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도대체 무슨 일이?

💸 주식을 하지 않습니다. 카카오톡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신념이 있어서는 아니구요. 때를 놓쳤습니다. 주식은 애당초 돈과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성격 탓이라고 하죠. 작은 것 하나라도 연이 닿으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습성이 강해 섣불리 시도할 수 없겠더라구요.

아! 안녕하세요, 비밀요원님! 저는 🧠별샛별입니다.

카카오톡은, 카카오라서기보다 단체방을 거의 안 들어갑니다. 다행히 그간 해왔던 일들도 카카오톡 단체방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지금은, 가입은 되어 있습니다. 기록을 찾아 보니 3년 전 쯤 트레바리 모임 때문이더라구요. 그러나 이 외엔 특별히 쓸 일이 없습니다.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건 메신저에만 국한되는 건 아닙니다. 카카오택시나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무수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과도 같은 의미입니다. 저같은 사람을 희귀종이라 부르던데 아직은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카카오에는 꽤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24~5년 전 인터넷 초창기 시절 다음이 가졌던 사회적 위상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언론을 통해 멋지고 가슴 뛰는 말들을 많이 하잖아요. 드라마에서도 인간적인 얼굴로 등장하죠. 드라마 속 대표 이름조차 Brian입니다.

실제로 돈도 씁니다. 기업 차원으로는 카카오임팩트, 개인으로선 브라이언임팩트 재단도 만들어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해 3월엔 '개인 재산 절반(5조 원)을 사회공헌에 쓰겠다'고 선언키도 하는 등 파타고니아를 통째로 기부한 이본 쉬나드와 행보가 일견 유사합니다.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 정작 돈에 인색하게 구는 이들을 너무 많이 보아 왔기에 소셜임팩트 창출을 위해 돈을 내어 놓는 점이 제겐 상당한 귀감이 됐고, 카카오처럼 고민하고 행동하는 기업이 더욱 많아지기를 염원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빅테크 기업에 관심이 많기도 합니다.

본디 외교안보 전략이란 국내정치와 연동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민주주의 정부는 재선이라는 과제 때문에 국내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날의 여론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조성됩니다. 그리고 그 온라인 공간은 빅테크 기업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외교안보 이슈를 뒤따라가며 해석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한 발 앞서 나가 전망하고 비전을 수립하길 원한다면 빅테크 기업이 점하는 사회적 위상과 영향을 다각도로 고찰해야만 합니다. 델타 월딩이 지난 해 3월 2일 첫 발행한 비밀작전도 미얀마 쿠테타를 대하는 페이스북의 행보였죠.

미얀마 쿠데타에 페이스북이 나섰다고? LINK

그런 만큼 카카오는 (그동안 아무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주요하게 참고할 만한 부표로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카카오에 관한 안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다들 카카오를 양아치 기업이라 부르더군요. 내 이럴 줄 알았다는 글들도 많습니다. 응? 왜? 그렇게 하나씩 팔로업을 하며 뒤늦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들이 늘어 갑니다.

📉논란이 된 이유는 주가 하락 때문입니다.

현재 카카오는 지난 날의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13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그야말로 거대기업입니다. 이중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네 개 자회사가 상장되어 있는데요.

작년 11월엔 115조 원에 이르던 카카오 시가총액이 현재 40조 원 남짓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1년 만에 70조 원이 넘는 돈(2/3)이 공중에서 사라진 것으로 올해 5월에 터졌던 루나 사태 때의 58조 원보다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다룰 때 얘기했듯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시 폭락은 예견된 수순이었습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금리도 예상보다 더 오를 거라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기업 경영이나 투자 활동 등으로 얻는 수익보다 채권이나 현금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클 거라고 예측하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아! 카카오 주식을 하는 분들에게 “내 이럴 줄 알았다”라든지 “이런 것도 몰랐느냐”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을 지라도 뭐가 됐든 상실은 언제나 가슴 아픈 일입니다. 카카오로 마음 졸이는 비밀요원님들에겐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며,

아무튼 채권. 실제로 미 채권수익률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국채가 돈이 된다는 인식이 커진 거죠.

