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마셔서 세계 속으로

2022-08-05-17호

✉️LETTER

팽주님, 이번 한 주도 맛있는 차 많이 마셨나요?

얼마 전 인스타로 작은 설문조사를 했었는데요. 차를 주제로 한 지도를 만드는 방안(카카오맵 or 구글맵)에 대한 설문이었습니다. 1, 2등이 가려지긴 했지만 상당히 팽팽한 결과라서 여전히 좀 고민이 되네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건 물론 지도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는...뜻이겠죠?😆 물론 현생에 치여 언제 할 수 있을지 약속은 못드리지만, 이른 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완성되면 팽주님들께 가장 먼저 공유드릴게요!

더티레터와 재밌게, 오래 차 마셔요.

윤 팽주 올림

⚗️TEA

여행
(차) 마셔서 세계 속으로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서, 그리고 3년째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하는 울분(?)을 담아 오늘은 차와 관련된 저의 해외 여행 스토리로 꾸며봤습니다. 당시엔 차에 별 관심이 없었던 때라 기념이 될만한 사진도, 특별한 에피소드도 없지만 그래도 모아놓고 보니 차와 소소한 인연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의 여행 사진첩 구경하는 마음으로, 소파에 누워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읽어주세요.😊

고생을 사서하는 인간의 첫 해외 여행지

홍차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아삼과 다즐링은 모두 인도의 지명이죠. 그만큼 인도 사람들의 일상과 차는 가까운데요. 일반 차보다는 각종 향신료와 우유를 넣어 끓인 달달한 인도식 밀크티, 짜이를 즐겨 마십니다. 그냥 짜이(chai)라고도 하고 마살라(masala)짜이라고도 부르는데, 마살라는 인도의 전통 향신료를 통칭하는 말로 짜이나 마살라짜이나 서로 같은 차를 지칭한답니다.

인도는 제 인생 첫 해외여행지였습니다. 단지 예산이 맞아떨어진다는 이유로 무턱대고 감행한 여행이었죠. 네팔에서 일주일간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육로를 통해 인도로 들어가는, 초보자에겐 말도 안되는 여정이었는데요. 그 쉽지 않은 일정에 힘이 돼 준건 따끈하고 달달한 짜이였습니다. 물론 수도가 없는 한 시장에서 행상이 짜이 색깔과 똑같은 물에 컵을 씻어 차를 담아 주던 모습을 봤을 땐 약간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짜이 없는 인도 여행은 상상할 수 없어요.😉

🍃한국에서 인도의 짜이 맛 그대로

짜이 전문점 성수동 높은산(@noppensan)의 메뉴는 4종류의 짜이 뿐입니다. 실내 좌석이 없어 밖에 놓인 작은 나무 의자에 앉아 마셔야 하는데요. 이 점이 더욱더 현지스러워요. 집에서 짜이를 즐길 수 있는 티백과 인도식 짜이잔도 온라인숍에서 판매 중.

운남에 한 달 살았는데 보이차 한 모금 안마신 이야기

여러분 제가 중국에 1년 살았는데 뒤져보니 차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심지어 보이차의 발상지인 운남성에서 한 달을 살았는데 보이차 한 모금 마셔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시나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쉬운 1년이지만, 그래도 중국 살이를 통해 차와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에요. 중국 식당에서 나오는 차가 너무 맛있어서 그 차를 알음알음 찾아서 사먹기도 했고요. (꽃향기가 폴폴 나던 그 차의 이름은 나중에 알고보니 철관음이었음😊) 차도 안 마시면서 우리나라의 오설록 격인 '천복명차(天福名茶)'에도 자주 갔어요. 거기 티푸드가 맛있었거든요.👍 혹시 중국 여행에서 차나 티푸드를 구매하신다면 괜히 관광지 기념품샵에 가지 마시고 차라리 천복명차 같은 체인점에서 구매하시길 권할게요.

