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반했던 영화. 어쩐지 제목부터 입에 착착 감기더라니, 보는 내내 입에 착착 감기는 대사들이 쏟아져서 자꾸만 웃게 되더라고요.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함께 일하던 영화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일이 끊긴 영화 프로듀서 찬실의 일상을 담아낸 영화예요. 평생 찍고 살 줄 알았던 영화를 그만두고, 친한 배우 동생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찬실. 집도 연애도 일도 잘 풀리지 않는 찬실이지만, 왜 제목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인지 끝까지 보다 보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언가에 처음 빠져들고 싱그럽게 꿨던 꿈, 누구보다 잘 살고 싶은데 어쩐지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는 듯한 인생, 분명 내 마음인데 도통 알 수도 없고 마음대로 안 되는 내 마음. 이 모든 복잡함을 안고서 씩씩하게 계단을 오르는 찬실을 어떻게 응원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왜 이렇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나' 싶을 때마다, 보름달을 바라보던 찬실이 떠오를 것 같네요

 5분 일찍 나가면 되는데, 괜히 밍기적거리다가 20분씩 지각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5분 늦게 나왔으면 5분 지각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 같은데, 그 5분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지하철을 놓치고 차가 밀리고! 내내 종종거리다가 약속에 한참 늦었던 경험이 꽤 있어요. 또 미리 챙겨두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을, 당장 닥쳐서 찾는다고 온 집안을 뒤집어놓거나 필요할 때 없어서 낭패를 보거나. 할 일을 미리 잘 적어두었으면 까먹지 않았을 텐데, 또 급하게 처리한다고 조급한 마음으로 휘리릭 끝내버린다거나. 5분만, 5%만 부지런했으면 부드럽게 진행되었을 일들인데, 그 5%의 부지런함을 더하지 못해 늘 롤러코스터 타는 마음으로 50%를 수습해왔던 것 같아요. 올해는 새해에 목표도 따로 세우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기에 바빴는데, '5%의 부지런함'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새해 다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부지런하고, 50%의 행운이 따르는 한 주가 되시길, 아니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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