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ETF 베이커리 분석 2.무신사, 29CM 전략 비교
01 990원 슈카빵, 제빵판 코스트코·다이소일 뿐
02 무신사와 29CM, 비슷한 듯 다른 확장 공식
03 뉴스 TOP5 - '뷰티컬리, 성공 비결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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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원 슈카빵, 제빵판 코스트코·다이소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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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흔한 접근법입니다
ETF 베이커리, 이른바 슈카빵이 요즘 뜨거운 화제입니다.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가 성수에서 연 팝업스토어인데요. 가장 주목받은 건 990원짜리 소금빵이었습니다. 가격이 워낙 파격적이다 보니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지상파 뉴스까지 3사 모두 다룰 정도로 이슈가 커졌습니다.
당연히 제빵 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번 가격은 특수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수준인데,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다른 빵집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이번 팝업스토어, 영상 예고 단계부터 지켜봤습니다. 이후 공개된 라이브 영상도 챙겨봤고, 오픈 당일 현장에 직접 가 웨이팅을 하며 빵을 사서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슈카빵은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흔하고, 교과서적인 사업 전략을 보여주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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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과 가격을 고정합니다
ETF 베이커리가 파격적인 가격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마진을 일정하게 정해 두고, 그 안에서 가격대에 맞춰 상품을 기획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코스트코처럼 마진을 관리하고, 다이소처럼 상품을 설계한 거죠.
코스트코는 ‘마진율 최대 15%’ 원칙으로 유명합니다. 경쟁사들이 보통 25~35%의 마진을 붙이는 것과 달리,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무르며 그만큼 소비자가격이 내려갑니다. ETF 베이커리 역시 비슷한 방식을 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마진액을 500원으로 고정하면, 원가가 500원인 빵은 1,000원에, 원가가 1,000원인 빵은 1,500원에 판매됩니다. 좋은 재료를 써서 원가가 오르더라도 가격 상승은 최소화되는 구조라 경쟁력을 가지는 겁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목표 가격대를 아예 정해 두고 상품을 개발했다는 점입니다. 성형 과정을 단순화하거나 포장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는 식이었는데요. 이는 다이소의 방식과 닮았습니다. 다이소는 ‘최대 5천 원’ 균일가 정책 안에서 상품을 기획·공급해 온라인 최저가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했거든요. ETF 베이커리 역시 가격을 맞추기 위해 원재료 공급 및 포장 비용을 줄이고, 빵의 모양도 단순하게 만들었다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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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구조는 개별 상품 마진이 작기 때문에 판매량과 회전율이 생명입니다. 개당 이익은 적어도 많이 팔리면 충분한 수익이 나오고, 재고 회전이 빨라지면 매장 운영 효율도 극대화되니까요.
제빵 업계에서 이를 증명한 곳이 바로 대전의 성심당입니다. 단 16개 매장, 그중 주력이라 할 곳은 4개뿐인데 지난해 매출이 1,937억 원에 달했죠. 엄청난 판매량과 회전율 덕분입니다. 이렇게 극한 효율을 내는 성심당의 소금빵은 1,500원에 판매됩니다. ETF 베이커리는 마가린을 섞은 소금빵을 990원에, 버터만 쓴 제품은 1,290원에 내놓았으니까요. 결국 990원은 파격적인 가격이긴 하지만, 업계 기준에서 전혀 비현실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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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베이커리는 팝업스토어지만 운영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 실제로 사업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거죠. 일각에선 "글로우 서울 상장과 연계한 일시적 이슈 메이킹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슈카가 직접 나서 “사업으로 키우겠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진짜 과제는 이 가격 전략이 얼마나 오래 버티며,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겠죠.
사실 지금 같은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한 건 ‘글로우 성수’ 매장 안에 들어가 임대료 부담이 적은 덕분일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독립된 상설 매장으로 확장된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더 큰 비용 구조를 떠안아야 하고, 그만큼 판매 속도와 물량이 성패를 좌우할 겁니다.
실제로 첫날엔 인당 3개 구매 제한에도 불구하고 4시간 가까이 줄을 서야 했고, 저는 끝내 빵을 사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며칠 뒤 평일에 다시 가보니 예약으로 더 쉽게 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완판은 이어지고 있었죠. 일반 빵집이 가격을 크게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유통기한이 짧아 폐기 부담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ETF 베이커리처럼 매일 완판만 된다면 얇은 마진 구조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지금은 슈카월드 팬덤과 화제성 덕분에 가능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존도를 넘어선다면, 이번 실험은 충분히 하나의 사업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한편, 설사 ETF 베이커리가 크게 성공해 지점을 늘린다고 해도 제빵업계 전체가 피해만 보는 건 아닐 겁니다. 애매한 포지션의 빵집은 흔들릴 수 있지만, 뚜렷한 개성과 제대로 된 품질을 갖춘 곳들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죠. 시장이 커질수록 ‘진짜 맛있는 빵’을 찾는 수요는 더 늘어나니까요.
