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식
감정은 한 번 생겨나면 커다란 에너지를 가지고 우리의 말과 생각, 행동을 지배해요.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는 우리가 감정을 마주할 때 크게 억압, 표출, 회피라는 세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고 이야기해요. 이 세 가지 방식은 모두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대신 감정을 부정하고 저항하게 만들어요.
감정을 억압할 때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고 부정해요. 억압한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환경 혹은 사람에 자신의 감정을 덮어씌우곤 하죠. ‘나는 지금 두려움을 느껴.’라고 감정을 인정하는 대신 ‘저 사건이 문제야.'라고 감정의 시작점을 외부 환경에 돌려요. 모든 것은 환경 탓 혹은 남 탓이 되어버리고, 자기 자신은 상황의 피해자 혹은 희생자가 되기를 자처해 버리는 거죠.
감정을 표출하면 감정에서 자유로워진다고 믿기 쉽지만, 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보듬어주는 것과는 달라요. 감정을 표출할 때 감정은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돼서 더 큰 에너지를 얻고 표출되지 않은 다른 감정은 오히려 억제돼요.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할 때 주변에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억압이나 표출 혹은 회피로 이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죠.
마지막으로 회피는 감정을 마주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다양한 활동으로 도망치는 거예요. 끊임없이 뉴스와 핸드폰을 확인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술을 마시고, 티비를 보고 책을 읽으며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쳐요. 이렇게 계속 회피할수록 해결되지 않은 감정은 오히려 쌓여만 가고, 우리는 도망치느라 끊임없이 에너지만 쓰며 소모돼요.
감정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기억하기
글의 초반에 모든 감정은 외부로부터가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한다고 했어요. 감정을 잘 다루고자 할 때 이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해요. 감정이 외부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자칫 감정에 압도되기 쉬워요.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무기력해지기도 쉽죠. 하지만 감정이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감정을 바꿀 힘도 나에게 있고, 감정을 어떻게 이용할지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요.
감정에 잠식된 채 감정이 내 삶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지만, 감정을 알아차리고 잘 승화시키고, 감정을 에너지원 삼아 나에게 필요한 행동을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어요. 우리는 증오하는 대신 용서를 선택할 수 있고, 비난하는 대신 이해할 수 있고, 겁내며 물러서는 대신 용기를 내고 연대할 수 있어요. 좌절을 선택할 것인지 희망을 선택할 것인지도 선택할 수 있어요.
감정과 화해하고 행동을 선택하는 방법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어떻게 감정과 화해하고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우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이 감정이 나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 주세요. 우리가 감정에 휘둘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을 억압, 표출하고 회피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감정이든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는 대신 이 감정이 온전히 나의 것이라고 인정해 주세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느끼고 인정해 주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는 대신 감정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나의 의도대로 사용할 수 있어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줬다면 이제 감정을 행동의 동력으로 바꿔보세요. 어떤 감정을 느낀다는 건 우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나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좋은 신호예요. 감정을 잘 알아차려 줄 수 있다면, 우리는 감정이 주는 신호를 행동으로 바꿀 수 있어요. 사회 문제에 좌절감을 느낀다면 변화를 위한 작은 활동에 참여하고, 세상이 나에게만 불친절하게 느껴진다면 모르는 누군가에게 작은 친절을 베푸는 것으로 먼저 친절을 실천해 보는 것도 좋아요.
감정을 나의 것으로 인정해 주고 행동의 동력으로 삼는다면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위기와 좌절은 성장하고 경험하고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