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볼 영화를 고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던 유령이. 할로윈이 끝나자마자 고민하기 시작한 탓인지 모든 기념일이 전부 할로윈으로 바뀌는 악몽을 꿨다는데! 👻: 오늘은 플로터들에게 밝은 크리스마스 조명을 달아줄 영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 영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속 잭 스켈링튼, 출처: 네이버 영화 놀라게 하는 건 이제 지긋지긋해! 🎃 무시무시한 해골 머리와 소름 끼치는 웃음, 유령들까지 공포에 벌벌 떨게 만드는 할로윈의 유명 인사, 잭 스켈링튼! 그는 할로윈 마을의 무시무시한 괴물들 중에서도 최고라 불리는 호박의 왕이에요. 잭은 여느 때와 같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괴물 주민들과 함께 무사히 할로윈 행사를 마쳤는데요. 그의 표정은 어딘가 우울하고 씁쓸해보였죠. 매년 반복되는 할로윈과 비명소리는 언젠가부터 잭에게 의미 없고 지루하게 느껴졌거든요. 공허한 마음에 공동묘지를 지나 숲을 돌아다니던 잭은 우연히 발견한 트리 모양의 문을 열어젖히는데요, 그 문 뒤에는 크리스마스 마을이 있었다고! 그렇게 도착한 크리스마스 마을에는 행복이 가득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어요.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여러 가지 색으로 반짝이는 전구들을 처음 접한 잭의 얼굴에는, 순수한 어린아이 같은 미소가 가득 퍼졌다고. 그는 비명 대신 캐럴이 울려 퍼지고,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아이들을 놀라게 하는 대신 머리맡에 선물을 놓는 크리스마스 마을의 모습을 동경하게 돼요. 사람들의 온기가 오고 가는 크리스마스를 느끼던 잭은 자신의 뼛속 깊은 공허함이 어느새 따뜻함으로 채워졌음을 느끼죠. ▲ 크리스마스 마을에 간 잭, 출처: 네이버 영화 다시 할로윈 마을로 돌아간 잭은 자신이 산타클로스가 되어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주겠다는 계획을 세우는데요. 할로윈 마을 주민들은 크리스마스를 할로윈과 비슷한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준비해야 한다고 오해하고 말아요. 그들은 한 번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주민들은 잘린 머리, 트리를 먹는 뱀, 날아다니는 박쥐 같은 끔찍한 선물을 만들죠. 마찬가지로 잭도 크리스마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산타클로스를 '샌디칼날손(Sandy Claws)'이라고 알려주는데요. 따뜻하고 온화한 이미지의 산타클로스를, 날카로운 칼날의 손을 가진 샌드맨*인 샌디칼날손이라고 알려준 거죠. 이후 잭은 자신이 산타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산타클로스를 납치하라는 임무를 내리고, 할로윈 마을 주민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시작한다고. *샌드맨: 아이들이 잠들 수 있게 눈에 모래나 먼지를 뿌려주는 동화 속 캐릭터. 👻 : 어린이들이 즐기는 기념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도 분위기가 완전 다르네령! 그런데 할로윈 마을의 크리스마스… 이대로 괜찮은 걸까령? ▲ 할로윈 주민들이 꾸민 크리스마스, 출처: 네이버 영화 악몽이 아닌, 진정한 꿈을 담은 영화 🤩 유령이 플로터가 예상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일일 특별 산타 잭의 크리스마스는 실패하고 말아요. 그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은 기분을 느낄 만큼 모든 것을 다 망쳐버렸다고 자책했죠. 그리고 좋은 추억을 선사하려고 했던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은 사람들을 원망하며 크리스마스와 산타의 역할을 빼앗으려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잭은 긍정적인 자세로 스스로를 위로했는데요. 비록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만드는 건 실패했지만, 최선을 다한 경험이었다며 열정 가득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죠. 이후 잭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해요. 그 결과,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할로윈의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스스로를 발견한 잭은 다음 할로윈에 자신의 모든 힘을 쏟으리라 다짐하죠. 이처럼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은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 타인을 동경하고 모방할 필요는 없음을 전해요. 이에 더해 각자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념일을 보내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한다고. 👻 : 결국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잭의 모습이 참 멋지네령. 그런데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은 그림이나 CG로 만든 애니메이션인가령? 등장인물들이 꼭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데령! ▲ 우기부기의 집 장면 스토리보드, 출처: 팀 버튼의 조명 스타일과 비주얼 스토리텔링 연구 인형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은 그려서 만든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대부분이 스톱 모션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에요. 스톱 모션은 프레임마다 아주 작은 움직임의 변화를 주면서 정지된 물체를 촬영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재생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 기법이죠. 촬영 중에는 인형으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2초짜리 장면을 찍는 데 하루가 걸리기도 했다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무대 장치나 조명의 사용은 실사 영화의 촬영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2D 애니메이션과 달리, 캐릭터의 색채나 장면의 분위기가 조명에 따라 변하기도 하죠. 카메라 각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레일에 고정해둔 채, 컴퓨터로 섬세하고 정밀하게 조정하며 촬영하기도 했어요. 이 때문에 팀 버튼은 조명이나 그림자까지 미리 스토리보드에 그려 여러 장면을 구상했다고. 게다가 영화 <크리스마스 악몽>에 사용한 배경과 인물 대부분은 수작업으로 만들어졌어요. 촬영에 사용된 200여 개의 인형들은 철로 뼈대를 만들어 더욱 자유롭고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었죠. 