그러나 이것도 사정이 간단치 않습니다. 이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 주로 연기금들로선 오히려 손실이 커집니다. 보유 국채를 팔아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현재보다 낮은 금리로 책정되어 있던 국채들의 가치가 하락하기에 연금으로 지급할 돈이 크게 줄어듭니다.

현재 영국이 그렇습니다. 연기금이 파산 직전까지 내몰리자 영국 중앙은행은 긴급히 국채 매입에 나섰는데요.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은 되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만 키웠습니다. 채권을 매입하는 행위는 시중에 돈이 풀린다는 의미로서 그렇잖아도 인플레이션, 이를 더욱 심화시키는 꼴입니다.

지금 영국의 문제는 국채 때문만은 아닙니다. 최근에 영국정부는 감세안을 발표했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긴축재정・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는 때에 영국정부는 오히려 화폐 유동성을 높이는 정책을 발표함으로써 영국정부의 재정전망을 불신케 만들었습니다.

결국 영국정부는 감세안을 철회했습니다만,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앞으로 일어날 세계금융위기의 미진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여전히 정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초래할 위협을 저평가하고 있다며 (지진을 막기 위해) 금리를 더욱 올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지금은 정부가 돈을 풀어야 할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유권자인 우리는 나의 선호 이익이나 지지하는 가치에 돈 잘 쓰는 정치인을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포퓰러리즘(인기영합주의)이 폭넓게 번지는 요즘정치도 주요 리스크입니다.

따라서 어디에 돈을 쓰고 아낄 것인지를 두고 전 사회적으로 공감대와 합의를 형성하는 게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는데 첫 관문이자 핵심 과제가 될 텐데요.

다만 한 가지.

지금의 상황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는 원인과 경로가 완연히 다르다는 걸 유념해야 합니다. 1997년과 2008년의 위기는 외환・부동산 등 시장에서의 경제행위가 균형을 잃으며 촉발됐지만 현재의 위기는 국제정치적 요인에서 출발했습니다.

바로 미중 간 전략적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도 같은 외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한편, 당시보다 세계는 더욱 연결되어 있지만 역설적으로 각국 정부는 점차 고립주의 정책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선호가 충돌하는 거죠.

즉, 정치가 선행하고 산업과 경제가 종속변수로 따라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위기이며, 정부정책은 현실보다 국내 유권자 선호에 좌우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을 시장으로서만 보고 판단했다간 사각지대를 놓칠 위험도 공존합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 카카오 위기는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주식을 하는 분들이라면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때에 증시 하락은 불가피한 숙명이라는 거죠. 그럼에도 유독 카카오만 이슈입니다.

질투 때문일까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증폭되는 사회심리적 요인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유는, 카카오 상장사들의 가치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겁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손 꼽힙니다. 저희가 경제나 주식 전문가가 아니기에 숫자를 쓰는 게 조심스럽습니다만, 최고가 대비 1/6~1/5 수준으로 떨어진 현재의 주가도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지난 해에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상장되던 때의 광풍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입니다. 당시에 증권사는 평가가 제각각이었지만 언론은 따상 등을 거론하며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었죠.

여성이 남성보다 주식 수익률이 더 높은 이유가 카카오같은 대형우량주에 장기투자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기에 왜 그때엔 카카오 상장사의 거품론을 비판하는 의견이 크게 드러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단서는 있습니다. BNK투자증권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해 매도 레포트를 썼지만 얼마 안 가 보고서를 내린 일이 있었습니다. 카카오인지 혹은 열정 넘치는 투자자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외부로부터 어떤 압력을 받았음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식에 대해선 누구도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지금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빅테크 기업은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요소를 성장 잠재력으로 고려한다면 언젠가 오를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곳은 시장경제입니다.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의사개진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게 원칙인데도 언로가 가로막혔다는 건 상당할 정도의 위험 신호로 다가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임원진들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대량으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식을 팔았다는 사실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해 8월 6일 상장했습니다. 그러나 임원 9명 중 5명이 3주도 채 되지 않아 보유주식을 적게는 50%, 많게는 100%를 동시에 팔았습니다.

