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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틈틈이 요즘 보고 듣고 즐긴 콘텐츠를 소개해요

물잔💧은 퇴근 후엔 그가 아는 가장 예쁜 라이브 시리즈 <A COLORS SHOW> 를 들었습니다. 그중에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탈리안-도미니칸 가수 YEИDRY의 무대들이었어요. 나이키의 광고 <You Can't Stop Us>는 이번 주에 본 콘텐츠는 아니지만 혹시나 못 보신 분이 있을까 봐 여기에 소개할게요. 이런 광고를 모르고 지나간다면 아쉬울걸요! 노지양 번역가의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를 읽고 좋아하는 팝송 가사를 번역해 보았어요. 언젠가 틈틈이에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연필✏️은 카카오페이지 <멋있으면 다 언니: 황선우의 스압 인터뷰> 김유라 PD 편을 인상 깊게 읽으며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나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뭘 잘하고 또 못하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국에서 페리승무원으로 일하는 유튜버 유상의 <영국인들이 저지섬으로 휴가가는 이유>를 보며 여유로움을 느꼈습니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영화 중 <레이디 맥베스>가 가장 강렬했습니다! 아일랜드 로맨스 드라마 <노멀 피플>이 보고 싶어 웨이브에 가입했고, 하루에 몰아 보았습니다.

달🌙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을 보고, 이 영화의 성취와 한계에 대해 평한 많은 콘텐츠를 읽고 들었습니다. 38 페이지짜리 테넷 스페셜 에디션을 준비한 <씨네21 9월호>,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김상욱 물리학자의 <테넷 랜선 GV>,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 114회 테넷>을 들었습니다. <비밀의 숲2>를 보고 현실 속 검경 수사권 조정 내용이 궁금해져서 팟캐스트 <듣똑라>의 전직 검경기자들의 '비밀의 숲2' 코멘터리 편을 들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서만 볼 수 있는 김초엽의 SF 단편 <최후의 라이오니>를 읽고,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기계에게 알 수 없이 묘한 노스탤지어를 느꼈습니다.
혼술이 더욱 즐거워지는 콘텐츠
물잔💧의 추천 
퇴근 후 맥주 한 캔 × K팝 뮤직비디오
전 K팝 뮤직비디오를 좋아해요. 재밌는 일이 없는 날엔 맥주 한 캔과 K팝 뮤직비디오 한 편으로 제 하루에 조미료를 쳐주죠. K팝 뮤직비디오는 마치 오감으로 즐기는 ASMR 느낌. 잠시 생각은 접어 두고 감각을 총동원해 즐겨보세요. 혼을 쏙 빼놓는 비트와 목소리와 비주얼과 스타일의 향연.

🍺 청량하고 깔끔한 페일 라거와 함께
🎬 별짓 | 관린X우석 | director 리전드필름

청량한 페일 라거에는 성공률 100% 맛집 보장 뮤직비디오가 좋겠어요. 아이돌 뮤직비디오의 흥행 공식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듯한 관린X우석의 <별짓>을 추천할게요. 이 뮤직비디오는 요즘 인기 레퍼런스의 집합체 같아요. 레터박스 위로 빼꼼 삐져나오는 포인트, 아기자기한 부감샷, 경계선을 넘나드는 화면 분할... 찾으시는 기법, 여기 다 있어요!

🍺 쌉쌀하고 풍미 있는 필스너와 함께
🎬 오늘의 기분 | CHEEZE | director UNDERMOOD FILM

쌉쌀한 필스너에는 맛의 균형을 맞춰줄 달달한 안주가 필요하죠.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을 판타지를 계란 노른자 같은 색감으로 풀어낸 CHEEZE의 <오늘의 기분>입니다. 교실 책상에 앉아 하는 상상이란 별건가요. 아 나가고 싶다. 노래 들으면서 버스 타고 싶다. 탁 트인 데 가서 바람 쐬면서 땡땡이치고 싶다… 찰나의 순간에도 수천 가지 딴짓이 꽃피는 사춘기의 기분. “아무도 몰라요, 오늘의 기분은.”

🍺 부드럽고 향기로운 바이젠과 함께
🎬 원더우먼 | 브라운아이드걸스 | director. 황수아

향기로운 바이젠에는 자꾸자꾸 생각나는 유혹적인 뮤직비디오를 소개할게요. 다 보고 나면 한 곡짜리 영화 같은 풍성한 색감과 질감을 자랑하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원더우먼> 입니다. 여자는 말해요. 너를 사랑할 때 나는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없는 천재 소녀, 널 만날 때면 초자연 미녀, 한마디로 원더우먼! 이 발랄한 가사에 아이러니하게 짜릿한 케미스트리를 더해주는 건 화려함의 끝판왕 드랙퀸들과 이젠 카메라를 쳐다보기만 해도 포스가 흘러넘치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조합. 넘칠 듯 화려하면서 오묘하게 끌리는 희한함. 이게 바로 K팝이죠!