저도 어렵게 구한 슈카빵을 먹어봤는데, 솔직히 맛이 특별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 오히려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하는 듯했죠. 그가 주장한 것처럼 전체 수요를 키우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슈카라는 '메기'가 던진 파문이 단기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제빵 업계 전체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촉매가 될지, 이제 지켜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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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와 29CM, 비슷한 듯 다른 확장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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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또 다른 둘
즉, 두 플랫폼 모두 패션이라는 단일 카테고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꾸준히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인데요. 다만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확장을 풀어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꽤 흥미로운 대비가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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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방송 무신사, 심야 방송 29CM
두 플랫폼의 공통점은 ‘브랜드’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플랫폼도 함께 커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하죠. 실제로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 참여 브랜드의 86%가 중소 규모였고, 그중 28%는 론칭 3년 미만의 신진 브랜드였습니다. 29CM의 ‘이구키즈 성수’ 역시 국내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려졌고요.
하지만 방식을 보면 확연히 다릅니다. 무신사는 황금 시간대의 대형 음악 방송처럼 최대한 많은 시선을 끄는 무대를 만들고, 여기에 브랜드를 올려줍니다. 반대로 29CM는 심야 음악 방송에 가깝습니다. 소수지만 취향이 맞는 고객과 브랜드를 깊게 연결하는 무대를 지향하죠.
이번 ‘무신사 뷰티 페스타’는 그런 무신사의 방식을 집약한 사례였습니다. 성수 일대가 홍보물과 팝업으로 뒤덮였고, 메인 팝업 스토어만 해도 660평 규모에 달했습니다. 성수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삼아 브랜드가 단숨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제공한 겁니다. 에스파 카리나를 모델로 기용해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린 것도 대형 캠페인에 능한 무신사다운 선택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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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9CM는 훨씬 차분합니다. ‘이구홈 성수’도 그랬고, 이번 ‘이구키즈 성수’ 역시 요란한 이벤트는 없었습니다. 대신 마치 심야 음악 방송처럼 색깔 있는 무대를 지향했죠. 취향에 맞는 큐레이션으로 고객과 브랜드를 끌어들였고, 실제 입점 브랜드 상당수는 무신사에는 없는 곳들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개성을 존중받을 수 있다고 본 브랜드들이 29CM를 택한 겁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29CM가 처음으로 연 대형 행사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입니다.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확실한 마니아 층이 있는 ‘문구’ 카테고리에 집중해 성과를 낸 건 너무나도 29CM 다운 선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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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다시 모입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장해 온 무신사와 29CM지만, 다시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오프라인입니다. 과거 카테고리 확장의 핵심 수단이 TV 같은 전통 매체 광고였다면, 이제는 오프라인 경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죠. 컬리가 뷰티컬리 론칭 때 블랙핑크 제니를 앞세워 대규모 광고를 집행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무신사 뷰티 역시 카리나를 모델로 기용했지만, 효과를 극대화한 건 영상 광고가 아니라 성수 전역을 채운 옥외 광고와 현장 경험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카리나를 직접 행사장에 불러 화제성을 높이기도 했죠. 29CM 또한 리빙과 키즈 전문 매장을 성수에 열어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단순 인지도를 넘어서 구매 경험까지 주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별도 매장이 없는 신진 브랜드들에겐 이런 접점이 절실한데, 실제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참여 브랜드의 80%, 이구키즈 성수 입점 브랜드의 70% 이상이 단독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런 시도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두 플랫폼 모두 성수 내에서 새로운 공간을 꾸준히 열고, 때로는 기존 매장의 성격을 바꿔가며 활용하고 있죠. 무신사는 아예 팝업 전용 공간을 여러 개 두었고, 29CM는 TTRS를 ‘이구홈 성수’로, 첫 상설 매장이었던 '이구성수'는 ‘이구키즈 성수’로 변신시키며 과감한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결국 지금은 매체 광고보다 오프라인 경험이 더 큰 효과를 내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그 무대가 바로 성수입니다. 이곳을 선점하고 활용하여 계속해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무신사와 29CM, 이들의 카테고리 확장이 흔들림 없이 진행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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