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부할 때 듣는 음악'이나 '일할 때 듣는 음악' 등을 모아둔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에디터에게는 집중이 필요할 때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같은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 연이어 나온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플레이리스트랑 닮은 구석이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아! 가사가 있는 음악임에도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는 이유는... 가사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하....😂

오늘은 여러분에게 로베르트 슈만의 <시인의 사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슈만 부부의 러브스토리가 담겨있는 이 곡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원래 피아니스트였던 그가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무리한 연습으로 인한 손 부상 때문이었어요😿 슈만의 초기 곡 중 피아노곡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어린 시절 책을 가까이 접한 덕분인지 문장을 만드는 능력과 이를 음악과 결합하는 능력이 뛰어났는데요. 음악 잡지인 ‘신음악지'(Die Neue Zeitschrift für Musik)를 창간하여 평론을 싣기도 하고, 가곡을 작곡하기도 했죠. 

그러던 와중에 슈만은 스승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인 클라라 비크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비크는 '천재 피아니스트'로 주목받기 시작한 딸 클라라가 슈만과 결혼하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이에 슈만은 선생인 비크를 상대로 재판을 열었고 그로부터 7년이 지난 1840년, 클라라와 결혼하는 데 성공합니다. 사랑의 힘 덕분인지 1840년은 슈만이 140 여 곡의 가곡을 작곡한 ‘가곡의 해’로 기록되고 있어요.

가곡은 시를 가사로 가지는 노래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중에서도 리트(Lied)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예술’가곡은 어쩌다 ‘예술’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된 것일까요? 리트는 음악과 시의 긴밀한 연결을 위한 서정적인 선율이 특징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마왕>과 오늘의 곡인 <시인의 사랑>이 리트이죠.

이러한 예술가곡이 확립된 것은 19세기 낭만 시대이고, 그 출발점에 선 작곡가가 바로 슈베르트입니다👨🏻 이전에도 가곡은 존재했지만, 예술적인 가치가 높지는 않았어요. 아마추어 귀족을 위해 작곡되어 부르기도, 작곡하기도 쉬운 곡이었거든요. 슈베르트는 이러한 가곡의 판도를 바꿔 놓았습니다. 가사에 따라 바뀌는 선율과 표현력을 필요로 하는 예술가곡을 작곡한 것이죠. 하지만 그의 곡은 너무 어려웠던 나머지 당시 사람들에게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해요😓

이렇게 슈베르트가 한 단계 올려놓은 가곡의 위상을 더욱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슈만입니다. 그는 뛰어난 가사 파악능력과 피아노 실력, 그리고 작곡 능력이 합쳐져 가곡 작곡에 최적화된 작곡가였어요 👏🏻

위에서 언급했듯이, 슈만은 '가곡의 해'로 불리는 1840년 약 140곡의 가곡을 작곡했어요. <리더크라이스 Op. 24>, <마르테의 꽃 Op. 25>, <여인의 사랑과 생애 Op. 42> 등 굵직한 작품이 이 시기에 나왔죠.

슈만은 <시인의 사랑>의 가사를 쓴 시인 하이네를 굉장히 동경했다고 해요. 하이네가 표현하는 낭만, 대자연의 아름다움은 슈만의 마음을 울렸죠. 하이네의 시는 사랑의 아름다움과 행복함 뿐만 아니라 고통과 허망함도 그리고 있어요. 슈만이 이 곡을 쓴 시점이 바로 클라라와 결혼한 시기이기도 하니, 장인어른의 반대라는 큰 산을 넘어 사랑의 결실을 본 그에게 유독 다가오는 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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