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시고 전자렌지로 밥을 데워 먹고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고 여가시간엔 태블릿으로 유튜브를 보고, 더우면 손풍기를 꺼내고 추우면 전자 난로를 꺼내는 현대인... 바로 접니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전자 제품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 그런데 이런 작은 전자제품 버릴 때마다 어떻게 버려야 할지, 버려진 뒤엔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그래서 지구용이 다녀왔어요. 서울 25개 자치구의 중소형 전자 폐기물들이 모이는 이 곳. 바로 서울시 성동구 송정동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이하 SR센터)에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조그만한 가전제품 안에는 알루미늄과 구리, 코발트 심지어는 금과 은 등의 귀금속도 들어있어요.(일본 도쿄 올림픽에서는 폐가전에서 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 메달을 만들기도!) 이런 자원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노다지가 따로없죠. 그래서 폐가전제품 재활용을 ✨도시광산업이라고 부르기도 해요.(도시광산에 대해 더 궁금하신 용사님을 위해 국회 입법 조사처 보고서 링크 두고 가요)

문제는 각 제품마다 너무 조금씩 들어있는데다 분리해 내기가 어렵다는 점.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 서울시가 설립한 곳이 바로 SR센터에요. 자원을 순환시켜 환경도 보호하고 이렇게 번 수익으로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있죠. 2009년 6월부터 서울시 내 소형 폐가전 폐출 수수료가 전면 폐지된 것도 바로 SR센터 설립의 영향이란 사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SR센터에서 처리한 자원은 소형가전 3931톤, 휴대폰은 7000대에 달해요. 자원순환실천플랫폼에 따르면 폐가전 100㎏을 재활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 34㎏을 줄일 수 있고, 이는 소나무 다섯 그루를 심는 것과 효과가 비슷하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양인지 짐작이 가시죠?

기왕 SR센터까지 찾아간 김에 SR센터가 만들어진 배경도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국내에서 전자폐기물 관리가 강화된 건 유럽연합(EU)에서 2005년부터 시행한 WEEE(전기 및 전자제품 폐기물지침·Waste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영향이 커요. WEEE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아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우리가 버린 소형 폐가전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살펴봐요. 우선 중소형 폐가전의 종류. 냉매가 들어있어 별도의 처리가 필요한 냉장고와 에어컨, 세탁기 등을 제외하고 웬만한 가전기기나 전자제품은 모두 중소형 폐가전이라 생각하면 쉬워요.

💡중소형 폐가전 처리 과정

물론 SR센터라고 모든 중소형가전을 처리하는 건 아닌데요. 대표적으로... 옥장판! 옥장판 같은 전기매트류는 내부의 전선과 매트가 딱 붙어있어 분해가 어렵대요. 부피와 들어가는 수고 대비 재활용할만한 가치가 적어서 현재는 재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 중소형폐가전 어떻게 버리면 될까?

      : 수거함이 없는 주민센터도 있으니 전화로 확인 필요.

     : 대형폐가전 수거 신청 페이지에 소형폐가전 배출 방법도 안내돼 있는 경우 많음.

     : 이 역시 단지마다 방침이 다르므로 확인 필요.

시대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가전제품도 달라질텐데요.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무선 전자 제품의 증가. 무선 전자 제품의 경우 제품 내에 배터리가 들어있어 해체나 압축 등 처리하는 과정에서 종종 폭발을 일으키기도 한대요. 요즘 들어 재활용 센터에서 화재가 전보다 자주 발생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작업자 분들의 작업 안전도가 걱정되는 부분이에요.😥

아울러 전자제품도 디자인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나사 등을 보이지 않게 감춰 처리하거나 별도의 독특한 나사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 해체하는 어려움도 커졌다고. 우리 기업들이 잘 만드는 법 뿐 아니라 잘 버리는 법을 고민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 가지 변화는 바로 초소형 가전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에요. 생각해보면 책상에 놓는 작은 가습기나 여름철 필수품인 손풍기, 어버이날 선물로 인기라는 전자 안마기도 모두 전자 제품이잖아요. 그리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쓰레기통이나 높이가 조절되는 책상처럼 과거에는 아날로그(!) 였던 물건들이 점차 자동화 되면서 새롭게 생겨나는 전자 폐기물들이 늘고 있대요. 이런 작은 폐기물들의 문제는 처리가 번거롭다는 것도 있지만 크기가 작다보니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점. 적절한 처리 없이 버려지는 전자 폐기물은 당연히 토양 오염 등 환경 파괴로 연결되고요.

SR센터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폐가전 제품과 일일이 손으로 하나하나 폐기물을 분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살짝 현타가 왔어요. '부채라는 좋은 대체재가 멀쩡히 있는데 난 왜 손풍기를 샀을까?' '전기로 문을 여닫는 쓰레기통이 정말로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하는 생각 등등...

전자제품이 없다면 지금 이 글도 이렇게 편하게 쓰지 못하겠지만, 없어도 지장 없는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용사님이 생각하기에 지금 당장 줄일 수 있는 전자 제품, 혹은 훌륭한 대체재가 있는 전자 제품이 있다면 아래 '들어줘요 지구용'으로 많은 제보 바래요!

📖기후 책 같이 읽어요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서 기후 책 공부모임 2기를 3월 20일까지 모집해요. 조기축구회, 배드민턴 동호회처럼 동네마다 일상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기후행동을 하는 모임이 생겼음 하는 취지래요. 비대면 모임이고 참가비는 10만원. 비싸다고요? 길잡이로 함께 해 주실 분들이 아주 쟁쟁한 분들이랍니다.

🏫충북 어린이 자연학교, 곧 개학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2024 풀꿈자연학교 참가자를 모집 중이에요. 새싹탐험대, 신기한 곤충 친구들, 낙엽 장난감 만들기 등등 매주 두번째 토요일마다 두꺼비생태공원 등 재미난 곳에서 수업할 예정이라고. 7세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선착순 모집, 신청은 3월 14일까지. 학부모 환경교육 2회도 있고 참가비는 20만원(회원 14만원)이래요.

 

🐂"올해 소싸움 대회는 예산 배정 안합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소싸움 대회를 해 온 11개 지자체의 2024년 소싸움 예산 배정 현황을 조사했는데요.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완주군, 경상남도 김해시·함안군 네 개 지자체에서 올해 소싸움 대회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대요. 그러나 소싸움 관련 협회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끝까지 예산 편성 하지 않을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지자체 인스타 계정 등 자세한 내용은 동물자유연대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참고로 대구 달성군, 충북 보은군, 경남 창원시·진주시·의령군·창녕군, 경북 청도군은 예산을 배정했거나 배정할 예정이라고.  

🌿'명품하천' 만든다고...버드나무 베어버린 전주시 
전주천 남천교는 버드나무가 아름다운 곳이었는데요. 전주시가 명품하천을 만들겠다고 다 베어버렸어요. 오랫동안 생태하천으로 조성돼 왔는데 여기에 문화 광장, 체육 공간 등을 만들겠단 계획. 너무 20세기스런 발상 아닌지...ㅠㅠ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협의도 매우 부족해서 더 비판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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