일본에서는 다도 유파 중 하나인 우라센케 다도 일일 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기모노를 입은 선생님이 어리버리한 외국인들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다도를 가르쳐주셔서 남은 여행까지도 행복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 경험 덕분에 우유와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말차도 맛있다는 걸 알게 됐죠.

🍃해외에서 차 문화 체험하는 법

트립어드바이저라는 어플을 추천합니다. 보통 여기서 식당이나 숙소 정보를 많이 이용하는데, '즐길거리'에 들어가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찾을 수 있어요.' tea ceremony'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시면 다도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어요. 이 외에도 와인테이스팅, 현지 요리 수업 등 재밌는 체험형 프로그램이 많아요.

🍃국내 차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많아요

국내 대표 차 산지인 하동과 보성 일대에도 차와 관련한 멋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늘었습니다. 이전 레터에서 한 번 소개해드린 놀루와 협동조합의 하동 차마실과 보성 지역의 차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팜파티아 홈페이지에서 마음에 드는 차여행을 계획해보세요.

싱가포르 출장가서 스타벅스만 간 이야기

출장으로 방문했던 싱가포르. 차덕후들에게 싱가포르는 카야잼 토스트의 나라가 아닌 홍차 브랜드 TWG의 나라죠. 저도 TWG 매장에 들러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기분좋은 시간을 보냈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싱가포르에서 가장 많이 방문한 찻집은 TWG가 아니라 스타벅스였습니다. 짧은 출장이라 소액의 현금에 신용카드만 한 장 덜렁 들고 갔는데, 저의 아멕스 카드를 받아주는 곳이 스타벅스 밖에 없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3일간 스벅 베이글과 아메리카노로 연명해야 했습니다. 제 생애 가장 최악의 해외 여행이었어요.

TWG가 싱가포르의 대표 홍차라면 홍차의 근본국 영국에는 포트넘 앤 메이슨이 있습니다. 런던 포트넘 앤 메이슨 매장에서 영국식 애프터눈티를 마시며 친구와 3시간 동안 인생 얘기를 나누다보니 역시 차 사진 같은 건 한 장도 찍지 않았더라고요... 근데 샌드위치와 스콘이 정말 맛있었나봐요. 저도 친구도 이 3단 디저트 사진은👆 찍어서 소중히 보관중이었거든요.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는 포트넘 앤 메이슨

포트넘 앤 메이슨은 지난 2017년 국내에 정식 론칭돼 신세계 백화점 일부 매장 입점돼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큰 곳은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하지만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아니라 조금 아쉽습니다.

🍃TWG 압구정, 롯데 애비뉴엘점

TWG(@twgteakr)는 투썸플레이스에서 밀크티나 얼그레이 케이크 등으로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TWG압구정점과 롯데 애비뉴엘점 등엔 애프터눈 티까지 즐길 수 있는 정식 티샵이 갖춰져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정말 멋지더라고요!

3년 전에 차친구들과 적금을 했어요. 스리랑카 차 산지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자고. 하지만 다들 아시는 그 이유(=코로나)로 실행하진 못했습니다. 어서 이 역병이 잠잠해져 차친구들과 해외 곳곳으로 '茶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 날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며...(제발!🙏) 오늘의 레터 이만 마칠게요!

✏️MEMO

◼️ 한옥호텔 락고재, 애프터눈 티코스 운영

북촌에 한옥 스테이를 운영하는 락고재가 다도 체험과 애프터눈 티 코스를 운영해요. 서울 우수 한옥으로 선정된 락고재에서 티 스페셜리스트가 이끄는 티 코스를 경험해보세요. 90분간 진행되며 가격은 개별 문의.

◼️ 얼그레이향 가득한 캬라멜은 사랑입니다

차친구의 선물로 맛봤던 워커비의 얼그레이 캬라멜, 팽주님께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달달한 얼그레이 밀크티의 맛과 향은 물론 귀여운 일러스트의 패키지도 예뻐요. 워커비는 우리나라 양봉 농가와 꿀벌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꿀 전문 브랜드에요. 그린티꿀, 얼그레이꿀 등 재밌는 제품이 많으니 구경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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