당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고점이었으며 차익을 단순계산하면 총 188억 원 정도입니다. 세금을 제하면 실제 수익률은 60%에 못 미치지만 경영진조차 신뢰하지 않는 카카오뱅크라는 시그널로 읽히며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했습니다.

지난 해 11월 3일에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규모가 더욱 컸습니다. 12월 10일, 경영진 8명이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대량으로 주식을 매도해 차익으로 878억 원을 챙겼는데요.

특히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먹튀라고 불리우며 가장 크게 비판 받았습니다. 스톡옵션 보유수량* 중 32%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전량 매도했는데요.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가격은 5천 원이었지만 당시 카카오페이 주가가 20만 원 정도였기에 단순계산하면 460여억 원, 세금을 제하면 300여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었습니다.

*행사하지 않은 48만 주의 행방은 아직 알려진 바 없음.

류영준 전 대표는 직원들로부터 배신감이 든다는 말을 정도로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올해 1월 카카오페이 대표직을 사임했습니다. 현재는 NFT 플랫폼 기업의 고문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카카오페이 거품론 등과 맞물리며 카카오페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걸 내부자 정보 등을 통해 미리 알고 일찌감치 팔아치운 게 아니냐는 의혹에선 지금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현재 카카오가 직면한 위기의 원인은 이만은 아닐 겁니다. 블라인드에는 브라이언의 경영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도 올라옵니다.(심한 곳과 덜한 곳만 있을 뿐 세상엔 제대로 된 회사는 없다는 댓글이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한편,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는 건 법적으로 잘못된 게 아닙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고평가된 채 상장됐다는 논란에 비춰봤을 때 임원진의 경영 윤리에 근본적인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스톡옵션에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목적으로 기업 가치와 성과를 의도적으로 부풀리기를 했다라는 의심이 드는 거죠. 거대기업이 사회적 위상을 망각한 채 일종의 작전세력처럼 움직였달까요?

또한 카카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상장기업 경영의이 스톡옵션 행사와 매도 사이 간격이 짧은 편이라고 합니다.(조사대상: 2015~2021)

1개월 이내 23.9%
1~3개월 12.6%
3~6개월 13.2%

6개월도 안 되어 주식을 매도한 이들이 50%에 달하며 1년 이내에 처분하는 비율도 70%입니다. 즉,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경영진과 비슷한 행보를 보인 이들이 한국에 무려 23.9%나 존재합니다. 물론 카카오처럼 임원진들이 단체행동을 통해 몇 백억 원이나 되는 주식을 동시에 팔아치운 일은 전례가 없지만 상당히 짧은 기간에 주식을 파는 일은 상장기업들 사이에선 비일비재했던 겁니다.

오늘은 국내외 양질의 아티클을 요약・정리해 드리는 서핑 서머리, 토요일입니다.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소식과 현재의 글로벌 경제를 거시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글 하나를 준비했는데요.

그러나 카카오에 꽂힌 나머지 벌써 6천자가 넘습니다. 오늘 준비한 글은 다음 주에 특별작전으로 나가도록 하구요~

사실 카카오에 대한 비밀요원님의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주식의 관점으로서든 기업의 책무로서든 어떤 이야기든지요.

ESG 보고서도 적극적으로 발간하며 소설임팩트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지만 ‘양아치’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몇몇 임원진의 경영윤리는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두 얼굴의 카카오인 셈이죠.

또한 오늘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지만 계열사를 134개나 거느리는 문어발식 경영과 쪼개기 상장도 크게 비판받고 있습니다. 골목상권 침해는 구시대 재벌가의 전유물이라 여겨졌지만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빅테크 기업마저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선 아인슈타인도 서울대를 갈 수 없다는 우스갯 소리처럼 빅테크도 한국적 숙명을 벗어날 수 없는 걸까요?

이곳에 남겨 주세요. 보내주신 의견은 지난 목요일 비밀작전에서 진행한 기후위기를 대하는 세 가지 시선 설문 결과와 더불어 다음 주 특별작전을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카카오, 내 의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