이미지 출처: 각 뮤직비디오 스틸컷
연필✏️의 추천 
달콤쌉쌀한 와인 × 책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작가 이길보라는 네덜란드 필름아카데미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며 경험한 일을 에세이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삶의 지도를 확장하는 배움의 기록>에 생생히 복원합니다. 여성, 로드스쿨러, 페미니스트, 한국인, '코다'라는 정체성과 지속 가능한 예술가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네덜란드 유학기와 맞물리며 펼쳐집니다. 힘들 때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고마운 가족과 동료의 말을 독자에게도 친근히 건네며, 배움을 확장하는 여정을 함께하자고 권합니다.

작가는 농인 부모 아래에서 수화 언어를 1차 언어로 배운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 청각장애 부모에게 태어나 자란 청인)입니다. 필름아카데미 합격이 불확실한 상황임에도 면접은 무조건 암스테르담에서 보아야 한다는 소식에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작가를 붙잡은 건 “가봐야 알 수 있으니까 무조건 가라.”는 엄마의 말과 아빠의 한마디 “괜찮아, 경험.”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몸으로 직접 부딪쳐 얻어낸 삶의 철학”(43면)은 고스란히 장녀인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이 책에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한번 도전해 보자는 응원과 지지의 말이 가득합니다. 반짝이는 성취보다는 낯선 사회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수업에 따라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던 작가의 지난하고도 당찬 경험이 진솔히 적혀 있어서 더욱 울림이 있고요.

출처: 네이버 영화

책을 읽고 이길보라 감독의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감상하신다면 더욱 풍부한 경험이 될 거예요. 저는 책과 다큐멘터리를 연달아 감상했는데 “괜찮아, 경험.” 하고 작가를 다독여 준 목소리가 더욱 생생하고 유쾌하게 다가왔어요. 수어가 이토록 발랄하고 아름답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여러분도 역동적인 수어의 세계에 입문하셨으면 좋겠어요.

• 이길보라&이랑&수어 통역사의 유쾌 상쾌 발랄 북토크 <괜찮은 오늘밤> 보러 가기
• 에세이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수어' 북트레일러 보러 가기
•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보고 싶다면: 왓챠 | 웨이브
달🌙의 추천  
레드 와인 × 프랑스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어떤 술은 마실 때 어떤 나라가 떠오릅니다. 그 술을 그곳에서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 때문이겠죠. 저는 와인을 마실 땐 프랑스가 떠오르는데요, 오늘은 달콤한 와인에 어울리는 프랑스 인기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소개합니다.

ASK 30주년 기념으로 모인 소속 에이전트들.

이 드라마는 연예 기획사 'ASK'에 소속된 에이전트와 배우의 일 그리고 사랑 이야기입니다. 거침없는 프랑스 사람들답게 쫄깃하고 자극적이죠. 이 나라에서는 에이전트가 배우 수익의 10%를 받는다고 해요. 그래서 에이전트끼리 상대의 배우 고객을 빼앗아 더 많은 수익을 챙기려고 애쓰고, 자신의 배우를 핫한 신예 감독 영화에 캐스팅시키려고 감독을 끈질기게 설득합니다. 그렇다고 배우와 에이전트가 단순히 금전적으로만 얽힌 관계는 아닙니다. 때론 사이가 나빠진 배우 커플이나 모녀를 달래기 위해 그들의 사생활에도 발 벗고 나서죠.  

이 드라마, 내용도 흥미롭지만 눈도 즐겁습니다. 알록달록 아름다운 옷을 입고 우아한 파리를 걸어 다니는 모습부터, 창밖으로 에펠탑이 보이는 레스토랑과 파스텔색 카페까지. 드라마를 보면 레드 와인이 떠오를 수밖에요! 함께 곁들일 콤콤한 치즈도 준비해놓고,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정주행해 보세요.
씁쓸한 맥주 × 영화 <마진 콜>

해고의 피바람이 부는 월가의 글로벌 금융 회사. 리스크 관리 부서의 한 직원이 잔인하게 구조 조정당합니다. 그는 작업하던 업무 내용이 담긴 USB를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건네주는데, 그 내용을 확인한 부하 직원은 깜짝 놀라 상사를 호출합니다. 그 상사는 자신의 상사를, 또 그 위의 상사를 부르고, 급기야 모든 사람이 자고 있을 새벽에 기업 회장이 주재하는 긴급 회의가 열립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 대처할까요?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영화 <마진 콜>은 당시 금융 위기의 발단이 된 리먼 브라더스를 모델로, 한 금융 회사가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한 일종의 사기극에 렌즈를 가까이 들이댑니다. 뭔가 문제를 발견한 것 같은데, 관객에게 쉽사리 알려주지 않는 데에서 오는 텐션.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힘을 가진 회사의 결정에서 엄습하는 두려움. 사실 술이 맛있어진다기보다 간절해지는 영화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소개하는 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금융의 탐욕, 말도 안 되게 부풀려지는 가치, 그리고 무지와 희망 때문에 희생되는 평범한 사람들. <마진 콜>과 함께 당시 금융 위기를 다룬 <빅쇼트>, <인사이드 잡>도 추천합니다. 우리의 부를 불리는 것만큼이나, 말도 안 되는 위험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잠깐! 오늘의 틈틈이에 대해 한마디 남겨 주세요. 짧은 인사도 진지한 이야기도 환영이에요!
이번 호를 쓴 사람은: 달🌙 물잔💧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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