주인공인 잭은 영화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대사를 하는 장면이 많고,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최소 400개 이상의 머리를 제작해 프레임마다 바꿔 끼우기도 했는데요. 이와 같은 노력으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만드는 데 걸린 기간은 무려 3년이 넘는다고! 👻: 스톱 모션 기법의 생명력 있는 움직임이 유령이의 눈을 사로잡아버렸어령! 그런데 눈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귀도 사로잡는 특징이 있다고령? ▲ 세 꼬마 악동, 출처: 네이버 영화 다 같이 노래하자, 기념일이니까! 🎙 맞아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은 대사 대신 노래를 부르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죠. 할로윈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된 잭의 복잡한 심경, 크리스마스 마을에 처음 가게 된 잭의 설레는 마음, 그리고 세 꼬마 악동의 산타클로스 납치 장면 등 대부분의 핵심 장면들이 노랫말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처럼 높은 완성도와 중독성을 지닌 음악들은 작곡가인 대니 엘프만이 직접 잭 역할을 맡아 노래하기도 했다고. 그런데 이 영화의 형식,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과 <겨울 왕국>, <알라딘>, <라푼젤>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뮤지컬 영화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즈니의 작품이라는 점이죠.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제작한 터치스톤 픽처스는 월트 디즈니 픽처스에서 상영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성인 취향의 영화를 배급하는 산하 브랜드에요. 그래서 기존 디즈니의 뮤지컬 영화들과는 다르게 이 뮤지컬 영화의 분위기는 어쩐지 어둡고 스산하다고. 👻: 어쩐지 디즈니 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분위기였는데,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네령. 그나저나, 잭과 겹쳐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령? ▲ (좌) 팀 버튼 감독, 출처: 씨네21 (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출처: 네이버 영화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는 것 🧐 이 영화의 제작자 중 한 명은 바로 <유령 신부>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팀 버튼 감독이에요. 이 영화가 처음 기획된 1982년, 팀 버튼은 월트 디즈니 픽처스에서 애니메이터로 일하고 있었죠. 그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의 원작이 되는 시를 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크리스마스 악몽>이라는 30분짜리 단편 흑백 영화를 제작했어요. 하지만 디즈니는 어린이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는 작품이라며 거절했죠. 팀의 작품은 어린이를 위한 귀여운 애니메이션을 주로 제작하는 디즈니의 특성과는 동떨어졌거든요. 팀 버튼 감독은 동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듯한 환상적이면서도 기괴한 분위기의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해요. 어렸을 때부터 공포영화나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을 좋아했던 팀은 섬뜩하면서도 무거운 느낌이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했죠. 이와 같은 그의 작품세계는 디즈니가 추구하는 방향과 달랐고, <크리스마스 악몽>이 거절당한 이후 팀은 디즈니를 그만뒀어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90년! 디즈니가 팀 버튼 감독에게 만들고 싶은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마음껏 만들게 해줄 테니, <크리스마스 악몽>을 리메이크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다시 손을 잡게 됐다고. ▲ 크리스마스 마을에 간 잭, 출처: 네이버 영화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영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감상하면 팀 버튼과 주인공인 잭이 비슷하다고 느껴져요. 잭이 스스로 크리스마스가 아닌 할로윈에 어울림을 깨달은 것처럼, 팀 버튼 감독도 자신의 취향을 디즈니의 스타일에 맞추지 않게 됐죠. 본인만의 고유성을 담아 제작한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의 흥행은, 특이하고 이상하다고 여겨지던 팀 버튼 감독의 예술 세계를 알리고 대중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플롯 TMI 💎 크리스마스 기념 디즈니 단편 애니메이션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적인 단편 애니메이션 하나를 소개해드릴게요. 작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 디즈니에서 만든 작품인데요, 이 영상을 보시면 가족과 함께 보냈던 크리스마스의 기억과, 어릴 적 산타를 기다리며 선물을 고르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거예요. 가슴이 따뜻해지는 노래와 아름다운 영상미, 디즈니가 전하는 메시지에 주목한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상에 흠뻑 빠져들지도 몰라요. 👻: 훌쩍… 정말 감동적이네령. 아직 보지 않았다면 아래 영상을 클릭해보세령! 바로잡습니다! ✍🏻 지난 12월 13일 발송되었던 플롯레터, <[속보] 러시아 역대급 불륜 사건 발생>과 <톨스토이, 근데 이제 음악을 곁들인> 내용 중, '안나 카레니나'를 '안나 카레리나'로 표기하는 오류가 있었습니다. 잘못된 표기로 인해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더욱 꼼꼼하고 확실한 검수를 통해 쉽고 재미있는 예술 이야기와 문화 혜택을 드리는 플롯레터가 되겠습니다. 👻: 플롯은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다려령! 👻: 연극과 예술! 생각보다 우리와 더 가까워요. 그런데 플롯은 왜 연극과 예술에 대해 말하는 걸까요? 플롯과 유령이가 누군지 궁금하다면, 아래 버튼에 접속해 보세요! 유령이👻가 살금살금 전달하는 플롯레터는 가끔씩 메일함에서 사라지기도 한대요. 매주 플롯레터를 안전하게 받아보실 수 있도록 꼭 playalot@playalot.co.kr를 주소록에 추가하시거나 VIP로 등록해주세요! 플롯이 더 궁금하다면? 😍 (속닥속닥) 인스타그램에는 더 많은 정보가 있다구? 구독 취소하기 😢 | skknpie@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