넉넉히 거둬서 재료로 포함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향기를 맡을 때마다 저는 오사카에서 보냈던 날들이 떠오른답니다. 아침 일찍 자전거로 동네 곳곳의 텃밭들을 돌아보고 조금씩 허브들을 거둬와서 말리고 이따금 소풍을 가며 지냈던 단순한 그때의 일상이 그리워질 때가 많습니다만, 지금 한창 준비하고 있는 통영의 새로운 터전이 잘 마련되면, 또 다시 제게 알맞는 일상의 리듬을 잘 세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봅니다 :-)
(시소 사진을 넣고 싶었는데 찍어둔 게 없어서 ^^; 통영집 텃밭 레몬그라스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시소는 벌레들, 메뚜기들이 잔뜩 먹어서 구멍이 숭숭 나있거나 아예 잎사귀가 없는 채로 앙상해요. 생각해보니 그 모습 그대로를 담아두어도 좋겠네요.)

이번 주 내내 한창 분주해서 미처 챙기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엊그제가 추분이었더라고요. 이제부턴 낮보다 밤이 점점 더 길어진다니, 너무도 빠른 시간의 흐름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전히 할 일이 산더미 같은 통영 집 수리에 더해서, 갑자기 새롭게 추가된^^; 또 다른 작업들을 준비하느라 올 가을은 더욱 더 분주하게 지내야 할 것 같아요. 고마운 '땅의 선물'을 자주 마시면서, 그리고 선물처럼 주어지는 모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잘 알아보고, 충분히 깊이 고마워하면서, 건강하게 이 가을날들을 잘 지내보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허브 친구 여러분들도 허브와 함께, 아름다운 이 계절을 흠뻑 잘 누리시길 바랍니다. 늘 고맙습니다. 겨울에 다시 뵈어요 :-)  


sti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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